저번 편에서 이탈리아의 코로나 확산 초기, 이탈리아에서 탈출, 아일랜드로 컴백, 아일랜드에도 코로나가 시작되며 시작된 혼돈을 이야기했다.
이번 편에서는 아일랜드에서 코로나가 확산되며 시작된 락다운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려 한다.
지난 편과 이어지는 기사이니, 지난 편을 못 보신 분들은 지난 편부터 보시길 추천한다.
< [아일랜드 코로나19 1편]어쩌다 보니 이탈리아 탈출기: 로마에서 더블린까지 링크 >
2km는 어디까지죠?
아일랜드의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세인트 패트릭 데이(St. Patrick’s Day). ‘세인트 패트릭 데이’란 아일랜드에 가톨릭을 전파한 아일랜드 수호성인 ‘세인트 패트릭’이 세상을 떠난 날인 3월 17일에 아일랜드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패트릭 성인을 기리며 열리는 축제이다.
코로나 사태에 이례적으로 세인트 패트릭 퍼레이드가 전면 취소됐다. 매년 3월마다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며 즐기는 활기찬 분위기와는 다르게 세인트 패트릭 데이를 기념하는 사람들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 제목 – 코로나바이러스: 아일랜드에서 취소된 행사의 총 목록 (세인트 패트릭 데이는 주 전역에 걸쳐 취소되었다.) >
3월 말에 접어들면서 빠르게 증가하는 아일랜드 내 코로나 확진자 수와 점점 늘어나는 사망자 수에 정부는 특단의 조처를 했다.
이른바 2주간 2km 이동제한.

< 집 반경 2km을 벗어나지 마세요 >
< 아일랜드 코로나19(COVID-19) 추이 >
자택으로부터 약 2km 반경을 벗어나지 말고, 모임 등을 금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으로 일을 멈출 수 없는, 꼭 필요한 직군에 종사하는 인력의 출퇴근과 식료품 쇼핑, 의료시설 예약 방문, 공항을 가는 것 등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이동이 아닌 경우는 전면 제한한다는 이야기였다.
< 불시 검문 중인 가르다(아일랜드 경찰) >

< 차량 위주로 불시 검문 중인 가르다 >
이동 제한 조치 이후 가르다(아일랜드 경찰)는 시티부근을 중심으로 불시 검문을 하기 시작했다.
기존 이동제한 기간은 3월 28일부터 4월 12일 부활절(Easter day) 일요일까지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5월5일까지 이동 제한조치를 연장했다. 동시에 가르다 공권력을 강화했다.
강화된 공권력은 이러했다.
이동조치에 불응할 시 형사처벌 대상이 되며 영장 없이 체포 및 구금 가능.
최대 2,500유로(약 330만 원)의 벌금이나 최대 6개월 징역을 가할 수 있음.
혹은 상황에 따라 벌금과 징역 모두 부과 가능.
< 제목 – 코로나바이러스 제한은 최소한 5월 5일까지 연장, Taoiseach(아일랜드 총리) 발표 >
이 시기엔 사재기 현상도 더 이상 생기지 않았고, 마스크와 장갑을 한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슈퍼마켓엔 장갑, 손 소독제와 카트 클리너가 배치됐고, 한 번에 입장할 수 있는 손님의 수를 정해두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 또한 점차 안정화가 되어갔다.

< 슈퍼마켓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자신의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 >

< 리들(LIDL, 슈퍼마켓 이름)에 비치된 손 소독제와 카트 클리너 >
아일랜드의 대중교통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많은 좌석 이용을 금지하는 등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 버스정류장마다 붙어있는 코로나 예방수칙 포스터 >

<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많은 좌석이 착석금지 된 더블린 버스 안 >
코로나 때문에 돈을 벌고 있다
일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집 렌트비와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3월 말부터 시행된 아일랜드의 실업급여 덕분이다. 실업급여가 도대체 얼마이길래 비싼 더블린의 렌트비와 생활비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싶을 것 같다.
현재 아일랜드의 실업급여는 무려 주당 350유로(약 46만 원)로 최대 12주까지 받을 수 있는 꽤 파격적인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이 돈을 모두에게 지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 사태 전부터 일하던 사람 중 코로나로 인해 가게 문을 닫아 일할 수 없는 사람들, 해고를 당한 사람들 등 많은 사람들이 해당되는 조건이다.
우스갯소리로 ‘아일랜드 내에는 50프로만 아일랜드인이다.’ 할 정도로 많은 유학생들과 이민자가 살고 있는데, 정부에선 현재 아일랜드에 거주 중이고 조건 사항만 맞는다면 내국인, 외국인 구별하지 않고 실업급여를 지불하고 있다.
< 제목 – Taoiseach(아일랜드 총리)는 코로나19 실업급여를 주당 350유로로 인상하고, 일시적인 임금 보조금 지급할 것을 발표했다. >
정부의 통 큰 정책에 감사해야 할 따름이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많이 나오고 있다.
정책발표 이후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정부는 실업급여와 보조금을 빠르게 지급했다. 빠르게 지급한 것은 좋으나, 그 과정에서 정확한 내용 확인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실업급여를 받고 있던 유학생들이 귀국한 이후에도 수령하고 있고, 심지어 본국으로 돌아간 뒤에 신청해 부정수급을 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하면서 재정 낭비에 대해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부정 수급자에 대한 대책이 곧 마련되겠지만,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해 추후 아일랜드 내 유학생들이 보호받지 못 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최악은 아니잖아
< 한국과 아일랜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추이 그래프 >
안정화가 된 한국과는 다르게 5월 초 현재에도 아일랜드는 하루에도 수백 명씩 꾸준히 확진자가 늘고 있다.
현재 아일랜드는 금년 6월 예정이었던 고등학교 졸업시험(Leaving Cert)은 7월 말 ~ 8월 초로 연기되었고, 4월 20일 예정이었던 개학도 향후 무기한 연기되었다.
정부는 락다운 연장에 관한 뉴스도 발표했다. 2km 이동 제한 조치가 부분적으로 5km로 변경되었고, 2주간 더 연장되었다.
5월 18일부터는(코로나19 감염 재확산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3주에 한 단계씩 총 5단계로 이루어진 ‘단계별 완화’를 실시할 예정이다.
정부가 발표한 단계별 예정에 따르면 아일랜드 어학원 및 학교들은 9월 ~ 10월 경에 오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제목 – 코로나바이러스 아일랜드 최근 업데이트 항목들: 2km 이동 제한은 5km로 연장되었고 70대 이상의 노인들은 집 밖에서 짧게 머무는 것이 가능하다. >
출처 - < Independent.ie >
< 제목 – Brian Mooney: 졸업시험 연기로 인해 답이 없는 중요한 질문들이 제기된다. >
졸업시험 연기로 인해 교육 커리큘럼의 혼동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 링크
출처- <THE IRISH TIMES >
도시 락다운이 된 지 약 8주가량 지난 5월 초 더블린의 사람들은 장기화되는 이 상황에 다소 적응을 한 모습이다.
사재기가 빈번하던 3월 중순, 사회적 거리 두기 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슈퍼마켓 앞에서 우왕좌왕 몰려있던 모습과는 다르게 5월 초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일상화가 되었다.

< 3월 중순 사재기 당시 슈퍼마켓 상황 >


<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된 5월 초 현재 슈퍼마켓 줄>

< 슈퍼마켓 안에서도 지키는 사회적 거리 두기 >

< 편의점의 사회적 거리 두기 안내판 >
코로나 확산이 시작된 이후 평상시처럼 비가 오거나 우중충한 날씨가 아니라 화창하고 따뜻한 날이 약 올리듯 지속되고 있다(아일랜드의 평소 날씨는 우중충하다.).
많은 사람들이 날씨를 즐기기 위해 밖으로 나오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는 계속되고 있다. 좁은 길목에서는 먼저 지나갈 때까지 가장자리에 멈춰서 기다려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도 한다.

< 자전거도로와 보행자 길로 사회적 거리 두기 중 >



< 락다운된 더블린 시티의 화창한 날씨 >
또 다른 변화는 펍을 제외한 몇몇 음식점, 카페와 주류 판매점들은 운영을 재개하였다. 단, 입장 인원을 소수로 제한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킨다. 결제는 탭만을 이용한 카드 결제(카드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되는 시스템, 애플페이나 삼성페이와 같은 시스템)가 이루어지고 있다.
가게 안에서 먹는 것은 안 되고, 배달이나 포장만 가능하다.

< 운영을 재개한 주류판매점 >


< 카페 앞 사회적 거리 두기 >

< 카드 결제만 이루어지고 있는 카페 >
병원이나 치료시설은 전쟁터가 따로 없을 정도로 정신없는 나날들이겠지만, 내가 근래 본 나의 동네 모습은 포장한 커피를 들고 넓은 공원에 멀찍이 떨어져 앉아 날씨를 즐기는 사람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들, 운동하는 사람들, 테라스에서 바비큐를 구워 먹는 사람들 등 각자 만의 방법으로 락다운 기간을 여유롭게 지내고 있는 듯하다.
< 유럽권의 코로나 확산 그래프 >
< 유럽권의 코로나 사망자 그래프>
< 한국과 아일랜드 사망자 그래프 >
금방 안정된 확진자 수와 현저히 적은 사망률을 기록한 한국은 세계 모범사례라고까지 칭송받을 만큼 수준 높은 의료시스템과 의료진들 그리고 높은 시민의식을 자랑하는 국민들을 통해 빠르게 안정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매일 수백 수천 명씩 확진자가 생기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작은 나라인 아일랜드는 비교적 늦게 코로나가 확산하였고, 시민들이 예방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편이라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은듯하다.
일상으로 돌아가기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빠른 시일 안에 안정화가 되어 다시 활기를 되찾는 아일랜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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