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MB시대의 숏

2009-12-09 01:45

작은글씨이미지
큰글씨이미지
littlektk 추천0 비추천0

2009.12.09.수요일


정치불패 littlektk


 


나는 <국민과의 대화>를 보지 않았다. 그에 관련하여 기사들은 꽤 읽은 편이지만, 실제의 그 영상물은 보지 않았다. 아니, 보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그것도 내가 속)한 나라의 행정부의 수장이 35개 채널에 나와서 대화를 빙자한 자위를 할 때 그건 (그) 장르의 팬이 아닌 이상 보기 힘들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하드고어 장르 같은 경우이되 훨씬 더 그 강도가 심하다 하겠다. 듣기로 일본의 포르노 중에서는 여자 배우가 오물을 먹는 등의 장르(?)도 있다는데 그 정도 될까 싶다.


 


물론 권총을 든 사내를 흔쾌히 돌려보내신 관대함과 세종시 문제에서 갑작스럽게도 공무원들이 왔다갔다하기 힘들다는 걸 발견하신 세심함을 동시에 갖추신 가카께서는 나를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


 


그런데 난 기사로나마 <국민과의 대화>에서 아주 흥미로운 쇼트를 발견했다.


가카께서 입장하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국토해양부 국민임대기획과 전문위원을 거쳐 송파구 석촌동에서 자영업을 하시는 장상옥씨를 포함한) 방청객과 모든 인원이 일어서 있다. 가카께서는 무언가를 얘기하고 계시는 듯하고,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그 말을 듣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모두 공손히 두 손을 모아서.


 



이거시 MB시대의 숏이여


 


저 자세는, 사람들이 차렷자세로 있기도 뭐하고 손을 어디에 두기도 그렇고 해서 모아 잡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그 자세들이 시대적인 필연성을 가지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국민의 아래 있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위에 있는 대통령을 대하는 자세.


대통령이 본인의 자리가 상부구조의 최고라고 생각할 때 민주주의는 역행하기 시작한다. 대통령의 자리는 "최하"의 자리이다. 국민으로부터 나온 권력을 위임받아 국민을 대리해서 나라의 행정을 맡고 있을 뿐인 것이다. 이건 초딩들도 아는 아주 기본적인 상식인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현대적 王"이라 생각하는 초졸 이상 학력자들이 넘쳐나는 것이다.


 


저 쇼트에는 반대 세력을 인정 및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밥줄을 끊는 정권과, 그 정권에 점점 경직되어 가는 시민들이 있다. 다름이 곧 죄가 되는 파시즘과 폭력을 앞세운 권위주의가 있다.


 


이것이 2009년 대한민국 정부의 숏이다.


 


 


정치불패 littlektk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