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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 아베 총리가 일본의 비상사태(긴급사태) 해제를 선언했다. 일본 전체에 대해서는 아니고, 동경을 비롯한 수도권과 관서지방, 홋카이도 등을 제외한 39현에 대해서다. (에히메현은 집단감염이 일어나 조건부 해제) 

 

아직 해제되지 않은 지역도 21일부터 해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데, 오사카부는 '오사카 모델'이 충족되었다는 이유로 16일부터 단계적으로 해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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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한국 나이트클럽의 집단감염처럼 방심하면 또 확산된다"며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한국을 나쁜 예로 쓰는 것은 처음이 아닌데, 아무래도 이태원 클럽에서의 집단감염이 기쁜 모양이다.

 

그러나 한국은 신천지로부터 촉발된 집단감염을 이미 잡은 적이 있다. 코로나19를 한 번도 잡은 적도 없는 일본의 총리가 할 말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아베 본인은 코로나19 사태에서 한국에게 비교대상 조차 되지 않음을 부정하고 싶겠지만 말이다. 

 

불과 며칠 전(5월 10일) 일본의 후생노동성 장관인 가토가 '현재 일본에 클라스터, 집단감염이 250군데나 있다'고 발표했지만, 일본의 코로나19 사태는 신통방통한 아베 총리 덕분에 비상사태 선언만으로 수습될 모양이다. 역시 코로나19에도 잘 먹히는 건 '정치적인 판단'이다.

 

 

 

늘 언제나 항상 부족한 PCR검사

 

비상사태 해제를 선언했음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계속 생긴다. 13일에는 '쇼우부시'라는 20대의 젊은 스모선수가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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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증상이 난 후 보건소에 연락을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결국 구급차에 실려갔지만 병원이 받아주지 않았고, 헤매다 겨우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간이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다시 검사를 했더니 코로나19 양성이었다. 증상이 나고 일주일이 되어서야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일본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유명인이 처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른 이들에겐 그럴듯한 설명이 있었다. 국민 코미디언 시무라 켄은 고령이었고(향년 70세), 오카오 구미코는 유방암 수술을 한 뒤라 면역력이 약해져 있었다.

 

하지만 쇼우부시는 당뇨병을 갖고 있었다고 해도 20대이며, 현역 스모선수다. 아마 매스컴에서 사망이유로 당뇨병을 집중적으로 거론할 텐데, 개인적으로 젊은 스모선수가 사망했다는 것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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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스포츠>

 

쇼우부시 선수가 검사 받기까지 일주일이나 걸렸다는 건 옛날 얘기라는 듯, 며칠 전 일본 정부가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을 완화했다.

 

문제는 이를 알리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가토 후생노동성 장관이 가졌던 8일 기자회견에서, 이제까지 PCR검사의 기준이 되었던 '37.5도 이상 발열이 4일 이상 지속'이라는 조건이 사실은 (검사를 시행하는) 보건소 측의 "오해"였다고 발언한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하면, 후생노동성은 2월 발표한 공문에 '37.5도 이상의 발열이 4일 이상 지속되는' 사람을 검사대상으로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자신들이 '기준'을 제시한 것이 아니며, 보건소에서 이를 조건으로 오해해서 그동안 '37.5도 이상의 발열이 4일 이상 지속되는' 사람에게만 PCR 검사를 해왔다는 것이다.

 

야당에서 '후생성에서 국민과 보건소에게 책임전가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가토 장관은 끝까지 보건소에서 '오해'한 것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준'에 충족하지 못해 PCR검사를 받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는데, 또 정부의 '기준' 아닌 '기준'을 지키기 위해 보건소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욕을 먹었는데. 

 

아베 총리 또한 "국민에게 주지가 부족했던 점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전문가 의견을 들어서 보다 알기 쉽게 개정했다면서 PCR 검사를 실시하는 기준이 아니라, 귀국자/접촉자 상담센터 등(보건소)에 상담할 때 조건이다"라고 했다. 

 

현재 코로나19 보다 더 긴급하고 중요한 안건은 없다. 저 '기준'을 지금까지 지키게 해놓고 지금에야 보건소의 '오해'라니, '이제는 검사를 조금 더 할 수 있게 되었으니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사죄를 하면 안 되었을까? 

 

이와 별개로 일본 정부가 이제야 대학의 PCR 검사 능력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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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신문>

 

기사에 대한 코멘트는 '좋아요'가 6천 개 달린 댓글로 대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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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의지가 없었고, 없다는 것이 오늘도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아베노마스크와 아베노 지원금

 

아베가 국민들에게 지급하겠다는 재난지원금을 온라인으로 신청하기 위해선 '마이넘버 카드'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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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픈 것은 온라인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 동사무소에 사람이 몰렸다는 것이다. 동사무소에 사람이 몰리지 않도록 온라인 신청을 만든 건데, 필요한 서류를 위해 동사무소에 사람이 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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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수입이 절반으로 준 개인사업자에게 주는 '지속화급부금'은 온라인으로만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컴퓨터를 쓰지 못하는 분들은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힘들게 해놓으면 의지가 꺾여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 포기하고 만다. 일본에서는 포기하게 만드는 걸 참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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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마스크 드라마가 계속되고 있다. 4월 중순부터 배부된다고 했는데, 5월 중순인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 동경에 확진자가 많다고 우선적으로 배달한다고 했고, 언론은 동경을 이미 배달이 완료된 지역으로 분류하지만, 역시 동경인 우리집에는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 아베노마스크가 오기 전에 코로나19가 먼저 안정되지 싶다. 

 

재미있는 건 두 번이나 받은 가정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후생성은 '(중복 분에 대해) 충분히 여유가 있으니 그냥 쓰라'고 한 반면, 배달을 담당한 우체국은 당황스러워 했다고 한다. 총체적으로 엉망진창이다.  

 

아베노마스크가 전개하는 드라마는 이 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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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 포스트 재팬>

 

아베노마스크의 불량품을 선별하기 위해 정부에서 위탁업자 550명을 고용했다고 한다. 이 선별에 쓰이는 예산은 8억 엔. 466억 엔을 들여 만든 마스크의 불량품을 선별하기 위해 8억 엔을 쓴다. 사골도 아닌데 아베노마스크로 재탕에 삼탕을 해서 우려먹는다. 누구는 아베가 마스크를 핑계로 정치자금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의심하지만, 사실 이건 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인 역량이다. 

 

 

아베가 놀고 있는 건 아니다 : 검찰청법 개정안

 

국가적으로 긴급히 필요한 일에는 미적거리면서 정권에 필요한 검찰청법 개정은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 검찰관의 정년을 연장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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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으로 긴급하게 필요한 사항이 아니라, 아베 정권이 필요로 하는 것 뿐인 검찰청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벌써 500만 이상의 반대 서명이 모였는데, 여기엔 유명 연예인도 참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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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과 여당은 왜 강행하는 걸까. 동경 고등 검찰청 검사장인 구로카와가 친아베 성향이기 때문이다.

 

검사는 정년이 만 63세이고 검사총장만 정년이 만 65세다. 구로카와는 올해 2월 8일로 정년퇴임을 했어야 했는데, 아베 내각에서 정년을 6개월 연장해주어 8월로 퇴임이 미뤄졌다.

 

왜 연장해주었을까? 구로카와를 다음 검사총장으로 앉히고 싶기 때문이다. 검사총장이 되면 자동적으로 정년이 65세까지 늘어나니 말이다. 

 

구로카와의 라이벌은 나고야 고검 검사장 하야시다. 하야시는 생일이 7월 30일이라 다음 검사총장이 되기에 시기적으로 딱 맞는다. 반면 구로카와는 원래대로라면 정년퇴임을 한 뒤라 다음 검사총장이 될 수 없다. 그것을 아베 내각에서 6개월 연장이라는 것으로 억지로 끼워맞췄던 것이다. 

 

이번 검사 정년 연장 반대에는 '내각이 인정할 때만 정년 연장이 되면 검찰관이 정권의 의향에 반대하지 못해 '중립성'과 '독립성'을 잃는다'는 배경이 있다.

 

일본의 검찰은 정권과 거리를 두는 중립적인 집단이다. 록히드 사건으로 다나카 가쿠에이 전직 총리를 체포했고, 리쿠르트 사건으로 다케시타 총리를 퇴진하게 했다. 정권 핵심의 뇌물사건을 수사해온 기관으로, 일본에서 유일하게 정권을 견제할 수 있다. 

 

그런데 검사총장이 친아베가 되면, '독립성'과 '중립성'을 잃게 된다. 정권의 눈치를 보는 정치검찰이 된다는 의미다. 아베 왕조가 흔들림 없이 더욱 굳건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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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코로나19 사태를 끝내지 못했다. 비상사태도 수도권 등에는 여전히 적용된다. 국민들이 PCR 검사를 늘려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이런 것은 정말 빠르다. 

 

 

 

다음주엔 동경도와 오사카부도 비상사태가 해제될 것 같은 느낌이다. PCR 통계 숫자가 향하는 방향이 비상사태 해제에 가깝다. 실태야 어떻든 통계에 잡히지 않으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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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의 '정치적인 역량'은 거의 신의 반열에 들었다. 일본의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고 수습되는지 보면 안다. 신통방통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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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hu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