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또 시스템이다

2009-12-11 15:27

작은글씨이미지
큰글씨이미지
때되면되것지 추천0 비추천0

2009.12.11. 금요일


때되면되것지


 


 


 


 


또 시스템이다


 


사실 투덜이님의 시스템관련 이야기를 보는 순간 똥꼬가 움찔했다. 이 시스템이란 이야기 낯설지 않다. 왕년에 꽃병 좀 던져보지 않은 사람이 없는 친구들의 무리 속에서도 난 늘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 정치이야기 속에 있는 관념적 사유는 결코 결론이 나는 법이 없다는 것을 그냥 대학 1 학년 때부터 받았던 소위 '학습'의 경험칙에서 이미 체감하고 있었기에 더 더욱 말을 삼갔다.


 


그런 내가 어느 대통령선거 앞에서 처음으로 친구들에게 조심스럽게 실명을 거론했다.


 


'노무현'


 



 


들어간 알콜의 양 만큼이나 상기되어 있던 친구 중의 몇 명이 급격하게 냉각되면서 나에게 던진 비수가 바로 '시스템'이었다. 한 사람 바뀐다고 뭐가 바뀌는 것은 없을 거다.


 


사회는 시스템이란 말이다, 라는 것이 그들의 이야기였다.


 


난 거기서 멈췄다.


 


왜냐하면 난 그 이후에 할말 모두에는 ‘어쩌면’이란 단서를 달아야 설명 가능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스템의 변화를 본 적이 없다. 그 시스템의 뒤집기를 폼 나게 추구했던 소련마저 무너진 판국에 그 말 앞에 서면 어쩐지 위축되는 거였다. 게다가 해방 이후 무늬만 민주주의였지 제대로 된 민의에 의한 시스템 활성화를 경험해보지 못해오지 않았는가? 그렇다, 시스템 앞에서 무기력해지는 거 그거 어쩔 수 없는 것일거다.


 


그리고 노무현대통령이 탄생했다. 참여정부가 시작되었다. 난 그 많다던 노무현대통령의 저서도 한편 읽지 안았지만, 그가 이 ‘참여’란 단어를 썼을 때 기뻤다. 왜냐하면 이 말은 우리가 두려워하던 그리고 우리의 손에 닿지 않았던 ‘시스템’에 대한 해답을 던져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이야기 했던 ‘국민’이 대통령부터 모든 권력을 놓아버리는 행위에 이르기까지 그는 한번도 그의 입에서 시스템을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사실 시스템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었다.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구조이다. 생명체처럼 움직이지만 사실 생명체는 아니다. 스스로 진화하고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스스로’가 아닌 거다. 그런데 이 시스템 내의 각각 구성요소들이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고 뻑 내고, 자기 덩치들만 키울려고 하는 거다.


 


그게 왜곡된 시스템의 모습으로 구현되니 노무현대통령은 모두가 무장해제하고 1:1:1로 붙자고 하는 거였다. 그 모습의 백미는 검새와의 대화였고, 왜곡언론의 언론중재위원회의 재소였다. 세무조사하나면 물갈이 인사 하나면 되는 일을 그는 자기도 시스템안의 그냥 ‘1’의 존재이면서 동시에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 관리자의 위치로 가버렸다. 그러니 오른쪽, 왼쪽 할 것 없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자기편이 아니라고 화낼 수 밖에. 


 


씨바 밥먹기도 피곤한데 거기까지 신경쓰란 말이냐? 란 투덜거림 속에서도 사실 각각 거리낌없이 ‘1’이 되어버린 국가권력을 향해 모든 말을 다 할 수 있는 실로 최초이자 최고의 자유를 누린 것이다. 그래서 그의 마지막 고민은 이젠 “깨어있는 시민”들이 많아지면 시스템의 균형이 유지될 것 이라는 거다


 


 


시스템이 균형을 유지할 때 가장 잘 달리더라


 


매트릭스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맨 마지막 졸라 허무하지 않냐? 씨바 그럼 남은 시온과 기계는 어떻게 공존할건데? 시온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동력원으로 쓰는 데 시온에서 네오 오듯이 갸들을 빼와도 걍 보구 만 있는 건가? 아니면 시온은 니들끼리 살어. 우리는 계속 사람만들고 폐기해가면서 동력원으로 쓸테니, 건드리지 말고 가 되는 건가? 졸라 나도 한 10번은 넘어 본거 같은데 그 담에 어떻게 사는 건지 감이 안 잡혀. 그냥 영화니까…박수 쳐주고 넘어갈 수 밖에.


 


뭐 글타치고 본인의 짧은 머리로 대충 결말을 껴맞춰 놓으면, 서로가 서로에게 해꼬지 안하겠다고 하니 그래도 서로 발전할 여지는 남아 있네 정도 되겠다.


 


그런데 그게 사실 우리의 지난 시절이었다는 거 알란가 모르겠다.


 


예전의 과거 정치권력은 경제를 키워서 갉아먹으면서 보냈다. 뭐 서로서로 그렇게 컸으니 잘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다 결국 한번에 쫄딱 망해버려서 문제였지. 그리고 다시 우리는 한 순간이었지만 국민소득 2만불과 주가 2000포인트를 맛본다.


 


노무현대통령이 경제를 2만 불에 주가 2000포인트를 열었나? 뭐 그렇다고 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가 한일은 사실 경제에 발목 잡는 정치는 안 하겠다는 거였다. 무리해서 달리지 않고 딱 할 수 있는 만큼, 달릴 수 있는 체력 내에서 달리게 만든 거다. 그렇게 만든 2만 불이니 이거 우리 무진장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지금처럼 자기 임기 내에 돈 풀고 사람 풀고 해서 마치 아픈 사람에게 아드레날린이나 투여하고, 다른 것은 죽더라도 삽질만 열라 해서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하는 거 안 했다. 그러고도 슬슬 소리 없이 올라섰다.


 


경제 총수들은 국가가 안 도와준다고 늘상 죽는 소리였지만, 국가 돈 펑펑 부어줘 봐야 지들끼리 돈 잔치하다 맨날 어디로 넘어가네 마네 하던 금융권들이 버젓이 있는 판국에 그런 이야기하면 그 주댕이를 정말 콱 주어박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은 가카가 보살펴주니 살만해? (지금은 좀 부정해도 눈감아주니 편하지? 그거 시간 지나면 부메랑 된다. 거짓말 하나로 박살 나는 글로벌 기업들 많이 봤으면서 아직도 그 시절을 그리워 하냐….)


 


사실 다시 말해서 별로 해준게 없는데 뭐 나름 힘들긴 했지만 좀 나갔단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찌되고 있냐?


 



 


가카의 위대하신 영도력이 경제를 망치는 건 한 순간이 될 것 같다. 이미 시중에 풀린 돈 때문에, 외환관리 잘못 때문에, 이 노무 삽질 때문에 장미 빛 전망은 딱 일 년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의 역할은 각 경제주체가 시장에서 공정한 룰을 가지고 경쟁할 수 있도록 반칙하면 벌주는 거 딱 이 정도면 되지 않나?


 


세계 12위라는 경제는 이미 정치로 다스리기에는 아래에 있지 않다는 거다. 대기업들이 말로는 ‘가카가 좀 보살펴주세요’지만 가카가 아무리 똥쭐빠지게 투자하고 고용하라구 해도 지들 꼴리는 대로 하는 거 보면 이젠 경제는 아무리 좆잡고 지랄을 해도 지들 이익 되는 대로 흘러가려 한다는 것을 가카도 딱 감 잡았어야 하는데.


 


IMF가 그동안 해온 국가 주도의 무분별한 경제몸집불리기의 부작용이었다고 그때만 졸라게 떠들던 학자들이 지금 현실에서는 입을 딱 닫아버린다.


 


지금 사실 입만 열면 돈벌게 해주께 라고 하는 거 별거 없다. 딱 니 들 눈앞에 돈만큼(글타고 우리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니들이 시스템안에서 누려야 하는 권리는 참여해야 하는 공간은 포기 하란거다


 


김대중 대통령 때야 국가적 재난에서 나올 려면 어쩔 수 없이 국가가 앞장서서 달려가야 했지만 (여기서도 부동산에 카드에 부작용이 심각했지), 어느 순간부터는 별로 하는 일 없어도 경제는 지들이 알아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권력을 놓아버린 대통령이 있었고. 뭔가 딱 잡히는 생각 없냐


 


정치와 경제란 두 구성요소만 놓구 이야기하긴 했지만 대충 억지로 논리를 끼워 맞춘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렇게 두 요소의 균형이 오히려 발전의 만들어 낸다고 나 꼴리는 대로 결론을 내려본다.


 


 


다시 커진 거대권력과 유시민의 고민


 


그런데 상황이 딱 2년 만에 돌변했다. 국가권력의 여러 구성요소들을 ‘1’로 만들어 놨는데 다시 뭉쳐서 80이상을 만들어 버린거다. 유시민전장관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씨바 잘해봐야 우리 시스템의 30%로 뭉쳐야 할 넘들이 사찰에, 조사에, 장악까지 합쳐지니 80이상을 결정 짓는 놈으로(이것도 작게 추정했을때) 커버린거다.


 


여기서 우리가 한가하게 시스템안의 변화니 시스템 전체의 변화니 하고 논하고 있음 이거 등따신 이야기밖에 안 된다는 거다. 조또 딱 저것들 지들이라면 마누라 뺏고 사기쳐도 좋다고 하는 딱 그 30%의 힘의 수준으로 다시 낮춰야 한다는 거다.


 



잘못된 시스템이 계속 굴러가면...?


 


그게 진보신당이든 민주당이든 민노당이든 우리가 전국을 어케 먹던 상관없다는 거다. 일단 쟈들 30%로 만들어야 그래야 시스템이 균형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거다. 이게 지금 대안이 안된다며 딱 닫아버린다면…. 씨바 생각만 해도 아득해진다.


 


맨날 촛불들고 깨지고 맞고, 부서지고 그래도 아직 꺼지지 않았다고 희망도 품고 그렇게 한 3년지나서 대선때나 희망을 품어야 하는 건지 진짜 잘 모르겠다.


 


 


 


그냥불패


때되면되것지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