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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 집중 교섭 이후 정말 쟁의를 있을지,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시간들을 보냈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을 한다고 해도 이건 해보기 전엔 모른다는 결론에만 이르렀다. 시간은 그렇게 약속한 3번째 집중 교섭의 날이 되었다.

 

사전에 회사 측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오신 사무처장(교섭대표)님이 아무래도 포괄임금제의 즉각 폐지는 많이 어려울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타사 대비 야근시간이 길어 인건비 상승이 크기 때문에 회사가 단계 폐지를 고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 했다. 아직 우리의 힘이 부족하니(파업을 같으니...)

 

1)서로가 합리적으로 웃을 있는 단계적 폐지냐?

2)아니면 먹어도 ! 외치며 즉시 폐지를 주장할 것이냐?

 

고민을 하던 사무처장님이 물으셨다.

 

 :  바로 폐지를 해야 겠어요지금 단계에서는 아직 힘이 없으니 받아 들일 줄도 알아야 합니다조금 늦어지는 거고 복지면에서 향상도 많이 되는데 나쁘지 않은 조건입니다.“

 

 : “우리가 노조 만든 이유는 포괄임금제 폐지입니다사람들은 아무것도 없는 우리를 이거 하나 보고 지지해줬는데이걸로 딜을  수는 없습니다여기서 물러서면 노조 산산조각 납니다그럴 바에는 로비에 드러눕든 천막을 치든 우리가   있는 모든  다해서라도 반드시 해내야 해요 이거 못하면 얼굴 들고  회사 다닐 자신이 없어요.”

 

이때 엄청 화를 내며 이야기를 했던 같다. 냉엄한 현실을 누구보다도 알았기에 아마 스스로에게 화가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생각, 아니 우리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래! 까짓거 한 번 해보자! 우리가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엄청~~ 괴롭혀 수는 있자나! 주사위는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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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

 

마지막 교섭이 시작되었다. 회사는 예상대로 단계적 폐지를 전제로 하여,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반대로 우리는 즉시 폐지를 전제로 현금성 복지 향상과 같은, 우리가 물러설 있는 것들을 버려 나갔다. 결국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포괄임금제 연내 폐지는 물러설 없다는 우리의 의지를 확고히 보여준 것이다. 아마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날 우리들의 흔들리지 않는 눈빛에서도 회사는 눈치를 챘을 것이다. 그리고 회사도 알고 있었다. 결국엔 우리가 쟁의를 가더라도 자기들이 이길지도 모르겠지만 과정에서 남는 상처는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 비언어적 의사표명과 함께 기존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줄여 나가니 회사에서도 드디어 변화한 안을 가지고 나왔다. 단체협약의 적용 범위를 조율하는 조건으로 포괄임금제 연내 폐지(이때 시점은 3) 걸었다.

 

적용범위? 적용범위는 이런 의미다. 법적으로 회사가 노동조합 가입에 제한을 수는 없지만 회사는 노조에 가입하면 주요 정보가 새어나갈 (?) 있는 사람들의 가입을 최대한 막고 싶어 한다. (사실 말도 진짜 웃기다. 직원을 잠정적 내부정보 유출의 범죄자로 보다니…) 그래서 생각해낸 꼼수 of 꼼수! 적용범위 제한이다. 한마디로 가입은 하되 이번 협상의 결과물은 적용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들자는 것이다. 가입을 해도 혜택을 받게 가입 유인을 막자는 것이다. 유치하고 치졸하지만 현실에서는 먹힌다. 범위는 재무, 법무, 보안, 인사 같은 직무였다. (실제로는 단협 결과를 전직원에게 적용하기 때문에 거의 차이는 없다.)

 

부분은 누구나 가입 가능한 노동조합의 기본 생리를 훼손하는 영역이기에 어느 때보다 치열한 토론이 오갔다. “ 직원들을 믿지 못하냐? 어차피 정보 새 나갔다고 하면 보안서약서에 적힌 것처럼 인사상 불이익, /형사 고발 하지 않냐? 직원들의 직무윤리를 믿어라.” 같은 말은 통하지 않았다. 결국 명분보다는 실익을 택하기로 하고 조합원이 적거나 가입할 확률이 낮은 조직을 적용 제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마치 조직에 속한분들의 노동권을 팔아 원하는 것을 얻어낸 파렴치한이 같아 울분이 올랐지만 어쩔 없었다.

 

이제 마지막 포괄임금제 차례였다. 회사의 조건을 들어줬으니 연내 폐지는 확정되었다. 하지만 연내(年內)라는 말은 재미난 말이다. 왜냐고? 내일 해도 연내고, 12 30일에 해도 연내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장난 같은 토론(?) 하다 결국 회사는 연봉협상 시점인 3월이기에 준비 기간 6개월을 거쳐 10월 1일에 폐지를 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아직 8개월쯤 남은 시점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지만 고작 당기기 위해 쟁의를 수는 없었다. 그래! 이쯤하면 우리 모두 최선을 다했다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이것을 끝으로 포괄임금제 폐지를 주요 골자로 첫 번째 단체협약에 잠정합의를 했다. 눈물이 났다. 7년전 처음 게임회사에 입사할 반드시 손으로 없애고 말겠다는 치기어린 다짐을 지켜낸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사실은 나만의 힘이 아니라 모두의 힘으로 것이긴 하지만 이날 만큼은 내가 해냈다는 뽕에 취해 있었다. 하루 정도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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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 합의이후 세부적인 문구, 가령근로 쓸지노동으로 쓸지와 같은 작은 다툼도 있었지만 나머지 절차는 착착 진행이 되었다. 사이 잠정합의 소식은 여러 매체를 통해 기사가 나갔고 주변에서도 고생했다는 격려를 많이 받았다. ? 근데 나머지 절차가 뭐냐고?

 

예전 편에서 몇차례 이야기 했던 같은데 노동조합은 무조건 1인 1표의 투표를 통해 주요한 사항을 결정한다. 그래서 교섭에서 합의가 되더라도 조합원 총투표를 거쳐야 실제 통과가 것이다. 그래서잠정이라는 단서를 붙인다. 한마디로, 합의한 결과물을 투표로 붙이고 찬성이 50% 넘어야 담에 도장을 찍을 있다는 말이다.

 

말인즉슨 우리는 투표를 준비해야 했다. ~ 그 전에 합의안에 대한 설명회도 해야 했고.. 합의만 끝내면 일이 끝날 알았는데… 하아

 

그래도 안개 가득한 교섭상황보다는 몸이 피곤한 상황이 나쁘지는 않았다. 성실히 준비한 설명회는 강당의 자리가 모자라서 서서 보는 사람이 수 십 명일 정도로 성공리에 진행 되었다. 뿌듯했다. 이제 마지막! 투표만 하면 끝이었는데 작은 변수(?) 생겼다. 우리는 노조가 생기고 처음하는 투표인 만큼 당연히 오프라인 투표와 온라인 투표를 병행할 생각이었는데, 회사측에서 장소 협조를 해주지 않겠다고 나온 것이다. 아니 좋게 좋게 이야기 하는 마당에 ? ~ 어쩔수 없이 합의는 해줬지만 우리가 눈에 띄는 게 싫구나?! 오호~ 그럼 눈에 띄게 줘야지.

 

투표 장소를 내어줄 없다는 회사에 우리는 날도 좋은 춘 3월이니 야외에 투표소를 설치하겠다고 맞섰다. 결과는 어떻게 됐냐고? 실내에서 했다.

 

이제 회사에 지른 것도 있었으니 높은 투표율을 보여줘야 했다. 뭐가 좋을까 하다가 Back to the basic. 퀘스트를 하면 보상을 주자는 우리의 철학에 맞게 선착순 30명에게 귀여운 피규어를 주기로 했다. 원래 귀여운 무조건 옳으니까. 30개를 준비한 이유는 타사의 사례를 보았을 오프라인 투표는 회사에 얼굴이 팔리기도 하고 번거로워서 많이 한다는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대를 걸지 않고 피규어 상품을 조합원이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문자로 알렸다. 귀엽다. 가지고 싶다. 텐트를 치고 줄을 서겠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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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이 되었다. 투표 개시 30분전부터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 머지? 진짜 몰려 오려나? 설마는 사람을 잡았고 순식간에 100명이 줄을 서서 투표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그렇다. 우린 방심한 것이다. 여긴 게임회사고 귀여운 것에 환장한(?) 덕후가 수 백 명이나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덕력에 힘입어 투표는 아주 성공적으로 끝이 났고, 투표라는 참여 행위가 사람들에게는 축제나 놀이처럼 받아들여졌다는 다른 성공도 거뒀다.

 

결과 투표율 96.7%, 찬성율 99.7%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통과되었다.

 

이로써 돌이켜 보면 고작 5개월이었는데 5같이 느껴졌던 밀도 높은 시간이 드디어 났다. 고작 단체협약 하나 체결한 꼬꼬마 노조지만 우리의 첫걸음이 그러하였듯 우리는 한 걸음을 내딛었고, 앞으로도 느리더라도 지치지 않고 쉼없이 뚜벅뚜벅 나아갈 것이다.

 

땅의 모든 노동자가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자각하고 지키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그날을 꿈꾸며 게임회사 노동조합 분투기를 마친다.

 

PS) 협약 체결 시점은 작성 시점으로 1년 전 이야기입니다. 지난 1년간 다이나믹하고 재미난 스토리가 있지만 조회수가 나오지 않는다며(인기가 드럽게 없다고 대놓고 말하는 잔인함...) 빠른 결말을 종용, 다른 연재로 갈아타자는 죽지않는돌고래 편집장의 압박을 고발합니다.  2부가 나올 있을지는 미지수! 필자에게 힘을 주고 싶다면 추천과 댓글로 응원을 쏘시라! 

 

그럼 이제 진짜 …녀ㅇ 아니다, 노조스럽게 !!!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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