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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4 월요일


정치불패 뿡쟁이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간다.


 



야권연합론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세 가지 논리가 있다.


 



1. 그동안 야권이 연합해서 민주정권을 만들었으나 그 진보는 그 덕을 보지 못 했다. 그 놈이 그 놈인 한나라당과 민주당 핑퐁게임의 들러리였다. 이젠 너희랑 안 논다.


 



2. 유권자들이 자기 이념과 계급에 맞게 투표하게 되면 언젠가는 진보진영도 정권을 잡을 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까 너희들의 정치공학은 더 이상 필요 없다.


 



3. 개혁으론 안 된다. 판을 완전히 뒤집어서 바꿔야 한다.


 


 




우선 1 번 주장에 대한 비판.


 



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진보신당이나 민주노동당이 집권하는 거? 그게 궁극의 목적인가? 아닐 것이다. 진보정당의 집권은 어디까지나 국민 대다수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


 



진보주의자들은 김대중이나 노무현도 노동탄압 했고, 복지도 소극적으로 했으며,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한나라당과 다를바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진보정당 입장에서야 더딘 발전이 답답했겠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는 분명 지난 10년 동안 한국사회가 좀 더 상식적인 나라로 나아가고 있었지 않나. 단지 차이가 있다면 자기들이 원하는 사회로 단번에 뛰어넘어 가느냐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느냐의 차이 아니냔 말이다.


 



노무현 집권시기만 해도 '한나라당이나 다를 바 없네' 이러던 사람들이 지금 다시 한나라당이 집권하니까 어떤가? '다시 전두환 시대로 돌아간다'고 느끼지 않나?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과거 10년간 한국이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었던 걸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단 말이다.


 



일반국민이 보기에는 개혁진영이 원하는 세상과 진보진영이 원하는 세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목표는 서유럽이나 북유럽식 복지국가모델이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거기까지 어떻게 갈지, 우리에게 맞는 방식은 어떤 것일지 정도다.


 



수구진형이 지배하는 세상이 0 이고, 개혁진형이 원하는 세상이 50 이고, 진보진영이 원하는 세상이 100 이라면, 진보진영의 힘으로 100까지 가게 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는 일단 50까지라도 함께 힘을 모아야 되는 것 아닌가?


 



"100 이 아니면 절대 안 할거다" 이런 식의 고집은 결국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만큼의 발전도 막게 되어 영원히 0 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한다.


 



사우론을 제거하기 위해 앙숙지간인 드워프(김리)와 엘프(레골라스)가 서로 협력했듯이 개혁진영과 진보진영은 서로 손을 잡아야 한다. 사우론과의 결전을 앞두고 서로 드워프가 잘났네 엘프가 잘났네 싸울 겨를이 어디 있나.


 



 


 


 




2 번 주장에 대한 비판.


 



국민들의 의식이 변하면 언젠가는 진보진영이 자력으로 정권을 잡을 날도 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그야말로 희망사항일 뿐이다.


 



수구파쇼 한나라당이 거대 정치세력으로 존재하는 현 상황에선 보수정당인 민주당이 진보정당이 되어버리고,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은 보편적인 정치 스펙트럼을 벗어난 '특이한 애들 집단' 쯤으로 취급된다.


 



한나라당이 거대 권력으로 존재하는 한은 이 구도가 절대 깨지지 않는다. 이런 왜곡된 정치구도는 군사정권만 없어지면 해결될 문제로 알았지만, 군사정권이 사라진다고 그들이 쓰던 수법까지 사라지진 않는다.


 



사우론이 육체를 잃었지만 영혼의 형태로 악의 세력을 지배하듯이 한나라당은 군사정권의 외향은 벗었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군사정권 퇴치나 직선제 개헌은 사우론의 육체를 파괴한 것일 뿐이다. 그 영혼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 사우론의 영혼이 절대반지를 이용해 육체를 되찾아 중간계를 지배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먼저 저 사우론의 영혼, 한나라당부터 부수기 위해 모든 종족이 힘을 모아야 되는 것 아닌가? 각 종족의 번영은 그 이후에나 가능한 것 아닌가?


 



어서 저 눈깔을 확 찔러줘야 하지 않겠냐.


 


개혁진영과 손 잡고 50 을 간다고 해서 100 이 아니니 50 만큼 손해라고 생각하지 말라. 0 에서 시작해 50 만큼 갔다면 진보진영 입장에서도 50만큼의 이익을 본 것이다. 이제 나머지 50 만 달성하면 100 되는 것 아닌가. 혼자서 100 가겠다고 고집 부리지 말자는 거다. 그럴 힘도 없으면서.


 


일단 50 의 전진부터 힘을 모으자. 50 의 전진이 어떤 건지 알지도 못하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100 의 희망을 말해봤자 그건 꿈 같은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50 을 맛보게 되면 분명 100 에 대한 갈망도 생기게 마련이고, 그 때가 되면 진보정당의 집권이 단지 미래의 꿈만은 아닌 것이다.


 


 




3 번 주장에 대한 비판.


 



개혁으론 안 된다. 판을 뒤집어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여. 대체 어떻게 판을 뒤집을 것인가? 자본주의체제를 어떻게 사회주의체제로 바꾸겠단 건가? 혁명이라도 할 생각인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인간이기에 이상사회를 꿈꾸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린 땅에 발을 딯고 살아가는 존재이니만큼 현실가능한 이상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진보에 심취한 어떤 이들은 서유럽식 복지국가도 수정자본주의니 어쩌니 해가며 비웃는 모습을 본다. 사회주의 사회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사회라며.


 



마치 공부라곤 해본적도 없는 고등학생이 인서울 대학을 목표로 하는 친구보고 "그것도 대학이냐? 난 하버드 갈 거다." 라고 비웃는 꼴이랄까?


 



게다가 당신들이 바라는 그 사회주의 사회가 정말 유토피아가 될지, 과거 공산국가 꼴이 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왜 이미 검증된 성공사례는 비웃으면서 전혀 검증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는 유토피아만 고집하는가?


 



유토피아는 원래 존재하지 않는 곳이란 뜻.


 




진보진영이 원하는 것은 잘 알겠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겐 이념에 따른 투표 같은 팔자 편한 소리를 할 여유가 없다. 중간계의 각 종족들은 사우론의 멸망을 목표로 협력해야 한다. 각 종족의 번영은 사우론을 물리친 후에 가능한 것이다.모르도르에서 사우론의 군대가 중간계를 정복하려고 몰려오는 상황에서 각 종족마다 분열해 있다면 그 결과는 뻔한 것 아닌가?


 


 


 



PS. 남가좌동님에게


 


한나라당에게 맞서기 위해 연대한다는 것이 한나라당을 정치파트너로 인정하는 거라고 하는데, 그럼 한나라당을 무시하면 그 거대권력이 없어지기라도 하나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적을 무찌르기 위해 연대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국민들의 계급의식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요? 왜 갑자기 그런 경향이 생겼을까요? 그거야말로 지난 10년간의 정치발전이 가져온 결과 아닌가요? 지금 싹 트기 시작한 계급의식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나요? 그럼 왜 그 이전엔 그런 의식이 없었을까요?


 


이명박 정권이 이제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 아직 희망을 갖는 것 같은데, 이 다음에도 한나라당이 집권하게 되면, 그때도 계급의식이 계속 성장할까요? 군사정권이 계급의식을 갖지 못 하도록 억압했듯이 한나라당은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계급의식을 짓밟는데 무슨 짓이든 할 겁니다.


 


결국 국민의식은 과거 군사정권시절로 돌아가게 되고 모든 정치, 사회, 문화의 권력기관을 장악해 한나라당의 영구집권을 낳게 되겠죠. 20년 후 대한민국에선 진보진영은 커녕 개혁진영도 사라지게 될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