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1.화요일
1.
지금 이른바 자칭 "진보"들이 (이하의 글에서는 편의상 레디컬이라고 해두자) 논쟁을 이것은 노빠 대 진보의 논쟁이다라고 규정하고 심지어는 몇몇 자칭 중립적 입장에 있다는 사람들이 이 구도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실 구도는 노빠 vs 진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빠라고 명명된 사람들의 면면을 보자. 대다수가 실제로 좌우 축에서 본다면 민주당보다는 좌측에 있는 사람들이다. 적어도 장기적으로 구도가 자유주의 vs 사회주의[* 레디컬 가운데에는 사민주의도 안된다는 작자들도 있길래 사민주의라고는 차마 못 적겠다.]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하다못해 자유주의 스탠스에 속하는 이 미숙한 나 자신도 한미 FTA나 노무현 시대에 벌어진 문제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수긍을 하고 있다.

즉, 무슨 이야기냐면 우리가 이 싸움을 노빠 vs 진보라고 프레임을 규정하는 순간 레디컬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노빠가 아닌 사람들이 졸지에 (레디컬에겐 이미 실패로 규정된) 열린우리당과 국참당에 목을 매고 있는 사람들으로 자동 규정되는데, 어떻게 이길 수가 있는가? 우리는 그 자체를 지적해야지 "나는 노빠가 아니에요"라고 말하거나 노무현 정권에 대한 문제를 변명하는 순간 이야기는 말려드는 것이다.
즉, 이 말도 안되는 프레임 자체를 무시해야한다.
지금의 구도는 레디컬과 레디컬이 아닌 나머지 사람들의 구도이다. 레디컬들이 "서울이랑 경기는 넘겨"라든지 "노명박"이라든지 하는 그런 말을 내뱉을 때마다 레디컬이 아닌 사람들이 한마디 한다. 그러지 말자. 어차피 저들은 한마디를 해주는게 칭찬 그 자체이다. 결국엔 우리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는 우매한 노무현 신앙에 매달리고 있다는 증거로 그들에겐 해석된다.
사태가 점차 심화되면서 진보정당에 호의적인 분석을 내리던 사람들까지 "니들은 집권 못한다." 혹은 "앞뒤가 꽉 막혔다." 말이 나오고 있는게 현 상황이다. 이런 논리는 개인적으로는 레디컬들이 가장 바라고 있던 구도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이오공감에 올라온 글을 보면, 자신들의 희망을 양양하게 떠들면서 정신승리 하는 것이다. 집권 못한다는 말이 먹혀들지 않고, 앞뒤가 꽉 막혔다는 말이 오히려 칭찬이 되는데 그걸 퍼붓어 봤자 무슨 소용이 있는가? 끝까지 자기들 하고 싶은 소리만 해대는데.
2.
언제나 진중권씨가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에서 월간 조선 제빵의 빨갱이 제조기를 공개한 바 있다.
레디컬들의 신자유주의자(혹은 노빠/유빠) 제조기도 비슷한 원리다.

X : 연대는 유시민이 제창했다.
Y : 그런데 00는 연대를 찬성한다.
∴ 저 놈은 유빠/노빠다.
X : 노무현은 이명박이나 다름 없는 신자유주의다.
Y : 그런데 00는 노무현을 옹호한다.
∴ 저 놈은 노빠다.
하나 더?
X : 진보정당만이 유일하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Y : 그런데 00는 진보정당의 역량을 깐다.
∴ 저 놈은 노빠다.
멋지게 포장하긴 했지만 결국 이 소리들이다. 포장이 먹물이 좀 묻어서 근사하긴 하지만, 결국 논리는 다를바가 없다. (그리고 사실 JJD에도 먹물 먹은 사람은 많고, 그 정도 포장 하는 인간도 많다. 단지 레디컬들의 포장이 좀 생소할 뿐.)
하나 더.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에게 양비론 제시하면서 과오를 희석시키는 논리를 펴는 인간들 JJD에 많다. 그래서 이 상황에서 구도를 노빠 vs 진보신당이라고 제시하고 양비론을 펴는 사람들이 있다면, 난 둘 중 하나라고 본다.
정말 생각 없이 피상적인 것만 보거나, 아니면 은근슬쩍 레디컬들을 편들고 있거나.
3.
[독투] 민주개혁진영 Vs 진보진영 (이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원인)
초기에 논쟁이 진행될 때는 분명 나도 본격_몸값_올리기.txt 라고 노회찬대표를 무턱대고 비난한적이 있다.(감정이 격해서 그랬다;; 죄송하빈다.) 하지만 논쟁이 심화되면서 점점 분명해 지던 생각이 위의 글로 더욱 분명해졌다.
맞다. 진보신당은 지금 12월에 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최선의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6월에 (민주당이 서울 경기는 절대 안되라는 교리를 버리게 된다면)[* 난 아마 가능할 것이라고 50%이상 믿는다. 미리 말해두건데, 좀더 진척된 상황에서도 이런 논리로 연대를 민주당에서 깬다면 난 민주당을 깔거다.] 연대가 이루어지리라는 조짐은 이미 피어나고 있다.

사람이 진정 하고 싶은걸 보려면 말이 아닌 행동을 봐야 할 것이다. 노회찬 대표의 말은 현재 레디컬과 크게 다를바가 없을지 모르지만, 행동을 보면 그는 이미 연대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 하는 말들은 어디까지나 포석일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리고 상징적 의미에서 서울은 노회찬이 나와도 좋다고 생각한다. 한명숙 전 총리는 독투 글쓴이 말대로 경기로 갔으면 좋겠지만, 서울로 나온다면 난 어쩔 수없이 지지해야겠다. 쩝.)
비슷한 예로 이번에 출마를 선언한 유시민의 경우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참여당의 가치는 그들 말대로 경상도에서 한나라당과 싸워서 범민주 진영의 득표에 이바지 하는 정도면 족하다고 생각하고, 대선에 침발라둔 마당에 서울시장까지 집적거리는게 곱게보이진 않지만(솔직히 왠지 창조한국당이 연상 된다면 지나친 건가?) 마땅한 인물이 없는 참여당 입장에선 그게 최선의 포석이다. 아마 조만간 유시민은 빠지지 않을까 싶다. 장기적으로도 그래야 할 것이고 말이다. 만약 안 그러면 난 유시민도 깔 꺼다.
4.
레디컬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자.
민주당이 반드시 서울시장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없다.
정책적으로 어느정도 좌향좌 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없다.
도리어 논쟁이 격화되면서 점차 이런 사람들까지 화를 내는 형국이다. 말 그대로 빠가 까를 양산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그럼에도 레디컬들은 자기들이 왜 욕을 먹는지 모른다. 대화를 나눌 가치가 없음을 증명하는 멋진 사례이다.
즉,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보호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아무리 말을 해봤자 저들의 입장에서 우리는 모두 노빠다. 그런데 왜 대화를 하는가? 대체 왜 저들에게 열을 내는가? 저런 놈들 한두번 봤나?
정치인 노회찬과 달리 레디컬 논객들에겐 이런 논리가 포석이 아닌 진정한 진리이다. 그들은 협상에서 진보정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하지 않는 한, 끝까지 연대를 반대할 자들이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거고.
그런데 사실 그 논객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건 현상황에서도 없고, 앞으로도 없다. 수는 많아봐야 20명 남짓이고, 현실정치에서 이들이 미치는 영향력은 고작해야 머릿수 x 1~2표이다. 그냥 우리가 심심하면 보는 광신자들과 똑같은 자들이다. 다만 넷상에서 다른 광신자들보다 수가 좀 많고, 먹물을 좀 먹었을 뿐이다. 물론 이런 주장을 계속 하면서 범민주 지지자들과 "페이퍼 지지자"(어떤 레디컬의 말에서 인용)들을 자기들과 같은 레디컬로 만들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다. (그리고 레디컬 중 일부는 바로 그것을 바라고 있다.) 근데 그 정도도 김규항 쯤은 되야지 하지... 저들은 못한다.

문제는 우리가 힘들여 행하는 일거타 일거필이 그런 그들의 광고판이 되어주고 있다는 거다. 이들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답안은, 이들을 내버려 두는 것이다. 연대는 말은 하지 않아도 이미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궁극적으로 바라고 있는 것이다. 아직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곧 드러난다. 영향력도 없는 자들이다. 내비두자.
지금 레디컬과 소득 없는 싸움을 하는 분들이 진정 할 일은 현실 정치에서 연대를 진행시키는 정치인들에게 건설적인 비판을 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보신당의 역량이야기는 그만 하자. 레디컬들은 애써 무시할 지라도, 그 쪽 정치인들이 알아서 잘 고민하고 있는 문제 바로 그대로 일테니까.
말도 상대를 가려가며 섞어야 할 일이다. 대화를 할려면 이런 소리 안하는 진보정당 지지자 분들과 하자.
ps.
연대가 성공한다면 6개월 후에 이들이 뭐라고 말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 뭐라고 할지 기대가 된다.
진중권 말대로 말을 바꾸면 "위선자"고, 말을 안 바꾸면 "광신자"다.
후자의 경우는 가상의 진보 제 4당을 하나 만들지 않을까? (피식)
아마 그래서 더 연대를 반대 할지도 모르겠다. 여러가지로 적은 내부에 있는 셈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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