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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8.월요일


月山狐鼠萬覇不聽


 


엄~청난 뒷북이지만 올해가 가기전에 <지산 락 페스티벌>에 대한 기록을 간단하게나마 써보려고 한다. 고리타분하게 우드스탁이나 글라스톤베리에 비교해가며 자유니 평화니 따위의 이야기를 하려는건 아니고, 말그대로 그냥 간단히‘기록’해보려고 한다.


 


다만 3년간 펜타포트 락페나 지산 락페에 있으면서 느꼈던 것 한가지만 얘기하자면 적어도 그곳에서 만큼은 ‘20대 개새끼’들은 별로 없다는 거다. 락페의 분위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일수도 있겠으나  많은 번민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하는 젊은이들이 일부러 찾아 모여드는 생산적인 축제의 장이라고 느꼈다.


 



<지산 밸리 락 페스티벌>은 내 올 한해 기억 중 즐겁기로 치면 최고였다. <지산 밸리 락 페스티벌>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보면, 2006년부터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매해 인천 송도에서 열렸던 페스티벌의 주최사간의 갈등으로 주최의 한 회사인 옐로우나인이 떨어져 나와 지산리조트에서 개최한 1회째의 락 페스티발이다. 떨어져 나온 뒷얘기를 하자면 밑도 끝도 없으니 궁금하면 검색해서 찾아보고, 어쨌든 난 <지산 락 페스티벌>에 갔다.


 



출처-지산밸리락페스티벌 (http://valleyrockfestival.com/)



06년엔 일본에서 지내며 섬머소닉을 가느라 <펜타포트> 첫회는 못갔고, 07년,08년은 <펜타포트> 캠핑존에서 4박5일을 꼬박 채우며 지냈더랬다. (공연은 금,토,일 3일간이다) 그리고 올해는 또 일본에 있었기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다. <후지 락 페스티벌>이나 <섬머소닉>이라는 세계적 락페가 일본에서 열리는데 락페보러 한국 가는 것은 아무래도 손해 보는 짓이니까. 한국 락페도 어차피 일본 락페에서 라인업을 빼오기 때문에 라인업은 비교가 안되고 말야. 그런데 07,08년의 뜨거웠던 추억을 잊지못하고 결국 비행기에 몸싣고 한국을 갔다. 물론 가족도 보고 친구도 보고 애인도 봤지만 가장 큰 이유는 락페를 보기 위해서였고 열흘간 있으면서 일주일간은 락페에 올인 했더랬다.


 



몇 달전부터 라인업 밴드들의 셋리스트를 연구하고, 각종 이벤트에 참여하고, 이런 저런 계획 세우느라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갔는지 모른다. 의상준비, 깃발준비, 텐트를 비롯하여 각종 캠핑도구 준비까지. 살림차려도 문제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짐을 챙겨갔다. 그리고 많은 준비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맥주. 락페엔 맥주다. 열명정도가 마시려고준비한 맥주를 포함한 음료량이 1.5페트로 100페트 가까이 였다. 아이스박스 몇 대를 준비하여 얼음은 아침에 납품 차 들어오는 아저씨와 쌰바쌰바하여 공급받고, 손수레에 싣고 다니면서 페스티발 기간 내내 어디서는 시원한 맥주와 함께 계속 취해 지냈다. 그래서 사실 기억이 많이 단절 되어있기도 하다.


 




학옷 입고 있는게 나다 ^^;


출처-지산밸리락페스티벌 (http://valleyrockfestival.com/)



 


4박5일간 지냈던 시간이 전부 꿈 같았지만 그중에서도 더 꿈 같은 경험을 하나 했다. 상당히 서프라이즈 했던 일인데. 당시 의상을 좀 특별하게 입고 갔었다, 그래선지 인터뷰도 많이 했는데, 둘째날에 헤드라이너 였던 ‘베이스먼트 쟉스’한테 캐스팅 되어서 무대에 올라 함께 춤추는 영광을 가졌다. 원래 베이스먼트 쟉스 공연하면 말미에 이상한 복장 입은 넘들이 떼거지로 올라와 춤추곤 한다.


 


베이스먼트 쟉스 생각하고 복장을 준비한건 맞는데 설마 무대까지 올라가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다. 너무 서프라이즈 했던 기억이라 사실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꿈인지 생시였는지 잘 구분이 안간다. 확실한건 내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옥불 속에서 살려달라는 듯이 미친듯 손과 몸을 흔들어 대고 있었고, 그 많은 사람들 위로 곰실거리는 ‘열기’가 보였다는 것 정도. 나중에 인터넷에서 많은 글들을 읽었는데 역대 내한 공연중 ‘광란도’로 치면 베이스먼트 쟉스의 공연이 최고 였다고 하더라.


 




출처-지산밸리락페스티벌 (http://valleyrockfestival.com/)



 


관람한 공연도 대부분 만족했다. 첫째날부터 라인업이 꽤 강렸했는데 그중 꼽으라면 크라잉넛과 위저겠다. 크라잉넛은 정말 특별하게 아끼는 밴드다. 예전부터 클럽공연도 따라다닐 정도인데 어느 공연이든 무조건 최고다. 나중에 크라잉넛에 대해서 포스팅 하나 해야겠다. 위저는 ‘리버스 쿼모’의 재치만점 센스가 돋보였다. 얼마나 공부했는지는 몰라도 하바드출신이라선지 한국말이 바로바로 튀어나오더라. 이벤트로 ‘듣고 싶은 한국노래’를 연주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오 필승 코리아’를 불렀다는.. 원래 인터넷 투표로 뽑힌것은 '챠우챠우'였던걸로 기억한다. 가사가 쉬우니까.


 


weezer - Keep Fishing, The Way You Make Feel, I Kissed Girl, Porker Face, 오필승코리아


 



 


첫째날 아쉬웠던 것은 폴아웃보이가 당연히 ‘삐릿'을 부를 줄 알고 마이클잭슨 추모 깃발까지 만들어 갔는데 부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뭐 다음날 델리스파이스가 ’삐릿‘과 ’블랙 앤 화이트‘를 메들리로 들려주더라.



둘째날은 베이스먼트 쟉스 무대에 오른게 너무 강력했던지라 다른 공연은 잘 기억이 안난다. 김창완의 공연도 훌륭했다.


 


Basement Jaxx - Where's Your Head At


 



 


그리고 셋째날은 역시 패티스미스와 오아시스공연이 최고였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패티스미스’의 공연은 살아있는 전설의 레전드급 공연이었다. ‘Rock'N Roll Nigger’를 부른뒤 ‘우리에게 무기는 필요치 않습니다. 우리가 가진 무기는 바로 이것입니다’라며 기타줄을 맨손으로 뜯어내는데 온몸에 전율이 흐르더라.마지막날 헤드라이너인 오아시스의 공연때는 정말로 아예 정신줄을 놓고 접신해서 길바닥 굴러다니고 날라다니고 하느라 처음과 끝밖에 기억이 없다. 공연후 감동에 젖어 우는 사람도 많았는데 어쩌면 마지막일수도 있는 오아시스의 공연을 보았으니 지금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뿌듯하다고 할까, 아쉽다고 해야하나?


 


Patti Smith - Rock'N Roll Nigger PT.1


 



 


 


 


Patti Smith - Rock'N Roll Nigger PT.2


 



 


모든 본공연을 다 보고 나니 세상이 다끝난 것처럼 기운이 빠져나가더라. 우는 사람들도 있었고 전체 분위기가 푸~욱 꺼지더라. 뭐 막날은 밤새 속상해 하다가 다음날 무대가 철거되는 것을 다 바라보고나서야 돌아올 수 있었다. 돌아와서 후유증이 꽤 심각했다. 매년 느끼던 것이긴 한데 올해는 안좋은일도 많았던지라 유독 그 감정이 심해서 오랫동안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아마 별일 없는한 내년에도 갈듯 싶다. 해방구, 탈출구 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냥 쌓인 스트레스 풀기에 최고인 장소이니 내년에 기회되면 한번씩 가보시기 바란다. -졸라 뒷북 간단 관람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