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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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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NBA 팬이라면 '런앤건을 장기로 삼는 팀', '뭐든지 잘하는 에이스와 3점 슛도 가능한 땅딸막한 포인트 가드가 있는 팀'이라는 말만 들어도 당연히 크리스 멀린과 팀 하더웨이가 뛰던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떠오를 것이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는 그때부터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톰슨이 스플래시 브라더스로 활약하는 요즘까지 런앤건, 달리고 쏘는 농구를 장기로 삼는 화려한 팀이었다. 게다가 득점원은 뭐든지 할 수 있는 만능 스타일이고 땅딸막한 체형의 포인트 가드라니...이건 빼박(옛날 사람...)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아닌가...라고 생각한 당신은 틀렸다.

 

풍전고등학교의 모델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아니다. 심지어 NBA 팀도 아니다. 앞의 글에서 언급했던 대로 가나가와 현에서 NBA 팀과 선수들을 소진한 작가는 전국대회부터는 다른 리그의 팀이나 선수를 모델로 삼았다.

 

예외가 있다면 명정공고의 김판석 정도다. 김판석은 누가 봐도 그때 당시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의 슈퍼 루키이자 90년대 NBA 4대 센터인 샤킬 오닐이다. 첫 경기에서 김판석이 날리는 덩크슛은 리복에서 샤킬 오닐 시그니쳐 제품의 로고와 거의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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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중 김판석의 등장처럼 샤킬 오늘의 NBA 데뷔는 충격적이었다. (데뷔 앨범은 다른 의미에서 더 충격적이었다) 저런 덩치가 저런 식으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는 건 그 당시 농구인들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덩치가 큰 선수는 둔하다는 생각을 산산이 부숴버렸다. 올스타전 연습 때 샤킬 오닐과 마이클 조던의 1대 1 영상을 보면 샤킬 오닐이 단지 덩치가 클 뿐인 선수가 아니라 대단한 테크니션임을 알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NwgNLW9ASQ

 

샤킬 오닐은 자유투나 점퍼가 좀 떨어졌지만 그런 약점을 메꾸고도 남는 기량을 지닌 놀라운 BQ를 지닌 슈퍼센터였고, 그전까지 센터 포지션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린 선수다. 고정관념만 깨뜨린 게 아니라 농구대도 여러 번 부숴 보다 농구대의 혁신을 가져온 선수이기도 하다.

 

북산의 전국대회 첫 상대팀인 풍전고교의 모델이 누구였는지는 작가가 직접 밝혔으므로 논쟁의 여지가 없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팀이다. 아니 이걸 친숙하다고 말해도 되나? 만능 에이스가 코트를 휘젓고 땅딸막한 포인트 가드가 3점 슛을 쏘아대는 팀. 바로 90년대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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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훈 (스몰 포워드)

 

풍전이 대한민국 농구대표 팀을 모델로 했다면 만능 에이스 남훈의 모델은 당연히 허재다. 남훈의 원래 이름은 南烈(미나미 츠요시)로 허재와 마찬가지로 두 개의 한자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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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는 두말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농구 불세출의 에이스다. 드리블, 돌파, 점퍼, 패스 등 농구에서 필요한 모든 기량을 S급으로 갖추고 있는 선수였다. 허재가 농구 좀 허재? 오죽하면 별명이 농구 대통령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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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훈과 달리 허재는 팔꿈치가 아니라 실력과 말로 상대를 조졌다. 다들 알다시피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 중국 기자들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은 전설로 남아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v7KqM-x2Z4&feature=emb_logo

 

중국 기자 : "왜 한국 선수들은 중국 국가가 나오는데 국기를 향해 서지 않았습니까?"

허재 : 뭔 소리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그래 18 진짜 짜증 나게!

 

한국이든 중국이든 기레기들은 패야 제맛이다.

 

허재는 이후에 욕을 하고 나서 칭찬을 들은 첫 케이스라며 좋아하기도 했다.

 

허재가 NBA에 갈 수 있었는지 아닌지는 선동열, 최동원의 메이저 리그 활약 가능 여부와 더불어 대한민국 스포츠 해외 진출 3대 떡밥 중 하나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미국 농구 대표팀은 드림팀이라 불릴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그들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든 경기에서 거의 더블 스코어에 가깝게 득점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NBA와 다른 리그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존재했다.

 

그러나 전성기의 허재라면 NBA 드래프트에 참가해서 최소한 지명은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한다. 88년 서울올림픽 때 디바치, 쿠코치, 페트로비치 (뭔가 돌림자 같은 느낌이다..) 같은 NBA에서도 A급이었던 선수들을 상대로 대활약했던걸 감안하면 충분히 그렇다. 특히 드레이즌 페트로비치같은 경우는 교통사고로 사망하지만 않았으면 NBA 레전드로 남을 수 있었던 선수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작가의 의도는 아니겠지만 작중에서 남훈은 약국집 아들이라고 나오는데 허재의 경우는 약....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대한민국에서 약....이라고 말하기 뭐한 무언가를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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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룡 (포인트 가드)

 

포인트 가드 나대룡의 모델은 여러분도 알고 있는 대로 강동희 선수다. 상무에서 같이 뛰기도 했던 선수의 증언에 따르면 강동희의 속도는 따라잡을 엄두를 낼 정도로 빨랐으며, 공과 몸이 하나인 것처럼 드리블했다고 한다. 요즘 NBA로 치자면 카이리 어빙같은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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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 허재와 함께 혹은 허동택 트리오로 명성을 날렸지만 감독이 되고 나서 승부조작 사건에 가담해 이름을 더럽히고 말았다. 나대룡은 농구만 더럽게 한거 같은데...

 

남훈.... 아니 허재는 처음 강동희의 승부조작 사건 얘기를 듣고 동희는 절대 그럴 애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 처음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조작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농구대잔치 이후 점점 인기를 잃어가는 프로농구 리그에 찬물을 끼얹었다. 농구계의 마재윤?

 

90년대 한국농구 대표팀은 일본 농구 팀에게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이었고, 그중에서 허재는 악몽과도 같은 존재였다. 흑인 혼혈인 마이클 다카하시 조차도 허재에게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 앞에서 무력한 일본 농구를 지켜본 작가로서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나마 한국 대표팀을 넘어서는 일본 대표팀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지만 한국인으로서 좀 억울한 게 있다면 한국농구는 그렇게 거칠지 않다는 점이다. 80년대 농구는 지금보다 훨씬 거친 스포츠였다. 라스트 댄스에서도 나오지만 상대방이 다쳐도 어쩔 수 없다는 정도로 수비를 했다. 아이재이어 토마스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는 거친 80년대 농구를 상징하는 팀이었다. 피스톤즈의 별명은 배드보이즈였다. 산왕전에서 북산은 자신들이 악당 역할이라고 인정하고 시작하는데 8-90년대 피스톤즈의 모습이 꼭 그런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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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 농구가 그렇게 거친 농구였느냐 하면 그건 동의하기 어렵다. 게다가 기량으로 압도하는 팀이 굳이 거칠게 농구할 이유도 없고 특히 허재같은 테크니션들은 거칠게 농구하는 경우가 드물다. 본인이 희생양이 되는 일은 많아도. 에이스 킬러한테 당하는 선수가 허재였다. 하긴 풍전과의 경기가 현실과 정반대이긴 하다.

 

어쨌든 이노우에 작가는 풍전과의 경기를 통해 시원하게 한풀이를 했다.

 

+지학의 별, 마성지 (지학고등학교) 

 

지학의 별 마성지(일본명 : 모로보시 다이,諸星 大)는 명정공고 김판석샤킬오닐의 데뷔를 더욱 충격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배치된 평면적인 캐릭터처럼만 보인다. 크리스찬 레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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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작가가 밝히기로는 이현수가 완성형 윤대협을 상상해 만든 인물이었듯이 정대만이 공백 없이 뛰었더라면 어떤 선수가 되었을까를 상정해서 만든 캐릭터라고 한다. 간지가 철철 넘치는 불꽃남자 정대만을 모델로 삼은 등장인물답게 별명 또한 간지 넘치게 이름에 호시(별)가 들어간다는 점을 이용해 지학의 별(아이치愛知의 별)이라고 지었다. 작가는 공백 없는 정대만은 이정환 수준이었을 거라고 했고, 작년 전국대회 4강팀에 해남과 지학이 있었고 각 팀의 에이스가 이정환과 마성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가의 그런 의도가 보이지만....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마성지는 루키 김판석에게 떡실신 당하고, 정우성의 플레이에 경악하는 등 병풍형 캐릭터로만 등장한다. 또한 스탯으로 살펴본 정대만은 상양전 60점 중 20점을 득점했고 전국최강 산왕을 상대로도 김낙수라는 전국구 수비 스페셜리스트(대학 농구 올스타급 선수들을 상대로 승리할 정도의 팀인 산왕의 수비 전문 선수라면 전국 최강이라고 말해도 좋다고 본다.)에 맞서 9개의 3점슛 중 8개를 성공시키는 괴력을 발휘했으며 채치수와 서태웅을 합친만큼 득점한 압도적인 에이스라는 점에서 마성지를 공백 없는 정대만이라고 하는 게 타당한가는 의문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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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변명하자면 김판석이 퇴장당한 후 30점 차이가 나던 점수를 6점 차까지 따라잡고, 강백호가 빠졌다지만 산왕공고를 이긴 북산에게 거짓말 같은 참패를 안겨줄 정도였기 때문에 마성지의 실력을 인정할 수 있다..... 고는 하지만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드는 건 나뿐일까?

 

명탐정 코난에 등장하는 아카이 슈이치(기준이형)의 가명이 모로보시 다이인데 아카이 슈이치라는 이름은 건담의 붉은 혜성(아카이 스이세이) 샤아와 샤아역의 성우 이케다 슈이치의 앞뒤를 갖다 붙여 아카이 슈이치라고 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학의 ‘별’ 마성지의 원작명인 모로보시 다이에서 인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무 관계없는 얘기지만 제괴지이의 작가 이름은 모로보지 다이지로다. 의식의 흐름에 따른 개소리이니 신경 쓸 필요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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