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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에 따르면 7월 8일의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는 75명이다. 확진자 누계 7,048명, 사망자 누계 325명으로 사망률은4.61%. 7월 2일부터 연속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명이 넘었는데, 며칠 만에 100명 이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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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그런데 오늘(7/9), 동경에서만 확진자가 224명이다

 

(비록 7월 9일에 다시 폭발적으로 늘긴했지만) 7월 8일 동경도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하로 준 것을 마냥 기뻐할 수만 없다. 통계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통계가 이상하다?

 

원래 동경도는 홈페이지 두 개의 코로나 환자수치를 다룬다.

 

속보치(추정치), 확정치

 

여기서 속보치는 매일 저녁 쯤에 발표하는 감염자수로, 각 보건소부터 그날그날 들은 것을 집계한 추정치다. 

 

한편 확정치는 (속보치 발표 이후) 각 보건소로부터 제출된 발생신고서를 기반으로 수시로 수정을 가한 수치다. 확정일 별로 정리해두기 때문에 '확정일별에 의한 양성자수'라는 이름으로 게재하고 있다. (따라서 더 정확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동경도지사는 임시기자회견을 열어 '7월 2일부터 동경의 코로나 감염자수가 하루 100명을 넘었다'고 했다. 하루에 100명을 넘는 것은 5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기사가 있다. 사실 하루 감염자수가 100명이 넘은 건 7월 2일이 아니라 7월 1일부터라는 것이다. 

 

7월 4일의 <리테라>의 기사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동경도가 7월 1일 감염자수가 67명이라고 발표했지만, <리테라>가 7월 4일 시점에서 7월 1일 분의 양성자수를 보았을 때 100명을 훌쩍 넘은 139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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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

 

<리테라>는 기사에서 7월 3일 <TBS>에 방영된 <하루오비>를 거론한다. <하루오비> 측은 7월 3일 시점에서 7월 1일의 양성자수를 보았고, 125명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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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TBS>의 방송 <하루오비>가 보여준 7월 1일의 양성자수

 

그러니까 속보치는 67명이었을지 몰라도, 이후 수정된 '확정치'에 따르면 7월 1일에 이미 100명이 넘었다는 것이다. 아마 7월 1일의 수치는 몇 번에 걸쳐 수정됐던 모양인지, 3일 시점에서는 125명, 4일 시점에는 139명 등 계속 숫자가 바뀌기도 했다. 어느 쪽이든 67명의 두 배 정도지만 말이다. 

 

이런 의문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고이케 지사는 6월 11일, '도쿄 얼럿(도쿄 비상사태)'을 해제한 바 있다. (동경도는 비상사태 조치 이후 단계적 완화를 하고 있었지만, 6월 2일 부로 이를 멈추는 조치, 즉 '도쿄 얼럿'을 실행했다) 6월 5~11일 평균 신규 확진자가 17.9명이라 '해당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20명 미만'이라는 기준에 달했다는 이유였다.

 

이튿날인 6월 12일, 고이케 지사는 동경도지사 재선을 표명하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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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아카하타 일요판>은 6월 2~13일에 동경도 발표와 보건소에 신고한 발생 건수에 차이가 있었다고 밝힌다. 각 보건소에 연락한 결과 5~11일의 평균 확진자는 도쿄 얼럿 기준을 크게 넘은 22명이었으며, 해제하기 3일 전(6/9)의 '속보치'는 12명인데, '확정치'는 25명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문 아카하타> 측은 '도쿄 얼러트' 해제와 출마 선언이라는 시나리오가 있어서 그에 맞춰서 통계를 조작했다'고 말한다. 

 

7월 1일 속보치와 확정치 사이에 큰 차이를 둔 것은 도지사 선거(7/5)를 앞두고 있어서였던 게 아닐까,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아무튼 고이케 도지사는 재선

 

어찌되었든 고이케 도지사는 7월 5일 있었던 동경도지사 선거에서 당선, 결국 재선되었다. 동경도의 코로나 19 대책은 뭔가 제대로 된 것이 별로 없고, 없는 중이지만,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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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은 55%로 지난번 보다 약 5% 낮다

 

현역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게 선거라지만, <NHK>에서 개표방송 4초 만에 '당선 확실'이라고 발표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동경도지사 선거의 득표순위는 고이케 유리코, 우츠노미야 켄지, 야마모토 타로, 오노 다이스키, 사쿠라이 타카시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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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인 고이케는 도쿄 퍼스트회라는 동경지역 정당 소속이지만, 자민당과 공명당이 함께 밀었다. 우츠노미야는 입헌 민주당과 공산당 등 야당이 밀었고, 야마모토는 레이와 신센구미로 입헌 민주당에서도 밀었다. 일본 유신회 추천인 오노는 전 구마모토현 부지사다. 사쿠라이는 '혐한' 데모를 주 활동으로 했던 '재특회' 대표였던 인물로, 선거 공약도 실질적으로 외국인 차별 밖에 없다. 

 

일본 주류 언론은 '재특회'를 제대로 다룬 적도 없고 '혐한'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에 '혐한' 정권이 탄생해서 일본 헌정사상 최장기 집권을 하고 있다.

 

주변 국가를 적대시하는 정권이 탄생한다는 자체가 이상한 일이지만 일본에서는 최장기 집권을 하고 있다는 걸로 보면 국민적으로 환영받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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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이케 지사로 돌아가자. 고이케가 지난번 선거에서 낸 공약 7개 중 지킨 것은 1개다. 선거 공약이라는 건 어차피 립서비스 같은 거니까 그렇다고 해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일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놀랍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했다면, 동경도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걸 알 텐데. 코로나19에 대해서 아베 총리와 세트로 일관되게 '정치적인 퍼포먼스'로 대응하고, PCR 검사가 늘은 것도 아주 최근인데 말이다. 

 

고이케 지사의 '학력사칭' 의혹을 다룬 이시이 타에코(石井妙子)의 저서, <여제 고이케 유리코(女帝 小池百合子)>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고이케는 일본 사회, 특히 일본 언론이 엉성함을 확실히 알지 않았을까. 대부분의 거짓말은 알 수가 없다는 것을. 자신이 하는 말을 그대로 써줄 기자들. 상대가 뭘 좋아할지, 뭘 원하는지를 생각해서 던져주면 된다. 신문에 실리면 그건 사실로 인정받는 것이다. 신문기자를 속이는 것은 너무도 쉬웠다"

 

다시 말하지만, 고이케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일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규슈지방에 집중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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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도 비가 오고 있긴 하지만, 규슈지방은 3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다. 강물이 불어서 다리가 떠내려갈 정도로 비가 내린다. 

 

원래 규슈지방에선 장마철에 폭우가 내린다. 흔히들 '장마철에 인명피해를 내고서야 장마가 끝난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하고 세차게 내린다.

 

근데 이번 비는 그것보다 훨씬 심하다. 몇 십 년 관측사상 최고 강수량으로, 반나절 사이에 한달 강우량의 비가 내렸다.

 

규슈지역에서도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구마모토현으로, 피난지시가 내려진 건 물론 강이 범람해서 주변지역이 침수됐다. 구마모토현에서만 7월 8일까지 5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행방불명이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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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에는 구마모토현의 노인양호시설(특별양호노인홈)이 침수돼 14명이 사망했다. 물이 쓰나미처럼 갑작스럽게 덮쳐서 피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사실 이런 보호/복지 시설은 땅값이 저렴한 침수상정구역이나 토사피해경계구역에 세워진다(따라서 재해를 입기 더 쉽다). 재해약자(재해에 취약한 이들)가 있는 소학교나 병원, 복지시설 등을 위험성이 있는 구역이 아닌 곳에 세우도록 하는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링크).

 

주변 지역, 규슈지역 곳곳에서 호우로 인한 피해(사망, 행방불명 등)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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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아베총리는 구마모토현을 비롯한 일련의 피해에 대한 방침을 발표했다. 규슈지방을 특정비상재해' 대상으로 지정하고, 1만 명이 파견된 자위대를 2만으로 증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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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인구의 1/3이 고령자다. 지방에 가면 이 비율이 더 심해서, '고령자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령자 밖에 없어서 동네 일이 돌아가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고령자들이 이런 자연재해에서 피난을 할 수가 있을지, 이들을 수용을 할 장소는 있는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 뿐이다. 

 

코로나19는 기본적인 옵션인 상태에서 자연재해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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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복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근래 일본에서는 자연재해가 빈번해 이전과 달리 복구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동경도라고 해도 구석진 곳은 같은 상황인 정도다. 작년 치바현에 태풍이 왔을 때도 전기 회복에 몇 달이나 걸려서 오래된 낙농업과 화훼업 등이 없어지기도 했다. 전례를 보면 이번 복구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쉽게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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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다

 

작년 후반기부터 일본 경제는 엄청난 피해가 난 상태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악재가 겹칠 수 있을까? 아무리 어려운 시국이라도 유능한 지도자를 만난다면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가 있겠지만, 일본은 무덤을 파는 쪽으로만 가고 있는 것 같다. 

 

지도자가 책임지지 않고 죄 없는 현지 주민과 국민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일본 정치는 오래 전에 떠내려 가고 말았다. 지금은 어디에서 표류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GPS로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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