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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 추천78 비추천0

 

들어가며

 

이 글은 지난 주말에 썼다. 그 사이 전광훈 사태는 다른 성격이 되었다. 전광훈은 코로나 확진이 되었고 그의 신도들은 방역당국을 향해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사태의 성격과 크기가 달라졌지만, 이 글이 말하고자 하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전광훈 사태는 전광훈 혼자 저지른 일인가. 위에서 지시를 했거나 옆에서 돕거나 부추긴 쪽은 없는가. 이 사태로 인해 이익을 보는 것은 누구인가. 전광훈을 이런 식으로 ‘너그럽게’ 대하는 것이 과연 맞는가. 아니면 일벌백계 차원에서 가혹할 정도로 다루어야 하는가. 검찰과 법원이 유병언과 전광훈을 대하는 방식이 왜 이렇게 다른 것인가. 그동안 전광훈과 함께 집회를 하던 미래통합당이 갑자기 전광훈을 손절하고, 적반하장 문재인 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데도 언론은 왜 이를 비판하지 않는가.

 

붙들어 잡고 생각해볼 문제다.

 

일본을 생각한다

 

광복절을 맞아 애국시민들은 해방의 기쁨을 되새기기 위한 대규모 집회를 광화문에서 개최했다. 코로나로 학교도 제대로 못 가는 이 시점에 미친거 아냐?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2020년... 원더키디의 해에 맞은 광복절이 너무 기쁜 나머지 광화문에 나오지 않을 수 없었나 보다.... 정도로 이해하기로 했다.

 

내가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나가지는 않더라도 광복의 기쁨을 함께하기 위해 집회 기사들을 살펴보았다. 집에서만 얌전히 있겠다는 조건으로 구속에서 풀려난 현직 코로나 확진자 전광훈 씨(목사라고 부르지 좀 마라)가 집회 한가운데서 훈시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게 뭐지? 싶었지만 광훈씨도 대한민국 국민 아닌가. 얼마나 기뻤으면 저럴까 하고 이해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중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광경을 하나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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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데일리안>

 

이게 뭐지? 오함마로 맞은 듯 묵직한 충격이 전두엽을 강타했다. 아니 그래...일장기 좋지...일장기 좋은데....오늘은 일본으로부터 주권을 되찾은 것을 기념하는 날 아닌가.

 

일장기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하려는 건가? 아니면 몰카인가? 밀레니엄도 지났는데 왜 내가 세기말 종말론적 광경을 보고 있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며칠에 걸쳐 삼십 분 동안 생각해 본 끝에 한 가지 가설을 세웠다.

 

일본이 타국의 여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한 건 어제오늘 일도 아니며 잘 알려져 있다. 사사카와 재단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일본재단은 역사 왜곡이나 정부 로비 등을 통해 일본의 입장을 국제 사회에서 통용되게 하려는 노력을 오랫동안 해왔다.

 

일본은 식민 경험을 통해 식민지의 엘리트들을 포섭해 지배체제를 장악하고 일진회 등 집단을 조직해 친일 집회를 벌이면 식민지를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많이 알려진 얘기지만 우리나라의 기자나 공무원들, 유학생들이 일본에 가면 아묻따로 일본의 돈을 받았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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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아직도 친일 엘리트들이 많다는 얘기는 작년 일본 수출 규제 문제가 불거졌을 때 확인할 수 있었다. 철저히 일본의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본 기사와 칼럼들이 쏟아졌다. 일본을 거스르면 우리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그 기사와 칼럼들은 새빨간 거짓말임이 밝혀졌고 저주를 퍼붓던 기자형 주술사들은 침묵 뒤에 숨었다.

 

그들이 그런 시각으로 글을 쓰고 말한 이유는 무엇인가. 왜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이해를 대변하는가.

 

일본이 ‘쩐주’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들 중엔 대다수가 자신이 일본의 돈을 받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 거다. 이전 글 <다시, 삼성을 생각한다(링크)>에서도 슬며시 한 얘기다. 돈을 주어 의견을 움직이는 쪽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돈을 받는 쪽에서 자신들이 돈을 주었다는 사실을 모르게 한다. 그게 자신의 원하는 바를 달성하는데 더 도움이 되고 만일의 경우에 문제가 생길 소지도 적다. 연기는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연기자가 자신이 연기를 하는지 모르면 자연스럽게 행동하게 된다. 몰래카메라가 바로 이런 시스템 이다.

 

얘기가 좀 돌아왔다. 광복절에 절대 등장해서는 안되는 일장기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영수증이라고 봐야 한다. 일본이 누군가에게 돈을 줘서 사람들을 동원해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라고 했다면, 돈을 받은 쪽에서 자신들이 일을 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장기다. 일장기로 자신들이 사람을 동원했다는 영수증을 발급해 보여준 거라고 본다. 광복절 집회에 등장한 일장기만큼 확실한 영수증이 어디 있을까. 태극기가 휘날려도 시원치 않을 판에 광화문 한복판에서 나부끼는 일장기는 화끈한 영수처리다.

 

일장기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물건이 아니다. 따로 공을 들여 준비해야 하는 물건이다. 더구나 티셔츠나 신발에 욱일기 비슷한 무늬만 들어가도 난리가 나는 나라에서 광복절에 광화문에서 열리는 행사에 일부러 일장기를 들고 온다는 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봐야 한다. 이 집회를 여는 쪽에 돈을 대준 그 누군가는, 그 일장기가 국기인 곳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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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이래 일본의 국제적 위상은 어떻게 변했나. 북한과의 관계에서 관객으로 전락했고(아베가 어떻게 총리가 됐는지를 생각해보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자신들이 일으킨 무역마찰 때문에 소재, 자동차, 관광, 음식료업 등 분야의 대 한국 무역에서 막대한 손해를 봤다.

 

박근혜 정부 때는 위안부 협상을 비롯해 온갖 사안들이 자신들의 뜻대로 됐다. 뼛속까지 친일이라던 이명박 씨 때는 말할 필요도 없다. 아베와 일본 정부는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다시 집권하는 것은 아베와 자민당에 있어 재앙 같은 상황이다. 일본 정부로서는 한국의 정권교체가 절실할 것이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현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을 낮추고 미래통합당 쪽의 집권 가능성이 높이는 게 일본 정부에게 유리하다.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일본 정부가 물 밑에서도 움직였을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집회 전체에 일본이 돈을 댔다거나 집회 주체가 전부 일본과 관련이 있다는 건 아니다. 집회 주최 혹은 참가자를 조직한 쪽의 일부에 일본계 자금이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뜬금없는 일장기는 돈을 받은 쪽에서 발급한 영수증으로 의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작년에도 확인했지만 광복 75년이 된 지금도 친일매국노들이 대한민국을 횡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이 없고 돈이 좋다 해도 광복절 날 일장기를 들고 집회를 하는 미친 인간들이 있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다. 노동자들이 하던 집회는 온갖 마타도어를 일삼던 언론들은 일장기가 나부끼는 광복절 집회에는 일언반구가 없다. 나부끼는 일장기 너머에 서있는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이 무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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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일장기 기사가 나온 언론사는 데일리안 한 군데뿐이다. 별 내용은 없는 사진 기사다. 데일리안이 창간 당시 표방하던 모토나 창업자가 민병호 씨가 대표로 재직 중에 박근혜 청와대에 들어가서 일했다는 사실 등을 고려하면 기사가 나온 매체가 데일리안이라는 사실 또한 의미심장하다.

 

덧붙이며

 

지난 주말에 이 글을 쓸 때와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달라진 점이나 새로 알게 된 점 중에 눈여겨볼만한 지점은 전광훈이 자신의 신도들에게 적극적으로 진단을 회피하라고 말했다는 점이다.

 

전광훈의 신도들은 확진 후 병원에서 탈출하고 방역요원을 폭행하는 등 상상하기 어려운 행동을 일삼고 있다. 부주의를 넘어서 코로나를 확산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광훈은 최소한 대중의 눈에 띄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통화를 하는 등 당당한 척 행동하고 있다.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한 행동인 동시에 자신이 얘기한 대로 정부에서 진단만 하면 멀쩡한 사람도 코로나 환자로 몰아가려고 한다는 메시지를 신도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 아닐까.

 

이 메시지가 성공적으로 전달되어 감염된 신도들이 방역당국의 감시를 피해 돌아다니게 되면 온 나라에 바이러스를 퍼뜨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다른 나라, 특히 일본에 비해 성공적으로 수행하던 정부의 방역체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

 

이건 누구한테 이익이 되는가. 누군가가 전광훈의 메시지와 그것에 따르는 신도들의 단체행동으로 인해 방역이 무너지면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설마 그렇게까지 했겠나 싶은가. 설마가 사람 잡는 꼴, 많이 봐았지 않은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뜨리려고 하는 사람이나 집단은 여럿이다. 그들 중에 이런 짓을 계획한 사람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 특히 일본은 충분히 의심 가능한 대상이다. 지금 현재 방역 실패로 인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무너지고 있으며, 가장 가까운 한국과 비교되어 그 무능함이 더욱 눈에 띈다. 대한민국도 별 수 없다는 걸 보여주고 그로 인해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기를 아베는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아무리 늘어난다고 해도 자신들이 피해볼 것은 없다. 일본 정부는 이 버튼을 누를수 있을까? 적어도 아베는 버튼을 누르고도 남을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