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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이 책을 출간했다. 내가 딴지일보에 첫 글을 쓰자마자, 본인의 고귀한 페이스북에 미천한 나의 글 (링크)에 대해 격한 환영사를 써주셨던 바, 어찌 아니 그 은혜를 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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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진중권 페이스북 캡쳐>

 

그때 은혜를 갚기 위해 딴지일보 편집부에 진중권에 관한 글을 보냈지만 대차게 까이고, 대신 자유게시판에 올렸던 바 있다. (링크)

 

어쨌든 게시판에 글 한 번 올린 정도로는 진중권이의 하해와 같은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는 노릇이다. 비록 공저라곤 하지만, 진중권이 책이 출간됐으니 이번에는 주류가 아닌 내가 직접, 리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진중권이 우리 사회에 공헌한 바가 거의 없지만 그나마 몇 가지 공헌한 바가 있다면, 그중 하나는 정준희 교수와 TV 토론에서 ‘제가 아니까요’라는 명언으로 토론계에 한 획을 그은 사건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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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JTBC 2020 신년토론>

 

그 역사적인 토론 이후,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의 모든 토론자들은 어렵고 복잡하게 근거를 댈 필요가 없어졌다. ‘제가 아니까요’ 이 한 마디면 모든 게 끝나는 거 아닌가. 예를 들면 ‘진중권 씨는 바보예요’라고 말했을 때 누군가 ‘진중권이 바보라는 근거를 대보세요’라고 말하면 ‘제가 아니까요’ 한다든지, ‘진중권 씨는 못생겼어요’했을 때 ‘근거를 대보세요’하면 ‘아 글쎄 제가 안다니까요’라고 말하면 무조건 이긴다. 무적카드? 이 어찌 신기원이라 부르지 않을 수 있나. 이러다가 중앙대에서 짤린건가?

 

다른 하나는 쑥스럽지만 내 글과 관련된 일이다. 읽지도 않았다면서 내 글에 대해 얘기하는 독창적이고 천재적인 리뷰 방식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내가 그 영화 안 봤지만 영화 리뷰 좀 해볼게’라든지 ‘내가 피자는 안 먹어봤지만 피자 맛에 대해 얘기해볼게’ 같은 담대한 발상을 대체 누가 할 수 있겠는가. 척척석사 진중권이 아니라면 도저히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리뷰 방식이다.

 

그래서 나도 진중권의 뒤를 따라 그의 책을 읽지 않고 리뷰해보려 한다. 물론 난 진중권이 내 글을 읽었다는데 10만 원쯤 걸 수 있지만, 난 진짜로 그의 책을 읽지 않았다. 눈이 썩을까 봐 걱정되어서 OME.

 

아 그러고 보니 진중권 씨라는 존칭을 사용하지 않고 진중권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뭘까 궁금한 사람도 있겠다. 진중권이 알지도 못하는 나에게 먼저 너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자기가 그랬으니 내가 지 이름 막 불러도 이해하겠지 뭐. 이해 못 해도 할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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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신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안 읽어봐도 개소리로 꽉 찼을 것이 뻔하다. 네이버 책 소개 첫 줄부터 완벽할 정도로 깜짝 놀랄 개소리이기 때문이다.

 

‘정권을 비판하려면 이전보다 훨씬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이때, 다섯 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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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큰 용기 내셨네. 큰 용기 내셨어. 대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데 무슨 용기가 필요하다는 건지, 비주류에 미천한 신분인 나조차도 전혀 이해가 안 간다.

 

쟤들이 말하는 '이전'이라는 게 대체 언제를 말하는 걸까. 고조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면, 빨갱이로 몰려 사형을 당할 걱정을 해야 하나? 남영동에 끌려가서 고문을 당하거나 죽을 걱정을 해야 하나? 아나운서가 갑자기 아이스링크 관리를 할까 봐 걱정해야 하나? 그도 아니면, 어느 날 갑자기 마티즈에서 변사체로 발견될 걱정을 해야 하나? 하다못해 중앙대 교수를 하다 짤릴 걱정을 해야 하나?

 

대체 정권을 비판하면 돌아오는 불이익이나 피해가 뭐길래 이전보다 용기가 필요하다는 건가. 이 정부 아래서 권력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은 사람이 있기는 한가? 기껏해야 악플이나 달렸겠지. 이 용감한 다섯 명이 걱정하는 건 대체 뭔가.

 

또 다른 부분을 살펴보자. 글은 안 읽고 리뷰 해야 제맛이라고 진중권이 알려줬으니 그대로 따라본다. 책의 부제는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인가 보다. (확실하지는 않다. 별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저런 말이 쓰여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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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책 홍보한다고 찍은 사진들도 하나같이 되게 비장한 걸 보면, 진지하게 민주주의가 끝장나고 있다고 생각해서 저렇게 쓴 거 같다. 민주주의가 끝장나고 있으면, 자기들이 이런 책을 내고, 광고를 하고, 대놓고 대통령과 정권 욕을 하고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저 사진을 찍으면서 진중권은 자기가 경찰서에서 구류라도 살 거라고 1초라도 생각했을까? 아니 하다못해 고소라도 당해서 검찰이나 경찰에서 조사받게 될 거라고 생각하기라도 했나? 쟤들은 민주주의가 끝장난 나라들에서 뭔 일들이 벌어지는지 신문도 안 읽어봤나?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 저런 소리가 뻔뻔스럽게 입 밖으로 나오는 건가. 진담이면 어이없고 농담이면 재미없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다고 쳐도 진중권이는 이명박 때 중앙대에서 짤리고 백수로 지낸 시절보다 지금이 더 못한 시기라고 생각하는 건가? 설마 그때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우리나라는 민주주의가 과잉돼서 문제다’라고 했던 말을 믿은 건가? 중권이의 정신세계 당췌 이해할 수가 없다. 하긴 변희재와 토론해서 발리지를 않나 조두순 타령하는 윤서인 유튜브와 자본주의라는 유령이 배회하는 성제준 유튜브 추천하지를 않나. 중권이 수준이란 게 그런 거겠지.

 

진중권은 왜 저렇게 되었을까?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다. 주류도 아니며 신분도 낮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애초에 중권이는 민주당과 진영이 달랐다. 대한민국 진영은 보수, 진보 진영이 아니라 보수, 민주, 진보 진영으로 나뉘어있다(링크). 보수 진영이 너무 막강하다 보니 민주, 진보 진영이 힘을 합쳤던 적이 있을 뿐이다. 진보 진영에 해당하는 정의당이 민주당 편들어준 적 있나?

 

애초에 중권이는 민주 진영의 편이 아니었다. 이건 중권이와 같이 책을 낸 나머지 넷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다. 그들은 진보 진영 인사들일 순 있어도 민주 진영 인사들은 아니다. 그러니 그들이 민주 진영 쪽을 공격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미래통합당과 조중동이 자기편을 들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는데 중권이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 그게 신비하다. 하긴 뭐 자기 불러주고 돈 주는데 고맙다고 생각하려나? 불러주면 아무 데나 간다니 무슨 일본 전국시대 낭인도 아니고.. 아 맞다. 부인이 일본 사람이었지? 낭인 맞네. 

 

진중권과 아이들이 민주 진영 지지자가 아니라는 건, 민주 진영 쪽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이라는 말로 문재인 정부 비판을 시작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그 사람들에게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민주 진영을 공격하기 위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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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트위터 캡쳐>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민주 진영 인사와 지지자들에게 큰 상처다. 자신이 노무현을 지지한다면 저런 식으로 그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노무현을 지지했던 척하며 ‘노무현이 살아있다면’이라는 말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이는 그저 노무현의 이름을 빌어 문재인을 까고 싶은 사람일 뿐이다.

 

두 번째 이유가 더 중요한데, 이건 착각과 사실이 결합되어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중에 자기들이 듣고 싶지 않은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문재인 이름을 내세우며 다짜고짜 욕을 하는 자들이 있다. 누가 채워주지도 않은 완장을 자기들끼리 나눠 차고 자신들이 문재인의 대리인이라도 되는 양 ‘온라인’에서만 온갖 행패를 부리고 다닌다.

 

나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 사람들은 이상하고 해악과 문제가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 국민의 40%가 문재인을 지지한다고 하면 어른들만 쳐도 몇 백만 명이다. 그중에 이상한 사람들이 없는 쪽이 더 이상한 거 아닌가.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과는 달리 문재인 지지자들을 대표하지 못한다.

 

이들은 SNS 같은 곳에 몰려다니면서 다짜고짜 욕을 한다. 누구든 욕먹으면 기분 나쁜 게 인지상정이다. 맨날 남 욕하느라 바쁜 극우 유튜버들도 지들이 욕먹으면 부들부들한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문재인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내걸고 문재인 이름을 외치며 욕지거리를 하고 악다구니를 쓴다.

 

욕을 먹다 보면 객관적인 판단이 흐려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욕을 먹은 이들은 처음에는 문재인 지지자 중의 일부를 전체라고 생각하다가 나중에는 문재인 지지자와 문재인을 혼동한다. 이 극성 지지자들이 문재인 지지자 중에서도 얼마 안 된다는 사실은, 이번에 책을 쓴 5인의 용자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처음에는 일부의 문재인 지지자들이 자신들의 적이 되었다가 그 다음에는 문재인 지지자 전체가 적이 되고 나중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전체가 자신들의 적이 된다. 여기까지 오면 이들의 머릿속에는 자신들은 독재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다는 착각만 남는다. 그러니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둥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 같은 어이없는 문장들이 튀어나온다. 대체 저 사람들이 문재인 정부로부터 어떤 핍박을 받았는가? 아는 사람 있으면 꼭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객관적으로 보면 저 사람들은 그냥 인터넷에서 자기한테 달린 악플 보고 빡친 사람들이고 정권과 그 정권 지지자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악플러랑 싸우면서 정권과 싸우고 있다고 착각하는 아픈 사람들이다. 책을 안 봤지만 전체적으로 그런 기운이 전해진다.

 

악플 보고 빡칠 수 있다. 하지만 악플러들과 싸우는 것이 ‘민주주의가 끝장날 위기 속에 정권과 맞서 싸우는 용기있는 투사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좀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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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진중권 페이스북 캡쳐>



어쨌든 책은 잘 팔리고 있단다. 베스트셀러 돼서 졸라 좋겠다. 부럽다. 인세로 돈 많이 벌어라 진중권이. 하긴 다섯 명이서 나누면 얼마 안 되려나? 그래도 몇 시간 털고 와서 백만 원+인세라니 얼마나 좋냐. 우리 중권이 팔자 좋아. 진짜 편하게 돈 번다. 되게 공정하네. 그치? 나도 그렇게 돈 벌고 싶다. 이런 거엔 불공정하다고 집회 안 하고 뭐하나 몰라. 미통당 세미나 가서는 얼마씩 받니? 맨날 조국, 유시민 욕하더니 돈 버는 일엔 열심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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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큰돈 쉽게 번 주제에 책 만드는데 5백만 원 들었다는 무식한 소리로 사람들 선동하지 말고.. 책을 원투데이 내본 것도 아니면서 왜 쓸데없이 거짓말을 하고 그래. 아니지 이게 미통당에서 자주 하던 거지. 법까지 바꿔가며 땅투기 해서 몇 십억씩 챙긴 주제에 남들 몇 천만 원 번 게 큰 문제라며 난리치는거..미통당 사람들이랑 어울리더니 잘 배웠네 중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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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

 

그리고 너 중앙대에서 짤리고 놀고 있을 때 동양대 최성해한테 소개해 준 사람 있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 사람한테 평생 감사하면서 살아. 어려울 때 은인이 진짜 은인이야. 사람이 은혜를 알아야 사람이지. 제비도 은혜를 아는데 은혜를 모르면 쓰겠니?

 

아 그리고 안 보고 평가하는 게 특기인 건 아는데, 그래도 윤서인이나 성제준 유튜브를 추천하고 다니는 건 창피한 줄 알았으면 좋겠다. 미학 전공 했다는 인간이 세월호 유족들 비하하고 공산당 선언 첫 문장이 뭔지도 모르면서 공산당 선언 리뷰하는 인간들 유튜브를 칭찬하냐? 하긴 끼리끼리 논다고 변희재 선배가 어디 가나. 아무튼 주류도 아니고 일개 X밥인 소인은 물러가도록 하겠다.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마주치지 말자.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