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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5.월요일


펜더


 


돌고래 기자가 쓴 <세종시 여론조사, 조작 맞다 >란 기사를 보면서 8초간 고민했다. 세종시가 그렇게 심각한 건가?(대전에 살고 있지만, 이쪽 동네 별 심각성 못 느끼고 있다. 지방뉴스에 나오는 거 봐도 애들이 떠든다는 느낌? 충청도 사람 특유의 속을 알 수 없는 모습 때문인지 무덤덤하게 지내고 있다) 돌고래 대전까지 와서 고생했네...나도 한번 써 보까? 이상한 3단 논법이지만, 여튼 그랬다.


 


때마침 필자와 20년 지기라 할 수 있는(내 고환붕우다) 놈이랑 술 한 잔 하기로 한 날이 이날이었다(충북에서 쪼그만 건설업체 운영하는 놈이다...말 들어보면 쪼그만 건 아니지만, 쪼그만 걸로 해달란다). 이 놈 만나면 늘 내가 얻어먹는다. 역시, 사업하는 친구 두면 좋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것도 아니고, 그냥 돌고래 기사 보다 필이 딱 와서 차 마시다 말고 기자수첩 꺼내서 인터뷰 들어간 거다. 사진 역시 이 녀석 신분을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안 찍었다(솔직하게 말하자면 귀찮아서 그렇다. 친구랑 술 마시다 말고 디카 꺼내고 그러는 거 좀 그렇지 않은가? 여자들 식당 가 인증샷 찍는 것도 아니고, 핑계 김에 말하지만, 돌고래 기사보고 좀 뜨끔한 것도 사실이다 세상이 이렇게 흉흉한가?). 이 기사의 신빙성에 대해서 의심할 수도 있겠지만, 믿어도 그만 안 믿어도 그만이다.


 




 


전제 1.


 


이 인터뷰는 필자 친구이자, 중소 건설업체 관계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주장이다. 술자리 푸념이다. 물론 '위험한' 이야기가 몇 개 나왔지만, 이 부분은 삭제했다(밥줄을 끊을 순 없잖은가?)


 


전제 2.


 


되도록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비속어나 욕설은 그대로 올렸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인터뷰를 위해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만난 게 아니다. 친구들끼리 만나서 노가리 풀다 '이명박'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이야기가 나름 '재미' 있어서 그걸 그대로 옮긴 거다. 전문 인터뷰나 그런 거 기대하지 마라(나 역시 인터뷰 딴지가 몇 년 만인지 가물가물하다. 취재나 자료조사를 위한 인터뷰는 간간히 땄지만, 기사용 인터뷰 딴지는 정말 오랜만이다)


 


전제 3.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인터뷰이가 업계 관계자이기 때문에 지극히 주관적이다. 이 녀석 말이 다 맞는 말이고, 이명박은 무조건 나쁜놈이라는 단순논리...아니다. 인터뷰 중간 간간히 이명박 편들어 주는 날 너무 욕하지 마라. 최대한 객관적인 걸 끌어내 볼까하는(그런 걸 바라는 거 자체가 무리지만)...그냥 흉내한번 내봤다. 반론권 보장도 못해주는 술자리 푸념이지만, 그래도 나름 기사꼴은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 그냥 술자리 푸념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냈다고 생각하고, 특별한 의미 두지 말고 가볍게 읽어라. 그게 이 인터뷰의 핵심이다.


 


전제 4.


 


전문용어나 기타 업계용어는 당시 상황 상 오기나 오타가 날 수 있고, 녀석도 떠오르는데로 문맥만 맞게 말한 것이므로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분위기상 그대로 올리기로 한다.


 


전제 5.


 


녀석의 신분보장을 위해 가명을 쓰기로 했다(까놓고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 돌고래 기사보면서 나도 자기검열을 하는 건지...진짜 세상이 이렇게 흉흉해 졌나? 미네르바같은 글을 올린 것도 아니잖은가?). 인터뷰 다 끝내고 가명을 고르라고 말하니 '성룡'을 가명으로 해달라고 했다. 이소룡이 안 나온 게 다행이다. 녀석의 부탁에 따라 가명은 성룡으로 정했다.


 


1. 아는 놈이 더 무섭다


 


성룡과 3차로 자릴 옮겼을 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됐다. 다즐링과 핸드드립 커피를 사이에 두고, 진지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펜더 : 이명박 이야기 좀 하지 그래?


성룡 : 왜?


 


펜더 : 재밌잖아. 네가 하는 이야기 일반인들 아무도 몰라. 나가면 대박 칠 거 같은데?


 


성룡 : 내 밥줄 끊을 일 있냐? 세무서 한번 떠봐. 우리 같은 구멍가게는 딱 하루면 탈탈 털려서 거덜 나고, 건축면허 팔아야 해.


펜더 : 에이, 사진도 안 찍고, 가명으로 써준다니까. 그리고 고료 나오면 내가 한번 쏠게.


 


성룡 : (살짝 동요) 어디에 올릴 건데?


펜더 : 딴지?


 


성룡 : (실망) 야, 아직도 거기서 노냐? 돈은 나오냐? 거기 나오는 돈으로 뭘 쏜다고 그래? 이제 좀 메이저로 나가야지.


 


펜더 : 요즘 정신 차렸어. 나름 재밌다니까 그러네...그리고 돈도 나와. 이번에 재밌으면 내가 더 달라고 할게. 회 어때? 좋은데 가자.


 


고료 나오면 한번 쏘겠다는 걸로 녀석과의 인터뷰를 끌어낼 수 있었다. 나름 생각 있고, 괜찮은 놈이지만, 딴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반신반의한 상태다. 딴지스들...노력해야 한다. 정말로...


 


펜더 : 이명박 대통령 되면서 네들은 좀 살만해 졌냐?(정공법으로 치고 들갔다)


성룡 : 살긴 개뿔이 사냐? 그 자식 대통령 되고 나서 어떤 말 나왔는지 아냐?


 


펜더 : 무슨 말?


성룡 : 아는 놈이 더 무섭다고...명박이가 노가다 출신이잖아?


펜더 : 글치.


성룡 : 2008년인가? 자본금 신고 할 때 이 바닥에서 이런 말들이 돌았어. 아는 놈이 무섭다고, 노가다 판 빠꼬미가 대통령 되더니만, 앞문 뒷문, 다 막아버렸다고...노가다 출신이다 보니까 우리 수법 다 안다는 거지. 아는 놈이 더 무서워...


 


펜더 : 같은 노가다라고 기대하지 않았어?


성룡 : 살짝 기대한 것도 있었는데, 까놓고 이렇게 족칠 줄은 몰랐지.


 


펜더 : 어떻게 족쳤는데?(대충 알고 있다. 주변에 노가다가 워낙 많아서...)


성룡 : (한숨) 건설업체들은 1년에 한번씩...그러니까 연말에 자본금 신고라는 걸 하거든? 대한건설협회에다 우리가 자본금이 얼마다 그걸 제출해야 하는 거야.


 


펜더 : 그런데?


성룡 : 토목은 7억, 건설은 5억, 종합건설은 12억 자본금을 맞춰서 신고해야 해. 통장에 자본금이 이만큼 있다. 그걸 꽂아 넣은 다음 서류를 올려야 하지. 그런데 이명박 전에는 그게...그래 까놓고 말해서 12월 31일 날 자본금 맞춰놓고, 다음날 그러니까 1월 1일 날 뽑아서 쓸 수 있었거든. 원래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유도리 있게 간 거지.


 


펜더 : 그게 이명박 들어서고는 빡세게 조진다?


성룡 : 빡세면 어떻게 비비기라도 하지, 이건 뭐 숨통을 꽉 쥐어짜내니...그때는 대충 채권으로도 맞추는 경우도 있었어. 건축 하는 애들은 5억만 채워 넣으면 되니까 현금 1억, 채권 4억 그런 식으로 5억 만들어서 신고하는 거지."


펜더 : (비웃으며) 야, 그게 뭘 맞추는 거야? 그거 채권 복사 뜨는 거잖아.


 






까놓고 말해, 지방 1, 2군 제외하고 연말에 자본금 맞출 수 있는 곳 드물다(지방 1, 2군도 허덕이는 경우 있다. 전국구 1군이 자빠지는 세상에...). 험난한 경제위기라고 떠드는 요즘이 아니라도 평소에 자본금 5억, 7억, 12억을 맞출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더구나 그 돈을 한 달 정도 묶어놓는 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래서 나오는 게 '업체'에 찾아가 채권을 복사 뜨거나 해서 가라로 신고하는 거다. 연말이면 건설업체로 무작위로 팩스 날아온다. "자본금 필요하신 분.", "자본금 맞춰드립니다." 등등등(스팸메일로 대출광고 날아오는 거랑 똑같다). 예전 시세...그러니까 2007년도에는 채권 1억 복사 뜨는데 200~250만원 정도 했다. 간단히 말해서 채권을 사서 자본금을 맞추는 게 아니라, 채권을 빌려서 우리가 자본금이 이 정도 있다고 가라 신고를 하는 것이다.


 






성룡 : (웃으며) 글치, 국민채권 같은 걸로 한 4억 찍고, 현금 1억 맞춰서 5억 정도로 자본금 신고 들어가면 또 1년 장사하는 거지.


펜더 : 그게 요즘은 완전 빡세졌다는 거지.


성룡 : 글치, 일단 채권이 안 되는 거야.


 


펜더 : 그럼, 현금으로만 맞추라는 거야?


성룡 : 좆된거지. 애들 완전 돌아버리려고 하잖아.


 


펜더 : 너네 동네에 너 같은 애들이 얼마나 되냐?


성룡 : 우리동네? 충북 말야? 글쎄...입찰 쏠 때 보니까 거의 350대 1 정도되던데...특수업체랑 이것저것 합하면 400개 정도 될 걸? 나도 자세히는 몰라. 왜? 알아봐 줄까?


펜더 : 걍 물어봤어. 너 같은 애들이 얼마나 될까 해서.


 


성룡은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점점 몰입했다. 차 안에 있는 각종서류들을 가져와 '객관적 자료'라고 딴지에 올리라 했는데, 내가 거절했다. 딱 보면, 신분추적이 가능할 거 같아서 되도록 증거는 남기지 않으려 했다(진짜 궁금한데, 요즘 진짜 이런 세상인가? 특별히 나쁜 말 하는 것도 아닌데, 잡아가고 그러는 건가?).


 




 


성룡 : 뭐, 건축하는 애들 중에서 심한 놈들은 5억을 전부 채권으로 맞춰서 밀어 넣는 애들도 있었거든.


펜더 : 자본금 신고 못 맞추면 어떻게 되냐?


성룡 : (심드렁하게) 밥숟가락 놔야지. 영업정지 떨어지니까.


 


펜더 : 네들도 먹고 살기 힘들겠다.


성룡 :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도 마. 연말 되면 머리 쥐 내린다. 연말연초되면 완전 윗돌 빼서 아랫돌 막고, 정신없다니까...거기다가 기성실적신고 내야지. 대한기술인협회가서 증명서 떼야지. 장난 아냐. 노가다로 밥 빌어먹고 사는 거 못할 짓이다. 명박이 되고 나서 이것도 졸라 빡세졌어.


 


펜더 : 그건 나중에 하고, 자본금 이야기 마저 하자. 그래서 어떻게 변한건데?


성룡 : 일단 채권을 안 받는다는 거야. 그럼 방법 있나, 현금으로 자본금 맞춰야지.


 


펜더 : 사채 끌어다 쓰는 거냐?


성룡 : (피식) 야, 사채도 뭔 담보가 있어야지. 건설업체 뒤져봐라 죄 근저당 설정돼 있어. 우리 같은 하청들이나 중소업체들 털면...진짜 개털이야.


 


펜더 : 그럼?


성룡 : 까놓고 말해서 이명박 대통령 되고나서 돈 있는 전주들만 신났어. 있는 놈들만 챙겨주는 더러운 대통령이라니까. 푸하하하하


 


펜더 : 구체적으로 말해봐.


성룡 : 그래도 배운 도둑질이 노가다라 이 짓은 계속해야 하니까 현금으로 자본금을 맞춰야지. 충북에서만 3~400개가 넘잖아 노가다들이. 얘네들이 돈이 어디 있겠냐? 이때 전주들이 붙는 거야. 자본금 맞춰주겠다. 단...한 달 동안 빌려주는데, 1억 당 5~6백 정도 붙는 거지. 누워서 딸딸이 치기지.


 


펜더 : 진짜? 그 시스템이란 게 어떤건데?


성룡 : 전주들만 대박친 거지...2007년도 신고 들 갈 때만 해도 1억당 3백이면 얼추 쇼부 봤는데, 2배가 뛴 거야.


펜더 : 이색희가...사람들 알아듣게 설명하라니까!


성룡 : 색희가 갑자기 욕을 하고 지랄이야? 확 안한다?


펜더 : 아...알았다니까. 어여 해봐.


 


성룡 : (팔짱끼더니 진지하게) 일단 자본금이 1억이 모자르다. 그러면 1억을 빌려야 하잖아? 근데 이때쯤 되면 주변 탈탈 털어서 겨우 그거 맞춘 거거든. 하늘이 두 쪽 나도 돈 구할 때 없다는 거야. 왜? 이미 털 거 다 털어서 맞춘 거니까. 그러면 천상 전주한테 가야지. 1억이면 일단 5백 정도 마련해. 그런 다음 인감증명, 건설업 증명서, 등기부 등본...이건 말소상황 포함된걸루다가, 통장 도장에다 고무인 같은 거 다 털어서 들고 가. 그런 다음에 5백을 그쪽에 줘. 사채 쓸 때 선이자 떼는 것처럼 5백 먼저 줘. 그런 다음에 같이 은행에 가면 통장에 1억 쏜 거 보여줘. 그런 다음에 그쪽에서 통장이랑 도장 가져가. 물론, 통장은 근저당 설정 해놓고.


 


펜더 : 그러니까...그쪽에서도 안전장치를 한 거다?


성룡 : (고개 끄덕이며) 걔들도 안전장치가 있어야지. 통장은 우리 통장인데, 이쪽에서 엄한 맘 먹고 들고 튀면...뭐 들고 튄 놈 쫓아가는 애들도 있어. 그것도 졸라 재밌어. 차라리 이걸 기사로 쓰지? 외국으로 튄 놈 잡아오면 4할 찍고 들어오는 거 있는데...


 


펜더 : 아 됐구, 계속 해봐.


성룡 : 뭐 그런거야. 한 달 동안 찍고 있다 자본금 신고 끝나면 돈 뽑아간 다음에 통장이랑 도장 우편으로 날아오면 상황종료. 시마이지.


 


펜더 : 휴...네들이 잘한 거 하나도 없잖아?


성룡 : 더 들어봐. 중요한 건...우린 구멍가겐데, 이명박이 되고 나서 전주들만 신났다는 거지.


 


펜더 : 아까 말했잖아.


성룡 : 까놓고 돈 있는 놈만 신난거지. 한 달에 이자 6백이라고, 충북에만 우리 같은 애들이 400개라 치면...그중 반만 자본금 맞춘다고 돈 빌려봐. 그 돈이 얼마겠냐? 충북 뿐이냐? 팔도에 있는 노가다들 다 뽑아봐. 이명박 들어와서 돈 있는 놈들만 신났다니까. 2배가 뛰었다니까 2배가!


 


펜더 : 진짜 누워서 딸딸이치기네.


성룡 : (심각하게) 더 큰 문제는 돈은 돈대로 그렇게 벌면서 뒤통수는 친다는 거야.


 


펜더 : 뒤통수?


성룡 : 아는 놈이 더 무섭다고, 까놓고 건설협회나 정부에서 우리가 이런 짓 하는 거 모를거 같냐? 다 알거든? 알면서도 대충 뭉개고, 눈감고...그렇게 있었던 건데, 명박이가 다시 한번 우릴 엿 먹인 거지. 공문 날아왔어. 예탁금 통장에 근저당 설정 된 건 안 받는다고, 그게 작년 11월인가? 기가 차더라고, 가뜩이나 연말이라고 심란한데 왜 하필 이때 그게 날아온 거냐고, 나중에 업자들하고 이야기 하다 들었는데, 충북에서 재신고 맞은 애들이 정확히 314개더라.


 


펜더 : 거의 다 이렇게 맞춘 거네?


성룡 : 글치, 전부 구멍가겐거지. 명박이가 노가다 출신이라 이 시스템을 알고 있고, 이걸 다 막아버리겠다고 작정을 한 거지.


 


펜더 : 근데, 그거 일반 국민들한테는 좋은 거 아냐? 객관적으로 보자면, 명박이가 건설업체의 종기를 큰마음 먹고 짜내겠다고 칼 뽑은 거 아냐?


성룡 : 휴...아닐말로 내가 노가다 아니면, 명박이 하는 게 맞는 말이지. 명분 좋잖아? 부실공사 없애고, 하도급 업체들...그러니까 노가다 아저씨들 간조(일당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떼먹고 튀는 거 없애고, 좋지...근데, 우리도 국민이거든? 까놓고 용산 보자. 법적으로보면, 서울시가 맞고, 정부 하는 일이 맞아. 근데 그게 뭐하는 짓이야? 제도, 시스템이 약자보호를 외면하고 법은 이렇다 말하고, 그 사람들보고 이 엄동설한에 나가 죽으란 소리잖아. 그래놓고는 법적으로는 합법적이다 그러면, 할 말 없지.


 



 






용산참사까지의 비유는...나도 판단유보다. 어쨌든 명박이가 들어선 다음 중소건설업체가 힘들어진 건 사실이다. 이건 경기 탓도 있겠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 중소건설업체의 자본금 신고와 1, 2차 행정신고가 강화된 탓도 있다(는 것이 녀석 주장이다). 이게 이명박의 본심인지, 아니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건설관계부처의 생각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확실한 건 '명분으로만 보자면' 명박이가 하는 일은 '좋은 일'이다. 왜? 부실업체 정리해서 건설 '선진화'도 이루고, 하도급들도 돈 제대로 받는 것 좋지 않은가? 그 과도기에 내 친구는 서 있는 것이다.


 


펜더 : (잠깐 분위기 돌렸다) 넌 자본금 다 맞췄냐?


성룡 : (씩 웃으며) 내가 누구냐? '깨끗한 돈'으로 다 맞췄지. 막판에 2억 후달려서 그거 채우느라 뺑이 쳤지만, 어쨌든 다 맞췄어. 내가 내 자랑하는 거 같아서 그런데, 이 판에서 빚이랑 자본 맞춰서 또이또이 맞출 수 있는 거 힘들거든. 근데, 난 내일이라도 폐업신고 들가면 다 맞춰서 손 털고 나올 수 있어. 피보는 사람 없고, 돈 줄 거 다 맞추고 나올 수 있거든. 요즘 난 벤츠나 에쿠스, BMW 몰고 다니는 사장 보면서 웃는다니까, 겉으로 보면 차 좋잖아? 근데 그 사람들 요즘 돈 꾸러 다니느라 정신없거든 것두 1~2천 빌려보겠다고 여기저기 손 벌리는 거...다 알 거든. 보면 웃긴다니까. 다들 가오 챙긴다고 저러는데, 가오가 다 뭐야? 일단 돈 맞추고, 내 식구들 챙기고 그게 먼저 아냐?


 


이색희...쫌 멋진 건 알았지만, 다시 봤다. 나름 인터뷰라 가오 잡는 것 일수도 있지만...빈말이 아니란 건 녀석의 얼굴만 보면 알 수 있다. 달리 20년 넘게 사귄 놈이겠나?


 


펜더 : 다시 생각해 보면, 네 말도 일리는 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보면 명박이 하는 말이 맞아. 까놓고 우리 집안도 노가다 집안이잖아. 나도 접대 뛰고, 영업 돌리고, 다 해봤잖아. 근데 이건 아니었거든.


성룡 : (인상 찌푸리며) 네 말 맞아. 나쁘다는 게 아니야. 선진화? 좋지. 근데 지금 있는 애들은 어쩌라고? 충북에서 입찰 쏠 때 보통 350개가 달려든다고, 근데 그 중 314개가 재심사라잖아. 그게 뭔 말이냐? 거의 대부분이 허덕이는데, 얘들 다 길거리로 내몰면 어쩌라는 거야? 거기 딸린 식구들은? 내가 봐달라는 소리가 아니잖아. 까놓고, 나 이번에 자본금 맞췄고, 이 회사 하면서 우리 하청들한테 신용 하나로 살아왔거든, 난 다 까놓고 사업해(좀 흥분했다). 나 이만큼 밖에 없다. 5천 줄게 있어. 그럼 지금 당장 3천 먼저 꽂아준다. 나머지 2천 한 달만 더 기다려라. 내 사정 이렇다. 까놓고 말하거든. 그리고 그거 지키거든. 나 같은 케이스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거지만, 다른 애들은 어쩔건데? 명분 좋지. 아니, 그게 정답이야. 싸그리 정리해서 튼튼하고, 똘똘한 놈만 살아남아라. 네들이 선진건축해라...좋지. 근데 말야. 이게 다 밥 먹고 살겠다고 하는 짓이지만, 그래도 없는 사람들 돌아보고 해야 하지 않냐? 무턱대고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이러이러한 방법도 있다. 네들 힘든 건 아는데, 계속 이러면 국민들 힘들어진다. 설득도 하고, 걔들 살길도 터줘야 하는 거 아냐? 그냥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면 뭐 나오냐?


 


펜더 : 그럼 넌 명박이가 왜 그런다고 생각하는데?


성룡 : 큰놈들...1, 2군만 살아남아라 이거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크허허허


펜더 : 크크크


성룡 : 한때 4대강 하기 전에 좆만한 건설사들 일괄로 싸그리 정리하려고 저러는 게 아니냔 말도 돌았어.


 


4대강 이야기는 이따가 하기로 하고, 이 이야기를 좀 더 하기로 했다.


 









 


펜더 : 그래서 연말 되면 돈이 돌아야 하는데, 안도는구나.


성룡 : (고개 끄덕이며) 암묵적인 룰이지. 연말 되면, 미수금...하청들 지급할 돈도 전부 자본금 맞추는데 들어가거든, 업체한테 전화하면 알아서 끄덕이지. 나도 줘야 할 게 1억 정도 있는데 전화했잖아. 자본금 맞춰야 한다. 우리가 1월 말까지 자본금 맞춘 담에 네들 거 챙겨줄 거다.


 


펜더 : 그럼?


성룡 : 다들 알았다하고 기다려 줘. 암묵적인 룰이라니까. 연말에 자본금 맞춰야 한다는 거. 네말대로 명박이가 보기엔 이게 종기를 짜는 고통일수도 있겠지만, 그 사이의 고통은? 걍 참는거야? 그래 그것도 뭐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 치고, 그 다음은? 걔네들 길바닥에 다 나앉으면, 누가 걔들 데려갈 건데? 우리 같은 애들은 국민도 아닌가? 우리 같은 애들은 그래도 넘어가. 문제는 우리 하청들이야. 예전에는 얼추 챙겨 줄 수 있는 것도 요즘은 이빠이 밟아 넣은 다음에 줘야 하거든, 하청 애들도 죽을라 그래. 근데 어쩌냐? 이렇게 쪼이는데, 쪼이면 쪼일수 밖에 없지.


 


펜더 : 하긴...그래도 이렇게 쪼이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좋아지는 거라고 생각된다.


성룡 : (울컥) 아, 씨바. 누가 아니래? 맞는 말이지. 근데, 그 맞는 말이 큰 놈들만 돈 벌고, 없는 것들은 길거리 나 앉아라는 논리라서 문제란 거잖아.


펜더 : 알았어 색희야. 왜 화를 내고 지랄이야?


 


성룡 : 아까 전주 얘기했지? 걔들 분명 이명박이 찍었을 거야. 덕분에 지금 돈 장사 잘하고 있잖아. 앞으로 우리 같은 구멍가게들 쓰러지고 자빠져봐. 그래 까놓고 구조조정이라 치자, 쌍용 애들처럼 길바닥에 나 앉아서 뭐 먹고 살라고? 남은 애들은 산다고? 그게 자본주의야? 요즘 건축면허 얼마 하는지 아냐? 명박이 서기 전에는 1억 5천, 2억 불렀어. 요즘? 8천까지 떨어졌어. 두고 봐. 더 떨어질 거야. 계속 한 말 또 하게 만드는데, 결국은 다 먹고 산다고 하지만, 쉽지 않아.


 


그리고 정권 바뀌면 어쩔건데? 원래 부자랑 정부란 게 그래...경기 좋으면, 부자들 쥐어짜다가, 경기 후달리면 슬슬 눈치 보며 부자들 보고 돈 풀라고 그러잖아. 이렇게 쪼는 게 언제까지 갈 거 같아? 개혁이라고? 개혁 좋지. 이명박이가 하는 게 진짜 개혁이라면 나도 감내할 수 있고, 버텨낼 자신 있어. 뭐 지금까지도 잘 버텼고, 너도 알겠지만 나 호락호락 넘어질 놈 아니거든. 이명박이가 채로 걸러낸 그 안에 들어갈 자신 있거든. 근데, 그 다음은 뭐야? 정권 바뀌면 또 어떻게 될까? 공무원들? 걔들 믿냐? 걔들 정권 바뀌면 눈치 봐. 지들 목줄 달려있으니까. 정권 입맛대로 간다는 거지. 내가 답답한 게 이게 진짜 개혁인지, 정권 잡고 분위기 타는 건지를 모르겠다는 거야...뭐 대충 알지, 뭔지는...근데, 개혁이라면 뭔가 비전이 있고, 목표치가 있어야 할 거 아냐. 일단 때려잡고 살아남은 애들 키우자? 씨바 여기가 정글이냐? 하긴 정글 맞긴 하지만, 그래도 우린 사람이잖아. 난 그게 싫어.


 


2. 4대강 사업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주장


 




작금의 중소건설업체 이야기들을 한참 더 썰을 풀었지만, 더 밝혀지면...좀 문제가 심각해지는 이야기라 넘어가기로 하겠다. 다음은 이 녀석의 지극히 주관적인 4대강 사업에 대한 이야기다. 역시 상당부분 덜어냈고, 그냥저냥 술자리 푸념이라고 생각할 수준의 글만 뽑아냈다. 솔직히...요즘 세상이 좀 그렇잖은가? 몸 좀 사리자.


 









 


펜더 : 야, 그래도 이명박이가 4대강 사업 하면 뭐라도 떨어지지 않겠냐? 네들 솔직히 기대하지 않냐?


성룡 : (심드렁) 까는 소리하고 있네. 우리 같은 애들은 거기 들어갈 수도 없고, 그 가격에 맞출 수도 없어.


 


펜더 :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예산안이 벌써 나왔다는 거야?


성룡 : (웃으며) 몰라, 걍 내 생각이야.


펜더 : 이색희 유언비어 유포하고 있네? 너 그러다 잡혀가.


성룡 : 그냥 내가 통박 굴려보니까 그렇다는 거지.


 


펜더 : 네 통박이 뭔데?


성룡 : 내가 높으신 분들 생각을 어떻게 알겠냐만, 나도 시멘트 밥 좀 먹은 놈이거든? 명박이가 왜 목숨 걸고 4대강 하는 거 같냐? 경기회복? 자기 임기 중에 업적? 업적 좋지...전두환이 88고속도로 닦고, 영삼이가 고속철도 뚫고...뭐 하나씩 세우고 싶어 하잖아(중간 생략. 여기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 발언들이 나왔음). 명박이도 뭐 대충 그 셋 중 하날건데...마지막 거(마지막 거는 삭제했다. 이거 위험했다)라는 거거든...근데 문제는 명박이는 다른 대통령이랑 다르단 말이지. 왜? 명박이는 시멘트 밥을 먹었거든. 돌아가는 판을 아는 거야. 당장 4대강 시작하기 전에 전국구 1군들 죄 불러서 한마디 할 거야.


 


펜더 : (흥미진진했다) 뭐라고?


성룡 : 나도 시멘트 밥 좀 먹었거든? 네들 하는 짓 다 알아. 무조건 원가에 맞춰.


 


펜더 : 그게 뭔 소리야? 비즈니스 프랜들리 아냐? 길 가는 사람들 물어봐봐. 건설사들 뭐 챙겨줄려고 4대강 한다고 그러지.


성룡 : 야, 그걸 대놓고 할 수 있냐? 그리고 예산안 통과하려고 해봐봐. 국회의원들이 가만 있겠냐? 다들 지랄 쌈을 치고 앉아 있는데...


 


펜더 : 그럼...최대한 낮춰서 예산 잡는다?


성룡 : (고개 끄덕이며) 명박이도 나름 자기 업적 생각해야 할 거 아냐? 원전 수주 할 때 생쇼했잖아. 나름 싸고 튼튼하게 4대강 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겠냐? 얼빵한 다른 대통령은 10조 들 갈 일을 난 그 반만 줘도 할 수 있다...뭐 그런 식으로 말야. 까놓고, 나름 건설통이잖아. 시멘트 밥 그 정도 먹었으면 콘크리트 비벼서 참을 먹을 짬밥인데...(웃음)


 


펜더 : (같이 웃으며) 바이브레이터로(시멘트 부울 때 잘 퍼지라고 넣는 거 있다. 예전 딴지가 팔던 부르르가 아니다) 안마하고..


성룡 : (웃음) 글치, 모르긴 몰라도 4대강 예산...그거 짤 때 명박이가 일일이 다 살펴봤을 거야. 나름 통박 굴려서 원가에 최대한 맞추라고 했을거라구.


 


펜더 : 그럼 거기 참여하는 건설사는 뭘로 먹고 사냐? 정말 땅 파서 먹고 사냐?(땅 파고 먹고사는 건 맞다)


성룡 : (진지) 이건 진짜 내 개인적인 추측인데, 아마 주변사업, 그러니까 주변부대사업권을 걔들한테 주지 않을까 하는 거야.


 


펜더 : 주변부대사업?


성룡 : 왜 있잖아. 공원부지조성사업이라든가, 펜션사업...까놓고, 강 뚫리고 정비하면 땅값 안 오르겠냐? 건설사들 보고 땅장사하라는 거지. 너도 알잖아? 건설사들 땅 졸라 많은 거?


 


펜더 : 그러니까 네 생각은 명박이가 4대강은 원가에 맞추고, 대신 주변부대사업권을 걔들한테 줘서 수익을 보전해 준다?


성룡 : 뭐, 지방 하청업체 하는 놈의 짧은 생각이지.


 


펜더 :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방 건설사들로서는 좋은 일이잖아? 건설경기 살아나고


성룡 : (심드렁) 그게 우리까지 오겠냐? 전국구 1군이라면, 다들 지들이 쓰는 하청들 데려다 쓰지 않겠어? 나라도 내 하청들 데려다 쓰겠다. 나도 다른데 입찰 따서 갈 때도 내가 세팅해 놓은 소방, 설비, 전기 데리고 가서 일하거든? 일하기도 편하고, 나중에 돈 문제 생겨도 서로 다 아는 상황이니까, 지금 이 만큼 밖에 없다. 다음번에 퉁치자...뭐 그렇게 갈 수도 있잖아. 근데, 처음 하는 애들이랑은 아무래도 좀 그렇잖아?


 


펜더 : 그래도 기본적으로 일감이 늘어나니까 나아지지 않겠어?


성룡 : 만약 내가 말한 게 사실이라면, 1군들도 원가로 일을 받는 거야. 그럼, 하청들한테도 원가로 밀어붙일 거거든? 그럼...그 원가 못 맞춰.


 


펜더 : 아닐 수도 있잖아.


성룡 : 아닐 수도 있지. 근데, 내 생각은 그래.


 


성룡은 심각하게 자기가 한말을 되내이며, 자기 생각을 고집했다.


 









 


펜더 : 그래도 일주면 할 애들 있을 걸?


성룡 : (고개 끄덕이며) 있겠지. 실적신고 하려면 일을 해야 하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하겠지. 1년에 1억 5천은 맞춰야 하거든, 입찰근거가 있어야지만 살아갈 수 있으니까. 뭐 하겠지.


 


펜더 :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거 아냐? 그래도 건설경기가 돌긴 돌아야지 사는 거 아냐? 명박이가 그렇게 하리란 보장도 없고 말야.


성룡 : 그러니까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 그러잖아.


 


펜더 : (웃으며) 그래도 너보고 공사하라면 할 거지?


성룡 : (진지하게) 우리 같은 쪼만한 것들은 잘못 먹으면 토해.


 



 


성룡은 진지하게 '우리 같은 쪼만한 것들은 잘못 먹으면 토해.'란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명박이가 건설통이고, 나름 건설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건설사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내 친구 성룡이는 명박이에게 비관적이었다. 개인적인 성향 때문인지, 아니면 시멘트 밥을 먹은 짬밥 때문인진 모르지만...명박이한테는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하긴, 지금까지 한 말을 종합해 봐도 녀석이 이명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으니...이건 넘어가기로 하자.


 


3. 세종시 이야기


 


자리가 거의 파할 때쯤 녀석에게 마지막 화두를 던졌다.


 


펜더 : 야, 세종시는 어떻게 생각하냐?


성룡 : (피식 웃으며) 세종시? 너 세종시 가봤냐?


펜더 : 아니, 안 가봤는데.


성룡 : (씩 웃는다)


 


이런 걸 썩소라 해야 하나? 녀석은 그냥 웃기만 했다.


 


펜더 : 뭐라 말 좀 해 봐.


성룡 : (웃으며) 안 가봤으면서 잘도 떠든다니까, 죄 텔레비 나오는 화면 보면서 뭐가 좀 된 듯 하잖아? 지금 한참 터 닦고 있겠거니 하고...자료화면부터 바꿔야 한다니까.


 


펜더 : 뭔 소리야?


성룡 : 가봐. 허허벌판이야.


 


펜더 : 그러니까 뭘 짓겠다는 거 아냐.


성룡 : 기본적으로 난 충북이잖아. 충남이잖아 그거.


펜더 : 그러니까 분위기랑 뭐 그런 거


성룡 : 그냥 허허벌판이야. 거기 땅 샀던 애들이 작년에 좆됐다...뭐 그런 이야기 듣다가, 요즘은 뭐가 됐든 개발하면 돈 벌었다 그런 이야기 듣고...


 


펜더 : 그래도 삼성이란 그런 애들 들어오잖아.


성룡 : (심드렁) 들어와봐야지 아는 거고, 까놓고 말해서 그거 뒤에서 무슨 말 없었겠냐?


 


아마도 이건희 회장의 사면이랑 세종시 계획을 연결한 듯하다.


 


펜더 : 그래도 기업들 많이 들어오잖아.


성룡 : 야, 기업이 들어오면 뭐? 걔들이 지들 손해 보면서 들어오겠냐? 들어왔는데, 아니다 싶으면 걍 나가지. 까놓고 말해서 경기도에서 규제 다 풀잖아. 나라도 공장 짓는다 치고, 충남에서 들어와 짓는 거랑 경기도에서 짓는 거 두 개가 있어. 경기도가 평당 20만원이 더 비싸. 나? 당연히 경기도 가지. 왜? 거기서 일하는 게 편하니까. 너 같음 들어오겠냐?


 


펜더 : 야, 대전에 정부청사 들어와도 별 거 없었잖아.


성룡 : (코웃음) 뭐? 특허청 들어온 거? 걔들 와서 뭘 어쩌란 건데? 와도 좀 힘 있는 것들이 들어와야지 그런 빽 없는 것들 들어와서 뭘 어쩌라고? 오려면 좀 힘 쎈 것들이 들어와야지...그래 검찰청 같은 거 들어 와봐. 한방에 훅 갈걸? 맘 같아선 국회의사당 같은 게 들어와야 하는데...


 


펜더 : 기본적으로 정부부처가 이전해야 한다?


성룡 : 당연한 거 아냐? 정부가 움직여야 기업들이 따라 움직이는 거지. 자족도시? 까는 소리 하는 거지. 기업들이 거기 들어가는 거는 했다 치자. 만약에 나온다하면 뭘로 잡아둘 건데? 나라도 거기서 손해 보면 손 털고 나와.


 


펜더 : 그래도 거기 공사하고 그러면 네들한테 손해 볼 건 없을 거 아냐?


성룡 : 내가 말했지? 거긴 충남이고, 난 충북이라고...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삼성이 들어오면 지들 회사 데려다가 쓰지. 걔들은 또 하청 없냐?


 









 


한참을 그렇게 이야기했다. 성룡이는 세종시에 대해서, 그리고 그 주변인들도 세종시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다는 걸 확인 할 수 있다. 어찌보면, TV에 나오는 정치인들만 입에 거품물고 덤비는 것일 뿐 현실의 우리는 별 생각이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성룡이나 내가 특이한 걸까?)


이쯤해서 세종시 관련한 대전 쪽 분위기를 말할까 한다. 저번 주던가? 서울에서 내려오다 대전역 지하철 입구 옆에서 민주당 대전지구당 위원장인가? 그 사람이 무슨 단식농성 비슷한 걸 하고 있었다. 천막치고 농성장을 꾸렸는데...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대전 사는 지인들의 분위기도 엇비슷했다.


 


- 작년 연말에 플랜카드 몇 장 붙어있던데? 행복도시 어쩌고, 규탄대횐가 뭔가 한다는데...


- 하면 좋은 거지. 근데, 말들 나왔잖아? 이명박이가 엎어버릴 거라는 건.


- 몰라 TV에서 떠드는 거 같은데, 정치인들은 아주 난리를 치는데, 글쎄...난 잘 모르겠는데?


 


내 주변 지인들의 반응이다. 솔직히 이들이 평균적인 대전시민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나름 서구와 유성구에서 집 한 채씩들 가지고, 자식 교육 잘 시키며 사는 중산층들이다. 그들의 반응은 충청도 사람들 특유의 속내를 모르는 마음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뭐 지금도 그럭저럭 살고 있고, 뭐가 들어온다고 생활이 확 달라지고 하는 게 아니라는 걸(피부에 와 닿는) 경험했기에 그런 건지도 모른다(정부청사 들어왔을 때 설레발 쳤지만, 좀 지나니까 잠잠해졌다).


 



 


대전에서만 25년 가까이 산 나도 세종시가 들어와서 뭘 어쩌냐는 그런 느낌이다. 대전지역은 의외로 움직이는 분위기가 없다.


 


충남 연기 쪽 분위기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뭐 여하튼 그렇다. 이래서 대전지역이 무시당하는 걸까?


 


각설하겠다. 내 고환붕우와의 5시간 가까운 인터뷰 아닌 인터뷰는 이렇게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녀석이 뭐라뭐라 말했는데, 그건 올리지 않는 게 낫다는 내 개인적인 판단이 들었고, 억지로 문맥 맞춰서 인터뷰 잡아 늘여봤자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어정쩡하게 끝을 내게 됐다.


 


솔직히 이런 글을 올려야 하는지 고민도 많이 했다. 별 내용 없다는 생각도 들고, 혹시나 이 별 내용 아닌 거 때문에 덜컥 친구 놈이 불이익을 받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있었다(돌고래 글 보면서...괜히 겁났다). 솔직히 이 꼴 같지 않은 글 올리면서 주춤 해야 하는 상황이 2010년 대한민국의 모습이 아닐까? 이런 걸 두고 자기검열이라고 해야 할까?


 


인터뷰 풀면서 내내 생각하는 한 가지가, 앞으론 인터뷰 같은 거 따지도 말고 글 정리하지도 말자는 생각이었다. 그냥 맘 편하게 군사기사나 생활 기사나 쓰면서 속편하게 지내야지 어딘지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기분이었다. 그나마 고료 나오면 친구 놈에게 밥이나 한번 쏘자는 생각으로 끝까지 글을 정리했다. 이런 엿 같은 마음이 드는 지금 상황이 참...좆같다.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