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6.화요일
SamuelSeong
인도의 Uttar Pradesh주의 주도인 Lucknow에서 동쪽으로 약 200키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아요디야'라는 도시가 있심다. 겐지스 강과 관련된 모든 사진들이 다 찍히는 Varanasi는 동남쪽 155키로미터 떨어져 있죠.

바라나시, 비가 카메라 광고를 이 동네에서 찍기도 했죠.
그런데... 인도 아저씨들이랑 이야기 섞다가 이 '아요디야'라는 지명 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얼굴이 굳어버리게 된답니다. 이 사연, 좀 쩝니다.
사건은 1991년 전국정당을 꿈꾸던 한 정치세력(참고로 인도는 땅덩어리와 머릿 숫자가 워낙 많다보니 주 단위를 넘어서는 전국정당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이 힌두교 성지순례를 시작했던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 성지순례를 기획했던 분들, 간디 암살을 자행했던 조직 RSS가 대거 포함되어 있는 Bharat Janata Party(줄여서 BJP)라는 정당이었습니다. 이 분들, 당명부터 심상찮은 분들이죠. 우리가 아는 인도는 Republic of India지만, 지들 말로는 Bharat Ganarajya라고 부릅니다. 번역하면 '태양족의 나라'되겠습니다. 그리고 Janata란 "사람, 부족"등을 의미하는 말이니 'BJP' = '태양족의 정당'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 언론엔 '인도인민당'으로 주로 번역됩니다만, 사실 '힌두민족주의 극우정당'입니다. 이 분들 정당강령의 핵심은, '힌두교들의 국가건설'인 '힌두트바'라는 것이죠. 상태 심하게 매롱인 인도 파시스트들 되겠습니다.
하여간 1991년, 총선을 앞두고 이 정당은 선거운동을 종교 집회로 시작합니다. 출발지는 솜나트리, 종착지는 아요디야였죠. 그런데 이 두 곳 모두 기구한 역사를 가진 곳입니다.
솜나트리는 힌두신인 크리슈나가 죽었다고 알려진 곳입니다. 힌두사원이 있었던 곳인데, 타지마할을 만들었던 샤 자한의 아들네미인 아우랑제브가 힌두 사원을 갈아버리고 모스크를 만들어놓은 곳입니다. 전통적으로 힌두교 관용정책을 폈던 무굴제국을 한 방에 회교원리주의 국가로 만들어놓은 아우랑제브라는 놈은 지 애비를 감금하고 형제들을 몽땅 다 죽이는 골육상쟁을 벌이고 정권을 잡은 놈이라는 걸 감안하면 뭔 일이 벌어졌을지 대충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요디야 역시 마찬가지였죠. 힌두교 전설의 명군 라마가 다스렸다는 지역이 거기거든요. 민족의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라 역시 여기도 힌두사원이 있었던 곳인데 역시 아우랑제브라는 놈이 갈아버리고 모스크를 만들어놓은 지역입니다.
'힌두교들의 국가 건설'이라는 넘의 정당이 '성지순례'를 기획하면서 이 두 곳을 출발지와 종착지로 선택했던 것이 우연이었을까요? 이 분들, 배우들을 기용해 힌두 신들의 '강림'을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집권기에 핵실험을 실시했던, 심하게 상태 황당한 분들입니다. (자세한 이야긴 여기 클릭 )
머... 자신이 부두교 목사임을 커밍아웃하신 이 분들의 행각보다 훨씬 스케일이 크긴 합니다. (클릭) 킁...
아요디아에 있었던 비스리 모스크는 라마 신상을 가지고 신경전이 거의 1여년간 벌어지다 결국 일단의 RSS조직원들로 추정되는 놈들에 의해 1992년 12월 6일, 폭파됩니다. 이 사건 이후 인도 전역에서 무슬림과 힌두교도들간에 테러와 역태러가 이어지면서 거의 3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사망자가 발생하죠.
당시 주지사는 대통령에게 계엄령 발동을 요청했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책까지 썼지만... 이 갈등은 계속 이어져 2005년엔 무슬림들의 보복테러로 인해 인도 기차가 홀랑 타버리는 사태까지 연결됩니다.

당시 주지사가 쓴 책...
다종교가 사이좋게 어우러져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라고 설레발을 치는 인도아저씨들에게, 92년과 2005년의 아요디야는 금기 단어들 중에 하나가 되어버린 셈이죠. 이 동네 이야기 꺼내면 분위기 흉악해지는 이유... 이젠 아시겠죠? 머 Uttar Pradesh주에서 종교분쟁을 교통정리하다가 한 해에 죽어나가는 경찰만 2006년 기준으로 1000명 수준인 곳이니 더 뭐라고 하겠슴까만...
자... 그런데 가카 내외께서 인도에 가셨습니다. 영부인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답니다.
김수로왕·아유타국 공주 후손 김윤옥 여사 "고대 인도 왕실과 혈연관계"
... 청와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고대 가락국(가야)의 시조인 김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 왕실의 공주 허황옥의 후손이다. 삼국유사 가락국기편에는 "서기 48년 인도 아유타국(현 아요디야) 왕실의 허황옥은 먼 항해 끝에 당시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해상왕국 가락국에 도착해 김수로왕과 혼인했다"고 쓰여 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가락'이라는 말은 인도 고대어로 물고기를 뜻하며 물고기 두 마리가 마주보는 형태의 쌍어(雙魚)를 아유타국 사람들이 숭배했고 이것이 가락국의 이름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기사 전문보기 클릭 ) |
그런데... 아유타국의 현재 지오그라피칼 로케이션이 문제의 땅, '아요디야'입니다;;;
OECD국가 수반의 영부인께서 스스로 우리를 '부마국'이라고 칭한 셈에다가... 하필이면 힌두 파시스트들에게 '승리의 땅'과의 인연을 강조하시다...
옛날 옛적, 그러니까 본 기자가 '국민학교'라는 곳에 들어갔었을때... 대한민국의 어른들이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곤 쥐뿔만큼도 없었던 시절에... 어르신들은 대한민국의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파란 하늘'과 '사계절이 있는 국토'가 자랑스럽다고 가르쳤었습니다.
아우랑제브가 자기가 갈 수 있는 곳들의 힌두사원이란 사원들은 다 박살을 내놨기 때문에 인도의 문화유산이라고 하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 무굴제국의 유적지들입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셨다는 보리수 옆에 세워진 Mahabodhi Mahavihara 사원처럼 정말 찾아가기 힘든 '오지'에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말이졉.
그런 판이다보니, BJP아저씨들은 '대륙넘들의 구라'와 '인종적 특성'을 가지고 설레발을 칩니다. 예수님과 징키스칸의 무덤이 인도 대륙안에 있다는 뻥, 혹은 자기들이 '아리안 민족'이기 때문에 몽골리안들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가르치는 식으로 말이졉. 외부의 시크한 관찰자인 저 같은 넘에겐 뭔 헛딸딸이냐 싶은 이야기들입니다만.
여튼, 그런 판국에 21세기에 태양족의 제국을 꿈꾸는 BJP아저씨들에게 영부인의 저 말씀은 어떤 의미를 가졌을가요? 입이 어떤 모양이었을지 쉽사리 상상할 수 있지 않으신가요? 좋아서 입이 찢어졌을 것이라는데에 제 한 달치 월급을 겁니다. -_-
영부인께서 남의 나라가서 그 나라 야당이 초강세인 지역과의 '깊은 인연'을 강조하신 겝니다. 지지정당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이해관계가 엮이는 정당에는 한정없이 냉정한 것은 어느 나라를 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인도의 경우엔 이게 좀 더 심한 편이죠. 인도 공산당 아저씨들과 이야기 잘못 풀었다가 '미 제국주의의 스파이'라는 소릴 듣는다거나, BJP지지자와 이야기하다가 '파키스탄 지지자'라는 등의 이야기 듣는 황당한 경험하는 거...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이토록 정치적인 입장에 있어서는 조그만한 틈도 허용하지 않는 인도 정치판에서... 참 '양국의 우대'를 위해 이 '깊은 인연'이 어떻게 보였을지 궁금할 뿐입니다. 전두환 시절에 청와대에 와서 '광주'와 피의 인연이 있는 어쩌구... 라고 하는 수준이었을테니 말입니다.
부디, 이게 국내언론에만 보도되고... 인도언론들에겐 비보도로 진행되었길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머 인도 영자지들 검색해보니 이 소식이 밖으로 나온것 같지는 않은 것 같지만요. 힌두 파시스트들에게 있어서 '승리'의 상징인 지역과의 인연을 영부인이 강조하셨다는 거. 인도 파시스트들에겐 뻐꾸기 날린 거라 말입니다.
그나저나 정말 궁금한건... 회사 밥 좀 먹은 입장에서 남의 회사에 미팅 갈때면 그 회사 사람들이 뭔 생각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당연히 조사하고 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CEO 대통령께선 이런 식으로 영부인 의전이 진행되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시는게 아닌가란 점입니다.
전임자인 고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만 하더라도 제3세계 국가들에 갈때 그 나라의 가장 유명한 시인의 싯구절을 자주 인용했었을 정도로, 꼼꼼하게 현지 상황을 챙겼던 편입니다. 혹시 이것도 ABR(Anything But Rho!)의 연장인가요? 받아쓰기 참 열심히 하시는 언론사들은 또 뭔가 싶습니다만.
파토님 때매 가입한 twitter @ravenclaw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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