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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과의 만남 -2-

2010-02-0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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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3.수요일


파토


 


 




관련기사심상정과의 만남 -1-



 



 -1편에 이어 


 




파 : 지역구인 고양시에서는 운동권, 진보정당 같은 느낌보다는 일 잘하는 사람, 인물 이런 이미지가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심 : 실제 일 열심히 해요(웃음)


 


파 : 지역 이야기하니 생각난 건데, 제가 고양 지역에서 심 대표님을 지지하고 다니는 ‘총통님’이란 어르신을 알지 않나(웃음)? 총통님이란 사람을 보면서 참 궁금했던 건데 이데올로기로는 완전히 반대편에 있는…


 


심 : 자유총연맹 원로고 별명이 총통이죠(웃음)


 


파 : 그런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심상정 진짜 일 잘한다, 이러면서 쫓아다니는.


 


심 : 요즘 그 분이 저한테 반했습니다(웃음).


 


파 : 이런 건 이제 업무 능력이라든가 사람의 매력 같은 것이 작용을 하는 거라고 생각되는데. 그쪽의 지원을 통해서도 경기지사 선거, 도움이 될 것 같으신가?


 


심 : 저는요. 지역에 내려가서 총통이란 분을 만나서 느낀 건데요. 중앙정치의 이념들이 건강하고 순수한 지역주민들에게 얼마나 독이 되는가를 잘 알았어요. 사실 총통님 같은 경우도 너무 선량하시고 또 자기가 보는 대로 판단 하시더라구요.


 


처음에는 그 분도 색안경을 쓰고 보셨는데 한 1년 같이 마을학교 활동 같이 해보면서 정말 이렇게 신선한 정치가 있고 이렇게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또 주민들과 함께 일을 만들어 가는 이런 모습을 난생 처음 봤다는 거예요. 정치는 숱하게 봤지만.


 


그래서 누가 뭐래도 난 심상정 편이다. 이번 도지사 선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그러시거든요. 저는 그런 주민들의 순수한 열정, 그것을 모아내는 것이 수구보수 세력에 이념적으로 윤색된, 아주 켜켜이 쌓인 구태를 벗겨내는 것이다,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여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파 : 총통님은 자유총연맹에서 자리까지 맡고 있는 분임에도 사심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심 : 그렇죠. 그분은 아주 보수적인 견해를 많이 가지고 계시지만 직접 보고 겪고 경험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한 자기 판단을 쌓아 갖고 계신 걸로 봤습니다. 그래서 참 순수한 분이시구나.


 


저도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가를 가지고 사람을 색안경 쓰고 보는 측면이 있는데, 누구나 진실은 통한다는 생각은 많이 했고 저희가 그만큼 충분히 다가가서 손잡고 진실을 알려드리면 얼마든지 국민들이 진보정치에 따뜻한 손을 내밀 거라는 그러한 확신, 용기를 갖게 해준 분입니다.


 


그리고 그것뿐만 아니라 지역구에서 다녀보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이 나는 당은 한나라당이지만 우리 심대표는 정치발전을 위해서 굉장히 소중한 분이니까 다음 번엔 꼭 찍어준다,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파 : 그게 진짜로 표로 연결될 것이다?


 


심 : 예. 저는 그 분들, 오히려 그 진정성이 표로 연결될 거라고 봐요.


 



- 혹시 그런 만큼 잃는 표도 생기는 건 아닐까


 


파 : 총통님이나 우익 계열 인사들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열심히 뛰면 순기능도 있겠지만 역기능과 오해도 있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소속이나 직함 때문에.


 


심 : 그런 분들이 저를 지원하기 위해서 나서는 것은 뭐 금전적으로 바라는 게 있거나 정치적으로 음해할려고 그러는 게 아니거든요. 진짜 바른 생각 갖고 있고 능력 있는 심상정 같은 사람이 도지사가 되야 된다는, 정말 평범한 국민의 사랑과 신뢰라는 거거든요. 그런 분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모아진다면 당연히 도지사 당선될 거라고 보고 그런 분들이 이제 선입견을 피차 많이 가지니까 그런 오해는 별도로 풀어야죠.


 


이념으로 재단하고 가르는 이런 전략은 수구보수의 전략이다.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파 : 수구보수의 전략 말씀하시니까 생각 난 게, 며칠 전에 송복이라는 연세대 명예교수라는 분이, 일흔이 넘은 분인데, 공식적인 자리에서 국민의 25%를 차지하는 진보성향 사람들은 법치의 대상, 교육의 대상이고 국민 통합의 대상이 아니다, 여차하면 버리고 간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심 : 국민의 몇 %요?


 


파 : 25%라는 수치가 어디서 나왔는진 모르지만 자기는 그렇게 얘기 하는데, 그 분 주장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분개했었다. 우리도 수구 보수를 버리고 가자는 소리는 안 하는데 이 넘들이….


 


그런 의미에서 소위 말하는 극우 꼴통이라는 이런 분들에 대해서도 심 대표님은 끌어 안고 가야 되고 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심 : 저는 그 분들은 주변화시켜야 된다고 보죠. 


 


파 : 주변화.


 


심 : 나머지 75%, 그러니까 그 분이 얘기하는 75%가 진실을 바로 보게 하고 우리의 힘을 더 키워서 지금 송교수 같은 분들을 주변화시키는 것이 저희의 전력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오히려 그 분들이야말로 사실은 한 극단에 계신 분들인데, 그 분들이 싸움을 걸 때 거기에 맞짱을 떠서 싸우는 것이야 말로 그들의 이념적 대립구도에 휘말리는 꼴이라고 보구요.


 


정말 순수한, 우리 국민들. 좋은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들에게 더 다가가고 더 헌신함으로써 수적 다수를 만들어 냄으로써 그런 분들을 통제하는 그런 전략으로 가야 하지 않나…


 


파 : 그러니까 결국은 그 75%가 사실은 송교수 본인 같은 사람들이 아니고 총통님으로 대변되는…


 


심 : 네 그렇죠. 머 이미 과반수가 넘는 국민들이 제발 MB나 한나라당을 막아달라고 주문하고 계신 거 아니십니까? 저는 그런 의사를 표명하지 않는, 또 투표를 안 하는 절반의 국민들은 최소한 이 정권의 정치에 대해서 기대를 버린 분들이라고 보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면 그분이 거꾸로 25%를 착각하지 않으셨나 이런 생각이 좀 듭니다. 보통 투표하는 50%만 놓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야권의 어떤 연대와 재편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건 투표한 50%내에서의 재편이라고 보구요.


 


그러나 투표를 하지 않는 50%. 이 국민들을 어떻게 투표장으로 불러 들이냐가 중요하죠. 정치영역으로. 이분들은 대체로 어떤 문제인식을 가지고 있냐면요, 이분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을 딱 두 마디로 요약할 수 있어요. 하나는 정치가 밥 멕여주냐, 또 하나는 그 놈이 그 놈이다 이거죠.


 


그래서 결국은 한나라당이 됐든 민주당이 됐든, 국민들 입장에서 볼 때 자기 삶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설명할 수 없다는 게 대한민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그런 점에서 아까 한나라당에 대항해서 연대는 하지만, 야권 내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필요하다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 놈이 그 놈이다라고 생각할 때 이분들은 절대 투표장에 안 나온다는 거죠. 그래서 두레박 끈을 민심의 바다로 더 깊이 내리는 그런 경쟁을 해야지만 진정으로 수구 보수세력을 넘어설 수 있는 그런 대안정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파 : 말씀 들으니 노대표님의 서울시장 출마나 심대표님의 경기지사 출마 다 그런 연장선상에서의 활동이라는 의미다.


 


심 : 저는 지금 야권이 난립되어 있는 것도 그렇고 진보정당으로서의 성찰할 부분은, 아직까지 우리 국민들이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분명히 알고 있지 않다, 진보정당은 도대체 뭘 할려고 하는 정당이냐, 진보정치가 하고자 하는 바는 뭐냐… 이 점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이 폭넓게 공감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


 


이것이 진보정당의 위기와 난립으로 가는 핵심적인 원인이라고 보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번 지자체 선거 과정에서 진보정치가 하고자 하는 바를 국민들에게 광범위하게 알리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뛸려고 합니다.


 


파 : 아까 얘기로 돌아가서, 그러면 이제 두 분이 당선되는 경우, 진보신당엔 이제 새로운 사람들이 출현해서 총선과 대선을 치러야 된다는 건데, 총선은 놔두고라도 대선의 경우 누가 진보신당에서 대선후보로 2년여 내로 만들어져서 출마할 수 있나. 이런 생각을 하면 좀 깜깜해 지는 게 사실 아닌가?


 


심 : 서울과 경기도는 우리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거든요. 서울과 경기도지사에 당선이 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집권세력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진보신당에도 아주 유능한 분들이 많구요. 진보신당 안팎에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분들 중에 유능한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또 아직 진보신당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도 공천에 줄을 서지 않을까.


 


파 : 허허허.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당선되면 집권세력이 된다…


 


심 : 당선되면 2012년에 집권이죠. 집권당에 너무 줄을 많이 서서 어떻게 골라내야 할지 고민하겠죠(웃음)


 


파 : 자신감이 보기 좋으시다(웃음). 허나 현실적으로 노대표님이나 심대표님이 중간에 시장이나 도지사를 그만 두고 다시 대선에 나온다거나 하는 상황이 만들어 질 수도 있지 않나.


 


심 : 뭐… 정치인은 뒷날을 미리 말할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도지사로 선택해 주셨으면 도지사로써 실력을 보여드려야죠. 그게 도리라고 봅니다.


 


파 : 원칙은 그렇지만은 상황이 되면은 대선에 나오실 수도 있다는 거?


 


심 : 아니, 저는 경기도에서 복지도지사, 교육도지사로서 국민들께 신뢰를 받으면 곧 그것이 대한민국 복지 국가의 길이라고 보기 때문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파 : 대선에만 집착을 할 필요는 없다라는…?


 


심 : 많은 분들이 대통령 되고 싶어하는 분들은 많은데 대통령 돼서 뭘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분은 많지 않다, 이런 질책을 많이 하시지 않습니까. 저는 경기도지사를 하면서 복지경기도, 자립경기도, 자치경기도를 실현하면서 이후에 우리가 집권해서 이런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이렇게 말씀 드릴려고 합니다.


 



- 결국 당선 가능성의 문제는 역시 아닌 거다. 두 사람으로서는 이번 지자체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당선되면 수도권을 관할하는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할 것이고, 낙선돼도 그 과정에서 진보신당의 의미와 역할, 가치를 충분히 알려나갈 수 있을 것이기에. 중앙 정치보다는 지방 선거를 통해 이 작업을 하는 것이 이너뷰 중에 설명된 진보신당의 현재 방향성과도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우원이 역으로 던진 질문, 즉 두 사람이 모두 당선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실은 별다른 대비를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도지사로 선출되는 경우 거기에 전념하겠다는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결국 진보신당의 다음 대선 카드는 노회찬 대표가 된다는 걸까? 실제로 서울시장 노회찬 보다는 경기지사 심상정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 같고..


 


함 지켜보시자.



슬로건


 


파 : 심상정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슬로건을 짧게 표현한다면 뭔가.


 


심 : 제가 이번에 엄마가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했거든요. 저는 엄마가 행복한 대한민국이 더불어 함께 잘사는 공동체 대한민국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엄마가 행복할려면 아이들의 미래가 열려야 합니다. 그리고 남편 일이 안정적이어야 하죠. 그 다음에 어르신들이 건강하셔야 해요. 그래서 엄마가 행복한 건 우리모두가 행복한 것이죠.


 


그런 점에서 아이들 문제, 그리고 일자리 문제, 그리고 어르신 건강문제 이런 것들이 해결되는 대한민국, 제가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입니다.


 


파 : 결국은 이제 민생, 복지 이런 쪽을 굉장히 강조를 많이 하신다.


 


심 :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실천은 많지 않습니까. 딴지일보도 그 중에 하나잖아요. 노동운동도 그렇고 그 다음에 생협 같은 것도 그렇고.


 


그런데 정치의 고유한 소임이 뭔가 생각을 해보면 결국 권력을 다루는 분야라는 거죠. 권력이라는 건 또 뭐냐. 국민들이 공동체를 위해서 위임한 권리의 총화가 권력이라고 봐요. 그러기 때문에 정치는 그 권력을 공적 가치 기준으로 써야 되는 거라고 봅니다. 결국 정치의 결과는 국민의 삶, 국민의 생활이 얼마나 행복해 졌느냐, 그게 정치의 최종적 평가 기준이라고 보구요.


 


단순히 불쌍한 사람 도와주는 게 복지라고 많이 생각하는데요. 제가 말씀 드리는 복지는 인간이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조건들이 있습니다. 교육이든지, 의료라든지, 또 주거라든지. 이런 조건은 시혜가 아니라 기본이 되야 된다 이거죠. 이게 북유럽 사회거든요.


 


그런 점에서 모두가 함께 누리는 보편복지 국가가 되야 되고. 이제 복지가 곧 권리고, 그 복지가 곧 성장이고 그 복지가 곧 일자리거든요. 이제 위로부터의 경제성장은 끝났습니다. 위로부터의 성장은 재벌의 성장이고 그 다음에 고용 없는 성장이고 양극화의 성장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아래로부터의 성장은 곧 일자리와 복지가 연결되는 새로운 한국사회의 패러다임이라고 저는 생각하구요.


 


대선 경선 때는 세 박자 경제로 표현했고 이번에는 세 박자 복지로 표현을 하는데, 그런 생각이구요.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보편 복지. 그나마 시혜적으로 주는 복지도 전부 중앙정부에서 기획하고 관리들이 통제하는데 그렇게 되어선 안되고, 복지 수혜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자신들이 필요한 복지를 설계하고 또 기금도 조성하고 집행하는 그런 공동체 복지가 되야 된다…


 


그리고 교육, 의료, 또 주거 이런 거는 그 자체적으로 생태적이어야 지속 가능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자연과 건강을 파괴하는 녹색 성장 이런 게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함께 숨쉬는 녹색복지가 되어야 되구요.


 


그래서 단순히 민생복지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대한민국, 복지 공동체를 이루는 구체적 비전으로서 저희가 잘 벼려 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제도 있고 민주주의도 있고, 뭐 생태도 있고 평화도 있고 그렇습니다.


 


파 : 뭉뚱그려서 이야기하자면 정치의 소임이라는 것이 결국은 보편복지다..


 


심 : 권력을 누구를 위해서 어떻게 쓰느냐가 정치지 않습니까? 그 권력을 도로 닦고 대형 건설 사업하는데 많이 써왔어요. 그거를 더 이상 콘크리트에 쓰지 않겠다는 거죠. 보도블럭 해마다 갈아 엎는 그 돈 가지고 아이들 무상급식하고, 또 성남 초호화청사에 3200억이 들었는데 경기도 관내 초등학교 아이들 80만 명 1년 무상급식 할 돈이 3022억 밖에 안돼요. 그런 건설업자 살찌우는 예산을 과감하게 잘라내서 아이들을 위해 쓰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결국 정치는 그런 돈과 권력, 각종 정책들을 누구를 위해서 어떻게 쓸 것인가, 그 우선 순위의 문제라고 보는 거죠. 그런 점에서 저는 그 우선순위를 확 뒤집겠다는 겁니다.


 


파 : 어떤 위치를,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 되는 정치인도 있을 것이고, 혹은 모든 사안에 대해서 철저하게 정치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하는 경우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근데 심대표는 실제로 국민들의 생업이라던가, 일자리라던가, 복지, 교육, 환경, 이런 부분에 직접 다가가겠다는 말을 많이 하신다. 그것이 이제 결국은 중앙정치보다는 경기도지사가 돼서 그쪽을 직접 챙기기 위해서 가시는 것이라는… 
  
심 : 진보정치는 보수정치와 달리, 국민의 돈을 어떤 우선순위로 쓰는가, 또 그렇게 해서 국민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아~ 한나라당이 집권하니까 경기도청을 삐까번쩍하게 지었더라, 하지만 심상정이 도지사가 되니까 건물 짓는 소리, 포크레인 소리는 많이 줄어들었는데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상급식을 받고 학급당 학생 수가 줄어들고 또 보육시설이 늘어나고 어르신들이, 보호자 없는 병원이 생기고 그렇더라.


 


그 차이가 국민들에게 느껴질 때 진보정치를 선택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이미 세계는 변화와 진보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구요. 국민들도 그것을 목말라 하고 있는데 다만, 문제해결 능력, 힘을 진보정치가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표의 떨림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구요.


 


어떤 분은 저한테 그렇게 말씀하세요. 심상정 이름 정도면 뭐하러 진보정당 구석에서 고생하냐, 기성정당에 가면 뭘 못하겠냐 이런 말씀 하시지만, 제가 해보고 싶은 것은 실제 정치를 잘하면 이게 국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습니다. 그게 제가 하고자 하는 거예요.


 


많은 분들이 제가 국회에 들어왔을 때, 어떻게 25년 동안 남들 다 빗겨가는 그런 노동운동의 길을 걸어 왔냐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오바마의 ‘담대한 희망’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이 뭐냐면, 자기가 시카고 빈민가에서 시민운동을 하다가 정치를 마음 먹게 된 배경에 대해서 잘 쓰고 있어요.


 


그 사람도 한 3년 동안 시카고에서 흑인들의 교육, 주거, 의료 이런 문제 가지고 조사도 하고 시민들 묶어서 시청에 항의도 가고 만나지도 못하고 조직도 깨지고 이런 경험이 많았는데, 어느 날 보니까 헤럴드 워싱턴이란 흑인 시장이 시카고에서 당선돼서 멋있게 법령에 사인을 하니까, 이 법에 효력이라는 게 엄청나게 크잖아요. 


 


아! 바로 저거구나, 저 권력을 잡아서 좋게 선용하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사회를 바꾸겠구나 이런 확신이 든 거죠. 그래서 정치를 하게 된 건데, 제가 정치를 하게 된 문제인식하고 너무나 같아서 제가 아주 굉장히 감동적으로 읽었어요.


 


파 : 사실은 노무현 대통령이 변호사를 하다가 국회의원으로 갈 때도 그런 생각이었다고.


 


심 : 예, 그렇습니다. 바로 그 점을 우리 국민들이 잊지 않고 있다고 봐요. 솔직히 말씀 드려서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성, 정치를 하게 된 배경, 나는 반칙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난 어려운 사람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진정성을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고 저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특히 경제, 민생 분야의 정치를 썩 잘하셨다고 보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빠 문화라는 거. 이건 여담인데 대중정치인이기 때문에 그런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건 매우 중요하죠. 그런데 저는 그 빠 문화의 성과와 한계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게 노사모 아닌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어떤 사랑과 헌신, 굉장히 뛰어났지 않습니까. 또 당선에 큰 역할을 했어요.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셔서 자신의 진정성을 실현시킬 수 있는 내각이나 참모를 구성할 수 있었느냐, 재경부 장관감이 있었느냐 교육부 장관감이 있었느냐, 그런 점에서 대통령 노무현이 사실은 자신의 꿈과 이상, 이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준비라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이후에 토로하신 걸 봤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상당히 공감을 하죠.


 


그런 노무현 대통령의 회한이랄까, 이런 것에 제가 17대 국회를 겪어보면서 많이 공감을 합니다.


 


파: 진보신당은 앞으로 그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하시겠다는?


 


심: 그렇기 때문에 말하자면 집권 해서 이상과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물적 준비, 그게 바로 정당이라고 봐요. 그런 점에서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인기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어떤 진보정당의 성공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우선적인 제 소명으로 생각하고 있죠.


 



-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해서 이너뷰 중 여러 차례 지적이 나왔다. 알다시피 한나라당이나 조중동과는 다른 지점에서의 비판으로 한미 FTA와 비정규직 문제, 동북아 금융허브론 등등이 쟁점이다. 이것이 옳다는 가정하에 지난 편의 보좌진(친노그룹) 책임론도 의미를 가지는 건데, 그 판단은 독자 열분들의 몫이다.


 


여하튼 우리나라 오버그라운드 정치 세력 중 가장 왼쪽이라고 할 진보신당의 심상정이 오늘 계속 강조하는 것은 좌파적 이데올로기나 민주주의 회복 같은 단어가 아니라 보편복지와 민생이다. 운동권 출신 진보로서 가지기 쉬운 정치 지상주의적 이미지를 민생에 주력함으로서 차별화하고 또 풀어나가겠다는 느낌.


 


그러나 지금 반MB 성향 국민들의 주된 관심사나 정서가 그것인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의문이 남는다.



향후 정계의 방향과 범야권 연대


 


파: 민주당과 국참당 쪽을 보면, 제 개인적인 생각은 민주당은 언젠가 정동영 체제가 들어서게 될 거고 그 다음에는 연대나 통합의 지분을 두고 민주당 정동영과 국참당 유시민의 긴 줄다리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리를 놓는 작업은 양당에 분포한 친노 인사들이 하게 될 거고. 지자체 선거는 아니더라도 총선 전에는 그런 방향으로 갈거라고 본다.


 


일례로 안희정 최고위원은 정동영 의원의 복당에 대해 비판적인 언사를 쏟아내고 있지만 막상 민주당을 떠날 생각은 없어 보이고, 한편 국참당의 창당을 일컬어 ‘효과적인 재통합을 위한 분립’ 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건 명백히 통합을 전제로 한 말이다.


 


만약 그렇게 거대 야당 연합이 탄생하면 그들 위주로 정계개편이던 통합이던 주도되지 않을까, 그런데 지난번에 심 대표가 다른 데서 말씀한 걸 보면 민주당이 양보할 의사가 없으면 단일화던 통합이던 어렵다는 거다. 허나 그쪽이 더 커지고 강해지면 과연 진보진영에 그런 양보를 할 생각이 들 것이며, 그런 양보를 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진보신당 쪽에 있는가.


 




심: 저는 이제 우선 진보진영이 새로운 통합정당으로 재창당이 되면 2012년 선거에서 저는 최소한 교섭단체 이상은 확보할 거라고 봅니다. 왜냐면 지금 민주당이 재보선이나 이런 데서 낙승하고 있는 거는 MB가 가져다 준 표지, 당 지지율은 20%밖에 안되거든요.


 


그런 점에서 진보정당이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정당으로 가능성을 보여주면 국민들이 과감하게 표를 나눠주실 거라고 보고, 교섭단체 이상을 확보한다면 그 이후에, 특히 연대연합 정치는 훨씬 다양한 경로가 있을 것이라고 봐요.


 


그 담에 이번 단일화 과정은 저는 이제 진보신당에 뭘 내놔라, 이런 취지가 아니고 이 단일화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을 갖고 있는 민주당의 양보가 ‘배제’된 그런 단일화라면 실제 실현이 가능하지 않다, 근데 저는 민주당의 양보를 통한 단일화는 본적이 없습니다.


 


안산 같은 경우는 민주당이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안 한 거고, 또 지난 번 덕양 저 있을 때 선거는 민주당이 안한 거고, 그땐 민주당이 요구해서 제가 조건 없이 수용했는데, 이길 때는 이겨서 안되고 질땐 져서 안되는 경우만 봤지, 무슨 양보를 통한 단일화 사례를 본 적이 없어요.


 


그러기 때문에 제1야당의 양보가 배제된 단일화 거론은 의미가 없다는 말을 제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이 그렇죠. 그래서 민주당에 먼저 물어봐라 이런 거고요, 제가 그런 말을 한 뜻은 그 측면이 하나 있고 두 번째는 단일화란 걸 곧 민주당의 패권으로 인식하는 경향, 이것에 대한 경계였어요.


 


그래서 다른 당들이 출마하거나 정책 경쟁하는 거 자체를 일종의 역적으로 모는 일부의 시각, 이런 점에 대해서는 아까도 지적하신 것처럼 야권내의 단일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그만큼 대안 정당으로 신뢰할 만한 곳이 없다는 걸 이야기하는 것이고, 단일화의 의무 중에는 당장의 선거에 이겨라는 측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제대로 된 대안 정당의 출현을 열망하는 그런 기대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오히려 정책 대결을 통해서, 정책을 중심으로 한 재편, 이런 가능성을 쌓아가야 된다고 보는 거죠. 꼭 진보신당으로 뭘 해야 된다 이런 거 보다는.


 


파: 민주당이 항상 갑으로 처신하는 입장이라던가 자기네들에게 흡수되는 것만을 단일화의 목적으로 삼는 부분들이 문제라는?


 


심: 그렇죠. 머 갑은 갑입니다. 갑은 갑인데 문제는 그 갑이 온전한 갑이 아니라는 걸 인정해야 되고, 그리고 이런 야당의 난립 상황을 만든 것이 결국은 민주당 정치의 실패 때문에 비롯된 거라는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진보신당에 다 주라 이런 게 아니라, 서로 경쟁이 필요하고, 그런 속에서 대안 세력을 형성하는 길을 열어 놓는 거, 이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 심 대표는 경쟁의 가치에 대해, 그리고 그것이 ‘역적’으로 비판되는 것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정책과 진정성에 자신감이 있으니 그것으로 평가 받겠다는 거다..


 


현 정치판에서 진보신당이 가진 차별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그 차별점을 살려가면서 동시에 작은 세력을 기반으로 범야권 연대에 동참해야 한다는 난제가 가로놓여 있다.


 


그리고 친노 그룹에 대한 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현 정국에서 가장 선명한 구심점은 역시 노무현이고 정권 후반기가 되어 갈수록 더 그럴 것이다. 열정을 끌어내는 것은 이성보다는 감정이고, 철옹성 같은 수구 보수세력을 극복하기 위해선 그 열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 진보신당은 어떤 시대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



진보의 의미


 


파: 진보의 의미에 대해 여쭤보고 싶다. 저는 보수는 이익을 먹고 살고 진보는 이상을 먹고 산다고 말한다. 또 진보의 목적은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하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심대표께서 보시는 진보의 이상은 뭔가? 한 문장으로 규정한다면.


 


심: 저는 이제 보통사람들의 행복. 보통사람이란 말을 이제 노태우의 망령으로부터 해방시킬 때가 됐어요.


 


파: 하긴 보통사람이란 말이 노태우 땜에 완전 망가졌다(웃음).


 


심: 이제, 이미 해방시킬 때가 됐고요, 보통사람들의 행복, 그게 진보라고 봅니다.


 


파: 그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지 않고 우리 세대가 완결해야 할 꿈은?


 


심: 공정한 경쟁의 조건을 만들어 주는 거죠. 저는 그게 보편복지라고 봅니다. 그니까 부모의 돈과 지위와 상관없이, 아들이냐 딸이냐 상관없이 지역에 상관 없이 자기 능력과 노력을 가지고 평가 받을 수 있는 게 되야 되는데, 그럴려면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만을 뒷받침하는 복지가 아니고 공정한 경쟁의 전제조건으로서 보편복지를 실현하는 게 제가 가고자 하는 길입니다.


 


파: 지금은 이제 공정하지 못한 경쟁 속에서 젊은이들이 비뚤어진 꿈을 꾸고 있는데.


 


심: 지금 젊은이들이 가장 절망하는 거는 해도 안 된다는 거거든요. 요즘 뚜쟁이들이 옛날에는 신랑감 학벌, 직업을 얘기했는데 지금은 신랑감의 아버지가 누구냐… 이렇게 이야기할 정도로 지금 세습이 되어 있는 거죠.


 



- 진보의 이상은 보통사람의 행복. 그리고 공정한 경쟁이라는 표현. 가치판단을 떠나서 울나라 진보가 지난 2,30년 동안에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젤 중요한 잡질문들


 


파: 마지막으로 엉뚱한 질문 몇 가지 드리겠다. 저흰 무조건 이런걸 해야 된다.


 


심: 그러세요 ㅎㅎ.


 


파: 아이티 지진으로 미군 1만 명이 파병되었고, 현재 실질적인 미국의 아이티 점령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다른 나라 군대가 투입되어서라도 질서가 유지되는 것이 낫다는 말도 한다.


 


둘 중 심대표의 선택은 뭔가?


 


심: 저는… 너무나 처참하지 않아요? 아이티 국민들을 살리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봅니다.


 


파: 미군이 들어가서라도.


 


심: 머, 들어가서라도란 표현은, 암튼, 그게 어느 나라냐가 아니라 아이티 국민을 살리는게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파: 일단은.


 


심: 에, 그런데 제가 보도를 보니까, 인도주의적인 실천의 문호를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데, 미국이 공항에서 일정하게 통제를 하고, 말하자면 아이티 국민을 돕는 데 더 헌신적인 측면보다 다른 나라들의 인도적 지원을 컨트롤 하고 있는 문제들이 보도됐어요. 그것은 경계해야 된다고 보죠.


 



- 사람부터 살리고 보자는. 우원은 동감.


 


파: 트위터를 많이 쓰시는데, 트위터에서 블락이 뭔지 아시는가?


 


심: 네 압니다.


(블락 block 은 말을 나누기 싫은 사람과 대화를 상시적으로 차단하는 트위터 상의 명령어)


 


파: 블락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심: 음, 몇몇 사람을 초기에 했어요. 그런데 트위터는 소통의 공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블락은 자유지만, 저 같은 정치인은 그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 분이라도 다양한 견해를 들을 수 있어야 되고 또 보니까 트위터가 그런 공간이더라고요. 그래서 블락은 가급적 안 쓰면 좋지 않느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파: 사우나김(saunakim)이라는 분 아시는지?


 


심: 사우나김 압니다(웃음)


 


파: 청와대 국민소통비서로 있는 김철x 비서관.


 


심: (계속 웃음)처음에 주변에서 그 분을 블락을 해야 된다고 해서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 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제 생각은 그 누구든 소통의 일환으로 대하는 것이 좋다, 이런 생각이죠. 그건 제가 정치인이기 때문에.


 


파: 저도 블락하는 사람은 없고 사우나김하고 한두 번 미묘한 심리전을 한 적이 있다는.


 


심: 또 보수로 분류되는 분들이나 진보 계열에서도 까칠하고 비판적인 분들도 글을 올리시는데 그런 분들에게 저는 답변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진보나 보수나 퀄리티가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보수다운 보수, 진보다운 진보간에는 얼마든지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파: 다음 질문... 외계인이 있다고 생각하시나?


 




심: (폭소)그 저기… 에…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 같은 그런 외계인은 아니라 하더라도, 전 어떤 때 한참 빠졌냐 하면, 차원 있잖습니까? 차원에 한참 몰입했었어요. 동경대 수학과 교수님이 한 분 있는데 그 분이 쓴 2차원에서 3차원으로의 탈출이라는 책이 있는데, 지금은 어디서 구할 수도 없어요.


 


제가 차원에 대한 책을 거의 섭렵을 한 사람입니다. 근데 그 책에 보면 개미가 플로피 디스크를 통해서 3차원 세계로 나오는 얘긴데요, 인간의 지각능력으로는 3차원 세계밖에 못 보지 않습니까? 근데 우리가 지각하지 못해서 그렇지 4차원 5차원 6차원의 세계는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특히 왜 신들렸다고 하잖습니까? 서양에서는 심령과학이라고 하고 우리는 신들렸다고 하는 건데, 과거 세계하고 소통하는 분도 있고, 또 미래에 대한 예언을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한때 그것이 보통 사람이 감지하지 못하는 3차원 이상의 4,5차원의 세계와 소통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많아요.


 


파: 한때라고 말씀한다면 지금은 더 이상…


 


심: 지금은 머 고민하다가 결론이 안 나서... 과학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현대 과학의 한계로 규명이 안돼서 한동안 몰입하다가 손을 놔버렸습니다. 그게 종교관하고도 통하는데요, 말하자면 불교가 말하는 윤회라던지 내세라던지 그런 우주의 무한성, 인간의 유한성 이런 점에 대해서 저는 차원에 대한 몰입을 통해서 그런 인식을 갖게 됐죠.


 


그러다 보니까 단지 살아있을 때만이 아니라 이후를 위해서도 정직하고 착하게 잘살아야 된다, 이런 겸손한 생각도 갖게 됐죠.


 



- 언젠가 이 문제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벌여 보리라.


 


파: 사실 외계인 관련해서 제가 진짜 물어보고 싶었던 거는 따로 있다. 외계인이던 4차원 생물이던 간에, 발달하고 도덕적인 존재가 심 대표에게 찾아와서 자신들의 힘과 기술로 인류 평화를 이룩해 주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반응하실 건지.


 


심: 이전 같았으면 그런 일은 제 생애에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고 일축해 버렸을 텐데, 아바타를 본 다음에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웃음). 저는 그 아바타가 제가 생각하는 제가 꿈꿔왔던 그리고 진보정치가 꿈꿔왔던 그런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걸 보고 많은 분들이 열광할 때, 혁명적인 기술적 변화 때문만이 아니라 아바타가 그리고 있는, 그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서로 더불어 사는 영적인 공감이 크지 않은가 싶어서,


 


생각을 해 봐야죠. 하지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협상을 용의가 있습니다(웃음).


 


파: 진정성을 모르지 않나? 지배하려고 들 수도 있고..


 


심: 그러니 그걸 예단하지 않겠다는 거죠.


 


파: 오픈하고 협상을 해 보겠다는.


 


심: 그들의 진정한 뜻과 능력이 어떤지, 그런 걸 진지하게 살펴보겠다는 거죠.


 



- 황당한 질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여기에 대해 ‘인류 평화는 인간 스스로의 힘만으로’라고 답한다면 대책 없는 이상주의자고 ‘협상하겠다’ 라고 한다면 진지한 현실주의자다.


 


반대가 아닌가 느껴질지 모르지만 잘 함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파: 마지막 질문. 전여옥 의원이 표절시비가 있던 초기에 유재순씨에게 전화를 걸어 ‘쌍x야’ 라고 했다. 만약 전여옥이 심 대표에게 전화해서 이런 말을 한다면 머라고 대답하실 건가.


 


심: 너나 잘하세요.


 


파: 그 정도로? 겨우? 더 세게 나가셔야.


 


심: 더 이상의 대응이, 그런 정도 얘기도 굉장히 좀…


 


파: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심: 그렇죠 머.


 


파: 그래도 욕을 들으면 화가 나는데.


 


심: 머 별로 화가 날 일도 없습니다. 사실 그 분에게 관심 가질 여력이 없어요. 솔직히.


 


파: 마 딴지는 계속 관심 좀 갖겠슴다.


 


심: 아 딴지는 꼭 관심 가져줘야죠(웃음)


 




…이렇게 기나긴 이너뷰는 끝났다. 마 중간중간 우원 나름의 논평을 넣었지만 이 많은 이야기들을 해석하는 것은 온전히 독자 열분들의 몫이다.


 


인간 심상정은 이상의 끈을 부여잡고 있는 성실한 현실주의자다. 보편복지라는, 도무지 자극이라고는 없는 단어를 진보의 이상이자 정치의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노동운동가 출신의 정치인. 그런 지금의 그에게는 국회의원보다는 경기도지사가 더 어울리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한편 우리 앞에는 보편복지의 추구 외에도 민주주의의 회복 등 급히 풀어가야 할 문제들이 가로놓여 있다. 또 MB정권 동안 앞으로 남은 세 번의 선거가 결국은 노무현의 삶의 의미와 죽음의 책임에 대한 국민적 총의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노무현 개인뿐 아니라 그가 상징하는 민주주의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말이다.


 


여러 번 밝힌 대로 우원은 노사모도, 노빠도 아니었다. 그러나 노무현의 죽음에 대해 누구 못지않게 슬퍼하고 분노했던 입장에서, 기왕이면 그 목소리가 시간을 거슬러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리려는 노무현을 깜짝 놀라 되돌아서게 만들 정도로 컸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그래서 친노 그룹이나 민주당이 모든 것을 다 가져가야 한다면 그건 또 아닐 거다.


 


이 지점에서 연대와 통합의 묘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묘는 더 이상 잔기술이나 전략이 아닌 진정성 Vs. 진정성의 부딪힘이어야 한다. 심 전대표와의 이너뷰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정치인답지 않은 그의 직선적인 솔직함이었다. 때론 솔직함이 가장 큰 힘이다.


 


결국 연대던 통합이던 정말로 하려면 범야권이 모여 모든 정치적 가식을 버리고 확 까놓고 박 터져가며 부닥쳐 봐야 되는 거다. 너는 이거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너는 이때 뭘 하고 있었냐, 그건 이렇게 된 거고 너는 그때 이래서 내가 섭섭했고…


 


이런 너무도 인간적인 노력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너무 딴지스러운 거냐…?



암튼 6월 2일 지자체 선거 이후 가능하다면 심 전대표와 다시 한번 그 결과를 두고 이너뷰를 가질까 싶다.


 


왜?




금요일경 이춘근 피디수첩 광우병편 피디와의 직격 이너뷰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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