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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3.수요일


Samuelseong


 


본 기자, 먹고 살기 조낸 바쁘다. 가카의 삽질행각에 대해 일일히 토 다는 것도 구찮을 정도로. 하지만 지난 달의 인도 국빈 방문 기간에 벌어졌던 국내 언론(이라고 사업자 등록이 되어있는) 회사들의 행각은, 도저히 그냥 넘어가기 어렵더라. 아주 비데두만. 그 경쟁 또한 볼만해서, 이번 참에 아예 최고의 비데를 뽑아드리겠다. 똥 닦는데 휴지가 필요없으시게 된 청와대에선 해당사 신경 써주시면 대충 짝이 맞겠다. 킁



1. 비데 오브 비데



가카께선 종편이라는 로또를 임기말에 제공하겠다고 선언하신바 있다. 내수 경기가 바닥을 그리는 상태에서 광고가 달라붙을 리가 없는 시점이고 보면, 당해 로또를 챙기겠다고 덤벼드는 분들의 다급함을 이해 못할 건 없다. 조또, 대한민국 월급쟁이들이 출근시 항상 집에 놓고 나와야 하는 것이 간과 쓸개인데 그거 안 챙긴다고 뭐라고 하는건 극악무도한 짓이다.



중소기업에서 밥 벌어 먹고 살다보니, 원 잡으론 맘 놓고 술 먹는 것도 쉽잖아서 투 잡을(딴지 기고까지 포함하면 쓰리잡) 뛰고 있는 본 기자 역시 동시대를 사는 직딩이란 말이다. 원래 가카께서 인도에 계실때 쓰려고 했던 이 기사를 일욜과 월욜 저녁에 써야 할 정도로 바쁘고 피곤한 직딩으로서 동류의식 비슷한 걸 조금 가지거든.



그래도... 그래도 가카 인도 갔을때 니들이 한 짓들, 졸 황당했다. 자고로 빨아드리겠다고 작정했다고 하더라도 '자존감'을 지키려면 지켜보는 사람들이 스팩타클에 넘어갈 정도의 장엄함을 보여줬던 레니 리펜슈탈 정도는 되어야 지켜보는 입장에서 말을 마는 법이다.


 



Leni Riefenstahl. 1902.8.22~2003.9.8 독일산 영화감독.


대표작 '의지의 승리', '올림피아'등의 나찌 찬양 영화를 만들었음.


문젠 이것들이 하나같이 걸작 수준이라는 것


 


근데... 늬덜이 하던 거, 아무리 봐도 '장군님께선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드시고, 모래알로 일용할 이팝을 만드시었습네다'는 이야기랑 깻잎 한 장 차이가 안나더라는거지. 뭐냐 도대체. 너네도 '민족은 하나다'냐? 미학적으로도 안습이더라. 하긴, 빨아드리기로 작정했다면 아예 비데가 되는게 속편하긴 할게다.



<MB, 한국 기술 우수성 설파 '세일즈 외교'>, <제2의 원전 수출 거점 희망 준 한, 인 정상회담>, <'인도는 한국', '한국은 인도'에 기회의 땅> 등등등... 가장 압권은 'Times of India'와 서면 인터뷰했다는 소식이었다. 인도에 가본 독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주말 판엔 '자기 카스트가 뭐에 연봉 얼마며 어디서 일한다는 소개와 함께 신부 구한다'는 광고 싣는 이 신문. 삼일치만 모으면 잘때 배개로 쓸 수 있을 정도의 두께를 자랑하는 넘이다(촌구석으로 가도 하루치 조중동 합친 두께다). 그 많은 기사들 중에서 One of Them이라는게 뭐가 중요한거란 말인지?



지난 3년간 워낙 이런 일들이 만성화 되다보니, 먹고 살기 위해 못할 것이 없다는 넘들의 삶에 대한 태도는 참작해줘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순전한 마우스 삑사리로 이 기사를 보고야 말았다.








(전략)


 


한줄기 희망의 빛이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한다는 소식이었다. 인도 공화국 선포 60주년 기념일에 이 대통령이 국빈으로 초대받아 인도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한 포스코는 15가지 조건을 모두 이행하는 등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인도 정부의 태도도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한국 대통령 방문 전에 마무리짓고 싶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마침내 지난해 12월 3일 인도 정부는 MOU 체결 4년 6개월 만에 제철소 부지 1620만㎡에 대해 산업용지로의 형질 변경을 승인했다. UAE에서의 원자력발전소 수주에 이어 인도에서도 대통령의 순방 비즈니스가 빛을 발한 것이다. 포스코는 오는 10월쯤이면 일관제철소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후략)


 


원문보기(링크)



앞서 애썼던 모든 비데 행각들, 이 기사에 비하면 고장난 물총수준이었다.



이 기사가 왜 비데 오브 비데냐고? 따라와 바.


 




2. 용산, 혹은 아바타. 인도에서의 토지 수용 문제



작년 10월 7일, 자르칸트 주의 정보담당 경찰이 효수된 상태로 발견된다. 범인은 낙샬(Naxal, 인도 마오주의 반군. 얘네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보고 싶으시면 요기 클릭 ). 어느 동네의 고리대금업자를 죽였다거나, 초현실적인 소작료를 받아왔던 지주를 죽였다거나, 뭐 이 정도의 활약은 중앙지에선 단신 기사 수준으로 취급되던 수준이었다. 하지만 작년 10월은 정말 달랐다.



애매한 죄명으로 인민재판을 하고 지주 일가족을 몰살시켜 사람들을 당혹하게 만들더니, 웨스트뱅갈 주에선 고속도로가 불타는 사건까지 터지게 된다. 마침 이웃한 숙적(?) 파키스탄에선 10일에 이슬라마바드에서 남쪽으로 약 12키로 떨어진 라왈핀디시에 있던 파키스탄 육군성이 탈레반들에게 몇 시간 동안 점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양쪽 다 집안 단속이 우선 순위가 되어버리자, 인도 정부는 분쟁지역으로 악명높은 카쉬미르에서 보안군 7만을 빼서 낙샬 소탕에 나서게 된다.



이게 위의 기사와 뭔 상관이냐고? 인도의 영토에서 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낙샬들의 해방구나 다름없는 공간이... 한반도의 1.4배 정도 된다. 그리고 이들의 주요 활동지역이 비하르, 자르칸트, 우따르 쁘레더시... 그리고 오릿사다. 문제의 포스코 제철소가 위치한 곳이 이들 지역중에 하나란 이야기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전근대적 토지소유 구조가 변할 틈이 거의 없다는 것, 그리고 대도시에선 거의 깨져가고 있는 전통적 계급체계인 카스트 시스템이 대단히 공고하다는 점들을 꼽을 수 있다. 그러니 거기에 반기를 든 넘들이 자기 땅 삼고 있는거지.



이것 만으로도 어지러운데, 이들의 토지소유구조와 경작 시스템을 보면 더 엽기다. 원청->하도급->재하도급->재재하도급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건설현장과 사뭇 닮았다. 지주->소작농->농업노동자->불가촉 천민으로 권리 관계가 내려가고, 지주가 절반 이상(최대 80%!)의 소출을 소작료로 챙겨가면서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미약하나마 밑의 세 계층도 자기 권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빤짜야트(Panchayat)라는 인도의 전통적인 마을 이장 시스템이 낑긴다. 마을 단위의 행정기관이지만 동시에 '사형'을 제외한 사법기관으로 작동한다.



농업기반 사회에서 시스템까지 공고하게 짜여져 있으니, 토지수용에 애로사항이 만발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여기에 야심만 많은 인도의 귀족 NGO들과 역시 야심있는 정치 초년병들에게 '외국계 기업' 왼쪽 분들 흔히 쓰는 말로 '초국적 기업'은 아주 훌륭한 먹잇감이 된다. 엄기호씨의 책, '닥쳐라! 세계화'에선 중남미의 귀족 NGO들이 소개되었지만, 인도도 이들의 활동이 꽤나 황당한 형태들로 진행되는 걸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동노동 반대를 이야기하는 NGO들이 아이들의 재교육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실제로 투입하는 돈보다 포스터 제작비에 더 신경을 많이 쓰는 것 정도는 애교다. 국제적 시민연대라는 대의에 동감하는, 이른바 선진국들의 가난한 시민들이 자기 용돈 아껴서 보낸 돈으로 대표가 벤츠 끌구 댕기는 판이니까.



어떤 논쟁들에선 한 쪽이 '신자유주의'라는 한 마디를 꺼내는 순간, 논쟁이 종료되는 경우들이 있다. 비슷하게 '초국적 자본'이라는 한 마디로 사회적 공헌에 꽤나 신경 쓰는 회사의 모든 활동이 '무'로 한 번에 돌아가기도 한다. 보다 인건비가 싼 나라를 찾아서 생산시설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메뚜기들을 비판하는거야 당연한 이야기지만... 포스코 같은 회사들의 생산시설은 뜯어서 옮길 수 있는 넘이 못된다.



그럼에도... 포스코가 현지 진출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지질조사(근처에 광산이 큰게 있다)와 사업타당성 검토에는 신경을 쓴 것이 역력하지만, 인도라는 나라의 어지러운 정치체제와 전통적 가치, 지역별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우선 순위가 극적으로 달라지는, 인도가 가진 천의 얼굴에 대해선 그만큼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에서야 용산과 같은 형태의 토지수용이 가능하지만, 인도 같은 나라에선 아바타식의 접근 + 알파가 필요하다고.



전통적으로 땅에 대한 지독한 집착을 가지는 이들이 그 땅을 포기하도록 만들기 위해선 지금 당장 대안이 있어야 하며, 동시에 기존의 생활 방식에 급격한 변화를 주는 것을 피해야 한다. 나 같으면 억대 연봉 준다고 해도 이런 기획안을 짜라고 하면 도망가고 만다. 거의 달에서 헬륨3 채취하는 난이도란 말이다.



물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카의 특기, 공구리 붓기를 인도식으로 하면 답이 좀 나오거든.


 



 


유인무동력 잔디깍기 머쉰을 돌리는 위의 사진에서처럼 몽조리 수작업으로 할 수 있는 대규모 토건현장이 있다면 이것도 불가능하진 않다. 대규모로 ODA(대외협력개발기금)을 퍼부어서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면 유입요인이 전혀 없는건 아니라는 말씀.



그런데... ODA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무리 뒤져봐도 없더라. 아니, 비즈니스 세계에서 준 것 없이 받은 것만 있다는게 말이 되나? 거기다 인도의 지방자치 수준은 거의 독립된 국가들의 수준이라서 중앙정부에서 어떤 문서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지방에서 씹히는 건 흔하디 흔한 일이다. 중앙 정부가 지방 주정부의 행정권을 이양받을 수 있는 건, 계엄에 준하는 사태 등이 발생했을때 주 지사가 대통령에게 요청을 했을때만 가능하다고.



결정적으로... 저 기사가 사실인데 왜 인도에선 이러고 있다냐(클릭)?


 



3. 원전과 가족동반



가카, 원전 하나 팔고 꽤 기세가 오르셨다. 인도 가서도 타당성 좀 찾아보신 모양인데... 거기 푸틴이 몇 년전에 가서 BOT방식으로 원전 3기를 건설해주겠다는 공약 날리고 오신 나라다. SSM, 그리고 대형할인점들이 가격경쟁 들어간 한 가운데에 구멍가게 내시겠다는 말씀되겠다.



무엇보다 당황스러운 것은, 전기라는 넘이 발전소만 딸랑 짓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말씀. 발전을 하면 송전을 해야 전기를 쓸 수 있지. 문제는 인도의 그리드 시스템, 송배전 시스템이 거의 북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인도가 국가 GDP에 비해 상당히 비싼 수준의 전기값을 가진 나라니, 우리도 푸틴 처럼 딜 치면 발전소 돌리는 건 문제가 안된다. 그런데... 문제는 송배전 시스템도 거의 새로 만들어줘야 하는데, 이게 장사가 될까?



더군다나... 이 나라, 인구 13억을 자랑하지만 인구밀도가 그렇게 높은건 아니다. 우리로 비교하자면 울진에 발전소를 만들어 제주까지 송배전해야 하는 규모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하시겠다는 건지, 전혀 이해가 안된다.



그리고 가카의 가족동반. 뭐... 맴 넓이가 바이칼 호수 정도는 되는 본 기자. 이거 별루 시비걸고 싶지 않다. 같이 갈 수도 있는거지 뭐.



하지만... 이로 인한 엄한 피해자가 있다면, 지적해야 마땅할게다.



지난 1월 19일, 한국인 여행자들이 카주라호 촌구석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두 분은 돌아가시고, 한 분은 중상, 다섯 분은 경상을 당한 일이 있었다. 인도라는 나라에서 외국인의 경우엔 걷지도 못하는 수준으로 다치지 않는 한, 병원 입원이 안된다. 교통사고 환자들의 경우에 CT와 MRI부터 찍고 시작하는 우리나라의 병원들과 달리, 걸어다니는 게 가능한 수준의 환자라면 외상 치료후 치료 종료다.



인도 의료 관광은 뭐냐고? 그건 다른 비자 받아야 하고, 하루 입원비 미화 450달러 정도는 가뿐한 분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가카의 가족까지 떴으니, 대사관에서 현지 병원에 공문 날릴 여유 조차 없었던게다. 본 기자, 이해가 정말 안되는 게... 택두 없는 허황후 이야기하느니, 영부인이 이런 사고를 돌보는 사진 한 장 안찍었다는 것. 가카의 서민 코스프레보단 약발 1백만배는 더 있었을텐데, 이런 일들은 보고라인에서 아예 사라지는게 현실이라는 것. 좀 깨더라.



가카의 세일즈 외교. 뭐 그 구호 자체 가지고 뭐라할 건 못된다. 이누이트들에게 냉장고를 팔고, 마사히 족에게 난로를 파는 것이야 말로 마케터들의 이상 아닌가 말이지. 하지만, 현지에 대한 이해 수준이 지금 같은 상태에서 이게 말이 되는지는 묻고 싶더라. 더 이해가 안되었던 건, 청와대의 대통령 동정에 올라갔던 이 글이다.


 







(전략)


 


김 여사는 고대 가락국(가야)의 시조대왕인 김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 왕실의 공주 허황옥의 후손입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편에 따르면 서기 48년 인도 아유타국(現 아요디아) 왕실의 허황옥은 먼 항해 끝에 당시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해상왕국 가락국에 도착해 김수로왕과 혼인했습니다.


 


가락이라는 말은 인도 고대어로 물고기를 뜻합니다. 물고기 두 마리가 마주보는 형태의 쌍어(雙魚)를 아유타국 사람들은 숭배했고, 이것이 가락국의 이름으로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허 왕후(王后)의 고향인 아유타국은 기원전 6세기~서기1세기에 번성한 도시국가였습니다. 허 왕후는 1세기경 아유타국이 북방 이민족의 지배를 받자 중국을 거쳐 가락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허 왕후는 별세하기 전 이국에 와서 자신의 성(姓)이 전해지지 못하는 것을 슬퍼했습니다.


김수로왕은 이를 알고 아들 10명 중 두 아들을 허씨(許氏)로 사성하여 대를 잇게 했습니다.


 


이후 김해 김씨, 허씨, 인천 이씨 (허씨에서 分籍離) 가 가락의 후손으로 번성하게 되었습니다.


 


(하략)


 


원문 (링크) 에서 인도와의 인연 어쩌구 하는 글 클릭하심 된다. 링크가 안 걸리네;;;




너넨 고등학교 국사공부도 안했냐? 씨밤... 무슨 김수로왕때 철기문화가 번성을 해. 거기다 북방 이민족? 인도 역사상 북방 이민족의 침입은 한 번도 없었거든? 이런 넘들에게 현대사 강의를 한 내가 빙신이지...


마지막으로 사변 한 마디.



이번 주 '시사IN'의 시사 에세이에 뜬금없는 본지 찬양이 있었더랬다. 고종석 선배야 험악한 시대에 순전히 깡으로 버팅기는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쓰셨겠지만, 정작 너부리포비아(자세한 증상은 여길 클릭하시라)에 시달리는 딴지필자들에겐 왕부담을 안겨 주셨던 글이다. 하야~ 부탁 말씀드린다.


 


고 선배와 같은 선배들이 앞으로 본지 수뇌부와 필진들을 격려하시고 싶으시면 항상 술자리에 끌구 댕기는 아리따운 처자들과 필진들의 술집에서의 접선 주선을 편집부를 통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씨밤, 마법사의 수정구슬 같은건 없다는거 선배두 잘 알잖수! 축적된 자료를 가지고 FBI실종수사대의 수사기법으로 시간을 재구성해서 딴지식으로 글쓰는 게 얼마나 해골 속의 순두부를 혹사시키는 건데요. 대부분의 필진들이 2~3년 단위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는 이유들이 뭐겠냐구요~



이상.


 


ps. 기사 도우미 환타, 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