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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동재 같은 기자는 거의 없다? 

 

지난 4월, 김준일 기자가 저리톡(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해 채널A 이동재 사건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취재 관행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에 이동재처럼 취재하는 기자는 거의 없고, 기자들이 취재처에서 정보 얻으면 확인 후에 쓴다고요. 그리고 취재원에게 그런 말(이 아니고 사실상 협박)을 하는 경우도 없다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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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로서 말씀드립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2. 취재관행에 대하여 

 

제 새아버지(아버지 작고 후에 어머니 재혼)는 지방공무원입니다. 지방지 기자들이 공무원이나 건설업체에 와서 협박 비슷한 소리 해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지방지 기자들이 군청이나 교육청 같은 곳에 와서 취재랍시고 행패 부리는 것을 많이 보지요. 강경대응했다가는 말이 나올 수 있어서, 그냥 놔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아버지의 사례입니다. 큰아버지는 건설사에서 일하셨고, 지방 공공공사 현장 소장으로도 오래 계셨습니다. 큰아버지는 기자들이라면 학을 뗍니다. 건설 비리 찾는답시고 바쁜 현장 와서 일만 방해하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웃긴 건 현장에서 행패 부리면 회사 영업팀이나 지원팀에서 기자들 불러 저녁을 한 번 사줍니다. 다음부터는 조용해지지요.

 

제가 현재 취재하는 업체들 중에는 중소 제조업체들이 많습니다. 기자들 싫어하는 분들 많더군요. 한 번은 어떤 중소기업 협동조합 전무님을 만났는데, KBS 기자를 거론하면서 쌍욕을 하시더군요. 경기도 좋지 않아 가뜩이나 힘든데 공영방송 기자란 놈이 "이거 문제 많아 보이는데, 내가 기사 한 번 내면 어떻게 되겠어요?"라며 협박 비슷한 발언을 하더랍니다. 다른 곳도 아닌, KBS 기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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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8일, 뉴스타파는 국회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실을 통해 STX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8년치를 입수해 보도했다. / 위 기사의 내용과는 관계없는 이미지임.

 

제 취재충 한 곳인 기계부품업체 사장님의 이야기입니다. KAIST 박사 출신으로 삼성 연구원을 하던 분입니다. 2세 경영자로, 능력과 인품을 겸비한, 기술 쪽으로 수상을 많이 한 분이지요. 

 

그 사장님과 대화 중 기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사장님 왈, 기자들이 만만한 상대한테만 가혹하다고 하더군요. 현대나 삼성 같은 대기업들이 공무원 접대하는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고, 온갖 갑질해도 기사 한 줄 안 난다고요. 그런데 중소기업 와서는 앞서 이야기한 KBS 기자와 같은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한테는 제발 그런 기자들 닮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삼성이 사업장 있는 지역의 검찰과 지방국세청, 노동청 등의 공무원들을 관리하는 것은 다들 아실 겁니다. 그런데 사장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른 대기업들도 그런 관리를 일상적으로 한다고 하더군요. 그 회사 직원과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자기 눈으로 직접 대기업 임원들이 지역 공무원들 골프장, 룸살롱 데려가는 것도 본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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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부가 아닙니다

 

3월 말, 채널A 이동재 사건이 터졌을 때 많은 시민들이 놀랐을 겁니다. 기자가 검사와 유착해 시민을 협박한 사건이니까요. 그런데 당시 김준일 기자와 같은 소위 진보언론 기자들도 이동재 같은 사례는 일부일 뿐, 대다수 기자는 사실관계 확인을 하고, 권력 비판을 위해 노력한다고 주장했었지요. 

 

단언코 말씀드리자면, 진보언론이라 하더라도 소위 중앙언론, 메이저로 통하는 언론의 기자들은 조중동이나 매경, 한경 기자들과 거의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KBS, YTN, 연합뉴스는 어떤 면에서는 조중동보다도 더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왜냐면 이곳들은 공영언론사라 신분이 보장된다는 것을 믿고 막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거든요.

 

유튜브 <빨간아재> 영상을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KBS 법조팀장이었던 김귀수가 김경록 PB에게 인터뷰 전에 했던 짓도 이동재와 다르지 않습니다. 한동훈인지 송경호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김경록 PB에게 "그 검사가 너의 범죄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 인터뷰 잘하면 처벌 안 받게 해 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김귀수가 했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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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수 KBS 전 법조팀장

 

기자들의 취재 관행, 특히 취재원을 압박하여 자신이 원하는 말을 하게 만드는 것은 지금도 일반적인 메이저 중앙언론 기자들의 행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KBS는 조직이 워낙 커서 괜찮은 기자와 아나운서가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연합과 YTN은 2000년대 초중반,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기레기라 불릴만한 기자들이 수두룩했던 곳입니다. 

 

이곳의 기본 마인드는 소위 적폐 관료들과 별다를 것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신분보장 믿고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기자들이 태반이라고 보시면 정확할 것입니다. 가끔 YTN이나 연합뉴스 노조에서 성명도 발표하는 것 같던데, 그거 믿지 마시구요. 진짜 속내를 파악하려면 노조 게시판 같은 곳을 봐야 합니다. 

 

연합뉴스의 경우 삼성 장충기 문자로 간부 잘렸을 때, 노조에서 이런 글도 나왔습니다. 

 

"외부 평가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

 

2018년 즈음으로 기억하는데,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브리핑할 당시, 정상근 기자가 취재한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노조원들 사이에 비판이 나오기는 했는데, 크게 욕을 먹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YTN은 지난해 노종면 앵커가 보도국장 탈락 시에 노조원들이 이렇세 말했습니다. 

 

"외부에서 가공된 사실에 우리가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관훈에 나왔던 내용입니다. 노종면에 대한 평가는 접어두고, 말하고 싶은 건, 기자들의 마인드 자체가 이렇다는 겁니다. 

 

≫용어설명

관훈: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의 코너 중 하나인 ‘관훈라이트’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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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난 취재원들 이야기나 언론계에 근무하는 지인들(기자가 아닌 일반 직원) 이야기 들어보면, 연합 YTN, KBS(KBS가 앞의 두 곳보다는 낫긴 합니다)조중동보다도 더 악질이라는 일각의 평가가 어떤 면에선 크게 틀린 것이 아닙니다.

 

(제 취재원들이 기업이나 경제단체 인사들이라 비교적 보수적인 분들인데도, 기자들에 학을 떼는 분들이 많습니다. 언론사의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한 높은 찬성 여론은 보수층에서조차 일명 ‘기레기’에게 크게 댄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4. 기자 상대하는 법

 

앞서 말씀드린 KBS의 취재 과정에서 김경록 PB의 경우와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 부탁드립니다. 기자와 상대할 때는 반드시 녹화와 녹취를 하십시오. 

 

지난 기사에서 말씀드린 중앙지 출신 J나 현재의 중앙언론사 기자들, 그리고 지역 대표 일간지(주로 도민일보니 **시 일보니 하는 곳들), 방송사 기자들의 경우 인터뷰를 할 때 자기가 원하는 말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말이 안 나올 경우 기사로 지어내는 곳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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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녹취와 녹화입니다. 이를 통해 원본을 갖고 있다가 공개하면 그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거든요. 인터뷰 상대방이 녹화나 녹취한다는 것을 알 경우, 기자들은 이를 못 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채널A 이동재가 제보자X를 만났을 때, 한 행동이기도 합니다. 만약 김경록 PB가 KBS 법조팀과의 인터뷰를 녹취해 놨다면, 조국 사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갔을 수도 있습니다. 김 PB가 언론을 거의 상대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요.

 

요즘에 중앙언론사 기자들. 상대방이 녹취한다고 하면 아예 인터뷰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더군요. 물론 왜곡 보도를 하려다가 안 될 것 같으니 그랬을 겁니다.

 

기사 내용을 널리 알려주시고 정치인, 당직자들에게도 반드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성찰을 모르는 악질 기자들에게는 녹취록과 동영상 같은 명확한 증거를 통해 민형사 소송으로 잔혹하게 굴어야만, 언론개혁이 될 수 있다는 점을요.

 

 

 

 

편집부 주

 

위 글은 자유게시판에서 납치되었습니다.

딴지일보는 삼진아웃 제도의 유구한 전통을 이어온바,

톡자투고 및 자유게시판(그 외 딴지스 커뮤니티)에 쓴 필자의 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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