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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8.월요일


파토


 


<이너뷰기사 들어가기 전 속보>


 


지난 1편이 올라간 후 얼마 안되어 이춘근 피디에서 전화가 왔다. 방문진이 8일 월요일(오늘) 임시이사회를 열고 엄기영 사장의 임원추천권을 무시한 채 독단으로 임원선임을 강행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엄기영 사장의 실권을 무시하고 퇴임으로 내모는 조치이며 방문진이 직접 MBC를 통치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현재 공석중인 임원은 보도, 제작, 편성본부장으로 프로그램 제작의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다.


 


이에 대해 엄기영 사장은 월요일 이사회 참석을 거부한다는 입장이며 MBC 노조 역시 강하게 반발하면서 현재 방문진과 MBC간의 정면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MBC마저 저들의 치하에 들어가고 나면 이제 남는 것은 정말로 본지 밖에 없다. 우리끼리 농담삼아 해 오던 말이 현실이 되어 가고 있는 거다.


 


본 기사가 업데이트될 즈음에는 이미 발표가 났을지 모르나, 여하튼 상황을 예의주시하시기 바라며 이런 부분들을 고려하고 이너뷰 기사를 읽어주셨으면 한다.


 


(추가: 8일 오후 2시 현재 상기 내용은 이미 발표가 난 상태고, 엄기영 사장은 신속히 사퇴를 표명했다. 이제 노조만 외로이 남은거다...)


 


 


- 1편에서 이어


 


 




 


파: 정지민씨가 한 얘기가, 어머니가 위절제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에 대해서 말했다, 비타민 처방을 받았다.. 뭐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건 무슨 근거로 하는 얘깁니까.


 


이: 아, 그것은 인터뷰 과정에 있습니다. 제가 아까도 말씀 드렸다시피 아레사 빈슨 어머니 인터뷰 테잎 네 권 중 한 권을 번역을 했는데 그 한 권이 공교롭게도 첫 번째 겁니다. 그럼 이 한 권에 뭐가 있냐면요, 저도 국내에서 그런 슬픈 소식들을 취재하러 많이 다니지만 황망 중에 자식이 죽었다던지 아니면 정말 가까운 사람이 죽었다면은 사실 정신이 없지 않습니까. 말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되지요.


 


그래서 첫 번째 테잎은 어머니가 처음에 이상한 구토증세가 날 때부터 병원에 계속 왔다갔다 했다는 걸 굉장히 상세하게 설명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1권은 딱 그 내용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체중감량을 위해서 위 절제 수술을 받았고 그 다음에 살이 빠져서 굉장히 좋아 보였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구토를 시작해서 갔는데 무슨 약을 간단하게 처방해 주고 집에 돌아왔는데 또다시 상태가 나빠서 응급실에 갔고 그 때 닥터 누구가 뭐 하다가 또다시 퇴원을 했다, 그러다가 상태가 점점 나빠서 응급실에 가서 했는데...


 


근데 이 분이 중간에 여러가지 감탄사도 많이 넣으시고 남편 얘기도 왔다 갔다 하시다가 결국 1권은 MRI 상 인간 광우병 얘기까지도 안 나옵니다. 그 전까지, 수술을 받고 그 전까지 아팠던 얘기만 나와있죠.


 


파: 그것만 정지민씨가 번역을.


 


이: 정지민씨는 네 권 중에 그것만 했죠. 이 다음 권에 나온 내용들이 우리는 참 이게 무슨 병일까 참 걱정을 했는데, MRI를 찍어봤더니 이게 인간 광우병 이라더라. 야 내가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이게 무슨 병인지도 몰랐는데... 이런 게 설명이 되어있거든요. 


 


그러니까 본인은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내가 제일 많은 분량을 번역을 했는데 거기서 vCJD 얘기는 거의 없었다. 수술 받고 응급실 왔다 갔다 한 것만 했는데 인간광우병 나온 건 오바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희가 나중에 자료들을 공개했을 때도 이미 이 분은 그 얘기를 들으려고도 하지않은 거고. 우리나라 말 끝까지 들어봐야 된다지만, 미국말도 끝까지 들어봐야 아는 건데 끝까지 안 듣고 주장을 하신 거죠.


 


파: 그러니까 위절제 수술이니 비타민이니 하는 건 인터뷰가 시간이 지나서 좀 집중되고 정리가 되기 전에 나온 잡다한 말들인데 정지민씨는 그것들만 생각하고...


 


이: 네. 본인이 본 세상은 딱 그거니까요. 그 안에서 판단을 한 거죠.


 


파: 아까 다우너 있잖습니까. 주저앉는 소 부분인데, 방금 얘기를 하셨지만 방송에서는 그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 소라는 식으로 말씀을 하셨죠?


 


이: 그 때 송일준 MC가 실수로 한번 그렇게 언급을 했죠.


 


파: 그런 부분이 계속 지금 걸고 넘어질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어쨌든간에 진실은 그 다우너소가 광우병에 걸려있을 가능성은 사실 있는 거 아닙니까.


 


이: 그렇죠. 사실은 그 가능성이 저희도 높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일반소 보다 다우너소가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훨씬 높죠. 하지만 그 확률 자체가 그렇게 높다고 보지는 않는데, 문제는 저희가 사전예방의 원칙이라는 걸 전문가들에게서 들었던 게 뭐냐면요, 지금 AI 조류독감 발생하고 구제역이 한창 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럴때 반경 10킬로를 왜 그렇게 감시하고 살처분합니까. 천 마리씩 되는 걸. 소 한마리에 5,6백만 원씩, 요즘 많이 떨어져서 4,5백만원 한다고 해도 그게 돈이 얼맙니까. 근데 그걸 왜 죽입니까.


 


일단 퍼져나가는 순간 걷잡을 수가 없고 그 이후에 드는 비용이 더 많기 때문에 그런 거죠. 그러니까 그 다우너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은 그렇게 높진 않지만 검사를 해야 된다고 했던 거고, 그리고 2003년 12월 워싱턴주에서 처음 광우병소 발견되었을 때도 모든 다우너소 도축금지 하겠다고 했던 것도, 아니 낮은 가능성인데 왜 다 도축을 하겠습니까. 결국에는 그게 소에게도, 인간에게도 다 이롭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죠.


 


글쎄요, 정지민씨나, 농림수산식품부나 저는 정말 이해가 안가는 게, 정지민씨는 뭐 그럴 수 있다고 쳐요. 농림수산식품부 이 분들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는 분들 아닙니까. 근데 우리나라 소를 가지고 그럼 또 모르겠는데 미국 소가 광우병에 절대 걸리지 않았다고 그렇게 강변을 하시는데 정말 당황스럽고...


 


파: 사실 국민이 분노했던 게 그런 부분이었죠.


 


이: 네. 아니 저희도 사실 소송 걸리면 힘들고 변호사들이 굉장히 민감해요. 그래서 자문 많이 받았거든요. 근데 소송 걸리면 미국의 육류수출업체나 미 농무부한테 걸릴 거라고 생각했지 대한민국 농무부가 걸거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습니다.


 


- 우리 국민의 건강을 지켜줄거라고 믿었던 농무부가 오히려 무조건적으로 미국 편을 드는 사태. 거기에서 진짜 배신감과 분노가 폭발했다는 사실을 그들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하다.


 


파: 광우병 당시에 방송에 나온 다우너소들은 광우병 소일수도 있는데 검사되지 않고 도축 되고 실제로 유통이 된 거죠?


 


이: 그렇죠. 그 때 휴메인 소사이어티(미국 동물보호협회)에서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그걸 찍었던 비밀조사관이 했던 나레이션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보면 이런 소들이 공식적으로 도축될 때는 개별 도축장에 미국 미 농무부의 수의사가 있어야 됩니다. 항상 있어야 되지요. 근데 아침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정해진 시간에만 왔다 가고, 그 사람이 없을 때 저런 소들이 도축 되었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게 결국에는 문제가 되어서 리콜이 되었던 거죠. 그런데 민동석 차관보가 계속적으로 그 동영상 속의 다우너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없다라고 강변을 하니까 문성관 판사가 나중에 물어봤습니다. 미국 수의사들이 그 소들 광우병 검사했습니까? 아니면 그거 증인이 가서 검사해 봤습니까?


 


본인이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말라는 건데, 사실은 그 때 수의사가, 미국 수의사가 검사 했으면 됐을 거고, 도축이 안됐으면 또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검사를 했으면 모르겠는데 그런 과정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광우병에 걸린 가능성이 있는 소가 도축될 수 있었다, 도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저희는 그렇게 설명을 드렸던 거죠.


 




파: 좀 전에 정부 쪽 태도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 민동석 협상대표하고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법정에서도 강화사료조치나 사전예방원칙 이런 게 뭔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이: 정운찬 장관은요 특히 저는 정말 놀랐습니다. 주무장관인데 변호사가 사전예방원칙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까 하니까 대답을 안 하시더라구요. 계속 다른 말을 하시고 그래서 한 세 번을 물어봤는데도 대답을 못 하시더라구요. 사전예방의 원칙이 무엇인지. 그래서 정말 놀랐습니다.


 


그러니까 아니 협상 전이면 모르겠는데 지금 협상이 지나고 거의 일년 반 가까이 그걸로 쟁점이 됐는데 사전예방의 원칙이 뭡니까라고 물어봤는데 대답을 못하시더라구요. 당황해서 못하셨는지, 글쎄 근데 그렇게 보기에는 정말 저도 당황스러웠구요, 민동석 차관보는 사전예방의 원칙이라는 게 있을 수는 있지만 미국과의 신뢰관계가 중요했고 한미관계를 깨는 게 쇠고기였기 때문에 그냥 웬만하면 우리는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었다라고 증언을 하더라구요.


 


파: 민동석 차관보는 그렇다 치더라도 정운천 장관이 이런 단어조차도 잘 모르고 있었다는 건 결국 위와의 교감 하에서 정치적인 의도와 이유를 통해서 무조건 쇠고기 협상을 통과시켜야 된다는 그 생각밖에 없었다고 밖에는...


 


이: 그렇죠. 그렇게 봐야 되겠죠. 그리고 당시 구조가, 저희도 모피아 이런 얘기를 많이 하지만 통상교섭본부가 아마 더 큰 역할을 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당시에 민동석 차관보가 협상에 관해서 보고를 했다면 정운천 장관에게도 당연히 보고했겠지만, 그보다 당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대통령, 총리 머 그쪽으로 보고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파: 오히려 농림수산식품부는 좀 소외되는 상황에서...


 


이: 그렇죠. 재미있는 게 뭐냐면요, 제가 사실은 정말 공개하고 싶은 원본도 있는데, 그게 민동석 차관보와 했던 인터뷰거든요. 저희가 참 왜곡하고 뭐한 것처럼 얘기를 하시지만, 저희가 근데 취재하고 난 다음에 어떻게 없는 얘기를 만들어 내겠습니까?  공무원과 했던 인터뷰에서 확인된 내용을 가지고 저희가 다 하지요. 


 


제가 가장 놀랐던 것 두가지는 미국이 협상하자고 해서 협상했다고 해서 왜 그렇게 갑자기 하셨냐, 그러니까 총선이 앞에 있는데 미국 보기에 총선 전에 정치이슈화 되면 될 것도 안되겠다 싶어서 그렇게 한 것 같다... 대한민국의 대표가 그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래도 우리가 물건 사는 사람인데 그거 그렇게 할 수 있는 거냐, 우리가 더 유리하게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아니다, 미국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했다... 그런 얘기가 있었구요. 그 다음에 제가 드렸던 질문 중에 하나가, 아니 협상 직전에 지난번에 갔다 왔던 것, 미국 도축장가서 봤던 것 말고 그 이후에 중대한 변화 두 개가 있었지 않느냐, 미국산 쇠고기 최대 리콜 사태, 그리고 우리가 협상을 시작하던 그 바로 전날 아레사 빈슨이 광우병 의심환자로 사망, 외국에 나간 적 없다는데.


 


미국에서 어쩌면 최초의 인간광우병 케이스가 될 수도 있는데. 그러면 협상이라는 게 반드시 우리가 꼭 해야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 우리가 불리하고 미국이 유리한 지위라고 하더라도, 그런 사건 두 개가 있으면 미루셨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물어봤더니 아 자기도 그러려고 했었다, 그래서 자기도 대통령 방미까지 못 맞출 수도 있겠다고 건의하기도 했었다고 하더라구요.


 


파: 그 이후로는 자세한 얘기는 안 하시고, 그 때 왜 그랬는지


 


이: 네. 자세한 얘기는 저도 못 물어봤구요. 자 이러면 위에 보고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정운천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한승수 총리, 이명박 대통령 딱 네 명밖에 없습니다. 그럼 민동석 당시 대표는 미루자고 분명히 건의를 했다는 건데 이 넷 중에 한명이 닥쳐, 그냥 해. 방미에 맞춰서 해. 한 거죠. 그렇다고 한다면 저는 이 명예훼손이라고 건 것 자체도 우습다는 거죠. 걸려면 이 네 명중에 정말로 그 협상을 억지로 관철시키게 했던 사람을 명예훼손으로 걸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파: 실세를...


 


이: 네. 실제로 이 분들은 어떻게 보면, 제가 딴 데서도 이건 말씀을 드렸는데 물 건너 간 것 같지만, 민동석 차관보 같은 경우는 우루과이 라운드 때부터 실무일을 하면서 통상에 있어서 일을 많이 했더라구요. 그리고 이 분이 2007년에 여기 농림부차관보로 왔죠.


 


FTA 체결될 때에도,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 의제는 아니었지만 쇠고기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그 때, 쌀하고 쇠고기를 미국이 꺼냈는데 쌀하고 쇠고기 얘기할거면 우리 FTA 다 접겠다... 라고 해서 사실 쌀하고 쇠고기는 그때 결렬이 되고 FTA가 체결이 된 겁니다. 그러니까 이 분이 원래부터 그렇게 미국에 설설 기었던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 동안 바뀐 거는 딱 하나죠. 그 2007년과 2009년에 바뀐 거는.


 


- 뭔지 다들 아실 거다.


 


저는 그래서, 그렇다고 한다면 명예훼손을 따질 쪽은 우리가 아닌 것 같은데 번지수를 잘못 찾으셨다고 보고, 또 하나 의혹이 드는 거는 외교역량평가단이 뭐 하는 덴지는 모르겠는데 공판이 있을 때마다 나오더라구요. 원고가 항상 올 필요는 없는데. 그리고 민동석 차관보는 원래 사표를 낸다고 했다가 사표가 반려됐지요. 그리고 2008년 여름쯤에 관가에 광풍이 불 때 1급들 모두 사표냈을 때 농림부에서 유일하게 사표를 내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리고는 가을에 외교역량평가단장으로 갔지요. 글쎄요, 그거는 또 뭔가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부분도 뭐 ‘이제는 말할 수 있다’에서 나중에(웃음).


 


파: 와중에 법정에서 사전예방원칙에 대해서 정운천 장관이 대답을 못하다가 한편으로는  ‘쇠고기 협상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의 장관으로서 2008년 4월의 협상 결과가 사전예방원칙에 충실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완전히 됐다고 생각한다’는 대답을 했다면서요? 이런 거는 사실상 위증에 해당하는 거 아닌가요.


 


이: 글쎄요, 그거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장관님이라고 보기에는 좀 너무 격에 맞지 않는 그런 증언들과 발언들을 많이 하셔서, 그 때 당시 증언을 하시는 걸 보면서 저 분이 정말 저걸 명확하게 알고 말씀하시는 건가, 동문서답하시는 게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 때나 지금이나 너무 모르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더 재밌는 건 뭔지 아십니까? 정운천 전장관, 그리고 민동석 전차관보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했지만 저희 4월 29일 방송 내내 정운천 장관은 얼굴도 안 나왔고 이름 한번 불리지 않았습니다. 얼굴은 어디 풀샷에서 조그맣게 한번 나왔을까... 근데 도대체 뭘 가지고 명예훼손 당하셨다고 하는지.


 



 


파: 전체적인 상황이 누가 봐도 비상식적이고 코미디인데... 어쨌거나 지금 검찰이 항소를 했는데, 검찰 항소의 포인트가 뭐가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쟁점이, 이 상황에서?


 


이: 저는 전혀 짐작이 안 가는데요. 판결문을 꼭 한번 읽어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피디수첩 사이트에도 있구요. 그걸 보면 정말 재판부도 참 대단하구나 생각되는 게, 증거 자료 낸 게 1만 6천 페이지가 되거든요. 그거를 제가 보기엔 너무나도 잘 파악하고 꿰고 계신 거예요. 쟁점을 정말로 잘 분석하신 거지요.


 


검찰이 형사사건의 공소 사실을 모두 조목조목 반박하는 거는 제가 알기로는 정연주 KBS 사장 이후에 두 번쨉니다. 공소사실이 모두 기각됐는데 거기에 대해서 근거를 들어서 조목조목 반박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조중동은 1월 20일 판결 이후 일주일 동안 판결문에 대한 팩트 보도를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웃기죠. 아니, 사법부에서 재판선고를 했으면 판결문이 제일 핵심인데 그 판결문에 대해서 일주일 동안 아무 보도도 내지를 않았습니다. 낼 수가 없겠죠. 왜냐하면 본인들이 정지민을 내세워서 주장한 모든 게 기각이 되어버렸으니까요.


 


법원에서 그렇게 하나하나 다 지적하고 심지어 가장 핵심 증인이었던 정지민에 대해서 진술의 신빙성이 없고 또 그녀가 오역하고 했던 것에 대해서 지적을 했다고 한다면 사실은 이건 껀도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사실은 항소심 가봐야 아무것도 될 것 없으니까 항소 포기하라는 뉘앙스가 들어가 있는 거잖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중앙지검 차장검사가 바로 항소하겠다고, 항소에 대해서 뭐 명확한 이유도 없지만, 그냥 잘못됐고, 잘못 파악됐고 앵무새처럼 읽기만 하는.


 


결국에 사실은 기소 자체, 그러니까 정운천, 민동석씨가 정말로 자기들이 생각해서 한 고소인가. 또 검찰의 수사, 정말 검찰이 이게 기소 껀이 되어서 하는 수사인가... 다시 말해 청부기소, 청부수사인 만큼 항소심도 역시 청부로 계속 가지 않겠습니까. 본인들의 의지가 아니라 어디선가 지시가 내려와서 가는 거니까.


 


파: 무조건 계속 끌고가라는 지시.


 


이: 네, 그렇죠. 항소 이유서도 없이 그냥 항소하겠다, 먼저 선언적으로 그런 얘기를 하지 않으면 하루 내내 검찰의 무리한 기소와 판결문으로 얘기가 될 테니까 언론플레이를 하는 거죠.


 


파: 항소가 지금 제대로 들어간 거죠?


 


이: 네. 제가 오늘 중앙지법으로부터 받은 것에는, 검찰이 항소를 했고 그 날짜는 1월 21일 전현준 전부장검사의 서명이 들어갔고 1월 20일에 접수된 걸로 왔습니다.


 


파: 근데 지금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맥락하에서는 항소가 결국에는 이유없다고 기각이 되어도 무방한 상황인데. 기각하는 건 재판부의 소관이잖아요 사실. 그런 기대는 하고 계시나요? 항소의 이유나 논리가 빈약하다는 이유로 인제 ...


 


이: 글쎄요, 그건 정말로 오롯이 사법부가 판단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항소심이 배당된다면 재판부에서는 일단은 판결문을 볼 테고 항소이유서를 볼 테고 거기에 비춰봐서 뭐 2심을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테고 아니면.


 


파: 그걸 관철하기 위한 공작, 사법부 개혁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이제 진행되지 않을까요.


 


이: 그렇죠. 근데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농담처럼 재판부 받는 게 복불복 아니냐 하는데 그게 뭐 완전히 부정되기는 어렵겠죠. 아무리 법리에 따라서 한다 하더라도 판사님들 개인개인의 그런 부분들이 단 요만큼이라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겠죠. 근데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우리가 사회 제도로서 갖고 있는 사법부는 무너지게 되어 있거든요.


 


모 시사잡지 기자가 선고 전에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트위터로 중계하겠다, 얘기해달라. 그래서 저는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를 믿습니다, 상식적인 판결이 내려질 거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건 2심 재판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구요. 어느 쪽에서라도 본인의 뜻과 다르게 판결이 나왔다고 그걸 거부하는 순간 사법제도는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래서 저는 2심, 3심 모두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결을 내려줄 거라고 믿구요, 다만 사법부에 대해서 이렇게 지금 비상식적으로 가해지고 있는, 한나라당 여당과 청와대, 다른 보수단체들, 수구단체들의 이런 공격들은 철저히 막아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것들은 막되, 재판부의, 사법부의 의견은 존중해 줄 수 밖에 없지 않느냐.


 


- 얼마나 올곧은 신념인가. 이런 사람을 상을 주지는 못할 망정 범죄인 취급을 하는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을 건가.


 


그런데 지금 보기에, 검찰과 경찰이 과연 그런 백색테러를 일삼는 단체들을 성실하게 수사를 하고 있느냐, 이게 만약에 촛불집회였다고 하면 누가 말하지 않았어도 가서 먼저 잡았을 텐데, 그냥 방조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 겁니다.


 




파: 그동안,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내외적으로 어떤 압력이나 탄압이라는 게 많이 있습니까. ‘내외’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 일단은 내적으로는 아시다시피 방문진 이사들이 바뀌었습니다. 얼마 전 보도에도 나왔지만 피디수첩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를 열라고 방문진에서 엄기영 사장에게 얘기를 했죠, 그러면 우리가 엄기영 사장이 제시한 이사진을 수용하겠다... 그러니까 이건,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아니지만 계속 돌고 있는 얘기가, 정권이 처음 들어섰을 때부터 엄기영 사장에게 2008년부터 요구했던 건 네 가지다. 피디수첩 재조사와 인사위원회, 말이 인사위원회지 처벌을 하라는 거죠. 그리고 신경민 앵커 교체, 손석희 백분토론 아웃, 그리고 김미화씨 교체.


 


지금 방문진 이사가 바뀌기 전에는 네 개 중에 한 개만 했죠. 신경민 앵커 교체만 했습니다. 방문진 이사가 바뀌고, 물론 이것은 본인이 원한 면도 있었다고는 하지만, 손석희 교수도 교체가 됐습니다, 김미화씨는 아직 남아있고, 저희 아직 남아있고. 지금 두 건이 남았습니다. 근데 어차피 김미화씨는 사실 정치적 상징성은 교체됐던 분들에 비하면 좀 덜한 것 같고, 저희같은 경우는 어쨌든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처음부터 작정하고 우리한테 덤벼든 그 복수의 칼날을 지금 거두지 않은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게 엄기영 사장의, 사실 그 이사진을 뽑게 해 주겠다는 것이 무슨 뜻이겠습니까. 사장자리에 그냥 있을 수 있게 하겠다라는 뜻인 거지요. 사장의 지위를 보장하는 것까지 언급하면서 피디수첩을 치려 하는 건 저희가 뭐 대단해서 그러겠습니까. 저희 다섯 명이 무서운 게 아니라, 저희가 혹여라도 유죄를 받던지 아니면 무죄가 되더라도 판결문에 허위 왜곡 보도가 있었다라는 게 씌여지는 순간 저희들에 대한 조사를 빙자해서, 당연히 나중에 처벌을 하려고 하겠죠, 그리고 나서는 피디수첩에 대한 폐지 얘기가 나올 것이고 시사교양국에 대한 해체 얘기가 나올 겁니다.


 


파: 시사교양국 자체를 해체 시킨다구요?


 


이: 그럴 가능성이 있지요.


 


파: 그러면 교양국이 없어지는 겁니까?


 


이: 통제하기가 쉬운 상태로 시사교양국을 가져다 놓는 거죠. 사실은 노리고 있는 게 피디수첩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사실 뭐 저쪽에서 보면 지금까지 싫은 소리 제일 많이 한 데가 피디수첩이니까 얼마나 미워 보이겠습니까.


 


그래서 저희는 이게 저희가 정말로 질 수 없는 재판이라고 하는 게, 저희 개인도 물론 있습니다만, 피디수첩을 지키고 시사교양국을 지키고, 물론 MBC의 여러 많은 다른 기능이 있지만 국민 여러분들이 사랑해 주는 그런 시사교양 피디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을 지키기 위해서 이건 질 수 없는 재판이었죠.


 


그런데 사실상 실제적으로 위협이 들어왔던 게, 유죄가 되거나 하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겠다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일단 1심에서 지면. 근데 저는 그것도 되게 말이 안 되는 게, 아니 사법제도에 있어서 3심까지 가야 확정판결을 받는데 어떻게 지금 그걸 얘기하냐는건데... 어쨌든 무죄가 나온 건 정말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을 하지요.


 


파: 며칠 전에 피디수첩에서 이런 재판에 대한 얘기를 살짝 했잖습니까. 거기에 대해서 농수산식품부가 즉각 유감표명을 했더라구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글쎄요. 뭐 유감표명은 저는 할 수 있다고 보는데, 그거는 민동석씨나 정운천씨 개인이 해야 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지금 이 명예훼손에 관련된 소송은 농림수산식품부가 한 게 아니라 정운천, 민동석 개인이 했습니다. 왜냐면 본인들도 너무 잘 알거든요. 국가의 정부는 인격권이 없고, 훼손될 명예가 있지 않다라는 걸 법률 자문을 통해서 알았겠죠. 그렇기 때문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명의로 하지 않고 개인의 명의로 했는데 왜 그런 논평을...


 


파: 지금 현직 장관도 아닌데.


 


이: 네, 현직 장관도 아닌 사람이... 하다 못해 준비하느라고 A4지 프린트하고 복사하고 했을 텐데, 그렇게 세금 들어가는 일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해 주는 건 말이 안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검찰은 모르겠습니다. 검찰은 어쨌든 재판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다라고 볼 수도 있지만. 물론 정운천, 민동석씨 개인 언론의 자유 있습니다. 당연히 재판 결과에 대해서 불만 가지고 있을 수 있고 그래서 항소를 할 수 있죠. 그게 다 우리나라 제도 안에서 보장되어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가 국민의 세금을 받으면서 그렇게 하는 거는 정말 부적절한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파: 이런 관계들에 대해서 사실 국민들은 잘 생각 못할 수 있죠. 아, 피디수첩이 무죄가 됐으니까 농림수산식품부는 당연히 그런 얘기를 하는거다라고 생각들 하기 쉬운데, 사실은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이게 핀트가 안 맞는 거거든요. 농림부가 원고가 아니니까.


 


이: 그렇죠.


 


파: 이런 게 이렇게 가능하다는 상황이...


 


이: 그러니까 결국은 그것은 정운천, 민동석씨가 할 걸 농림수산식품부가 했네 어, 이 둘의 관계는 뭐야, 하지만 여기서 줌 아웃해서 보면 이 둘을 또 아우르는 위의 구조가 있는 거죠. 이 모든 것을 관장하고 계시는, 과연 누구일까. 궁금합니다(웃음).


 


파: 대만이 얼마 전에 광우병 때문에 말이 많았는데, 한승수 총리가 예전에 대만이나 일본의 협상결과가 우리보다 좋으면 재협상을 하겠다는 얘기를 했거든요. 근데 이게 지금 인터넷에서만 좀 얘기가 되고 일부 진보언론에서나 조금 나올 뿐이고 별다른 이슈가 안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거 좀 누가 좀 걸고 넘어져야 될 것 같은데.


 


이: 그러니까요. 근데 참 첨에 말씀하셨지만, 우리가 이렇게 촛불들면 가카가 정말 추가협상, 재협상하고 죄송합니다, 그럴 줄 알았잖아요.


 


파: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 입장에서는 그럴 줄 알았죠.


 


이: 네. 그리고 정말 전직 대통령 두분 서거하고 난 다음에는 좀 그래도 국정 방향을 바꿀 줄 알았는데, 우리가 되게 그런 것 같아요. 아, 저 여자 내가 되게 좋아하는데 내가 이렇게 열번 정도 구애를 하면 넘어오지 않을까 했는데 열 번은커녕 지금 스무 번,서른 번, 백 번을 했는데도 안 넘어오잖아요. 아, 얘는 이제 얘기해 봐야 안되겠다, 국민들은 이제 그런 마음들이 많으신 것 같고. 그런데 언론은 그러면 안될 것 같은데, 언론은 이제 하고 싶어도 저희가 이렇게 계속 고초를 겪는 걸 보고 있겠죠. 그리고 아마 본인이 하고 싶어도 윗선에서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구요.


 


사실은 한승수 총리 말고 정운천 장관도 그 얘기 했습니다. 일본 대만과의 협상 결과를 보고 재협상 할 수 있다. 자 그러면, 저는 정말로 명예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요, 지금 법정에 와서 이렇게 구차하게 명예를 구걸할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하셨던 말씀이거든요. 일본 대만이 우리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오면 재협상하겠다. 지금 비록 현직은 아니지만, 본인의 명예를 지키시려면 지금 제일 먼저 나서야 될 분이에요, 정운천 민동석씨가. 뭐하고 계신 겁니까.


 


- 그러게, 뭐하고 계신가?


 


파: 재판장에서 판결 내려지는 와중에 ‘김정일 물러가라’ 이런 구호가 나왔다고...


 


이: 워낙 많은 구호가 있었는데 제가 그건 직접 듣지는 못했는데,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저는 그 분들이 정말 스스로 생각이 있어서 나오는 건지 용돈을 받으시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요, 저희는 인제 시간을 맞춰왔습니다. 11시에 법정 개정이었으니까, 10시 50분쯤 갔는데 이미 법정 안이 꽉 차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이 계셔서 들어갈 길이 없어서...


 


법원 경비가 길을 내줘서 들어갔는데, 뭐야, 이 자식들이 그 피디들이야, 이 놈들이 말아먹은 놈들이야, 그것까진 뭐 양해할 수 있다고 저도. 그래서 어르신들, 여기 법정입니다 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는데 그러면 또 더 분위기가 더 안 좋아 질까 봐 그냥 꾹 참고 들어갔는데 그 다음 멘트가 제일 재밌더라구요. 악령이 씌웠어..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뭐, 예전에 추부길 비서관이 사탄의 아들이라고 했는데 그것과 맥락이 닿아 있는 건지, 아 악령이 씌었나 보다, 우리가.


 




신짱: 전여옥도 그 얘기 했잖아요... 광우병 촛불갖고 비과학적이고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라고.


 


파: 전여옥은 유명한 사람 죽은 사람 다 인용하죠. 칼 세이건 박사하고 맹자도 인용하고. 인용 당하는 사람들만 불쌍하지(웃음)


 


이: 아, 악령까지 씌었구나, 뭐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이 분들이 정말로 논리적으로 반대해서 오신 분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때 어르신 중 한 분은 뭐, 여덟시 반에 왔는데 이렇게 자리가 없어... 아, 아침잠들이 없으시구나. 그리고 나중에 단체로 서초동 이남장에 가서 설렁탕을 드셨다고 하더라구요. 누가 돈을 내셨는지, 갹출하셨나, 잘 모르겠는데 궁금하네요. 그것도 누가 돈을 내셨나.


 


파: 국민 세금에서 아마 지출되지 않았을까…


 


신짱: 그 때 취재한다고 갔어도 되는 건데, 이남장 가서 맛있게 드시고...


 


이: 뭐, 거기는 미국산 소고기 넣지는 않았을 텐데... 제가 알기로는 한우하고 육우를 파는 걸로 알고 있는데.


 


파: 머 악령이건 김정일이건 다 등장하면서 매도되는 상태... 이피디님 오래 사시겠습니다. 아 근데 혹시 매드 카우보이 라는 책 아십니까?


 


이: 그거는 제가 못 본 것 같습니다. 이름은 들어본 것 같은데.


 


파: 하워드 라이먼 이라는 사람이 쓴 건데, 제가 촛불이 한참일 때 딴지에 쓴 글이 있습니다. 이게 근데 내용이 좀 쎄요. 참 그전에, 영국에서 3개월 이상 체류한 사람은 헌혈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계세요?


 


이: 그렇죠, 알고 있죠.


 


파: 제가 4년간 살았습니다. 영국에서. 그리고 헌혈이 불가능한 이유는 vCJD의 인자를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안 되는 거고요. 처음엔 그런 것도 몰랐는데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 내가 어쩌면 인간 광우병에 걸려 있을지도 모르는, 정부에 의해 그런 가능성이 인정되는 존재다라는 걸 알게 된 거죠. 영국에는 총 200명 정도 사망자가 나왔는데, 어떻게 보면 저는 이미 병의 인자를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소가 들어오던 말던 개인적으로는 상관없을 수도 있죠. 여하튼 제가 헌혈 못하는데 대해선 아무 불만 없고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 매드 카우보이 책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미국에 알츠하이머 환자가 총450만 명 있다고 합니다. 근데 피츠버그 노인병원하고 예일대학하고 같이 사망한 치매환자들의 뇌를 분석을 했는데 조사대상의 13%가 치매가 아니고 인간 광우병 증세가 나타났다라는 내용이 나와 있거든요. 근데 13%라면, 기계적인 대입이긴 하지만, 이 13%를 450만 명에 대입하면 50만 명이 되는데요, 물론 50만 명이라는 수치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의 알츠하이머 환자 450만 명 중에 10%인 45만 명 정도는 조발성 알츠하이머 환자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치매발병 가능성이 낮은 젊은 사람들이 걸려있다는 거거든요. 이 두 수치가 거의 일치하죠.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하면 미국에 실제로 인간 광우병 환자가 얼마나 있을지 아무도 모르고 조사도 관리도 되고 있지 않다라는 얘기가 되는데, 이런 부분들이 이제 대학과 병원의 조사를 통해서 나와있는 데이터들이 있다는 겁니다. 너무나 엄청나서 오히려 좀 접근하기 힘든 부분이죠.


 


이: 오히려 이렇게 많은 수가 있나, 이거 좀 잘못된 거 아냐 그런 생각이 들죠, 사실은.


 


파: 근데 이런 것들이 제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고 시중에 알려져 있는 거니까.


 


이: 네, 그 내용은 저도 들었던 거 같습니다.


 



 


파: 사실 이건 방송에서 다루기에는 심한 부분이 있지만, 여하튼 정부에서 매드 카우보이의 이 주장들도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본다면 확인된 사망자가 불과 200명밖에 안 되는 곳에 살았던 저 같은 사람은 헌혈도 못하도록 강력하게 광우병 인자의 수입을 막고 있고, 한편으로는 상당한 불안 요소들이 분명히 있음에도 미국과는 통상마찰이나 외교관계라는 이유로 마냥 개념 없이 풀어놓고 있다는, 이게 이중잣대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암튼 저는 걱정 되는 게 이런 식으로 갔을 때, 아시다시피 인간 광우병은 잠복기간이 굉장히 기니까 만약 2,30년 후에 환자들이 쏟아져 나왔을 때 이게 매드 카우보이의 주장처럼 그냥 조발성 알츠하이머로 치부되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가운데 이게 인간 광우병인지 아닌지조차 영원히 모르고, 벌어진 사태에 대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아무런 진상규명도 되지 않는 결과가 되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최근 광우병과 관련된 촛불, 피디수첩 등 일련의 상황들을 모두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담에 말입니다.


 


그러니 이거 어떻게 해야 되냐는 거죠. 가장 깊이 간여하신 분 중의 하나로, 이 비극을 막기 위해 우리가 어떤 대책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 사실은 재협상밖에 없습니다. 이전 기준, 2007년까지 수입했던 기준은 뼈 없는 살코기잖습니까? 30개월 미만의. 그 당시만해도 100% 조사가 가능했습니다. 뼈조각만 찾으면 되니까, X레이 통과시키면 뼈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이 됐죠. 그리고 미국에 광우병이 생긴 게 2003년 12월인데 사실 그때까지 한미간 협정은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는 순간 수입 금지하고 10년간 아예 협상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그럼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2013년 12월까지 우리나라가 협상 전혀 안 해도 되거든요. 머 노무현 대통령도 결국 미국하고 관계를 무시할 순 없었을 거고, 미국이 OI E(국제수역사무국)에서 광우병통제지위국 자격을 받기 전에 이미 협상은 시작됐죠. 근데 그때까지만 해도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라는, 과학적으론 안전하지 않지만 그래도 무역관행상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했는데 그러다가 또 광우병 소가 또 발견이 됐습니다.


 


그래서 또 멎었는데 미국이 이번에 OI E에서 자격을 받았다고 해서 2007년부터 다시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만 수입하게 됐는데, 1년이 안 되는 동안에 SRM 부위인 등뼈만 두 번이 들어왔고요, 갈비뼈는 뭐 말할 것도 없고, 뼈조각 등등. 총 319번 수입물량이 들어왔는데 그 중에 175번이 검역위반이었습니다.


 


물론 이게 전체 여러 박스 중에 한 박스지만, 저야 어려서 호떡 같은 거 먹다가 땅바닥에 떨어지면 흙 털고 먹었지만 요즘 애들은 땅바닥에 떨어지면 흙만 털어내고 먹습니까? 다 더럽다고 생각하고 버리지 않습니까. 한 박스가 그러면 당연히 같이 들어온 건 다 버려야죠.


 


근데 거의 50% 가깝게 지키지 못한, 내장이고 이런 거 다 필요 없고 너무나 간단하게 뼈만 발라내면 되는데 미국이 그걸 못했습니다. 근데 지금 우리 내장 다 들어오죠. 이건 엑스레이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 해동을 해서 일일이 검사를 해봐야 되는 건데, 결국은 샘플링 검사로 처음에 한 1% 이야기하다가 국민들의 의견이 비등하니까 3%까지 높여 조사하겠다고 했는데 지난번 국정감사에서 실질적으로 거의 조사 안됐다고 나옵니다.


 


이걸 어떻게 막습니까. 지금 이 규정으로는 편도나 회장원위부 빼고 나머지 SRM 부위 다 받아들인 상태에서 절대로 검역소에서 거를 수가 없습니다. 미국이 검역을 잘 하는 나라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작년 2009년 통계로 봤을때 각국별 검역 분량에서 통과하지 못했던 비율, 미국이 압도적으로 가장 높습니다. 슬슬 검사하는데도 압도적으로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사실 미국인들은 내장을 안 먹잖아요. 그 사람들은 그러니까 우리보다 위험 면에서 덜하죠. 근데 심지어는 대한민국 농림수산식품부가 뭐 ‘한우는 안전한 줄 아느냐’ 이런 소릴 하는데 참 그것도 어처구니 없는 얘긴데 사실 한우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죠. 하지만 우희종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더라고요. 한우가 미국 소보다 안전한 이유는,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내장을 먹기 때문에 SRM 부위인 내장이 소에서 소에게로 안 넘어간다는 거죠.


 



 


파: 사료로 쓰이질 않는다는.


 


이: 사료로 안 넘어가니까 그만큼 훨씬 더 위험이 준다는 거죠. 근데 미국은 내장을 안 먹기 때문에 소에서 소로 돌고, 결국은 그게 SRM, 위험물질이 있을 위험이 큰 부윈데 말이죠.


 


- 이 부분 정리해 보자. 미국인은 내장을 먹지 않는다 -> 고로 내장이 소 사료로 쓰이고 광우병 소가 생길 확률이 높다 -> 그러나 미국인은 살코기만 먹기 땜에 비교적 감염 위험은 낮다 /// 한국인은 내장을 먹는다 -> 고로 내장이 소 사료에 들어가지 않아서 광우병 소가 생길 확률은 낮다 -> 그러나 한국인은 내장을 많이 먹기 때문에 미국 소의 내장을 수입하는 경우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이렇게 되는 거다.


 


그런 거를 생각해 봤을 때는 결국 다시 재협상해서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로 가야 되죠. 정말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입니다. 그리고 그건 합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고요.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 대만하고 우리나라하고 어디가 더 위상이 높으냐, 어디가 더 국력이 센 나라냐 물으면 아마 거의 100% 다 한국이라고 답할 겁니다. 그럼 이게 뭡니까. 그때 대통령도 사실 재협상에 대해 말씀을 하셨죠. 그럼 대통령, 총리 이런 분들이 하신 말씀인데 지키겠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지금 피디 수첩이 번역을 잘했느냐 잘못했느냐 그게 정지민이 한 거냐 피디수첩이 한 거냐 이게 중요한 겁니까?


 


그럼 그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는 왜 의경들한테만 먹였습니까.전의경한테 먹였다는 거는 누가 방송했습니까? 아무도 방송 안 하잖습니까. 저는 또 하나 궁금한게요, 의경한테 먹인 쇠고기는 누가 유통해 줬을까요. 아마 이번에 같이 업무방해로 걸었던 데서 사주진 않았을까요? 물론 이것도 나중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대상인데(웃음),


 


그러니까 결국은 이 재판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 고위 공직자와 기득권층의 이익이 국민들의 건강과는 반대편에 있다라는 거죠. 지금 그들은 이 상태에서 충분히 자기들 이익을 누릴 수 있고 오히려 피디수첩에 책임을 전가해야 자신들이 잘못한 게 덮어지고 재협상에 대한 말이 안 나오고 하니까, 총체적으로 이걸 그림 그리고 기획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 같아요.


 


저희가 9월에 이제 재판을 시작할 때, 9, 10, 11, 12월 네 번의 공판이 있었습니다. 증인들이 네 번 나왔습니다. 처음에 원래 잡기로는 정운천 민동석, 그 다음이 번역자들... 과학자들... 암튼 정운천 민동석이 첫 번째고 정지민씨가 2번째였습니다. 근데 이게 나중에 순서가 바뀌었어요. 정운천 민동석씨가 마지막 12월로 가게 돼서 증인순서가 8월에 정했던 것과 달라졌다는 거죠. 그때 검사들이 날짜 바꾸는 것 땜에 아우 왜 그걸 바꾸십니까 정한대로 해야죠 했는데, 판사가 결국은 이 사람들 어차피 원고들이니까 마지막에 들어도 된다 하며 바꿨거든요.


 


근데 재밌는게 9월 9일이 첫 공판이었는데 그 며칠 전에 정운천씨가 쓴 ‘박비향’이란 책이 나옵니다. 증인 순서는 바뀌어서 12월로 넘어갔는데 책은 예정대로 9월 첫 공판에 맞춰 출간된 거죠. 뭔가 기획 출판의 냄새가 나지 않습니까?


 


근데 그게 끝이 아니라 10월 정지민씨의 공판을 앞두고는 이틀 전에 정지민씨 책이 나오더라구요. 정지민 씨는 원래 정한 순서대로 출석했으니 책도 날짜가 맞아떨어진 거죠. 기획 출판의 목적은 뭐, 공판을 앞두고 ‘신문지’ 언론에 대서특필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을 조금이라도 바꿔보려는 그런 시도가 아니었을까 짐작해 봅니다. 이거 이제는 말할 수 있다에서 할 게 너무 많은데요(웃음).


 


그리고 언제였나요, 그 저희와 똑같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되었던 KBS 소비자고발에 대한 실형구형도 저희 공판 직전에 있었고, 불만제로에 대해서도 뜬금없이 몰카 취재에 대해 검찰 조사를 하고...


 


아니 근데 불법으로 영업하는 데를 그럼 몰카로 취재를 해야지, 그럼 ‘저희 MBC에서 왔는데 여기 잘못하고 계시다고 해서 촬영하러 왔습니다’ 그게 말이 되나요. 암튼 저는 이런 일련의 것들이 좀만 더 줌아웃해서 본다면 피디들을 굉장히 파렴치하고 잘못이 있는 애들로 몰아가려는 일련의 시도가 곳곳에 숨어있다라는 거죠.


 




파: 결국은 방송을 장악하고 통제하려는 그런...


 


이: 그렇죠. 이미 인제 언론은 어느 정도 장악했다고 생각하니까 방송 쪽 하고 마지막으로 컨트롤이 안 되는 사법부만 장악하면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대들 애들이 없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사법부에 지금 손을 대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파: 딴지일보가 남아 있는데...(웃음)


 


이: 그렇긴 하죠(웃음)


 


신짱: 우리는 그냥 무시하는 거 같아요


 


파: 저희는 그렇게 생각함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놔두고 있다...(웃음)


 


이: 저도 (더러워서 안 건드릴 거라고) 믿고 편하게 말씀 드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식 이너뷰는 끝났다.


 


물론 여기서 그냥 헤어진 건 당근 아니다. 이춘근 피디와 우원과 신짱은 여의도 인근의 술집으로 향해 일차 평양식 고기요리(이름 잊어먹음)와 소주를 퍼먹었고, 그 과정에서 참으로 많은 재미있고도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검찰의 이피디 체포 작전과 여의도 일원에서의 추격전, 자택 압수수색 관련된 shit 한 이야기들, 체포시 외치던 구호와 관련된 에피소드, 그 밖에 MBC 내외의 오만 가지 상황들...


 


그러나 주변이 너무 시끄럽고 우리도 술 좀 먹어야 하겠기에 녹음기를 켜지는 않았다. 또 녹음을 계속 하면 이춘근 피디도 맘 편하게 얘기하긴 좀 힘들 것이고. 그리고는 다시 신촌으로 옮겨, 우연히도 이피디의 단골집이자 우원의 옛 아지트로 판명된 한 오래된 맥주집에서 다시 늦도록 퍼 마셨다.


 


수천 장의 LP레코드와 신청곡을 받는 디스크자키가 아직도 건재한 그곳에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포함 온갖 옛날 올드락을 신청해 들으며 웃고 떠들던 그날 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속 마음은 그저 웃고만 있지는 않았으리라. 남들은 3년 구형 나왔는데 자기는 2년이라고 계속 투덜거리며 즐겁게 떠들던 이춘근 피디의 마음도 마냥 그것만은 아니었으리라.


 


이런 내용들, 언젠가 밝은 세상이 오는 날 이피디와 동반 제작을 약속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통해 자세하고도 유쾌하게 펼쳐 보일 작정이다. 그날이 과연 우리들의 바람대로 3년 후가 될지 혹은 8년 후가 될지, 아니면 기약 없는 먼 미래가 될지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점, 다들 아실 거다.


 


또 그때까지 MBC와 PD수첩, 이춘근과 같은 많은 양심적 방송인들이 해체되고 와해되고 구속되고 실직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우리가 눈에 불을 켜고 지켜봐야 하는 것도 당연히 아실 거다.


 


이제 마지막으로, 1편 서두에서 잠깐 언급된 이춘근 피디의 한시 한수를 소개할까 한다. 이 명시는 이미 오래 전 이피디가 금수의 세계를 허허로이 지켜보며 홀연히 창작한 것으로, 혹여 작금의 세태와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는 순전한 우연임을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鼠蚤 서조
                       
                           春風 李春根 춘풍 이춘근


 


鼠狂蚤妄動 서광조망동
吐痰辱同生 토담욕동생
胡勸倫禽獸 호권륜금수
逆天誰同情 역천수동정



쥐벼룩


쥐가 미치니 벼룩도 망동하는구나
가래를 뱉어 동생을 욕보이네
어찌 금수에게 인륜을 권하겠는가
하늘을 거슬렀으니 누가 동정하리오



 




추신: 기사 편집 중 서두에서 전해드린 방문진의 일방적 임원선임 소식이 들어왔고, 이에 이춘근 피디는 위의 ‘쥐벼룩’이 실제 쥐벼룩이 아닌 방문진을 뜻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청해 왔다. 따라서 위 시는 금수의 세계를 논한 우연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론방송 MBC에 대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그들을 적시하여 비판하는 내용이라는 점, 정정해 드린다.


 


MBC 포에버.


 


이피디 전화 받고 MBC 탄압 뉴스도 최초로 전했던 트위터: pato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