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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2.월요일


그냥불패 닼크나이트


 


딴지횽들 한테 글 하나 남겨봐.





원래 작년 말쯤에 갑작스럽게 마음 먹고, 스스로 쫌 꾸준히 하게 됐을 때 딴지에 글을 써볼 생각이었어.



딴지 눈팅을 한지는 꽤 되었지만, 독투불패에 글은 처음 써보네.



12월 20일 쯤인가 부터 시작해서 담배를 끊고 하루에 2000원씩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머 물론 10년 넘게 피운 담배라 처음 1주일은 거의 매일 쳐자기에 바빴구, 그 뒤로도 가끔 힘든일이 있으면 약속을 어기고 담배를 사서피곤 했어. 그런날은 자책하며 2000원을 넣지 않았지.(지금은 700ml 패트병에 담배 안피운 날마다 2000원씩 넣고 있어)



솔직히 병신같은 짓이 아닌가 자문해보기도 했어. 어쨌거나 이렇게 2달 정도 지나니 7만원 좀 넘는 돈이 모이더라. 그래도 완전 나가리 된건 아니고, 꾸준히 모으고 있거든. (이건 금연도 아니고 뭐도 아니여!) 이렇게 하루에 2000원씩 돈을 내년 1월 20일까지 모아볼 생각이야. 



오늘부터 341일이 남았는데 그 날 까지 하루도 담배를 사서피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모은 7만 6천원을 더하면 70몇마넌이 되겠네.

 






잡설이 길었어.



1월 20일까지 돈을 제대로 모으면 그 돈을 용산참사 유가족들께 전해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어서야. 나는 무슨 사회단체나 시민단체 같은거 활동해 본 경험도 없고, 고시공부하고 있는 그냥 20대 후반의 학생이야. 부끄럽지만 용산참사 기념집회나 이런데 참석해 본적도 없구..



그치만 작년 1월 20일에 형법책을 디비다가 그 사건을 접했어. 형법책에는 방화치사니 공무집행방해니 하는 죄명이 나와. 사람들이 실제로 온몸이 불에 타고, 높은 건물 위에서 뛰어내리는 걸 뉴스로 접하고 그런 내용들을 읽고 외우고 있노라니  '무참' 했어. 시험이 1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라 속으로 부글부글 하기만 했구.. 마음을 다잡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
 

나라라는게 국민을 위해서 있다고 나는 배웠거든. 그런데 나라가 국민한테 그런 짓을 저지르는 걸 마음속으로 용서할 수가 없더라. 12월 말에 돈을 모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른건 그래서였어. 나라가 그 분들 께 그런 짓을 저질렀지만, 그 이후에도 집회 시위를 봉쇄하고 또 수많은 일들이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나. 검찰에서는 아들이 아버지를 태워죽인 죄인이라고 공소제기를 했고, 수사기록들을 밝히기를 거부했어. 내 기억에 그 시점에 겨우 정운찬 총리가 사과방문을 했던 것 같아.



내가 아직 사회 경험이나 사람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유가족 분들에게는 잊혀지는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무척 클 꺼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 사람들이 빨리 잊어버리기도 하고, 또 표현하지 않으면 알지를 못하는 거잖아. 매맞거나 벌서는 때도 나 홀로 남겨진 느낌 보다는, 그래도 옆에 누군가가 있는게 안심이 되는게 인지상정 아니야?



그래서 멀찍이서나마 조그만 분노의 성냥불이 타오르고 있고, 여전히 용산 참사에 대해서 분노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정도는 좀 알려 드렸으면 싶더라구.



비록 생활속에 몸을 띄우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굳이 담배 사서 피울 돈을 모아볼 생각을 한건 솔직히 좀 소년적인 발상이긴 한데말야. 내가 중독된 한 부분을 포기해서 나라로 부터 피해를 입은 분들께 아직 잊고 있지 않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미약하나마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좀 될 수 있다면 포기하지 않을 이유도 없겠다 싶더라구...

 

 



 



 


어떤 분들은 단식도 하시고, 추운 겨울에 거리에 나서셨는데, 나의 흡연욕이 무에 대수인가 싶기도 했구. 비록 돈이라는게 교환가치만 있는거고 대체물이기는 하지만, 마음도 함께 실릴 수 있을거라고 믿구.. (써놓고 보니 졸 치기어린 마인드긴 한데 내가 아직 철이 덜 든것인 개벼-_-)

 

일단 이 나라 혁명일으켜서 뜯어 고치는 방법도 있고, 재개발 재건축의 문제점을 투쟁해서 고쳐내는 방법도 있겠지만,



지금 내 능력으로는 그런걸 당장 할 수는 없을 거 같아. 다만 내가 중독된 걸 하나 끊어내는 거 정도가 내가 지금할 수 있는 한계인 거 같아.



그래도 할수 있는건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봐...


 

머 아직 전체 계획의 10% 정도 밖에 달성 안 된 주제에 너무 주절주절 많은 내용을 씨부린거 같다.



결론은 이거야.



횽들, 내가 내년 1월 10일 어간 까지 꾸준하게 돈을 모을 수 있으면 딴지에 인증을 올릴께. (돈을 넣어두는 패트병이랑 하루하루 흡연 여부를 따져서 포스트잇에 붙여서 기록하고 있음)

 

 




 


혹시 뜻이 있는 횽들은 댓글을 달아줘.



내년에 1주일 만 자기가 중독된 걸 하나만 끊어서 메시지와 함께 모금 같은 걸 했으면 좋겠어. 커피든 담배든 1주일 동안 자기의 기호품을 대체하는 마음도 함께 전달 할 수 있지 않나 싶어.

 

머 딴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은 좆 뉴비지만 나름 눈팅은 오래 해 왔어. 그냥 이상한 무관심 글로 묻힐꺼 같기도 해. 어쨌거나 이 글을 본 횽들, 내가 내년 1월에 또 글 올릴께. 


 

마지막으로 용산참사에 대해서, 여러가지 관점들이 있는것도 알아. 전철연의 개입이라던가, 도심 테러리스트라던가 하는 부분들. 그리고 그 분들이 많은 보상금을 바라고 올라간 것도 사실이고, 보상금 산정이 납세액 기준으로 되는 점을 모르는 것도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목숨보다 돈이 중요하지는 않은 거 같아. 



용산참사에 대해서 다른 관점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 고려대 김기창 교수가 쓴 불법시위와 불법진압이라는 글을 읽어 봐 줬으면 해.



다른 관점은 몰라도 법적인 측면에서는 이 분이 쓴 글이 거의 대부분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고 봐. 



경찰법리나 비교형량 같은 부분들, 그리고 순직하신 경찰 특공대 대원 분에 대한 시각도 포함되 있어.



혹시 비판은 김기창 교수의 글에 대해서 해 줬으면 해. 나는 이 글에 쉴드를 칠 의향은 있어. ㅎㅎ 

 


한겨레 김기창 기고문




딴지 횽들 새해 복 마니 받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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