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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은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사람도 검사 받기를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확진판정'에 따른 차별과 실직이 무섭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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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신문>

 

확진자가 되면 직장에 전화가 걸려오고, 집에는 돌을 던지는 등 이지메와 차별을 당한다. 정부가 PCR 검사 자체를 적게 하면서 '검사받는 자체가 나쁜 일'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대도시는 (거기에 익숙해져서) 그나마 낫지만, 지방에서는 확진자가 되면 그 지역에서 살 수가 없다. 자살한 케이스도 꽤 있다.

 

코로나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에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고 지내는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감염이 더 확대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고 사람들을 나쁘다고만 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딜레마다. 확진자를 차별해서 생긴 악순환이니 말이다. 

 

 

의료붕괴, 병상도 의료진도 없다

 

일본 각지에서 '의료붕괴'에 대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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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닷컴>

 

어쩌면 의료붕괴는 예견되어 있었다. 당장 40개 도도부현(일본 전국이라고 봐도 무방)에서 병상이 모자란 상황이니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관서권의 효고현은 병상 사용률이 68%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보건소에서 의뢰를 받아 코로나 환자를 병원이나 호텔로 옮기는 민간 구급차는 건수가 줄었다고 한다. 환자를 수용해야 할 병원에 병상이 부족해서다. 

 

홋카이도의 삿포로시는 응급환자 수용처를 찾지 못해서 몇 번이나 거절을 당하는 상황이다. 삿포로시에 의하면 4번 이상 거절당한 구급환자가 11월에는 예년에 비해 2.5배나 늘었으며, 구급차에 실려 홋카이도 대학병원에 가는 환자는 11월에 2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 감염 지정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다른 병원에서 구급환자를 받을 수가 없어서 대학병원에 환자가 몰리고 있다는 말이다. 이대로 가면 구급의료 체계도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위기감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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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V뉴스>

 

'병상 부족'이라는 의료붕괴는 언론에 보도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듯 하다. 그 중 가장 긴박한 건 오사카로, 3일에는 '오사카 모델(감염확대, 수습상태를 판단하기 위한 독자적 지표)'에 처음으로 '적신호'를 켰다. 중증자 병상 사용률이 63.6%로, 제1파 이후 가장 심각한 의료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이유다. '의료 비상 사태선언'을 하면서 15일까지 외출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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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뉴스>

 

긴박한 상황 때문인지, 오사카는 이번달 중순 이후 부터 '코로나 중증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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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병상 전부에 인공호흡기를 준비했다고 하는데, 정작 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의료진이 부족하다. 의사가 25명에 간호사가 130명 필요한데, 현재 간호사는 50명. 80명이나 모자란 상태다. 의료진은 그리 쉽게 모이지 않는다. 실제로 집중치료실 근무 경력이 있는 간호사를 모집해서 데려오는 것이 힘들 걸로 예상하고 있다. 

 

한 댓글에 "'오사카'도' 구상 선거에 쓴 돈을 이런 곳에 우선적으로 써서 의료 관계자 확보해야 했다고 본다."고 적혀있었다. 그렇다. 오사카는 불과 한달 전 오사카'시'를 '도'로 승격하는 선거를 하기 위해 58억이라는 돈을 썼는데, 그것을 생각하면 이를 단순히 '의료진 부족'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보기 힘들다. 재정을 의료진을 위해 우선적으로 썼다면 이런 일이 생겼을까? 

 

코로나 중증센터를 만들었지만 필요한 의료진을 확보하지 못해서 원하는 시기에 오픈을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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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오사카 코로나 중증센터'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의료붕괴는 병상 부족 뿐 아니라 의료진 부족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일단 의료 종사자의 퇴직이 많다.

 

1. 생명에 위험이 있으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듦

2. 의료 종사자와 그 가족이 차별 당함

3. 월급이 내려가고 있음

4. 코로나 환자를 받지 않는 병원으로 이직(역시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직이 쉽다고 함)

5. Go To 캠페인 등 정부가 '먹고 마시는 것으로 인한 감염' 등을 확대시키는 정책을 피고 있음

 

코로나 환자를 받은 병원 의료진에 대한 차별이 있고, 장기화되는 코로나에 피로도 또한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일본은 의료진이 버티지 못하고 사망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태에서 위태로운 항해를 하고 있다. 

 

 

특효약은 백신 '보도'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어 비상사태를 선언하거나 하면, 정부는 치료제나 백신에 대한 '보도'라는 특효약을 뿌린다. '일본에서 감염이 확산되어 비상사태를 선언했지만 치료제가 있으니 걱정이 없다', '백신을 주문했다', '백신을 확보했다' 등의 내용이 세트처럼 언론을 통해 나온다(동경올림픽을 거론할 때도 등장한다). 

 

아베 전 총리는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코로나 치료제 '아비간'을 충분히 비축하고 있다'고 선전했고, 많은 사람들이 일본은 '아비간'이 있으니 걱정이 없다고 안심했다. '아비간'은 세계적으로 넓게 사용되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기사도 봤는데 아직까지도 승인이 났다는 뉴스를 못 본 것 같다. 만약, 승인이 났다면 일본이 뒤집어질 정도로 난리가 났을 테니 모를 리가 없다. 

 

'백신'에 대해서도 하도 언급을 많이 해서 벌써 완성되어 접종까지 끝난 것 같다. 가령 이런 식이다. 

 

"코로나 백신 1만 명으로 안전조사, 본격 접종 전 의료 종사자를 중심으로"

 

기사 제목만 보면 코로나 백신이 완성됐고, 일본에서 의료 종사자를 중심으로 접종을 시장하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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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통신>

 

하지만 안전성을 조사하는 걸 '검토'하고 있으며, 일본이 공급받을 예정인 미국의 백신이 임상실험에서 90% 이상 유효성을 발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 등이다. 아직 완성되지도 않았으며, 입수한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이런 식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면, 신규 확진자가 최다를 경신하는 타이밍이라도 정부에서 코로나 방역에 힘 쓰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기분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고문이 아닌 실효성이 있는 대책을 내놓던지 해야 하지 않을까? 일본 정부는 코로나 19에 대해 감염 확산이 되든 말든 일관된 자세로 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도 그런 자세는 변함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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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닷컴>

 

2일에는 백신을 무료화하는 법 개정안이 참의원을 통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사에 달린 댓글은 칭찬 일색에 대환영 무드이다. 영국은 빠르면 다음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던데, 일본도 백신 접종으로 갈 것 같다. 백신만 접종하면 만사형통인 걸로 언론 플레이가 시작될 것이다. 

 

지금 누구보다 백신을 바라고, 백신 접종에 모든 걸 걸고 있는 건 스가 정권일 것이다. 백신 접종만 가능하다면 '코로나19'로 인해 벼랑 끝에 몰린 판을 엎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동경올림픽도 치를 수 있다. '백신접종'이라는 희망의 등대가 저 멀리서 손짓을 하는 것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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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 정부는 Go To 캠페인을 내년 6월 말까지 연장할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감염 확대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의료 붕괴가 시작된 시점에, Go To 캠페인에 대해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직진만 하고 있다. 

 

일본에서의 코로나는 단순 전염병 이상으로 어렵고 복잡하게 확대되어 무한 재생산되고 있다. 일본의 정치에 더해 사회구조와 문화적인 측면까지 어우러져서 '일본스타일 코로나'를 구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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