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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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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실물 그 자체라 칭송 자자했던 <라이프 오브 파이>의 CG 호랑이 ‘리처드 파커’조차, 배우와의 직접 접촉 장면에서는 무릎 베고 눕는 정도의 정적인 동작에 그쳤던 것을 생각하면, 남우주연을 밀가루반죽마냥 5분 남짓하도록 밀착하여 주물러주는 회색곰 습격 장면은 한 발 앞서있는 헐리우드의 기술력을 만방에 과시해주고 있으며,


② 그 남우주연이 다름도 아닌 레오나르도 하고도 디카프리오였던 데다가, 그가 그 장면 외에도 눈 쌓인 숲과 벌판과 계곡과 강에서 기고, 몸 담그고, 날생선 씹고, 눈보라 속에서 홀딱 벗는 등 거의 차력 또는 자해공갈에 가까운 헌신연기를 통해 불살라 오르는 연기혼을 떨쳐내고 있으며,


③ <버드맨>을 통해 감독(알레한드로 이냐리투) 본인의 전매특허임을 세계 향해 선언한 스테디캠 롱테이크 기법을 또다시 곳곳에서 활용하고 있음은 물론, 웬만하면 전기적 조명 없이 자연광만으로 촬영을 한다는 원칙, 최대한 영화 속 시간흐름을 따라 촬영을 진행한다는 원칙 등 스스로를 고난의 길로 몰아넣으며 결코 날로 먹지 않겠다는 의지 천명함으로써, 거의 21세기의 <아기레, 신의 분노>가 되려는 야심을 불사르던 당 영화. 


 하지만 당 영화를 보며 가장 많이 떠올랐던 영상물은, 그러나 심히 허망하고도 애처롭게도, 베어 그릴스의 아웃도어 서바이벌 액션다큐 <인간 대 자연(Man vs Wild)>이었음이라. 

 

 특히나 영화 스스로도 “기껏 그거 하려고 여기까지?”라고 신음했을 만큼 통찰 및 감흥 없는 밋밋한 결말을 목도한 뒤엔 더더욱.



※ 알림 : 2016년을 맞이하여 각종 공공요금 인상 및 물가상승 추세를 반영하여 기준요금을 기존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상향조정 합니다. 월급이 좀 그렇게 오르지 말야. 내 말이.


 




<레버넌트> 적정 관람료

(9000원 기준)



인상

+610원 


도입부 20분의 강력함, 즉 기본적으로 <버드맨>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이번 경우에는 전투장면에 적용되어 그 풍미가 새로운 롱테이크 : 80원


말잔 등 위부터 물속까지 자유자재 넘나드는 기술력 : 50원


이어지는 회색곰 습격장면의 실감과 공포 : 80원


인간배우와의 오랜 엎치락 뒤치락에도 전혀 CG의 냄새를 풍기지 않는 CG회색곰의 기술적 완성도 : 70원


부상당한 디카프리오를 만든 특수분장의 실감 : 20원


위 장면들의 ‘육체성’이 주는 임팩트 : 50원


이후 전개되는 생존담 구경 : 80원


그 무대가 되는 자연풍광의 아름다움 : 50원


그것을 매우 회화적으로 담아낸 촬영 : 50원


백인들의 악행과 야만에 대한 소정의 고발 50




인하

-1540원



(1) 서바이벌


끝없이 단조롭게 이어지는 주인공의 서바이벌 고행은, 구경거리 보다는 관람 그 자체에 체력을 요하는 고행 : -120원


게다가 그 시간이 거의 1시간 반에 육박함에야 : -100원


하여, 상영시간 2시간 정도 경과 시점에서는 영화는 일종의 인내력 테스트로 모드 전환 : -80원


그것이 인내력 테스트로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모든 고행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내면에 어떤 변화도 없기 때문 : -100원


하여 <늑대와 춤을>+<킬빌>+<아기레, 신의 분노>를 만들고 싶었던 주최측의 야심과는 달리 영화는 <인간 대 자연>의 서부버전이 되고 만다 : -100원


그나마 그 생존담이 참신하고 리얼하다면 모르겠다만, 주인공은 웬만한 아웃도어적 시련에도 결코 죽지 않는 자연람보 : -120원


예컨대, 실제였다면 최고한 저체온증으로 세 번 이상은 사망할 상황에서도, 동상 한 번 안 걸린다던지 등등 : -100원


이것이 문제인 이유는, 영화의 비주얼은 ‘리얼함’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기실 그 내용은 전혀 그렇지 못하기 때문 : -0원


더불어, 그 와중에 언급되고 있는 백인들의 ‘미국 개척사’에 대한 비판적 언급은 상당히 겉핥기 수준 : -50원 


간간이 삽입되는 주인공의 환상 및 꿈 장면도 대단히 일차원적 : -50원


(2) 복수극


그 지난한 생존담 끝에 이어지는 복수극은 더욱 조잡, 즉, 생존고행 2시간을 관람한 시점에서 또다시 시작되는 추격장면을 맞이하는 피로감 : -70원


나름 위험하교 교활한 나쁜 놈을, 같이 데리고 갈 사람 널린 마당에 굳이 덜렁 2명만이 추격하러 나서는 것 또한 말 안 됨 : -50원


추격전의 전개 역시 예상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음 : -100원


나쁜 놈은 전혀 악의 새로운 면모를 드러내주지 못하고 : -100원


주인공 역시 전혀 복수의 새로운 면모를 드러내주지 못한다 : -120원


막판 ‘신의 손길’이라고 일컬어진 설정 역시 매우 작위적이고도 식상 : -80원


(3) 하여, 결론


결론적으로, 아무런 울림 없음으로 인하여 관람 인건비조차 건지기 어려웠던 장장 2시간하고도 36분 : -200원


이는 인간에 대한 성찰 아닌 몸 던지는 고행 통해 예술적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오판으로 인해 발생한 사태 : -0원



적정관람료 : 9000원 + 610원 - 1540원 = 80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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