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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않는돌고래 추천0 비추천0

2010.03.24.수요일


죽지않는 돌고래


 


 


 


 





내 300에 자주 놀러오는 분이라면 3일 전에 적었던 '아버지'란


글을 기억할 거임.


 


 


그래서 울었다. 울고 또 울면서 손등으로 아이처럼 눈물을 닦아냈다. 감동적인 드라마를 본 것도 생활에 어떤 자극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실수로 떨어트린 비누에 변기가 막혀 펑크린이란 액체를 한통 붓고 기다리는 순간에 일어난 일이다. <-요부분.


 


 


저게 어떻게 된거냐면 내가 쉬~;;;를 하고


재빠르게 손을 씻다가 비누가 슈웅~ 하고 날라가서


바로 옆 변기에 들어간 거임;;;


 


그냥 진짜 물 내리는 순간이랑 뭐 그런게 맞아서 


기가 막히게 들어가뜸. 


 



17번째 척추세포로 그린 그림. +_+b


 


 


근데 비누가 꽤 큰 새거여서;;; 그런지 변기가 막혀뜸.


아니 막혔다기 보다는 물 내려가는 속도가 미친 듯이 느려졌음.


 


 


그후로 그냥 쉬~ 나 응~을 하면 괜찮은데 휴지가 한 터럭;;;이라도


들어가면 100% 막히는 거임.


 



 


 


그래서 내가 저날 펑크린 한통을 써도 안되길래;;;


다섯통을 써서 하룻동안 자면서 기다렸는데도 안되는 거임. +_+


 


 


아니, 그 엄청난 무적의 펑크린을... 1회 기준량이 반통인데


내가 성질이 급해서;;;; 다섯통이나 때려 붓고 하룻밤 자고 내렸는데


왜 이게 안 뚫리는지 난 도저히 이해가 안 갔음.


 


 


살에 대여도 좀 있으면 따콤따콤한 그 무적의 액체가!!! 왜!! 왜!!!


고작 비누일텐데 그걸 못 뚫냐고;;;


 


 


그냥 대충 그렇게 휴지는 휴지통에 버리고 쓰면 될텐데;;; 내 성격상


딴건 몰라도 집에 샤워기 물 쫄쫄 나오는 거랑 물 시원하게 쏴아~ 


안 내려가면 열불이 남.


 


 


근데 이게 흐느적 흐느적~ 뭉떵 뭉떵~ 닝기리 닝기리~ 내려가니까 


열이 받음? 안 받음? 세계 평화 지켜짐? 안 지켜짐?


 


 


그래서 난 이렇게 또 생각해뜸. 뚫어뻥을 100번쯤 하면 내려가지 않을까?


내 머리속에 그려진 구도는 


 



고 퀄리티. +_+b


 


 


이런 거라서 강이 계속 흘러가다 보면 바다가 되듯


하수도도 좁아지다가 어느 순간 넓어지는 공간이 있을 꺼 아님?


 


그러니까 그까지 갈 때까지 물을 계속 내려주면서 뚫어뻥을 백번쯤 하자


이런 무식무식한 계획을 세웠음. +_+b 계속 압력을 주다보면 언젠간 내려가서 시원하게 내려가겠지 하고.


 


 


 


................


 


 


 


 


근데 이거 띠파 해도 해도 안되는 거임;;;;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음? 그렇게 뚫어뻥을 해도 안 내려가다니


상식적으론 좀 말이 안되는 거 같았음.


 


 


 


그래서 난 변기 구조를 연구해 보기로 해뜸. 인터넷에서


네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나온 변기구조;;; 영상을 찯아뜸. +_+b


 


 


 



 


 


아!!!! 유레카!!!!!!!!!!!!!!!!!


 


 


그런거 였뜸. 저기 저 s자 라인이 변기 구조의 비밀이어뜸!!!!


저 뒤에 저게 웨어라는 경사구조라는 건데 저것 때문에 변기는 항상 일정 정도의 물 높이를 유지하고


냄새를 방지하는 거여뜸!!!


 


 


그냥 내 머리 속에는 모든 상황이 한방에 정리되는 거였뜸!!!!


 


 




 


 


그러니까 비누는 저렇게 박혀 있는 거여뜸.


그러니까 펑크린을 5통이나 써도 결국 펑크린은 고여 있다가 비누를 한번 치고 내려갈 뿐!


그 땐땐한 나의 고농축 새비누가 녹을리가 없었던 거임!! 물이 흘러가는 시간은 몇초에 불과하니까!!!


 


 


글고 아무리 펌프질을 해봤자 비누는 다른 이물질처럼 꽉 막혀 있는게 아니라


고체화된 딱딱한 거라서 바람이 옆으로 새는 거고!! 또 펌프질 많이 해도


 


  


 



 

 


 


 


물은 이 정도 선에서 찰랑 거리기를 반복할 뿐이니


막힌 비누가 내려갈리 없는 거 였뜸!!!


 


 


그럼 결국!! 문제는 물을 지속적으로 흐르게 해서 비누를 녹이는 것 뿐!!!


 


 


 


 


 


물이 내려갈 때의 모습임.


저 웨어라는 경사면을 계속 건드려 주면 비누는 녹는 거임.


 


 


그렇다고 물이 무한정 계속해서 내려지지는 않잖음? 우리집 변기 물탱크가 한번 내리면


4000리터씩 내려오는 무한 물탱크도 아니고? 나는 뜨거운 샤워기를 고정해서


변기 뚜껑을 닫고 1시간을 기다렸뜸.


 


 


바로 위 캡쳐 사진의 상황이 1시간 동안 계속되는 거임.


 


 


그랬더니.....


 


 


 


 


......................


 


 




 


 


뚫었어.


뚫었어.


내가 뚫은거야..... ㅠ,.ㅠ


 


 


 


 


.....


 


 


 


뭐 그랬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실제로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자랑했는데 더 하고 싶어서;;;;


 


 


이거 어젯밤에 한 일인데 내가 자랑하고 싶어서 미칠 뻔했는데


일이 하도 많아서 뻘짓하지 말고 빨리 원고나 마무리하자 이렇게 마음 먹었는데도


이 자랑하고 싶은 기운이 내 마음의 한계치를 뻥하고 뚫어 버려서 지금 초스피드로 23분만에


적음.


 


 


이제 일해야지;;;;


 


 


이런게 삶의 행복인 거 같음. +_+b


 


 

Profile
딴지일보 편집장. 홍석동 납치사건, 김규열 선장사건, 도박 묵시록 등을 취재했습니다. 밤낮없이 시달린 필진들에게 밤길 조심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가족과 함께 북극(혹은 남극)에 사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