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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1.목요일

 

케니

 

 

 

 

 

 

 

 

 

 

 

간간히 개인적으로 (플러스 알파) K-리그를 응원하는 외국인 친구들을 인터뷰 하고 있다. 다른 데에도 올렸지만 (유인원..아니 유인촌 장관이 *두머리로 있는 곳에서 운영하는 문화/체육계 관련 블로그에도 글을 올렸다) 딴지 축구인들도 즐길 수 있게 여기에도 올려본다.

 

 

 

 

 

요즘 K-리그 경기장에 부쩍 외국인이 늘었다. K-리그의 재미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많은 외국인들은 자국에 응원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국에서 자신만의 '지역 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중 일부는 한국 축구에 매료되어 원래 자신의 팀보다도 한국의 '지역 팀'을 더 열렬히 응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오늘 만날 매튜 한나 씨는 경남에 살고 있는 호주 축구 팬이다. 이제 그를 만나 어떻게 K-리그 팀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는지 한번 살펴보자.

 

 

 

 

 

 

 

 

 

 

 

 

 

 

 

*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M: 내 이름은 매튜고 창원에 살고 있는 32살의 호주 사람이에요. 여기에 산 지 8년이 되어가죠. 세계 곳곳을 여행하다가 이 곳에서 아내를 만나 정착해 살고 있어요.

 

 

 

 

 

 

 

 

 

 

 

* K-리그 팀 이외에 응원하는 팀이 있나요? 있다면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M: 전 첼시를 응원해요. 스콧 민토와 데니스 와이즈가 있던 때니까… 거의 20년 전이네요. 첼시는 소개하지 않아도 될 거 같네요.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내가 첼시가 성공을 거둔 후에 응원을 시작했다고 알고 있긴 하지만요.

 

 

 

 

 

 

 

 

 

 

 

* 경남FC를 응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M: 창원에 집을 구했는데 길 건너에 경기장이 있었어요. 경남이 첼시와는 달리 강팀이 아니라는 점도 맘에 들었습니다.

 

 

 

 

 

 

 

 

 

 

 

* 경남FC를 응원한 이래 지금까지 본 경기 중 가장 재밌는 경기를 꼽자면요?

 

 

 

 

 

 

 

 

M: 지난 시즌 전남을 4대 1로 이겼을 때가 생각납니다. 김동찬이 환상적인 25미터 중거리 슛을 때려 넣었는데요. 그 날 팀 전체가 갑자기 좋은 모습을 보여줘 놀랬었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전 경남이 2골만 넣어도 굉장히 기쁩니다. 지난 시즌에 경남이 2골 이상 넣었던 경우는 겨우 다섯 번 뿐이었거든요.

 

 

 

 

 

 

 

 

 

 

 

* 경남FC에서 당신만의 ‘영웅’은 누구인가요?

 

 

 

 

 

 

 

 

M: 당연히 김동찬입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8경기 연속 득점을 해내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죠. 당시 그는 멈추지 않고 골을 넣었어요. 제발 당분간 군대에 가질 않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까보레가 K-리그 득점왕이었을 때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플레이오프를 갈 수 있었죠. 물론 1시즌 밖에 뛰지 못해서 ‘영웅’이라고 부르기는 힘들죠.

 

 

 

 

 

 

 

 

 

 

 

* K-리그에서 가장 싫어하는 팀이 있다면요? 그 이유는?

 

 

 

 

 

 

 

 

M: K-리그에서 싫어하는 팀은 없어요. 굳이 꼽자면 가장 가까운 팀인 부산이 좀 껄끄러워요. 물론 수원과 FC서울도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하는 팀이기 때문에 좋아하지는 않아요.

 

 

 

 

 

 

 

 

 

 

 

* 창원 축구 센터를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새 경기장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요?

 

 

 

 

 

 

 

 

M: 정말 굉장해요. 예전 창원 종합 운동장은 러닝 트랙 때문에 선수들의 움직임을 가까이서 볼 수가 없었죠. 게다가 30,000명이나 들어갈 수 있는 구장이라서 7000명 가량이 경기장을 찾아도 굉장히 비어 보였어요.

 

 

 

 

 

 

 

 

그러나 지금 창원 축구 센터는 좀 더 작기 때문에 분위기도 좋아지고 선수들의 움직임도 자세히 볼 수 있죠. 이런 점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MLS(미국 프로 축구 리그)에서도 큰 경기장에서 작은 축구 전용 구장으로 옮겨가는 게 대세라고 하더군요.

 

 

 

 

 

 

 

 

 

 

 

* 새 경기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창원시가 경남FC를 잘 대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M: 네. 새 경기장을 지어주다니 정말 굉장한 일이죠. (사실은 새 경기장 및 부대시설 사용 문제로 서로 감정이 안좋았으나 매튜는 모르는 듯 했다)

 

 

 

 

 

 

 

 

 

 

 

* 경남FC는 경상남도 전체를 연고지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끔 창원을 떠나서 양산에서 경기를 하기도 하고 작년에는 거창에서 경기를 갖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M: 개인적으로 “홈 경기”임에도 갈 수 없어서 좋아하진 않습니다. 물론 구단에서 경상남도를 돌아다니면서 관중 수를 늘리기 위해 그러고 있다면 좋은 생각입니다.

 

 

 

 

 

 

 

 

그러나 선수들 입장에서는 시즌 내내 몇몇 경기장을 돌아다니면서 홈 경기를 가져야 한다면 그게 과연 환영할 만할 일인지는 모르겠네요.

 

 

 

 

 


 

 

 

 

 

 

 

 

* 일부 팬들은 경남FC가 다른 팀들과는 달리 특징이 없는 팀이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당신이 생각하기에 정말 그런가요? 만약 그렇다면 해결책이 있을까요?

 

 

 

 

 

 

 

 

M: 지난 시즌 후반에 조광래 감독은 팀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죠. 뛸 의지가 없어 보이는 외국인 선수들을 빼고 젊은 한국 선수들을 미드필드에 기용한 것은 정말 효과적이었어요. 덕분에 팀은 정말 재미있는 축구를 하는 팀으로 변했죠. 가끔 경남을 지켜보는 게 힘든 일이긴 하지만 덕분에 승리를 얻거나 정말 좋은 플레이를 펼쳤을 때 두 배로 기쁨을 느낄 수 있어요.

 

 

 

 

 

 

 

 

 

 

 

* 경남FC의 팬이 된 이후에 뭔가 바뀐 점이 있다면요?

 

 

 

 

 

 

 

 

M: 별로 없어요. 전 항상 축구 팬이었기 때문에 제가 사는 곳의 팀을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 현재 한국에서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방송과 야구가 축구 관중 감소에 한 몫 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요?

 

 

 

 

 

 

 

 

M: 프로축구연맹은 분명히 TV 중계권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야구가 더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알겠지만, 케이블 방송에게 K-리그 경기 중계권 패키지를 판매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네요.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리그 전체적으로 실패라고 부를 수 있어요.

 

 

 

 

 

 

 

 

TV 중계가 많아져야 더 많은 사람들이 K-리그를 보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겁니다. 그러면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할 테고 다시 또 그런 순환을 계속하게 되겠죠.

 

 

 

 

 

 

 

 

 

 

 

* 한국 축구 경기장과 호주에서의 축구 경기장이 다른 점이 있다면요?

 

 

 

 

 

 

 

 

M: 호주에서는 A리그가 만들어진 이래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어요. K-리그와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티켓 가격입니다. 제 고향 팀 골드 코스트는 가장 싼 성인 입장권이 약 40,000원에 육박해요. K-리그에서 더 싼 가격으로 훨씬 좋은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미친 것이나 다름없죠. 입장권 가격이 싼 것은 K-리그의 매력 중 하나에요.

 

 

 

 

 

 

 

 

 

 

 

* K-리그 유니폼 중 최고와 최악을 꼽자면요?

 

 

 

 

 

 

 

 

M: 최고는 전북 유니폼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끔찍해 보이겠지만 제 눈에는 괜찮던데요. 새 경남 유니폼도 맘에 들어요.

 

 

 

 

 

반면 지난 시즌 경남 유니폼은 최악이에요. 마치 이발소 표시봉 같았어요.

 

 

 

 

 

 

 

 

 

 

 

* 마지막으로 한국 축구 팬들과 경남FC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M: 전 그들이 좀 더 축구를 열심히 보길 바랄 뿐이에요. 최근 많은 한국인들이 보기에 인기있어 보이는 스포츠를 쫓고 있는 것 같더군요. 제 기억에는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야구는 정말 인기가 없었어요. 올스타 경기에는 5천명의 관중이 들어왔고 반면 축구는 점점 관중이 많아지고 있었어요. 하긴 누가 유행을 예측할 수 있겠습니까!

 

 

 

 

 

 

 

 

전 많은 한국 사람들이 한국 국가 대표팀을 응원하지만 축구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내셔널리즘 때문에 시작한 축구 열기는 어차피 오래 가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K-리그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요.

 

 

 

 

 

 

 

 

경남FC 하드코어 팬들의 규모도 그다지 크지 않죠. 이렇게 말하기 조금 그렇긴 하지만, 지난 시즌 광주 원정을 갔을 때 겨우 5명의 경남 서포터만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볼 수 있었어요. 홈 경기에서도 50명이 나오면 정말 ‘기적’이라고 봐도 될 정도죠. 물론 열심히 응원하는 경남 서포터들에게 나쁜 소리를 하는 게 아니에요. 부디 새 경기장으로 옮긴 후에 서포터 클럽이 좀 더 성공적으로 변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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