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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인생 최대의 소비, 인테리어

 

32평 아파트 기준 샷시를 포함한 집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인테리어 공사에는 아무리 못해도 2천 만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정말 최소한으로 잡았을 때 그렇다는 거고, 요즘은 평당 100만 원은 기본이고 200만 원에 가깝게 들이는 사람도 많다. 예산이 3000만 원에서 6천 만원까지 필요하다는 말이다(여기에 부가세는 별도다). 돈만 있으면 1억, 2억인들 못 쓰겠냐만 그건 나하고 지갑 사이즈가 다른 사람들 얘기니 논외로 하자. 

 

집 구할 때를 제외하면 살면서 이렇게 큰 돈이 한 번에 나가는 일은 별로 없다. 경험상 차 살 때하고 결혼 할 때 뿐이었다. 헌데 결혼식은 ‘식대 곱하기 하객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니까 여기에 들이밀기는 좀 애매하다. 가구 하나를 수천 만 원 주고 살 정도의 재력이 아니라면 평범한 사람이 한 방에 수천 만원 대의 돈을 쓰는 일은 자동차 사는 것 아니면 인테리어 공사 말고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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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들여야 할 최소 2500만 원(부동산 사장님 기준, 지난 회 참조) 이상의 돈은 내 기준으로는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단언컨대 집을 제외하고 단일 지출로는 내 인생 최대 규모가 될 것이다. 지금 타고 다니는 차도 2500만 원이 안 되는 돈을 주고 샀다. 그마저 차값의 반이 36개월 할부였다. 

 

그렇게 큰 돈이 들어가는 일인데, 그에 비해 나는 인테리어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다. 자동차는 운전만 할 줄 알면 차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어도 구입해서 몰고 다니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이왕이면 빠삭하게 아는 게 낫겠지만 중고차가 아니라 신차를 산다면 자동차 일자무식이 겁도 없이 차를 지른다고 해서 자동차 회사에 눈탱이 맞거나 심각한 결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수리조차 받지 못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만약 사람들이 자동차를 주문 제작으로만 살 수 있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핸들도 직접 고르고 자동차 시트도 직접 고르고 문짝과 차 유리, 엔진, 브레이크, 전조등 암튼 자동차를 구성하는 굵직한 것들을 다 직접 골라야 한다면? 게다가 그런 방식으로 차를 만드는 수 천 개의 업체 중 하나를 골라 조립을 맡겨야 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평소에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거나 미리 엄청나게 공부한 사람은 부품 하나 하나와 디자인까지 세세하게 정해놓고 잘한다고 입소문 난 업체를 돌며 견적을 비교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비교적 덩치가 큰 업체가 내놓은 ‘표준형 조립 모델’중에서 본인 예산에 맞추어 고르거나 주변 사람이 ‘여기에 맡겼는데 잘해주더라’하는 말을 듣고 찾아가 ‘얼마에 잘 맞춰서 해주세요’하는 게 보통일 것이다.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자동차가 아니라 조립PC를 예로 들 걸 그랬나보다. 하지만 비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테리어에 비할 것은 컴퓨터가 아니라 자동차가 급이 맞는다.

 

아무튼 인테리어가 딱 이런 식이다. 집안 인테리어를 구성하는 요소는 너무나 많은데 각각의 요소 안에서 골라야 할 보기는 그보다 훨씬 더 많다. 하나부터 열까지 선택의 연속이 펼쳐지는데 정작 그 앞에 선 나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른다. 자재와 모델만 어느 것으로 할 지 잘 고른다고 끝이 아니다. 업체마다 부르는 값도 다르고 부리는 인력의 수준도 다르다. 애초부터 ‘나 거기랑 인테리어 하길 참 잘했어’하기 쉽지 않은 판이다.

 

내 인생 최대의 지름이 될 인테리어 공사가 인생 최대의 호구짓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매우 합리적인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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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 확률의 문제다

 

어딘가에 턴키로 인테리어 공사를 맡겨야 한다면 계약 전에 공사 견적부터 뽑는 게 순서다. 옷 한 벌을 사더라도 “다른 데도 좀 보고 올게요”하면서 여러 곳을 둘러보고 사는 게 인지상정인데 몇천 만 원 돈 드는 일이라면 당연히 몇 곳에서 견적을 받아 비교해 봐야 마땅하다. 이건 인테리어에 대해 잘 알고 모르고를 떠나 돈 쓰는 일을 대하는 기본 덕목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어떻게 견적을 어떻게 요청하지? 

 

“구축 32평 아파트 샷시 포함 올리모델링 견적 좀 내주세요”

 

물론 지금 당장 ‘특정 지역+인테리어’를 검색해서 나온 업체들에 전화를 돌려가며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이 말만 듣고도 당장 견적을 내주는 업체가 없지 않고 간단한 몇 가지 사항이나 취향만 확인하고 견적을 내주는 업체도 있다. 아니면,

 

“예산을 어디까지 생각하시는데요?”

 

라고 되묻고 가능 여부를 말해주는 곳도 있겠다. ‘내가 천 원 줄테니까 피자 한 판이랑 치킨 한 마리 주문하고 남는 돈으로는 음료수 사와’하는 허무맹랑한 액수가 아니라면 의뢰인의 예산 범위에 맞추어 공사를 못해줄 것도, 못해줄 곳도 없다. 

 

문제는 견적을 이런 식으로 내고 공사를 맡기는 행위가 눈탱이 확률을 크게 상승시키는 원인이 될 뿐아니라 실제로는 눈탱이가 아님에도 내가 눈탱이를 맞은 게 분명하다는 확증 편향에 빠지거나 눈탱이는 아니더라도 인테리어 디자인을 보고 ‘저긴 나랑 안 맞아’ 하면서 그 집에서 사는 내내 투덜댈 확률이 높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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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마땅...

 

물론, 모든 건 확률의 문제다. 32평 올수리 3천 만원에 맞춰서 해달라고 딱 한 마디 했을 뿐인데도 그 지역의 매우 기술 좋고 양심적인 귀인을 만나 눈탱이 하나 없이 합리적인 값에 공사를 마쳤는데 알고 보니 그 업체의 디자인 취향이 의뢰인과 소울 메이트급으로 잘 맞는 그런 행운이 나에게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코스피에 상장된 수백 종목 중에 눈감고 아무거나 골라서 돈 3천을 몰빵했는데 얼마 안 가 주가가 두 배로 뛰는 그런 행운 말이다.

 

하여, 모든 건 확률의 문제이므로 나는 그저 확률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입주하는 그날까지 다 할 생각이다. 눈탱이 맞고 호갱될 확률, 뭐가 문제인지 제대로 설명은 하지 못하면서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 돈은 돈대로 쓰고도  불평, 불만을 쏟아낼 그런 확률 말이다.

 

견적을 요청하기에 앞서 최소한의 학습 내지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인테리어의 ‘이응’ 알아보기 : 취향을 찾아보자

 

견적을 내보려면 최소한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말할 무언가는 있어야 한다. 똑 부러지게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미리 정해놓고 요구하지는 않더라도 내가 어떤 분위기와 느낌의 인테리어를 선호하는지 두루뭉수리하게나마 말할 수 있어야 할 텐데, 나는 이제까지 살면서 인테리어에 관심이 1도 없었으므로 그런 게 지금 나에게 있을 리 만무하다. 관심이 없어서 아는 것도 없고 그래서 취향도 없다.

 

일단 국내 유명 인테리어 관련 카페에 가입했다. 미리 얘기하지만 이런 카페는 앞으로의 과정 내내 꽤나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곳은 인테리어 무지랭이를 위한 학습의 장이요, 지식in 서비스이며, 인알못 선배들이 걸어간 시행착오의 보고이자 간증서이고 상담과 힐링의 공간이다.

 

‘오늘의 집’, ‘핀터레스트’ 같은 앱도 깔아두자. 그리고 열심히 인터넷 검색을 하며 블로그를 훑자. ‘32평 구축 아파트 인테리어’류의 검색어가 적당했다. 내가 이사갈 곳의 아파트 이름 뒤에 인테리어를 붙여 검색하기도 했다. 유튜브도 인테리어 공부에 좋은 수단이 되겠지만 지금 당장은 나의 취향을 알아보기 위한 과정이므로 이미지 정보가 풍부한 콘텐츠가 더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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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광고 아님

 

왜 남의 집 잘 된 인테리어를 무작정 훑어야 하냐면, 우린 딱 내가 살 집 인테리어 공사를 턴키로 무리 없이 맡길 정도의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테리어라는 눈 앞의 망망대해에 대해 넓게 알려고 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짓이다. 넓게 알 것도, 깊이 알 것도 없다. 딱 우리가 원하는 만큼 좁고 얇게 알면 그만이다.(그것만 해도 꽤나 많은 시간과 공을 단시간 내에 투입해야 한다)

 

사진 찍어 남들에게 자랑할만큼 인테리어가 잘 된 집이라면 스타일을 떠나 이것 저것 다 좋아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그중에서도 내 눈에 들어오는 집들이 있게 마련이다. 부지런히 캡쳐해서 모아두자. 뭔가 일관된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다면 좋고 모아봤더니 제각기 각자의 서로 다른 매력을 뿜뿜하고 있다면 그중 순위를 억지로라도 매겨보자. 

 

자, 이제 내가 뽑은 인테리어 스타일이 뭐라고 불리는지, 어떤 특징으로 설명되는지 검색 스킬을 총동원해 찾아내는 거다. 뭔 소린지 모르겠는 단어가 많을 텐데, 일단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려 하지 말고 다 긁어 놓으면 된다.

 

평소 디자인 감각 따윈 개나 줘버렸다고 자평하는 나는 그래서 뭐든 심플하고 깔끔한 게 제일이라는 나름의 디자인 철학을 불가피하게 장착하고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하얗고 특별한 뭐가 없고 심플하게 인테리어한 집이 제일 무난하고 편안해 보였다. 그래서 그런 집들을 소개한 글을 쭈욱 읽어보니 글쎄.

 

뜻밖에 얻어 걸렸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인테리어 특징이 ‘화이트’, ‘미니멀’이란다. 그래서인지 정보와 사례가 넘쳤다. 인테리어 카페에서도 이런 스타일로 인테리어 한 사람이 MSG 조금 보태서 말하면 열에 일곱 이상이었다.

 

취향은 곧 컨셉이다. 취향을 찾았으니 컨셉은 자연스레 정해졌다. 이제 컨셉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해 공부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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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미니멀리즘 느낌의 30평대 아파트 인테리어 예시

 

인테리어의 ‘이응’ 알아보기2 : 컨셉에 맞추어 수박 겉핥기

 

‘화이트 미니멀 인테리어’를 검색어로 카페나 포털을 뒤져 핵심 정보를 넉넉하게 건질 수 있었다. ‘무문선’, ‘무걸레받이’, ‘무몰딩’이라는 3무가 대세라는 말도 나오고 싱크대와 붙박이장이 무광 pet라느니 요즘 싱크대 수전은 어떤 모양이 유행이고 타일은 600각이 어떻고 막 이런 말들이 나온다.

 

당연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3무라는데, 나는 문선, 걸레받이, 몰딩이 뭘 말하는 건지 전혀 모른다. 그럼 다시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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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벽지 사이에 이렇게 나무로 대어져 있는, 이게 문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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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과 벽지가 만나는 모서리에 있는 이거, 이게 걸레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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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과 천장이 만나는 모서리에 있는 이거, 이게 몰딩이다.

 

이걸 다 없애서 깔끔하고 넓게 보이는 게 화이트 톤의 미니멀 인테리어를 원하는 사람들이 좋아라 하는 방식이란다. 

 

이런 식으로 인테리어 컨셉에 따라 그에 맞는 벽지, 바닥, 문선, 몰딩, 걸레받이, 싱크대 상하부장, 붙박이장, 기타 등등의 스타일을 따로 알아가는 것이다. 여기에 내가 알아본 모든 정보를 늘어 놓을 수는 없으니까 나머지는 여러분의 몫이다. 참고로 문선, 걸레받이, 몰딩은 전체에 비하면 세발의 피도 안된다. 한 가지 더, ‘화이트 미니멀 인테리어’라고 해서 무슨 정해진 규칙이 있는 건 아니다. 그 안에서도 여러 변주와 개성이 있으니 여건이 되는 한 적당히 깊게 들어가보는 것도 좋겠다. 이제 왜 우리가 범위를 좁혀 학습해야 하는지 알겠지? 

 

이렇게 알아보다 모르는 용어가 나왔을 때 사전 찾아보듯 따로 검색해서 머리 속에 마구 집어넣자. 자연스레 그동안 해석 불능이었던 인테리어 용어들이 이해되기 시작할 거다. 

 

예를 들자면 샷시에 넣는 로이 유리나 아르곤 가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까지는 몰라도 ‘그거 하면 단열 성능이 더 좋아진다더라’는 알아두면 좋다. 가구에 쓰이는 자재에 붙은 SE0, E0, E1 같은 용어들이 뭘 의미하는지도 알아두면 좋다(포름알데히드 방출량으로 나눈 가구 자재 등급이다). 암튼, 알아야 할 게 졸라 많다. 너무 투덜대지 말고 소싯적에 미쳐 다 맛보지 못한 배움의 즐거움을 뒤늦게 알아가는 거라고 생각하자. 그래도 내 집 예쁘게 꾸미려는 노력의 일환이라 따분하지만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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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시: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들어진 창틀

 

컨셉을 정하고 컨셉의 구성 요소를 알아가다 보면, 어느새 인테리어의 이응은 아는 몸이 된다. 재미있는 건,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되고 매우 얄팍한 지식이 생기게 되니 그동안 내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거다. 처갓댁에 드나든 지 올해로 여섯 해 째인데,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장모님댁에 붙박이 냉장고장이 있는 걸 발견했다. 5년 넘게 산 우리집 천장 몰딩이 2계단 몰딩인 것도 처음 알았다. 아! (불가피한) 배움의 즐거움이란!

 

견적을 요청하기 전 준비 작업 : 다른 사람의 견적을 구경해보자

 

요건 거의 전적으로 인테리어 카페의 도움을 받았다. 카페에는 턴키로 인테리어 공사를 맡기는 회원들이 받아든 견적을 공유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부지기수로 많다. ‘32평 구축’을 중심으로,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 스타일과 비슷한 요청 사항이 담긴 인테리어 견적을 셀 수 없이 눈팅했다.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대략적으로나마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에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미리 가늠해 볼 수 있고, 이걸 토대로 나중에 내가 실제로 받아들 견적이 어느 수준인지 비교해 볼 수 있다. 같은 32평 아파트라도 집의 내부 상황과 공사중 변수, 자재비와 인건비의 차이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게 정확한 지침이 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예산이라는 밑그림의 윤곽선 역할을 한다고 보면 충분하다.

 

기대했던대로(?) 같은 32평 구축에 비슷한 컨셉이라도 비용은 천차만별이었다. 그럼에도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교훈 몇 가지를 덤으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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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구현하는 데에는 맥시멀한 비용이 든다. 

 

문선이니 몰딩이니 걸레받이니 이런 것들을 없애는 건 그저 안 만들면 그만인 게 아니었다. 각자의 역할을 맡아 겉으로 드러났던 것들을 감추자니 오히려 작업은 더 복잡해지는 거였다. 당연히 비용은 올라간다. 그냥 평범한 문선에 문짝 달아 놓는 비용과 ‘히든 도어’라 불리는, 문선을 아예 없애고 흰 벽에 문짝 형태의 직사각형만 그어 놓은 것처럼 문을 다는 비용의 차이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 이 사실은 앞으로 내가 줄기차게 마주하게 될 선택과 포기, 타협의 압박을 예고한다.

 

둘째, 내 눈에 예쁜 건 매우 높은 확률로 비싸다. 

 

만약 본인 눈에 선녀처럼 아름다운데 그게 가장 저렴한 비용이 드는 디자인이라면 본인의 안목에 평생 감사하며 살도록 하자. 당신 안목이 그대의 계좌를 살렸다. 

 

셋째, 다른 사람들의 견적 후기에는 고민의 흔적과 다른 이들의 조언이 담겨 있다. 

 

그걸 보며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예쁘고 비싼데 오히려 내구성과 편의성이 떨어지는 요소들이 꽤 있다는 사실이었다. 

 

넷째,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샷시에는 돈이 많이 든다. 

 

우리가 인테리어의 ‘보이는’ 측면에만 집중하면 잠시 외면 당할 수 있는 샷시는 집의 기능적 측면(단열)에서는 가장 중요한 존재다. 이걸 간과하면 우리는 예쁜 쓰레기 안에서 입김을 호호 불며 살게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샷시의 스펙과 브랜드에 따라 비용 차이가 많게는 수 백 만원까지 난다는 점이다. 과하지 않고 ‘적당한’스펙으로 집의 온기는 유지하면서 내 잔고의 온기도 유지할 수 있는 황금 비율을 찾아야 하는 난제를 발견했다.

 

아직 견적을 요청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조금 더 남아 있지만 글의 분량이 너무 많이 와버렸다. 스토리 진행 없이 질질 끄는 고구마 드라마를 시청하는 답답함을 느끼셨다면 양해바란다. 기왕 쓰는 김에 하나라도 더 도움이 되길 바라는 충심으로 이해해달라. 하나 더, 이 글을 읽고 ‘문선하고 걸레받이도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다고 누구나 다 아는 얘기를 쓰고 있네’하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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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겠다. 나는 몰랐는데… 

 

다음 시간에는 진짜 견적 요청하고 상담 받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살짝 맛보기로 털어놓자면, 내 돈 들여 내가 살 집 인테리어 공사 맡길 곳을 정하겠다고 문을 두드리는 것임에도 꼭 취업 면접 보는 기분이 들었던 쫄래미의 이야기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