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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지긋한 이 땅의 남성이라면 대부분은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이 있을 거야. 아마도 유년시절의 대부분을 크던 작던, 단독주택에서 보낸 기억이 질기게 남아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 하지만 대부분 그 또래 어머니들은 단독주택이라면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어. 그만큼 그녀들에겐 고단한 단독주택 생활이 있었다는 반증이겠지.


사실 우리네 근대의 단독주택이라고 해도. 전근대적인 초가집보다도 나을 것 없는 구조와 취약한 난방구조를 가지고 있었을 거야. 블록 하나로 칸을 나눈, 춥고 불편하기만 했던 그 근대의 집에 그녀들이 좋은 기억이 있을 리가 없지.


게다가 그 시대 대부분의 난방연료일 연탄가스로 심심치 않게 죽어들 나갔으니까. 그래서 이 땅의 어머니들이 모든 딸에게 아파트를 권하는 것은 그만큼의 힘든 기억이 그녀들, 팔과 다리와 가슴에 박혀 있었다는 반증이겠지. 그러니 속물이라고 그렇게 욕할 필요도 읎어.


대신에 이 땅의 아버지가 주택에 대한 로망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그 힘든 집안 살이에서 어느 정도 비껴있었음을 말하는 것이기도 해. 대부분을 바깥으로만 돌았으니 집의 세세한 어려움을 절실히 알 리가 있나.


각설하고,


우리가 단독주택을 떠올리면 대부분은 시골의 마당이 넓은 전원주택을 떠올릴 거야. 하지만 현대의 대도시에서는 이미 그런 마당이 딸린 주택은 거의 없어졌고, 또 있다고 해도 호화저택의 말이 적당하지 따뜻한 저녁이 있는 평범한 시민의 단독주택은 이미 자취도 없는 셈이지. 그리고 시골로 간다는 것도 그래. 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시골에 가서 산다는 것이 그렇게 만만하거나 호락호락하지 않거덩.


그래서 내가 가르쳐 줄려고. 시골 말고 대도시에서 즈렴하게 단독주택 마련하기. 그라고 내부 리모델링을 잘만 하믄, 아프트의 두 배로 편리한 생활을 누릴수 있으... 증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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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격

2. 위치선정

3.개축과 리모델링

4. 집의 구조

5. 장점과 단점


 

 

1. 가격

이 집 가격이란 게 사실 아주 모호한 개념이야. 이제 집값이 아니라 아파트값으로 대체된 개념이지. 그만큼 빠른 시간 내에 우리네 단독주택은 아파트로 의미전환이 되었다고 봐야 할거야. 그리고 그 가격은 천차만별일 테고. 무튼, 도시에서 30평대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전제부터 시작해보자고. 그리고 어차피 30평대 아파트도 태반이 빚일 테니까 무주택자도 해당되지 않을까?


도시들이 아파트나 빌라로 급속히 변하고 있지만, 모든 도시에서는 일명 슬름가라고 하는 오랜 단독주택 군이 남아있어. 잘 둘러바바. 반드시 있어. 증말 있다고... 그 슬럼가들 중 가격이 비싼 지역이 있고, 싼 지역이 있어. 비싼 지역은 집의 가치보다는 머지않은 장래에 재개발의 가능성이 있어서 비쌀 테고, 싼 곳은 재개발의 가능성이 그만큼 먼 지역이라는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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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은 거의 집값이 반영되지 않아, 거의 땅값만 반영이 되더라고. 그러니 집이 좋고 나쁘고가 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셈이야. 실 소유자들에겐 오히려 좋아.


나 같은 경우에는 향후에 매매를 염두에 두지 않고 탐색을 했기 때문에 내 기호에 맞는 곳은 오히려 집값이 더 낮은 곳이었어. 그건 이사 가지 않고 오래오래 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거덩. 이것은 기호의 문제야. 오래 살 것이냐? 집값의 상승을 바라느냐? 재개발을 바라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이사를 가도 좋을 거라는 마음일 테니, 어느 쪽이 좋은지 나쁜지를 따질 수 는 없어. 순전히 개인의 기호에 따른 문제지.


그래서 오히려 집값이 비싼 대로에 인접한 곳이나 상권이 좋은 곳보다는 상대적으로 즈렴한 곳이 실 생황에는 오히려 좋고, 또 가격도 즈렴햇어. 빚을 포함하더라도 아파트 30평정도의 자본금이 있다면 도시에서 번듯한 단독주택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소리지. 도시 외곽으로 나가면 나갈수록 가격은 물론 더 쌀 테고..


그러니 정확하게 얼마냐고 묻지마. 그건 도시의 30평대 아파트가 얼마냐고 묻는 것과 같은 우문이니까.




2. 위치선정

슬럼가라고 해도 우습게 볼 게 아니야. 대부분 자세히 둘러보면 아파트가 들어서지 못하고, 그렇다고 뚜렷한 단독주택의 비전도 없이 살고 있기 때문에 집들의 보수와 리모델링이 되지 않아서 노화되고, 하릴없이 낡아가고 있다는 것이지. 잘 따져보면 오히려 그 슬럼가가 도시의 원도심일 경우가 많아.


예를들면, 서울의 성북구나, 부산의 남포동 주변이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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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이 지역이 옛날에는 복잡한 원도심이었는데. 그 덕분에 개발이 원활치 않아서 오히려 슬럼가가 되어가고, 외곽지역일수록 손쉽게 싹 밀어불고 대규모 아파트나 상가를 지어서 현대 도시의 중심지가 된 경우가 많아. 내가 살고 있는 해운대도 불과 몇 십년 전에는 부산에서도 깡촌 중에서도 상깡촌이었어. 허허벌판이었지. 그러니 개발하기도 손 쉬웟을 거야. 머가 있어야 어려움이 있지.


아... 또 옆길로 샜넹.


낵아 위치 선정에 공을 들인 것은 단 한 가지야. 아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학교가 가까이에 있느냐'였어. 다행히 아주 시골이 아니고 도시의 슬럼가는 비교적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밀집 지역이었기 때문에 처음 걱정한 것과는 달리 대부분은 학교를 끼고 있더라고. 오히려 새로 지은 대단위 아파트나 신도시 같은 곳이 오히려 학군이 아직 채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어. 그러니 도시의 슬럼가라고 하더라도 학교는 대부분 멀지 않은 곳에 끼고 있으니 많이 걱정하지 마셈.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집에 작지만 주차장이 있는 곳이 좋은데. 없어도 상관없지만 될 수 있으면 주차장이 있는 집을 권하고 싶어. 슬럼가란 대부분 주차난이 심하게 일어나기 마련이거덩. 요즘은 지자체에서 담장을 허물믄 지원을 해주는 사업도 있던데 지원도 받고 주차문제도 해결하면 일석이조일 거라고 생각해. 그까짓 담. 있어도 들올 도둑은 들오고, 없어도 들올 도둑은 들어와. 하지만 문을 열어 놓으면 의외로 좀도둑들이 안 들어와. 안에 사람이 있을까바 무서워 하거덩.


단, 꼭 고려할 건, 단독주택의 경우엔 집의 방향이 느무느무 중요해. 남향일 경우와 아닌 경우에 난방비가 꽤 차이가 나고, 난방비보다는 밝은 빛이 사철 들오는 것은 생각보다 음청 중요해. 같은 가격이라면 크기가 좀 작더라도 남향을 강추해. 을마나 남향이 중요했으면 옛말에 삼대가 공덕을 쌓아야 정남향의 집에서 산다고 했겠어. 명심해.




3. 개축과 리모델링

우선 적당한 집을 물색하면 개축이나 리모델링을 생각하는데. 가진 돈이 아주 많거나 구한 집의 평수가 아주 넓으면 싹 허물고 개축을 권하겠지만 간당간당한 돈을 가지고 잇다면 리모델링을 권하고 싶어.


무엇보다 개축을 하면 처음 집보다 훨씬 쪼그라 들어. 건축법이 옛날과 달리, 바뀌어서 새로 집을 지을려면 옆집과의 공간등을 생각해서 실제 집보다는 훨씬 작게 지어야 하지만 리모델링의 경우에는 그럴 필요가 없이 그 평수 그대로 유지할 수가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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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의 경우에는 예컨대 집을 2억에 샀다면 한 5천마넌 정도면 대충 원하는 구조로 만들 수가 있어(이 돈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서 더 줄거나, 늘 수가 있어).


단독주택의 난방같은 것을 걱정하던데. 강권하는 경우는 아니지만 본래 집의 외관에 스치로폼 한 겹만 둘둘 감싸놔도 한겨울 그렇게 춥진 않아. 그걸 머라더라... 드라이비트라고 하던데 별로 비싸지도 않고 단열은 가성비 최고가 된다고 하더만. 이걸 집 외관에 둘러놓으면 한겨울에도 아파트 난방비보다 적게 나와. 증말이야.




4. 집의 구조

이게 가장 중요한데, 대부분 마당이 넓은 집을 선호하지만 이 경우 가격도 엄청나게 높아지고, 또 도시의 슬럼가에서는 마당이 넓은 집은 매우 귀해. 또 막상 마당이 있다고 해도 그 마당을 관리한다는 게 실제로는 무척이나 힘들어. 못 믿겠으면 마당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알거야. 일년에 몇 번 고기를 먹는 대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댓가를 치르는지... 아주 죽어나.


도시에서는 넓은 마당 대신 한 두평의 작은 마당이면 족해. 또 대부분이 슬럼가 집들이 그런 구조들 뿐이고. 그리고 옛날 집들은 내부가 대부분 칸칸이 나눠져 있을거야. 아마도 대가족이어서 그랬겠지만 요즘에는 식구들이 단촐하고 현대의 생활이 칸칸이 나눠진 좁은 공간에선 활용도가 많이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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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일 층의 경우에 방이 4~5개였는데 모두 털어서 하나로 만들었어. 대신에 하중을 생각해서 H빔 몇 개를 박아 두는 것으로 하중의 문제를 해결했지. 그 하나의 공간은 거실과 부엌, 세탁실과 다용도실 정도로 한 동선 안에 해결할 수 있게 확 밀었더니 편하더마. 좁은 집도 넓게 보이고. 요즘 생활방식에도 맞고.


이층은 그냥 침실. 단순하지? 단순한 게 가장 편한겨. 안 그럴려고 해도 대부분 집이 이 층이야. 일 층도 드물어.




5. 장점과 단점

나 같은 경우에는 아직 단점은 없었어. 단지 아이가 학교를 전학 오고 담임 슨생님이 아이 주소를 확인하더니. 그해 겨울에 불우이웃을 돕는다나 머라나. 김치와 학용품을 우리집으로 그득 보내 주더마. 괜찮다고, 그럴 정도로 못사능 건 아니라고 말해도. 니미럴... -,-'


그리고 아파트에 살 때는 몰랐을, 꼭 같은 규격의 가구 밖에는 살 수 없었는데 자유롭게 못을 박고, 규격품 이외의 가구를 맞출 수도 있고, 무엇보다 아이가 쾅쾅거리며 뛰어 논다거나, 필 받으면 음악을 아주아주 크게 틀어 놓고 맥주를 마셔도 아무도 머라고 할 사람이 없다는 거야. 아파트와 달리 아래도 위도 옆에도 나의 공간이라서 눅아 머라고 할 수도 읎으. 으흐흐흐흐.


덕분에 일주일에 두 세번은 아이의 친구들에게 습격을 당해서 집안이 아수라장이 되곤 하지만 뭐 어때. 아파트에 살 땐 조금만 띠어 다녀도 심장이 쫄깃했는데. 막막 더 띠어 다니라고, 그래도 괜챤다고 그러니까. 아파트 아이들이 오히려 당황해 하더마. 구여운것덜.


그리고 집으로 갈려면 엘리베이터 안에 갖혀서 모르는 사람들이랑 어색하게 있지 않아고 되고, 또 슬럼가라 그런지 아파트에서는 보지도 못하던 순찰차가 1시간에 한 번씩 계속 돌아 댕기더라. 치안도 오히려 더 완벽하더마. 얼마 전에는 집 앞 전봇대에다가 일 생기면 총알같이 온다고 응급벨까지 설치해 놨더라. 도슨생들도 요즘은 먹고 살기 힘들겠더만.


쓰레기는 아파트와 거의 유사해. 그냥 대문 앞에 요일별로 표시된 쓰레기를 내 놓으믄 밤새 싹 수거해가. 쓰레기를 버릴려고 봉다리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말고 할 것도 읎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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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대로 마구마구 적어서 두서가 읎는데. 혹시 더 궁금하거나, 생각 있는 사람덜 있으믄 물어바바. 오빠가 자세히 갈켜줄게.


끝이야...  ㅡ,.ㅡ





편집부 주


위의 글은 독자투고에서 납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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