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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와 같은 평범한 인사가 별로 어울리지 않는 -_-; 컨설팅 일지이기에 바로 기업이 신년에 해야 할 일보따리들을 풀어 보겠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무언가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이 요상한 시기를 맞게 될 때는, 절박한 위기의 순간이거나 반대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 없이 근거 없는 낙관에 빠져 있을 때가 많습니다. 혹시 신년의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쉽게 일을 잡지 못하고 계신 분들은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더불어, 경제공황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체감하는 경기가 안 좋습니다. 이 위태로운 2016년을 잘 살아내기 위해 기업들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그 기업의 경영자와 담당자들은 새해에 어떤 일을 해야 할지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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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5년 재무제표를 위한 정리 작업


한 번 잘못 만들어진 기업의 재무제표는 기업이 존속하는 한 주홍글씨로 남아 사업전반에 불편한 일들을 만들어 냅니다.


중소기업들은 재무제표를 세무기장 대리인이 만들어준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재무제표란 것이 기업이 제출하고 설명한 자료의 질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아무리 대단한 세무사가 와도 증빙 자료 하나 없이, 기업 상황 파악 없이는 결산 제대로 된 결산 작업을 할 수 없습니다. 세무사무소에서 결산하자고 걸려 온 전화에 맞춰 급하게 통장이랑 몇 가지 증빙서만 챙겨주고 나서 좋은 재무제표가 나오길 바라는 것은 헛된 욕심입니다.


못된 사람들은 재무제표의 가공과 분식까지 해서 재무제표를 꾸미기까지 하는데, 양호한 영업상태 임에도 불구하고 정리 잘못해서 굳이 나쁜 재무제표를 받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전에도 잔소리 했던 부분인데요. 기장해주는 세무사무소에서 알아서 다 챙겨줄거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내가 신경 쓸수록 좋은 재무제표가 나오니까요. 아래 열거해 드리는 사항들을 꼭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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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의 예


. 무형자산 정리

상품 개발에 든 개발비SW 구입비용(PC운영체제 구입비) 등은 자산으로 등록되어야 손익이 나빠지지 않습니다.


. 상품 재고

정확한 연말 재고 액을 정리해 놓지 않으면, 의도하지 않았던 분식이 될 수도 있고, 손익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매입 내역과 사용 내역, 잔여 재고를 정확하게 대조하고 맞춰봐야 합니다.


. 부채

새로 융자 받은 자금, 지급한 이자, 갚은 원금 등이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지급하지 않은 물품대금 또한 부채입니다. 1월 1일에 줬더라도, 전년에 주지 않았기에 부채입니다. 잘 정리해서 부채로 계상(計上)하시고요.


. 임직원 거래 자금(가수금/가지급금)  

회사의 자금이 부족해 사장님 돈이 회사에 일시적으로 들어갔더라도 확실히 관련 계약서를 써두시고, 그 내역도 정확하게 계상해야 합니다. 결산 후에도 가수금이나 가지급금과 같은 가계정이 재무상태표에 버젓이 남아 있으면 이 재무제표를 보는 사람들은 이 회사가 내부관리가 안 되는 구멍가게 수준이구나.’라고 생각합니다.


. 유형 자산 변동사항

컴퓨터 모니터를 사고 금고를 샀는데, 이게 자산으로 등록되지 않고 사무용품비로 퉁~ 날아가 버리면 그만큼 사업의 손해가 생깁니다. 유형의 자산으로 정리해야 합니다제조 기업들의 경우 금형을 만들어서 외주공장에 두는 경우, 금형보관증 등을 꼭 만들어 놓으시고, 요즘처럼 기업들의 폐업이 많은 시기에는 금형을 도난당하는 경우도 많으니 잘 관리하셔야 합니다.


. 기장 대리인 면담

가장 중요한 일이겠습니다전년도 세무조정계산서를 보시고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 꼭 문의해 보시고, 혹시나 증빙이나 인과관계를 잘 몰라서 그냥 세무사무소 본인들의 주관대로 처리했다는 얘기가 나왔었다면 올해는 반드시 세무대리인(세무사) 상담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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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실질적 사업계획의 수립


그 회사의 사업은 그 회사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누구보다 더 잘 분석할 수 있습니다세상엔 같은 유형의 기업은 없습니다. 유사한 형태의 기업이 있을 뿐입니다자본의 수준도 다르고, 사장의 경영철학(?)도 다르고, 핵심인력의 유형도 다르고, 위치하고 있는 지역도 다르고... 수 십 가지 이유로 그럴 수밖에 없죠.


잘 나간다는 회사의 번쩍번쩍한 파워포인트 폼을 가져다가 사업계획서를 만들었다고 잘 만든 사업계획서라고 할 수 없습니다출처가 어딘지, 어떻게 산정했는지 모를 카더라식의 도표를 하나 인터넷에서 복사해서 보고서에 삽입하고 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 연평균성장률)19%에 달하는 유망한 시장이라고 "우린 인제 대박입니다!"를 외쳐봐야 속사정을 아는 사람들이 듣기엔 공허한 사업계획일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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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의 평가를 위해 희망과 의지를 반영한 사업계획서 작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지요. 그렇지만 회사 내부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1년간 또는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는 불필요한 꾸밈과 과장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업계획을 작성하면서 아래 설명 드리는 부분들을 챙겨 보셨으면 합니다.



. 매출액 추정에 대한 검산


사업계획서들은 대부분 매출액을 얼마 달성하겠다로 시작되는데요사업계획서의 근간이 되는 것이니 매출액 추정이 타당한지 반드시 검증해야 합니다. 대부분 영업계획이 충실하냐로 검증하시려고 하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계획 매출액만큼의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를 검증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기업이 매출을 2014년에 10억 원, 2015년에 12억을 달성했다면, 2016년 사업계획 상의 매출액은 14억 원 또는 그 이상으로 잡는 것이 일반적인데요검산을 해 볼까요매출액 목표를 14억 원으로 잡았다면, 이 계획에 원가를 대입해 보니 14억 원의 매출을 낼 수 있는 원재료 구매액, 6억 원이 필요합니다그렇다면 다시 기업이 6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느냐를 검증해 보는 거죠.


보증기금이나 은행에 상담을 받아보니 2015년까지 3억 원 규모로 단기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기에, 올해 지원할 수 있는 융자금액은 1~2억 원 밖에 안 된다는 의견을 들었습니다이런 상황이라면 최대한 2억 원을 은행에서 융자를 받더라도 4억 원의 자금이 부족하게 됩니다.


제조를 위해 필요한 자금 = 은행신규융자(2억 원) - 제조원가(6억 원) = -4억 원

 

이 때 영업팀장이 대리점 추가모집을 통해 1억 원의 영업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자 이제 3억이 부족하군요총무팀장에게 이 상황에서 은행융자가 아닌 3억 원의 조달이 가능한지 묻습니다총무팀장의 의견은 이미 수차례 유상증자를 해서 자본금도 최대한 조달했고, 사장의 사재를 털어서까지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결국 매출액 목표 14억 원은 희망사항 이었음이 확인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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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 있어야 생산을 하지...


이런 상황이라면 매출액 목표 수준은 자신의 가용자금 범위내로 낮추고 큰 매출규모에 맞춰 짜둔 과다한 비용을 축소해야 합니다. 그리고 원재료를 공용화 한다든지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제조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제가 매출계획에 대한 타당성 검증 방법에 대해 제조업을 기준으로 설명을 드렸는데요서비스업인 경우에는 인력에 중점을 둬서 검증하시면 됩니다. 인력별 수준, 업무 강도(근무시간, 출장, 연장근무 등), 조직역량(팀별 역량), 단기근로자를 통한 업무진행 가능성, 외주협력사의 평가 및 협업 가능성 등을 면밀히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 부채 상환계획


개인사업자가 아닌 법인이라도 회사가 은행의 융자를 받으면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서게 됩니다. 법인이 파산할 때 대표이사도 함께 파산하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합니다부채의 수준은 현재의 자산을 절대 넘어서면 안 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회사에 있는 모든 것을 탈탈~ 털어서 빚을 못 갚는 수준이면 위험하다는 거죠.


좀 더 전문적으로는 유동비율을 중요하게 보는데요유동비율은 유동자산/유동부채로 계산합니다. 일반적으로 신용평가 AAA 수준인 기업들은 150% 이상 유지하고 있으며, 은행에 대출을 받기 위해 기업이 재무제표를 제출했을 때 200% 수준이라면 은행원이 활짝 웃으며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유동비율을 영어로는 banker’s ratio 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3억 원을 대출 받아 사업을 하고 있는데, 갖고 있는 현금과 예금, 적금, 보험(환입 가능한) 등이 모두 합쳐서 6억 원이다. 이러면 아주 양호한 상태인 것입니다.


유동비율(200%) = 유동자산(6억 원) / 유동부채(3억 원) 이기 때문이죠.


만일 유동부채는 5억 원인데 유동자산은 3억 원 밖에 안 된다면 유동비율은 60%라 좋은 재무구조로 볼 수 없는 것입니다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지금 회사의 재무상태표를 살펴봤을 때 유동비율이 100%~200%가 안 된다면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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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입 계획


무차입경영이라는 것이 양면의 검과 같아서, 차입금이 없다는 것은 재무적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나 기실 사업의 미래 비전에 대한 투자는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지하게 현재에 너무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간 안전만 추구하다 보니 기회를 손실한 적은 없는지 검토해 보셔야 합니다.


돈을 버는 데는 언제나 최소한의 위험은 따라 다닙니다. 신제품의 개발, 신기술의 도입 등에 좀 더 투자를 하고픈데 망설이는 경우라면 이자가 싸고 장기 상환이 가능한 정책자금을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생각하는 안정이 사실 무사안일은 아닌지 한 번 쯤은 살펴봐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융자자금 차입을 할 때는 되도록 장기상환이 가능한 정책자금 위주로 편성해야 합니다. 사장님들이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담보대출로 은행에서 빠르게 대출을 취급해 주니까 복잡하게 많은 서류를 내야하고 무시무시한(?) 실사까지 받으면서, 실제 입금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정책자금을 포기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반적인 은행 대출을 받아버리면, 향후 추가적인 대출 여력이 더 없어지고, 이자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간에 상환하지 못한다면 금융 부담이 커집니다. 그래서 보증서 기반의 정부융자자금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원재료 확보 계획


항상 강조해 드리고 있지만 내 돈 주고 물건을 사는 것이지만 파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구매입니다적어도 지난해까지 원재료 구입에서 일어났던 문제들은 올해는 두 번 다시 겪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셔야 최악의 경제상황에서 연쇄도산이나 기업 생태계 일괄소멸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위기를 대비하는 구매 관리라는 게 어찌 보면 대단한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춘절 아시죠중국의 춘절이 되면 국내 외 제품들의 수급이 모두 어려워지는 일을 겪습니다. 중화권 생산 원재료와 연결되어 있는 제품이라면, 이 시기를 감안해서 재고 매입을 해야겠지요. 서양의 크리스마스 시즌 등에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는데, 작년 12월에 긴 휴가 시즌 때문에 예상치 못한 고생을 하고 고작 몇 달 사이에 중국 춘절을 맞아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야 안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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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작년까지 거래했던 기업의 납기, 단가, 사후 지원 등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새로운 공급처를 찾아 봐야겠지요. 최근에는 원재료와 부품 생산을 하던 국내 중소기업들의 사정이 좋지 않기에 적극적으로 해외공급처도 수배해 봐야 합니다alibaba.com 등에 Buying leads(구매 의향)를 올리는 정도의 힘 안 들이고 시간 안 뺏기는 시도 정도는 해보시길 권합니다.



. 위기 대응 계획


"미래에 일어날 문제를 예상하고 대비책을 세워 위기 시에 빠르게 상황을 타개한다." 참 멋진 말이죠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뜻 떠오르는 방법론은 없을 텐데요.


아주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매출액이 반 토막 나는 시나리오를 짜보는 겁니다.


외부차입금이 큰 기업의 경우, 확보한 재고가 많아 쓸 수 있는 현금이 없는 경우, 전년도에 투자를 많이 해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없는 경우에는 매출액이 급감하면 바로 현금유동성의 위기를 겪으면서 소위 말하는 한방에 훅 가게 되는 사태를 겪습니다.


만약, 내부적으로 검토했을 때 전년 대비 매출액이 반 토막 나는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다는 확인이 된다면, 현재까지의 사업을 매우 잘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영업, 제조, 자금 등 다방면의 경영요소를 총체적으로 분석하여 사업계획을 짜야겠지만, 정말 기업에 이럴 여력이 없다면 다른 건 다 포기하더라도 이런 매출액 급감에 대한 상황만은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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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성인가? 진격인가? 후퇴인가?


오늘 컨설팅 일지는 현재를 지키고 기업이 망하지 않는 경영에 초점을 두었습니다하지만 기업 상황은 다 다를 테니 다른 준비를 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조언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 공격적인 경영


1)신제품의 출시


기업들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아무 기대도 하지 않을까요? 천만에요. 이 신제품이 킬러앱이 되어서 시장을 평정하고 드넓은 세상에서 우뚝 선 기업이 되길 원하는 것은 소상공인부터 재벌기업까지 다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그러나 업력이 짧은 중소기업의 경우 신제품 출시에서 몇 가지 우를 범하는데요. 대표적인 것들이 무리한 설비투자, 과다한 생산량, 너무 많은 제품 세부 모델의 기획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정부 융자 지원금은 크게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으로 나뉘는데, 어떤 자금이든 시설자금이 더 많은 대출을 해줍니다. 또 제조업을 영위하는 사업가라면 자기 공장에 대한 애정은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무리하게 큰 규모의 시설자금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잘 성장할거라 믿었던 기업들이 휘청하는 계기가 이런 무리한 설비투자인 경우가 꽤 많습니다. 사람의 직관력은 대단해서 경영 컨설턴트가 아니더라도 안양 생산 공장 라인에서 납땜 연기좀 맡아보신 아주머니라면 하나같이 "회사는 꼭 공장 세우고 사옥 사면 망하더라."라고 말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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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자본 축적이 되기 전까지는 외주 공장을 잘 활용하시고요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말에 혹해서 소화하지도 못할 물량을 찍어내는 것도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더불어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라면 처음부터 너무 많은 종류의 제품군을 만들지 마시고, 처음에는 소수의 모델로 제품 라인업을 짜고, 시장의 반응과 수용의 변화에 맞게 모델을 다변화해야 합니다.



2)'수출'이라는 향정신성 약품


대한민국은 자원빈국이어서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기조가 계속되어 왔고, 인구감소까지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 수출이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하지만 이런 인식은 덮어놓고 수출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비합리적인 경영을 하는 사업가들을 만들어내는 나쁜 토양이기도 합니다.



올 해 처음으로 수출 시장에 뛰어들려 하는 분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드리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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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장 조사를 객관적인 자료로 내가 직접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출 브로커, 교포 한국인, 카더라 정보를 덥석 믿고 수출을 진행했다가 큰 손해를 본 기업들이 한 둘이 아닌데, 다들 나만은 그렇지 않을 거라는 낙관에 취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 컨설턴트인 저는 계속 봐왔습니다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ebay.com의 동종제품 판매량, alibaba의 가격 동향, KOTRA의 국가별 보고서, 이 세 가지는 챙겨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로 무역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합니다.

Incoterms, HS-CODE, 관세, 신용장, 원산지 증명... 무역을 시작하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지식들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바이어를 만나고, 오퍼상을 만날 때 내가 구사하는 단어의 수준과 용어의 이해도에 따라 사기를 당할 수도 있고, 피할 수도 있습니다어떤 교육이든, 몇 시간이든 좋으니 반드시 공부 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순차적인 진행입니다.

작은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다보면 무역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비로소 이해가 됩니다처음부터 40ft 컨테이너 꽉 채워서 수출을 하겠다는 욕심보다는 EMS를 이용한 샘플 판매 같은 것부터 경험해 봐야 합니다역으로 eBay 같은 사이트에서 직접 물건을 사보고 해외의 seller가 어떻게 물건을 팔고 배송하는지도 보고 배워야 합니다.




또한 실질적인 수출도 발생하기 전에 세계 각국에 특허를 출원하는 등의 성급한 투자도 생각해봐야 할 일입니다. 정부의 해외출원 지원금 등을 믿고 무리하게 해외 각국에 특허를 출원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정부의 지원금은 처음 일부의 비용을 보조하는 것이고, 연간 발생하는 연차료나 활동비용까지 지원하지는 않습니다.


‘All or nothing’이라는 생각으로 뛰어 들었다가는 낭패를 겪게 될 것입니다. 사회의 분위기는 수출이 대세인 듯 보이겠지만 실제로 무역의 위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은 다르게 평가합니다. 은행권에서 기업평가를 할 때 수출비중이 큰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위험요인을 가진 기업으로 신용평가를 할 정도니까요.


오늘은 여러 기업들이 보는 주제인 관계로 수출입 무역에 대한 사례들은 기회가 되면 또 올려보겠습니다.



. 위기의 2016, 계속 사업 여부의 결정


수년간 사재를 털어 기업을 운영했지만 이제나 저제나 싶었는데도 계속 적자인 기업2개 이상의 사업체를 운영하는데도 다방면에서 적자인 사업자 또는 투잡인 분창업을 살짝(?) 시작한 미등록 사업자 또는 프리랜서인 분...


참으로 많은 분들이 '사업을 접어야 하나'라는 고민을 안고 속앓이를 하고 있는데요이런 속앓이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적기가 바로 결산기입니다사업의 규모가 아주 크지 않은 이상, 재무제표를 정리하면서 중소기업에서는 충분히 문제 확인이 가능합니다.


'아이고, 그렇게 많이 팔려고 노력했는데, 이거 빼고 저거 빼면 우리 회사가 은행 대출이자도 제대로 못 내고 있었구나!', '헉! 판매한 상품보다 잃어버리고, AS 교환으로 소진된 상품이 더 많다니...' 이렇듯 자가 진단을 해보시길 권해 드리면서 유형별로 제 컨설팅 경험에 따라 좀 직설적으로 몇 말씀 드려보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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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투잡인 분


인터넷 마켓을 통해 투잡을 하시는 분들을 종종 뵙는데요. 직장에서 월급을 200만원 받았다면, 투잡을 통해 그 만큼의 돈을 벌려면 월 1천만 원~2천만 원의 매출은 올려야 합니다그 뿐인가요? 직장을 다닐 때는 이렇게 돈이 드는지 몰랐는데, 내 돈으로 출장비를 써야 하고, 사무집기, A4용지 한 장까지 다 돈이 들어갑니다제품 등록 하고, 배송하고, 재고 정리하고, 예상과 달리 하나의 물건을 팔기 위해 투입되는 시간은 얼마나 많던가요?


월등한 능력과 행운까지 겹치지 않는 이상 투잡으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것은 인터넷 마켓도 마찬가지입니다만일 1년 이내에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현재의 원 직업에 충실하시길 권합니다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는커녕, 원래의 일도 그르치고, 몸과 마음만 피폐해질 뿐입니다.


너무 상심하지는 마세요. 투잡으로 성공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우니까요게다가 현재의 직업과 직장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만약의 경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구나'라는 인생의 플랜B(?)도 공부했다라고 생각하십시오.



2) 지속적인 적자 상태


지속적인 적자기업이라면 당연히 부채가 있을 겁니다. 2015년을 결산해보시고 1년간 원금의 상환이 조금이라도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라면, 사업을 중단할 것인지 충분한 고민을 해 봐야 합니다만약, 준비 기간이 길었을 뿐 충분한 성장세가 예상되거나 차입비용이 오너(사장)의 개인적인 상환능력(시세로 따져서 자산 매각 시 현금화 가능한 금액 수준) 이내인 경우에만 사업을 지속하십시오지속적인 적자 상태에서는 결산기에 객관적인 증거들을 확인하며 폐업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보셔야 하겠습니다.


더 많은 지면을 통해 더 상세하게 도와드려야 할 기업들이지만, 오늘은 여러 기업들이 보는 주제로 간단히 적었습니다기업을 폐업하고 정리하는 과정은 향후 다음에 따로 한 편 할애해서 자세히 적겠습니다.



3) 두려움에 오염된 판단


대출이나 차입 비용이 전혀 없이 왔지만 성과가 미비하다면, 지레 겁먹지 마시고 조금 더 사업을 진행해 보시길 바랍니다. 사업이 제 궤도를 찾는데는 사업가의 스타일, 시장의 상황에 따라 다 다릅니다. 좋은 기회를 앞에 두고 스스로 돌아서는 일이 없도록 좀 더 용기를 내세요. 대기업도 신사업과 신제품에서 즉시 이익을 거두지는 못합니다.


간혹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시기에 폐업을 결정하시는 분들도 보게 되는데요. 아무리 기회가 없을 거라 판단해 폐업을 속행하더라도 회사를 정리하는데 야반도주 하듯이 무책임하게 정리해서야 안 되겠죠회사가 문만 닫는다고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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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나온 김에 무책임한 폐업의 사례를 하나 말씀 드려 보겠습니다.


S시 기업지원빌딩에 입주해 있던 B사는 초기자본금도 적었고, 자신만만하던 계획과 달리 사업이 시원찮았습니다. 그래서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회사를 폐업할 거라고 월세와 관리비 밀린 것은 보증금으로 정리해 달라고 했지요그러자 관리사무소는 기한의 이익 상실이 발생했으니 몇 푼 안 되는 보증금으론 부족하고 더 돈을 내라고 했죠. B사 사장님은 그 돈 못 낸다고 성을 낸 후 야반도주를 했습니다.


참 황당한 일인데요. 그러자 B사 사장님에 대한 나쁜 평판이 돌며 숨겨져 있던 위법, 불법 사항이 흘러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출연자금을 브로커를 통해 받은 것이 들통 나서 향후 5년간은 정부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되었죠참고로, 중소기업청은 2016년부터 부정하게 정부자금의 수혜를 받은 기업은 10년간 정부사업에 참여하지 못 하게 한다고 합니다.



4) 비정상적인 흑자 상태


회계부정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도 머쓱하게 중소 기업 중에는 세무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사장님이 세금 덜 내게 해 달라 하세요.", "면허 유지하려면 적자 나선 안 되니 알아서 좀 해주십시오."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숨이 나지만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듯 재무제표를 가공하고 나면, 그것이 가공인지도 잊어버리고 사실로 인식하는 역설적 상태에 빠지는 기업들이 있습니다'우리 회사는 흑자인데 왜 통장엔 돈이 없지?' 뭐 이런 식인 거죠거짓말을 많이 하다 보면 자기 거짓말을 참말로 믿게 되는 심리와 유사하다고 할까요?


많이 나아지려면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예전보다는 강화된 기업평가를 하기에 이제는 기업의 분식회계나 성과 부풀리기가 잘 통하지 않습니다. 운 좋게 그동안 넘어갔더라도 정상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회계부정 외에도 흑자 상태이나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었다면, 제도 안으로 들어오는 노력을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한 번에 훅가지 않으려면, 그 동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시고 더 이상 편법을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간이과세자로 등록해서 사업을 하다가 과세표준이 커지면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폐업을 하고 친인척의 명의로 다시 간이과세자로 등록하는 행위, 오랜 기간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사업을 한 경우 등은 본인이 똑똑해서 잘 피해 가는 게 아니라 과세당국이 적절한 기회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기업가는 자신이 법망을 피해나가는 방법을 획기적(?)으로 고안해 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건국 이래 계속 되풀이되는 수법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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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소기업에서는 오랜 기간 인건비를 동결하고 하청기업 원가 삭감 등으로 흑자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이 또한 정상적인 흑자 경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정말로 최소한의 인원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고자 한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기존의 인력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자세입니다. 인간이란 자원의 효용은 보상을 받을수록 더 큰 효용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자원입니다.


또한 글 중간에 알리바바를 통한 원재료의 해외수입을 언급했는데,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중소제조기업들이 몰락하면서 다양하던 원재료의 수급이 어려워지고 대기업 생산제품이나 시장에서 검증된 완성제품의 원재료 위주로 재편되어 가고 있습니다국내에서 전화 한 통화, 짧은 회의 한 번으로 조달하던 원재료를 해외 제조사와 옥신각신 하며 수입해야 할 지경이 된 거지요. 상생이라는 말이 왜 있는지, 부품과 소재 등의 원재료 기업들이 사라지는 현재의 산업계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신년에 기업이 해야 할 일이라는 주제로 글을 준비하면서 여러 유형의 기업들에 다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욕심에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또 읽는 분의 입장에서는 이 부분은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데 수박 겉핥기식으로 지나가 아쉬울 수도 있을 텐데요. 몇 가지 주제는 글 중간에 약속 드렸듯 이후 연재에서 다시 한 번 심도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다음 주제 예고를 드리겠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의 기술이란 제목을 달고 나갈 글인데요딴지 편집부에서는 취업준비생과 직장인들을 모두 아우르는 콘텐츠를 요구하셔서 원래 준비했던 초안에 대한 수정과 보강을 하고 있습니다빨리 마무리 짓고 조만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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