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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16년 1월 29일이다. 2016년 4월 13일까지 70여 일을 남겨두고 있다. 그 날이 무슨 날이냐고? 대한민국 제 20대 국회를 구성하기 위한 전국 총선거가 치러지는 날이다. 물론 그날에 이런저런 재보궐선거도 같이 치러질 예정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긴장을 타면서 시간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며 어떤 사람들은 전혀 관심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관심을 갖는 것이 맞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끊어 버리는 대가는 가장 저급한 정치인들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이라는 얘기도 있잖은가.


꼴 보기 싫고 짜증 나고 스트레스받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기울여 지켜봐야 한다. 그렇게 지켜보면서 최종적으로 기표소에 들어가 과연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하는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챙겨둬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그런 정보는 언론이 알아서 잘 정리해서 전달해 줘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이 땅의 언론들이 모두 망가진 지 오래이므로 각자 알아서 챙기는 수밖에 없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다만 꼭 한 가지만은 기억하시라고 부탁하고 싶다. 정치에 최선이라는 것은 없다. 최악을 피하는 지혜가 훨씬 더 중요하다. 특히나 이번 총선에서는 그 진리를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 같은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든다.



새누리당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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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놀이패를 든 집구석이다. 박근혜 여왕님의 청와대가 그렇게 난장판을 벌이고 전 세계 방방곡곡에 온갖 쪽팔림이라는 쪽팔림은 다 퍼다 뿌리고 계서도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떨어질 줄 모른다. 여왕님 관련 기사라면 형광등 백 개의 아우라로 마사지를 해 주는 언론들 때문일까? 좀 어려운 얘기로 표현을 하자면 사회적 신뢰의 감소로 인해 사람들이 더 이상 새로운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강화시키는 증거만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뭐 널리 퍼져서 신기한 얘기도 아니지만, 청와대는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어 개헌선을 돌파하는 것을 목표로 선거판 전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웃기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마디 했다가 탄핵을 당한 것이 겨우 십 년 전 일인데, 박근혜의 청와대는 직접 공천판에 영향력을 끼치고 친박이네 진박이네 하는 골동품 인사들을 선거판에 내리꽂아도 아무도 뭐라 하지 못한다. “청와대가 총선을 지휘한다”는 문장 자체가 이미 탄핵감인데 말이다.


국정원을 동원하고 군 정보기관을 동원해서 당선된 대통령이니 그럴 만도 하다... 라고 수긍하지 말자. 이 정권은 부당하고 불법적인 정권이다. 이건 확실히 해 두고 넘어가자.


개헌선은 200석이다. 그러나 190개를 넘긴다면 무소속이나 야당의 배신자들을 포섭해서 200석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최대한 200석에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제아무리 야당이 개판을 치고, 여론이 여당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판국이라 해도 역대 총선을 살펴보면 유권자들은 묘하게도 놀라운 균형감각을 발휘하곤 한다. 막판에 다시 저울의 균형추를 맞추는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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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총선에서 탄핵정국의 여파로 열린우리당이 180석을 얻네 마네 하는 분석이 쏟아졌지만, 결국 152석에 그치고 말았던 것도 그런 균형감각이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즉, 새누리당이 독자적으로 개헌선을 확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을 고려해서인지, 이제 공개적으로 얘기가 나오는 새누리당의 총선 목표는 180석이다. 180석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국회 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의석이다. 전체 의석 300석의 3/5 니까 말이다.


기왕이면 국회 선진화법 자체를 없애버리고 싶지만, 그게 힘들다면 국회 선진화법이 있어도 법을 마구 통과시킬 수 있는 의석, 180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가만있어도 돈이 들어오는 집구석이니 그런 꿈을 꿀만도 하겠다.


그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새누리당은 내부의 권력다툼이 점점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권력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청와대 집단과 차기를 노리는 김무성 집단과의 보이지 않는 실력대결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대구에서는 유승민 집단과 청와대 집단의 힘겨루기도 눈에 띈다.


어찌 되었거나 새누리당은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 거기다가 접전 지역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갈린 야권이 동시 후보 출마라도 하게 되면 어부지리를 얻게 되는 경우가 속출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적당히 이간질만 해서 야권연대만 못하게 하면 대박 날 거라고 여유 부리는 중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더민주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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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밝혀두지만 필자는 문재인 전 당대표의 정치적 능력을 그닥 믿지 않는 편이다. 변호사로 실무진으로 또는 비서실장으로서의 능력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정치집단의 선두에 서서 아젠다를 장악하고 흐름을 조절하는 정치적 감각은 많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었다.


그가 추구하는 정치적 이상이나 비전, 위대한 정치가가 되기 위한 이념적 스탠스의 설정 등은 차치하고서라도 현실적으로 제1야당의 당대표로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거대 권력집단을 이끌고 나갈 역량이 되는가 하는 문제는 또 다른 문제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안철수와 그의 무리들이 집단 탈당을 하고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교체하고 선대위 체제로 진입하면서 신진 세력을 영입하고 마무리로 당대표 사퇴까지 진행된 일련의 시나리오는 예상보다 훨씬 더 깔끔하게 진행된 흐름이었다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쉽게 말해 생각보다 졸라 잘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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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화(?)를 받고 물러난 문재인 대표


거기다가 몰려나간 안철수 신당, 국민의당이 연일 뻘짓을 연타로 날리는 덕분에 상대적으로 훨씬 더 깔끔해 보이는 착시현상까지 유발했다. 전체적으로 이 정도면 매우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이고, 다른 누가 했더라도 이 정도 마무리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상황이 호전된 것은 아니다. 더민주의 앞날은 험난하기 짝이 없다. 전통적으로 제1야당, 그러니까 보통명사로써의 민주당의 세력 기반의 핵심인 호남이 위험해진 상황이니까 말이다. 호남을 장악하고 있어도 새누리당의 기세를 꺽고 막기가 힘든 판에 호남의 기반 없이 과연 어느 정도로 힘을 발휘하겠는가 하는 점이다.


거기다가 아직도 더민주의 정체성은 확립되지 않았다. 사실 이 모든 야권의 혼란은 민주화 시대, 또는 3김 시대에 가지고 있었던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 세력으로서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난 빈자리에 아직 새로운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래되었다고 봐야 한다.


더민주가 추구하는 정치적 가치가 무엇인가? '사람사는 세상' 같은 멋있지만 모호한 말로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것은 노무현의 참여정부 때 한 번으로 족하다. 이제는 좀 더 구체적인 정체성의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민주의적 복지사회가 목표인가? 중도 우파적 시장경제 확립이 목표인가? 아니면 과감한 분배를 통한 양극화 문제의 해결이 목표인가?


의사결정구조 역시 마찬가지다. 김대중이라는 걸출한 정치적 리더의 제왕적 보스 체제가 사라진 뒤에 보통명사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의사결정에 혼선을 빚어 왔다. 선출된 대선후보인 노무현을 흔들던 후단협이 그랬고 총선 때 각 지역구에서 발생하는 경선불복이 그랬다. 공천과정은 언제나 잡음만을 남겼고, 당대표는 언제나 임기를 못 채우는 하루살이 목숨이었다. 이런 허약한 상황을 언제까지 가지고 갈 것인가?


정당의 강령을 통한 확고한 비전의 설정, 그리고 당내 의사결정구조의 확립, 이 필수적인 부분은 더민주의 숙제로 남겨두기로 하자. 고질적인 친노패권주의 논란은 뭐 답이 없으니 뭐라 할 말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맞게 된 총선에서 더민주는 어떤 결과를 받게 될까? 세자리수 의석이라면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즉 100석을 넘기면 성공이라는 얘기다, 더 안 좋을 수도 있었다. 그나마 문재인 전 대표가 최악의 상황을 나름대로 깔끔하게 마무리 했기에 이 정도의 예측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좀더 실수를 연발해 준다면 그쪽으로 분할될 의석을 조금 더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의 실수로 인해 의석을 확보한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더민주가 택할 수 있는 선거전략은 무엇일까? 큰 틀에서는 국민의당과의 차별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일반적인 유권자들은 “배신자”들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그래서 언제나 “갈라져 나간 집단”은 초반의 기세는 등등하지만, 최종적인 결론은 무산으로 나타나곤 했다. 박찬종이 그랬고 문국현이 그랬다. 그러나 안철수는 일단 겉으로 보기에는 광주전남을 들고 나간 형국이다. 쉽게 소멸할 세력이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전국적으로는 국민의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면서 호남의 의석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총선 전략이 될 것이다. 그걸 무슨 수로 해야 할까?


안철수의 신당에 호남 세력들이 대거 합류한 이유가 뭘까? 바로 광주를 중심으로 문재인에 대한 비토 여론이 광범위하게 퍼진 탓이다. 이는 굳이 영남 패권주의 문제까지 들고나오지 않더라도 해석이 가능한 것이, 참여정부의 호남 홀대론의 핵심인물로 문재인이 지목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상징적인 사건은 바로 대북송금 특검이고, 심지어 대북송금 특검을 최종 결정한 노무현보다 직접 집행한 문재인을 주범으로 지목하는 여론이 퍼져 버린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재인의 보다 더 적극적인 사과가 필요하다. 어느 정도 수준의 사과가 필요할까?


탄핵 정국 당시 한 방에 멸종해 버릴 운명에 처한 구민주당을 살려낸 추미애의 삼보일배가 있었다. 참고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야권연대의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각 지역별 후보들 간의 사전 단일화 작업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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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이름을 이상하게 지어 놓으니 “국민의당의 입장”이라는 이상한 제목이 나오지 않는가. 무슨 유상무상무상도 아니고..


안철수라는 초보 정치인에 대한 호오를 따지기 이전에 이곳은 더 답이 없는 상황이다. 상상할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벗어난 더 나쁜 선택과 더 망한 레토릭이 난무한다.


초장부터 불필요한 어그로를 끌지 않나, 스스로 말했던 정치인의 자격 조건을 스스로 무산시키고 유죄경력이 있는 자들을 마구 끌어들이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이미지를 가진 안철수라는 핵심 인물이 있어도, 이런 식으로 실수가 반복되면 날아가 버리기 마련이다. 이미지와 지지율은 어음일 뿐이다. 그걸 현찰로, 즉 표로 바꾸지 못하면 바로 망하는 법이다.


한가지 알려 드리자면, 안철수 의원의 노조 관련 발언으로 인해 필자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얘기는 결국 검토로 끝난 걸로 보인다. 아직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으니 말이다. 아쉬운 점은, 그 글의 핵심은 안철수 의원의 노동관을 묻는 것이었으니, 지금이라도 “나는 노동3권을 존중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는 것이 정치인의 기본 덕목이라고 생각한다”는 말 한마디만 해 준다면 해결이 될 텐데, 그걸 안 한다.


왜인지는 이해가 간다. 그럴 경우 대기업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을 테니 그런 거 아니겠는가. 거기다가 최근에는 더민주를 “분배만 관심 있고 성장에 무관심” 라고 욕하는 디스까지 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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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대한민국 경제는 총체적 위기상황이다. 상대적 빈곤만 문제라는 분들이 있지만 우리는 아직 절대적 빈곤도 해결하지 못했다"


라는 얘기까지...


솔직히 말문이 막힌다.


한국사회의 정당 중에 “분배에만” 관심이 있는 정당은 없다. 분배에만 관심 있고 성장에는 관심이 없다는 공격은 기득권층에서 진보정당을 헐뜯기 위해 만들어낸 아주 효율적인 프로퍼갠더에 불과한 소리다. 전문용어로 번역하자면 “너 빨갱이지?” 라는 소리라는 것이다.


그런 소릴 자신이 대표로 있던 정당에게 한다고? 그게 무슨 도움이 될까?


거기다가 세계 무역규모 7-8위, 경제규모 15위 선, OECD 가입국인 대한민국이 아직도 절대적 빈곤을 해결하지 못한 국가라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한다.


아 물론, 우리나라에는 아직 상당히 많은 절대빈곤 계층이 존재한다. 그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국가의 경제규모가 세계 20위권 안에 드는 경제 대국인데 왜 아직도 국내에 절대빈곤 계층이 그렇게 많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봐야 한다.


그게 바로 분배의 문제 아닌가?


이런 식의 발언은 더민주를 공격하기 위한 의도와는 달리 자신의 정치적 인식의 얕고 얇음을 드러낼 뿐이다. 이제 사람들은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과연 “야당”이 맞는가 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총선 이후 새누리당과 합칠지도 모른다는, 조금은 너무 나간 의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 정도로 잘못된 레토릭을 구사하고 있다는 뜻이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무리한 의원 영입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몇 석만 더 추가하면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고 정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에 무리를 하는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그럴수록 마지막 한 석을 가져오기는 더욱 더 힘들어진다. 19명을 확보하면 스무번 째 들어올 사람이 얼마나 큰 요구를 하게 될지, 이건 구멍가게 장사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문제 아니겠는가.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국민의당에 합류한 사람들의 정체성이다.


광주전남을 비롯한 호남 지역에서 더민주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기 시작한 데에는 문재인 대표 개인에 대한 불쾌감도 있겠지만, 전통적으로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흔히 호남새누리당이라고 불리던 호남 지역의 민주당 장기집권 의원들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 그리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진짜 시정잡배가 출마를 해도 당선이 되던 시절 탓에 이제는 호남 지역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부패도 도를 넘어선 지 오래인 것이다. 지역 토호들과의 결탁 문제도 그렇고, 지역 발전 보다는 자신의 재선에만 관심이 있는 의원들의 행태도 그렇다. 그런 불만들이 누적되면서 이제는 우리가 왜 민주당에만 표를 줘야 하는가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움직임이 호남 유권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다. 그게 이번 분당 사태의 원인 중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분당이 되고 보니, 우습게도 그 문제적 장기집권 의원들이 대거 신당으로 옮겨 탄 것이다. 아니 당신들 때문에 호남에서 민주당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었는데, 바로 그 당신들이 신당으로 옮겨타고 우리 민주당 아니니까 표 또 주세요~ 이러면 도대체 어쩌라는 얘기인가?


유권자들의 선택만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국민의당의 선택은 지극히 좁다. 지금 당장 의원을 영입해서 원내교섭단체 구성하는 것에 목매지 말아야 한다. 아니 재산이 천억대가 넘는 분께서 겨우 수십억 주는 정당지원금이 뭐가 그리 아까워서 그러는 건지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 자신의 돈은 절대 안 쓸 생각인가?


중요한 것은 이번 총선이 끝난 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이제라도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확립하고, 국민의당이 왜 더민주보다 훌륭한 정당인지를 설파하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애매모호한 화법을 버리고, 기업들 눈치 보고 청와대 눈치 보는 이상한 레토릭 하지 마시고, 확실하게 정권을 향해, 새누리당을 향해 각을 세우는 것이 맞다. 그래야 겨우 20석을 넘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못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10석 이하, 적게는 5석 수준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측을 과감하게 해본다. 그럴 바에야 뭐하러 분당까지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의당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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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설명할 것이 없다. 무조건 선거법 개정안에서 권역별 비례대표, 혹은 그거까진 아니더라도 비례대표제의 확대 정도까지는 획득했어야 한다. 심상정 의원의 눈물겨운 회담장 난입까지 있었음에도 결국 선거법 개정은 물 건너 가는 분위기다. 거꾸로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이는 방향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다.


거기다가 민주당의 분당 사태로 인해 정의당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야권연대도 힘들어졌다. 더민주 입장에서도 지금 정의당과의 연대 문제를 따질 겨를이 없을 것이라는 점은 누가 봐도 명확해진다.


다만 몇 개의 지역구에서라도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고, 지역별 단일화 작업을 통해 의석 확보를 노려야 한다. 그리고 당 차원의 홍보에 주력해서 비록 줄어들었지만 비례대표라도 몇 석 더 확보하기를 노리는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군소정당의 입장은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을 뿐이다. 이는 한국 정치의 퇴보라고 할 수 있다.



녹색당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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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석이라도 얻어서 원내 진출 하시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말이다.


이제는 한국사회에도 환경을 생각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생각하는 녹색 정당이 원내에 존재할 때가 되었다. 이건 녹색당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 정치판의 자존심을 위해서 하는 얘기이다.


이 정도 수준이 되는 국가에서 아직 원내에 녹색당 의원이 한 석도 없다는 것은 좀 심하게 창피한 일이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녹색당에게 걸려 있다.


당의 힘이 약하다면 유권자들이라도 나서서 만들어 주는 것이 맞다. 지역구에서 선택할 후보가 없다면 정당 투표라도 녹색당에게 몰아 주시라.



마무리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 예측 따위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평소의 지론이다. 아무리 정교하게 예측을 해 봐야 말 한마디로 판세가 바뀌는 것을 너무나 많이 봐 왔다.


오늘 늘어놓은 총선 정국에 대한 사전 분석도 당연히 틀리게 될 것이다. 앞으로 70일이 넘게 남은 정국에서 어떤 사건이 터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록 현실이 그렇게 불확실하더라도,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예측 가능한 정치판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좀 더 안정된 세력 간의 배분이 존재하고, 군소 정당에게도 일정한 비율의 의석이 돌아가며, 매번 선거 때마다 크고 중요한 이슈에 따라 여론이 갈리고 그 여론의 변화에 따라, 유권자의 판단의 변화에 따라 의석 점유율이 일정하게 변화하는 안정된 정치판이 보고 싶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는 정치 초보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제대로 된 의회를 가진 게 이제 겨우 70년이다. 성숙한 의회를 가지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볼 수 있다. 의회가 그렇다면 유권자들이라도 먼저 성숙해지면 안 될까? 유권자들이 성숙해진다면 당연히 의회도 따라서 성숙해질 것이다.


이제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본격적으로 선거판이 열리게 될 것이고 인터넷은 온통 니 편 내 편 갈라 치고박고 싸우기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런 선거판을 앞두고 정국을 조망해 보는 심정이 바로 폭풍이 다가오기 전날 밤의 고요함 같아서 제목을 폭풍전야로 정했다.


이제 다 함께 지켜보기로 하자. 이번 총선에서는 또 얼마나 황당한 일들이 세트로 생겨날지 모른다. 막 기대가 될 정도다.


우리는 다이나믹 헬 조선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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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뚝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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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