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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러움과 거리가 먼 선거 결과

 

일본은 1일 있었던 중의원 선거 결과로 조금 들떴다. 마코 공주 결혼으로 도배가 되었던 선거 전과 달리, 언론에선 선거 후, 그 결과에 대해 열심히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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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테레비도쿄 BIZ>

 

결과는 자민당의 압승. 261석 단독 과반수로, 목표로 하던 233석보다 28석이나 많다. 원래 의석보다는 15석이 줄었지만, 그들의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었기에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크게 패한 것은 입헌민주당이다. 입헌민주당은 96석으로 원래보다 14석이나 줄었다. 자민당이 불리했던 선거(아베의 비리 의혹, 코로나 확진자 폭발, 스가의 무능 등)였던 만큼 입헌민주당의 패배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입헌민주당과 연대한 공산당도 2석이 줄어 10석이 되었다. 역시 크게 진 셈이다.

 

입헌민주당과 공산당의 연합이 대패한 것은 의외였다. 패배의 원인에는 입헌민주당과 공산당이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끌지 못했다는 점도 있겠지만, 입헌민주당에 대한 자민당의 공격이 많이 먹혔다는 점도 있다. 일본유신회도 마찬가지로 자민당의 실책은 묻지 않고 엄한 입헌민주당만 공격했다. 이 공세는 우익적인 분위기를 타서 입헌민주당과 공산당이 크게 패배하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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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유신회의 포스터

 

한편 일본유신회는 41석을 얻어 원래보다 30석을 더 얻었다. 몸집을 4배 가까이 늘렸는데,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에서 빠진 숫자가 일본유신회로 왔다고 보면 된다. 공명당도 32석으로 3석이 늘어났고, 국민민주당도 3석이 늘어 11석이 되었다.

 

결론만 보면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받았다. 일본유신회는 '오사카에서 자민당과 입헌민주당 전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도약했다. 한편 입헌민주당은 중진인 쓰지모토 기요미마저 지역구에서 낙선, 비례에서도 올라오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입헌민주당의 오자와 의원과 나카무라 의원도 지역구에서 낙선했지만 비례에서 당선되었다)

 

이번 중의원 선거로 자민당 내부에서 지각변동이 크게 일어났다. 비례로 살아남긴 했지만, 지역구에서 자민당 중진이라는 거물급, 장관 경험자를 비롯해서 현직 간사장 아마리까지 낙선했기 때문이다. 현직 간사장이 지역구에서 낙선하다니 전대미문이다. 참고로 전 간사장 이시하라 노부테루는 비례에서도 살아남지 못해서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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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테기

 

자민당의 아마리 간사장은 "지역구에서 낙선하면 간사장 자리를 내놓겠다"고 했고, 다음 간사장으로 현 외무상인 모테기가 내정되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조회장과 고노 다로가 물망에 올랐지만, 모테기가 된 것이다. 아마리 간사장이 교체된다는 걸 기뻐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리는 '최단명 간사장'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이번 선거 결과는 기시다에게 "아베와 아소에게 거리를 두고 일을 제대로 하라"는 시그널에 가깝다. 아무리 아베와 아소의 꼭두각시라고 해도 책임은 기시다 총리에게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기시다가 이 시그널을 어떻게 해석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것저것 급하게 던지는 모양새다. 임금을 올리는 세제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말은 그럴듯해도 실질적인 수령액이 오르지 않으면 임금이 오르는 게 아니다. 물론 기시다의 말이 지켜질지 안 지켜질지도 알 수 없다. 여태까지 자민당이 공약만 하고 지키지 않은 게 많았음에도 늘 자민당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자민당이 잘하는 것은 야당을 완전히 밟는 일이다. 이 출중한 실력을 바탕으로 자민당은 계속해서 집권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자민당은 적극적으로 극우화를 주문할 것이다. 자민당보다 더 우익 성향이 강한 일본유신회가 크게 약진한 걸로 바람을 읽었을 테니 말이다.

 

 

확진자 감소의 큰 그림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피크였던 8월 말에 비해 10월 말에는 26분 1로 줄었다. 현재 일본의 코로나는 소멸에 가까운 상태다.

 

이 같은 현상은 공교롭게도 기시다 정권의 출발과 동시에 일어났다. 단 두 달 사이에 어떻게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를 일으킬 수가 있었을까? 전염병에 대한 대처는 변함이 없는데, 정권에 따라 이렇게도 변할 수가 있을까? 백신 접종률은 한국이 더 높은데 일본에서는 "백신 접종 효과다", "일본인은 마스크를 잘 쓰기 때문"이라 말한다. 일본의 현상태는 세계적으로 봐도 특수한 케이스로, 전문가도 이유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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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확진자가 감소한 걸 이유로, 일본 정부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입국하는 사람의 격리기간을 '원칙 3일'로 완화할 방침이다. 일본은 그동안 비즈니스 목적으로 입국하는 사람에게도 자택 등에서 14일 간 격리할 것을 요구했다가, 10월부터 백신 접종을 했거나 음성이란 것을 증명하는 사람은 격리기간을 10일로 줄였다. 그러던 것이 3일로 변경될 예정이다.

 

격리기간 이후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회식 등 외출도 할 수 있다. 다만 입국자의 3일 이후, 그러니까 4일 째부터의 행보에 대해서는 기업이 책임지고 입국자의 행동을 관리해야 한다.

 

비즈니스 목적 뿐 아니라, 지금까지 멈춰두었던 외국인 신규 입국에 대해서도 기준을 넓혔다. 비즈니스 목적의 단기 체재자, 유학생 등은 그들을 받아들인 기업과 대학에서 행동을 관리하는 조건으로 입국을 허가한다. 이런 조치는 빠르면 다음주 월요일(8일)부터 시행된다. 일본 정부는 현재 하루 3,50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 입국자를 이달 하순부터 5,0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지금은 일본 정부가 비즈니스 목적이나 유학생으로 신규 입국을 한정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을 입국시키는 것일 테다. 지금 일본은 경제가 돌아가지 않아서 문제다. 올해 연말까지는 외국인 관광객을 받기 힘드니 Go To 캠페인으로 일본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고 소비를 촉진할 방향이긴 한데, 기름값과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나빠서 현실적으로 돈 쓰기가 어렵다. 결국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바랄 수밖에 없는 셈.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은 것은 장차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허용하기 위한 포석이라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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