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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미국에서 소식이 들려왔다. 소식의 주인공은 BTS(방탄소년단). 빌보드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AMA(American Music Awards,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인 올해의 아티스트상(artist of the year)을 수상했다는 소식이다.

 

아시아 가수로서는 최초의 기록이다. AMA는 2017년 BTS가 미국 무대에 데뷔한 무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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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AMA에서 수상소감을 말하는 B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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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AMA에서 미국 무대에 데뷔하는 BTS.

 

대상 외에도 페이보릿 팝 듀오 오어 그룹(Favorite Pop Duo or Group), 페이보릿 팝 송(Favorite Pop Song) 부문에서 수상했다. 3관왕이다. 페이보릿 팝 듀어 오어 그룹 부문은 AMA에서 3년 연속으로 수상했다.

 

BTS는 지난 5월 빌보드 어워즈에서도 4관왕에 올랐다. 곧 열리는 그래미 어워즈(2월 1일)에도 후보로 지명됐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오른 거다. 

 

하지만 본상 후보에는 지명되지 않았다. 그동안 음악계에서 최고로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꼽히던 그래미였지만, 이 결과에 대해 많은 전문가와 음악 팬들은 

 

“그래미가 지극히 백인 남성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미에서 이번 레코드 오브 더 이어(Record of the Year, 대상 부문 중 하나)는 BTS가 받았어야 했다.”

 

“그래미 스스로 권위를 깎아 먹었다.”

 

라며 비판했다. 지극히 보수적인 그래미 외에는 이미 BTS가 그래미에서 충분히 본상을 받을 만하다고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BTS는 이미 역대급 신화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들로 인해 서양권에서 아시아에 갖고 있던 편견이 개선되는 건 물론, 동서양 시민이 소통, 융합하는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BTS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팬들과 같이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아미’다. 

 

아미1.jpg

 

아미는 BTS를 홍보하기 위해, BTS의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BTS를 차트에 들게 하기 위한 이유 등으로 세계의 팬들끼리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활동하고 있다. 거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이들의 활약이 중소규모 회사 소속 가수에 불과했던 BTS가 세계로 뻗어 나가고, HYBE(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대한민국 최대 규모 연예기획사가 될 수 있게 하였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아미들은 왜 BTS에 빠졌을까? 왜 BTS가 좋아졌으며, 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스스로 BTS를 도와주고 싶은 걸까? BTS의 어떤 메시지를 세계 시민과 공유하고 싶은 걸까? 아미들이 생각하는 BTS의 성공 요인은?             

 

여러 전문가들이 매체에 나와 BTS와 아미에 대해 분석한다. 김영대 평론가처럼 깊이 있는 분석력으로 아미들에게 칭찬(?)받는 평론가도 있다. 하지만 아미들에게 직접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기회는 별로 없었다. 

 

하여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두 아미의 대화로 그 이유를 알아보려 한다. 

 

 

아미가 생각하는 BTS 성공의 이유

 

US-ARMY(이하 U, 미국) : 가끔 듣는 질문이 있다. 

 

“Why BTS?” “왜 방탄소년단인가?”

 

방탄 멋있는 사진.jpg

 

생각해보면 BTS가 이렇게까지 성공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질문에 대답하는 수많은 기사들을 읽을 때마다 꼭 이런 말이 있다. 

 

“작은 회사에서 탄생해서 방송에 출연을 잘 못해 자체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고, 유튜브에 콘텐츠 올리고, 팬들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으로 성공했다.” 

 

맞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건 어느 기획사에서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성공의 이유가 이것이라면 오히려 한국의 대형 기획사라고 얘기하는 빅3(SM, YG, JYP) 아티스트들이 더 유리한 조건이다. 

 

그럼 어떻게 BTS는 대형 기획사 가수들조차 성공하지 못했던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이유를 한 가지로 꼽기는 힘들다. 많은 이유가 있을 테고 그 이유를 분석한 기사, 책, 논문도 참 많다. 하지만 아미로서 가장 큰 이유를 하나 꼽으라면, ‘아미’다. 

 

K-ARMY(이하 K, 한국) : 나 역시 팬이 된 이후에 그런 질문을 정말 많이 들었다. 여러 성공의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일단 BTS의 실력이다. 많은 분석 기사들을 보면, 이런저런 이유를 찾아내려고 하지만, 그 기사들을 보면 아이돌에 대한 일종의 편견이 깔려있어 보인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운동선수, 클래식 연주가, 성악가, 프로게이머 등의 분야에서 정상 자리에 오르면 당연히 그 사람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걸 기본으로 깔고 생각하고 분석한다. 하지만 유독 아이돌에겐 다른 큰 이유가 있는 것처럼 분석한다. 다른 이유도 많이 있겠지만, 역시 가장 기본은 BTS의 실력이다. 

 

그들이 만든 음악은 훌륭하다. 노래와 랩을 잘하고 라이브가 무의미해진 시대에 라이브를 고집하며,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무대가 끝나면 탈진해 쓰러질 정도로 무대 위에서는 온 힘을 쏟아붓고 무대 아래에서는 끊임없이 팬들과 소통한다. 

 

2018년 서울 고척돔 무대에서 파워풀한 무대가 끝나고 조명이 꺼지자 쓰러지는 BTS. 

 

이렇게 본업을 잘하는 BTS라는 아이돌 가수가 있고 거기에 공감한 팬들이 있다. 이게 현재 진행형으로 훌륭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U님이 말씀하신 ‘성공의 가장 큰 이유는 아미’라는 말에도 공감한다. 우리가 함께 이룬 업적이다. 그리고 아미들을 모여들게 한 힘은 BTS에게 있다.

 

 

아미를 단순 BTS의 팬이라고만 칭하기엔 부족하다 

 

U : “아미가 뭐야?”란 질문을 받으면 ‘그냥 방탄의 팬’이라고 대답하면 언제나 뭔가 조금 부족한 것 같았다. 단순히 BTS의 음악이 좋아서 아미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돌 그룹 팬이면 누구나 다 하는 음악방송 투표, 음원이랑 뮤직비디오 스트리밍, 음반 구매 모두 다 하지만, 내 생각에 아미는 조금 다르다. 그렇다고 아미가 되는 것이 어려운 건 아니다. 남녀노소 다 아미가 될 수 있다. 실제로도 아미 팬층은 엄청 넓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미.PNG

지난 11월 27,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BTS의

콘서트에서 찍힌 할아버지(좌)와 할머니(우) 팬.

BTS 멤버들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사진 속 할아버지는 76세이며, 

아내와 같이 BTS를 보러 왔다 했다.

사진 속 할머니 팬은 등에 ‘89세 ARMY’라는

큰 글씨가 적혀있다. 

 

아미는 BTS가 전하는 메시지를 공감하고 널리 알리고 싶어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BTS가 나에게 주는 행복을 BTS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 그래서 BTS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다. BTS 때문에 내가 사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이 더 깊어졌다. 

 

K : 맞다. 난 BTS에 입덕하기 전에 다른 아이돌도 좋아해 봤고 뮤지컬 관람이나 스포츠 관전, 독서나 애니메이션 감상 등 다양한 취미생활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떤 ‘장르’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 장르와 쌍방으로 영향을 주고받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작품에서 일방적인 교훈을 얻기만 했다.

 

팬들 덕분에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는 말을 들은 적도, 그 말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걸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BTS는 단순한 취미를,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인식하게 해 줬다. 결국엔 나 자신의 언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U : 미국에서 자라면서 TV에 어쩌다 아시안 배우는 종종 나왔지만, 내가 대학교 때까지 한국 뮤지션은 TV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내 기억으로는 비가 처음이었다).

 

케이팝이 미국에서 조금 인기가 생겼을 때가 2009년쯤. 그때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이 조금씩 노출되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케이팝은 아는 사람들만 아는 것으로 비주류 장르였다. 라디오에서 한국 음악을 처음 들어본 게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었다.

 

미국 싸이 공연.PNG

2012년 미국에서 싸이의 공연.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미국에서 메가 히트를 쳤다.

강남스타일은 빌보드 메인 차트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K : 나는 한국에 있다 보니 BTS라는 이름은 들어 본 적 있었다. 그 뿐이었다. 2015년 입덕 전까진 BTS에 대해선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 나는 음악방송을 챙겨보는 타입이 아니었는데, 당시 BTS의 TV 노출은 음악방송이 거의 유일했다 보니 모르는 게 당연했다. 

 

 

나는 어떻게 BTS를 만나게 되었나

 

U : 2014년 영어를 가르치러 한국으로 갔다. 한국에서 처음 맞이한 크리스마스에 한 학생이 나에게 BTS의 <Dark and Wild 앨범>을 선물해줬다. 얼마 뒤 그 학생이 어떤 노래가 좋았냐고 물어봤다. 

 

아직 들어보지 않았기에 들어보겠다고 약속하고 앨범을 뜯어 처음으로 BTS의 음악을 들었다. <힙합성애자>랑 <BTS Cypher PT3>를 듣고 너무 놀랐다. 

 

“이게 아이돌 음악이라고?”

 

 

 

BTS의 곡 힙합성애자(위)와 Cypher pt.3: KILLER(아래).

독자 여러분들도 들어보면 좋아할 것 같다. 

 

처음으로 BTS와 만났던 그때, 나도 모르게 계속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있었다. 그 후로 아미들 사이에 흔히 얘기하는 ‘방탄블랙홀’에 완전히 빠졌다. 아직도 기억난다. 도대체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은 누군가 궁금하여 BTS 각 멤버들 이름부터 알아나 보자는 마음에 컴퓨터를 켰다. 

 

어느덧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밤새면서 유튜브로 뮤직비디오, ‘Bangtan Bomb(짧은 영상)’, 예능(당시는 몇 개 없었지만) 등을 보고 인터뷰도 다 읽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까지 나왔던 BTS의 모든 음악을 들었다. 나는 그렇게 입덕했다.

 

K : U님도 음악을 듣고 입덕하셨구나. 입덕하게 되는 이유는 아마 다들 비슷하지 않나 싶다. 입덕 시기로는 내가 U님보다 약간 늦은 것 같다. 난 2015년에 입덕했다.  

 

당시 나는 여러 고민이 있는 상태였다. 지방 출신의 노동자로 서울살이를 하다 보니 계속되는 집세 부담과 잃어가는 건강 등의 문제를 겪으며 “계속 이렇게 살아야만 하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깊은 고민 속에 있었다.

 

우선은 건강만이라도 되찾아 보려고 퇴근 후 한강으로 두어 시간 정도 산책을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산책을 하며 스마트폰으로 SNS를 뒤적이다 비에 젖은 듯 보이는 소년들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반바지를 입고 서로 애처롭게 기대어 있는 사진. BTS의 앨범 컨셉 포토였다.

 

앨범 포토.jpg

2015년 4월 29일 발매된 ‘화양연화 pt.1’ 앨범 컨셉 포토.

사진은 BTS 멤버 지민(좌)과 정국(우)이다. 

 

별 생각 없이 그 컨셉 포토의 앨범 음악을 들어봤다.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앨범의 음악을 들어보았다. 우연한 계기로 BTS의 음악을 듣게 된 것이다. 그 이후, 이 앨범은 나의 산책 메이트가 되었다. 

 

앨범을 통으로 반복해서 들었다. 꽉 찬 사운드와 공감 가득한 가사, 특색있는 보이스와 호소력 짙은 래핑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내 플레이 리스트는 데뷔부터 당시까지 BTS의 모든 노래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내가 입덕을 자각한 순간이었다.

 

U : 2015년 나왔던 앨범이 뭔지 안다. ‘화양연화 pt.1’과 ‘화양연화 pt.2’이다. 나는 ‘화양연화 pt.1’ 앨범에 뒤이어 나온 ‘화양연화 pt.2’가 제일 중요한 앨범이 됐다. 나는 그 앨범을 지하철에서 처음 들었다. 앨범에 포함된 곡들을 듣다가 <Whalien 52>라는 곡이 나왔다. 그리고 곧 나는 지하철에서 울기 시작했다. 

 

<Whalien 52>의 가사에는 고래가 나오는데, 그 고래는 52 헤르츠 고래다. 보통 고래들은 10-39헤르츠 사이의 주파수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52 헤르츠 고래의 노래는 다른 고래들에겐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52 헤르츠 고래를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라고 한다.    

 

 

 

<Whalien 52>에서는 52 헤르츠 고래에 나 자신을 비유하며 이런 가사를 말한다.

 

 

이 넓은 바다 그 한가운데 

한 마리 고래가 나즈막히 외롭게 말을 해

아무리 소리쳐도 닿지 않는 게

사무치게 외로워 조용히 입 다무네

 

...(중략)...

 

그 벽에 갇혀서

내 숨이 막혀도

저 수면 위를 향해

Hey oh, oh hey oh yeah

Lonely lonely lonely whale

이렇게 혼자 노래불러

외딴 섬 같은 나도

밝게 빛날 수 있을까

 

 

그중에서 특히 “그 벽에 갇혀서 내 숨이 막혀도 저 수면 위를 향해” 

 

나에게 너무 와닿는 가사였다. 그때 나에게 필요했던 말이었다. 이 외로운 세상에 나만 있지 않다는 기분이 들면서 눈물이 났다. 얼마나 울었으면 앞에 앉아계신 아저씨께서 휴지를 주셨다(아저씨 감사했습니다). 

 

그때는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터닝포인트였던 때로 혼자서 많이 고민하고 스트레스받고 있던 때였다. 그런데 그 노래를 듣고 왠지 BTS가 친구 혹은 동반자처럼 날 이해하고 공감하고 토닥토닥해주는 느낌이었다. 아미들 사이에 자주 쓰는 말이 있다. 

 

“You find BTS when you need them most”

당신이 BTS를 제일 필요할 때 BTS를 만날 것이다. (의역)

 

얼굴 바라보는 BTS.PNG

출처-<KB국민은행>

 

 

서로 협동하는 세계의 아미들

 

U : 그런데 며칠 후 고민에 빠졌다. 미국에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화양연화 pt.2가 나오고 4일 뒤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날짜였다. 고민했던 이유는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BTS의 음원 스트리밍을 하는 방법이 굉장히 복잡하고 음반을 사는 것도 오래 걸렸다. 

 

하지만 곧 이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SNS에서 BTS의 팬들(아미)이 어떻게 하면 되는지 방법을 다 알려줬다. 신기했다. 과거 다른 아티스트들의 팬들은 한국 팬덤이랑 외국 팬덤들이 서로 소통도 없고 사이도 별로 안 좋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BTS 팬덤은 서로 소통도 굉장히 많고, 존중하고, 이해하고, 똘똘 뭉치는 기분이 들었다. 

 

K : 나도 그 부분이 신기했다. 한국 아이돌의 아시아권 진출이 당연시되기 시작하면서 해외 팬덤과 한국 내 팬덤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있었다. 대놓고 비하하는 단어도 만들어졌다. 제노포빅한 말들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BTS의 팬덤은 뭔가 달랐다. 

 

안티의 공격에 국내외 팬들이 서로 힘을 합치는 일도 많았고 서로 다정하게 애칭을 붙여 부르기도 했다. 한국 팬들은 해외 팬들을 international lovely의 뜻으로 ‘I-lovely(=외랑둥이)’로, 해외 팬들은 한국 팬들을 ‘K-diamond’로 불렀다.

 

요즘에는 K-ARMY, UK-ARMY, J-ARMY, P-ARMY, US-ARMY 등으로 세분화해서 부른다. 한국 아미들이 해외 팬들을 묶어서 부를 땐 I-ARMY라 부른다.

 

아미들 하트.PNG

아미들 하트 사진사진.jpg

서로 존중하고 위하는 국내외 ARMY(아미)들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림들.

세계 각국의 SNS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그림들이다.  

 

내가 입덕했을 당시 이미 업로드되는 수많은 컨텐츠들을 번역하는 계정들도 이미 활성화되어 있었다. 우린 그 계정들을 통해 단단하게 소통할 수 있었다. 아마도 BTS가 전달하려는 노랫말들의 의미를 알고 공감대가 형성된 사이였기 때문 아닐까. 

 

U : 맞다. 

 

 

세계의 아미들, BTS의 문화, 언어, 역사를 퍼뜨리다

 

U : 게다가 I-ARMY들은 한국 문화와 언어, 역사를 배우려고 한다. BTS의 곡을 이루는 아름다운 가사가 한글이라는 이유로 ‘한글날’을 기념하며 자발적인 이벤트를 하기도 한다. 

 

한글날4.PNG

출처-유튜브<더쿠피디>

 

그런 태도가 참 좋다고 생각한다. BTS는 한국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단순히 가사를 번역한 것만으로는 BTS의 뜻깊은 가사를 이해하기 힘들다. 예를 들면 <Ma City>라는 곡이 있는데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내 광주 호시기다 전국 팔도는 기어

날 볼라면 시간은 7시 모여 집합

모두다 눌러라 062-518

 

 

해외 팬에겐 팬 번역가들의 가사를 해설해주지 않는다면 이해 못하는 가사다. 5.18 민주화운동을 의미한 이 가사는 팬 번역가들이 트윗이나 블로그에 설명을 해줬다. 

 

2019년에 광주에서 열린 SBS 슈퍼콘서트에서 BTS 공연을 보러 간 아이들이 5.18민주묘지를 직접 찾아간 적도 있다. (관련기사 링크1 / 링크2 / 링크3 / 링크4 / 링크5) 

 

광주일보.PNG

출처-<광주일보> 링크

 

외국사이트.PNG

BTS의 곡 <Ma City> 가사의 의미를 해석하며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설명하는 기사.

출처-<REVOLUTIONARIES> 링크

 

팬 번역가들은 BTS의 모든 가사, 트윗, 인터뷰, 영상, 언급된 기사 등을 다 번역한다. 단순 번역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팬들이 이해하기 쉽게 해석도 해준다. 돈을 받고 하는 일이 아니다. BTS의 메시지 콘텐츠를 해외 팬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 하나 때문에 번역을 한다. 나도 2019년부터 팬 번역가 일을 하고 있다(BTS 노래의 가사와 해석을 해주는 계정들 중 일부 링크1 / 링크2).

 

K : U님과 같은 번역 계정을 운영하시는 분들 외에도 많은 팬들은, 

 

-BTS의 스케쥴을 정리하는 계정 

-최신 정보를 업데이팅하는 계정 

-팬덤 내 외부 에티켓과 관련된 캠페인성 계정

-각종 팬아트 등을 창작하여 공유하는 계정

-뮤비 속 상징들을 해석하고 세계관을 풀어가는 계정 

-멤버들이 입은 의상을 분석하는 계정

-멤버들이 읽은 책, 방문한 명소, 언급한 노래를 아카이빙하는 계정 

 

등 다양한 계정을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많은 팬들은 그걸(계정 내용) 2차, 3차 적극적으로 확장하며 알린다. 단순히 주어진 것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닌 ‘주체적인 창작자’ 혹은 ‘능동적인 소비자'가 되어 활동하고 있다. 

 

BTS 멤버들로부터 음악, 가사, 퍼포먼스, 일상의 공유 등, 소위 말하는 ‘떡밥'이 떨어지면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직업군,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다양한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소비하는 거다. 그렇게 아티스트와 팬 사이, 그리고 팬과 팬 사이에서 수많은 소통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지루할 틈이 없다.

 

U : 그래서 흔히 말하는 ‘떡밥 줍기’ 하기 정말 바쁘다.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기에 바쁘지만 즐겁다. 뭔가 매일 즐길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이 좋고, 힘든 인생살이에서 잠시만이라도 힐링이나 위로를 받는 시간이어서 감사하다. 돌아보면 그 시간들과 BTS는 참 많은 행복을 줬는데, 특히 미국 성공은 나한테 정말 뿌듯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BTS의 미국 성공 시작은 2017년 빌보드 어워즈가 아니고, 2016년 가을이었다. 그때 그 사건으로 인해 그전까지 미국에서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BTS가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고, 팬덤 내에서 조금씩 (희망찬)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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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