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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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서양권에서 아시아에 갖고 있던 편견이 개선됨은 물론, 동서양 시민이 소통, 융합하는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BTS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팬들과 같이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팬이라기 보다는 '아미'에겐 동료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 모르겠다.
지난 11월 2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BTS 콘서트.
아미는 BTS를 홍보하기 위해, BTS의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BTS를 차트에 들게 하기 위한 이유 등으로 세계의 팬들끼리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활동하고 있다. 거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이전까지 세계적 스타들의 팬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디지털 시대, 새로운 형태의 견고한 네트워크 팬덤이다.
여지껏 볼 수 없었던 형태의 팬덤에 여러 전문가들은 BTS와 아미에 대해 분석한다. 정작 아미에게 직접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기회는 별로 없었다.
하여, 본 기사에선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두 아미에게 그 이유를 직접 알아보려 한다. 지난 편에선, 아미가 생각하는 BTS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아미가 생각하는 아미는 어떤 존재인가, 두 아미는 어떻게 BTS에 빠져들게 되었는가, 서로 협동하는 세계의 아미들, BTS의 문화와 언어, 역사를 퍼뜨리는 아미들의 등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편에선
“BTS의 세계적 성공, 특히 미국에서의 성공이 있기까지 어떠한 과정이 있었나, 그 과정에서 아미들은 무엇을 했고, 왜 그렇게 했나, 미국 아미가 생각하기에 미국 성공에서 결정적이었던 순간은?”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아미가 생각하는’ BTS 미국 성공의 시작
US-ARMY(이하 U, 미국) : BTS의 미국 성공 시작을 언제로 봐야 할 것이냐. 난 2016년 가을이라 말하겠다. BTS가 처음으로 미국에서 상을 수상한 2017년 빌보드 어워즈도 아니고, 처음으로 미국 데뷔 무대를 가졌던 2017 AMA(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도 아니다. 진짜 시작점은 2016년 가을이었다.
미국 진출 전, BTS와 그들을 길러낸 방시혁 대표.
2015년 4월 ‘화양연화 pt.1’ 앨범이 ‘빌보드 히트시커스 앨범 차트(신인 아티스트의 앨범 판매량 집계를 반영하는 차트)’ 6위에 올랐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 발매된 ‘화양연화 pt.2’ 앨범이 ‘빌보드 200’에서 171위에 올랐다.
빌보드 200이란 앨범 자체에 순위를 매긴 음반 차트로, 매주 발표되는 싱글 인기 차트인 빌보드 Hot 100과 함께 빌보드의 양대 메인차트다. BTS가 신인 아티스트만을 대상으로 하는 차트가 아닌 메인차트에 순위 진입을 한 것이다. BTS가 처음으로 미국에서 메인 앨범차트에 데뷔한 순간이었다. 엄청 놀랐었다. 그 때는 미국에서 BTS 앨범 판매가 안 되는 시절이라 오로지 스트리밍이랑 디지털 앨범 판매로만 그 정도 성과를 올린 것이었다.
2016년 5월엔 리패키지 앨범 ‘Young Forever’도 빌보드 200에서 107위에 올랐다. 그로부터 5개월 뒤, 미국에서 BTS의 진정한 성공의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 발매되었다. 2016년 10월 10일에 발매한 ‘WINGS’ 앨범이다.
2016년 10월 발매한 ‘WINGS’ 앨범 수록곡 중 하나인
<피 땀 눈물> 무대 영상.
‘WINGS’ 앨범은 빌보드 200에서 26위를 했다. 아무도 예상을 못 하던 바라 정말 놀랐었다. 한 주 한 주 변화의 속도가 빨라 살아남기 힘든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 그다음 주에도 106위로 차트에 있었다. 정말 기뻤다. 그러던 중 BTS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1위를 하는 일이 생겼다.
BTS는 미국 데뷔 전부터 트위터에서 팬들이랑 꾸준히 소통해왔는데, 결국 2016년 10월 29일 세계 유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가장 활동적인 음악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인기 차트인 ‘빌보드 톱 소셜 아티스트’ 차트에서 1위를 했다. 무려 1위였다. 이 지점이 BTS 미국 성공의 진짜 시작점이라 생각한다.
세계의 아미들과 함께 가다
U : 이때부터 팬덤 내에서는 조금씩 (희망찬)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는 ‘Top Social Artist Award(톱 소셜 아티스트 상)’라는 상이 있다. 이 상은 팬들의 투표로 수상하는 상이다. 빌보드 톱 소셜 아티스트 차트에서도 1위를 했으니 BTS가 수상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규정을 꼼꼼히 다 읽고 트위터에 설명하며 전 세계에 있는 아미들에게 널리 알렸다. 우선 BTS가 계속해서 톱 소셜 차트 상위권에 있도록 (그래야 후보에 뽑힐 수 있으니까) 몇 달을 열심히 노력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2017년 4월 10일. 2017 빌보드 뮤직 어워즈 후보자들 발표 날이 왔다. BTS가 후보자에 포함되어 있었다. (박수)(박수)
후보자들은 BTS, 저스틴 비버, 셀레나 고메즈, 아리아나 그란데, 숀 멘덴스. 어마어마한 아티스트들이며 쟁쟁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었다. BTS가 후보에 오른 것도 기뻤고, 이런 대단한 아티스트들과 나란히 서게 된 것도 정말 기뻤다. 후보군에 올랐으니 다음 목표는 수상이었다.
당시 빌보드 어워즈는 톱 소셜 아티스트 후보들을 발표한 후, 수상자 선정 기간 동안 홈페이지 투표와 SNS 해시태그 사용량을 집계해 수상자를 결정하는 방식을 썼다. 미국 시상식이다 보니 빌보드 홈페이지에선 미국에서만 투표가 가능하도록 했고, 시간당 투표수 제한도 두었다.
나는 수상자 선정 기간인 한 달 동안 엄청 열심히 투표했다. 시간당 투표 수 제한이 있었기에 매일매일 한 시간마다 알람을 세팅하며 투표했다. 홈페이지 투표는 미국에서만 투표할 수 있으니 다른 나라 아미들이 엄청 응원해줬다.
K-ARMY(이하 K, 한국) : SNS 해시태그 사용량을 집계하는 투표는 미국 외에서도 참여가 가능했다. 그래서 다른 나라 아미들은 주로 트위터 해시태그 투표로 참여했다.
근래에는 전 세계적인 아미 팬덤 크기를 인식해서인지 SNS 해시태그 투표를 미국에서만, 유럽에서만, 이런 식으로 한정하여 투표할 수 있게끔 하는 방식을 쓰는 추세다. 당시엔 아직 그런 룰이 생기기 전이라 정말 전 세계 아미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열심히 해시태그 투표를 했다.
2017 빌보드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한 BTS.
결국 BTS는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점유율 75%를 달성하며 당당히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거머쥐었다. 첫 빌보드 뮤직 어워즈 참석과 동시에 첫 수상의 순간이었다(당시 공연은 하지 않았다). 연차를 내고 회사도 쉬면서 생중계되는 그 순간을 지켜보며 얼마나 벅차올랐는지 모른다.
사실 국내에서는 이미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고 있었음에도(2015년 이후로 계속해서 이어진 음악 방송 1위 석권, 2016년 연말 가요제 대상 수상, 매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기록적인 음반 판매량 등) 아이돌에 대한 편견 때문인지, 혹은 대형 기획사의 소위 말하는 ‘언플'이 없어서인지 주변에서 BTS의 이름을 언급하는 일은 크게 없었는데 2017 빌보드 뮤직 어워즈를 시작으로 TV에서도 주변에서도 언급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미국인들에게 BTS가 각인된 순간
U : 2017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은 엄청난 성과였다. 그때가 5월 21일(현지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진 BTS의 음악은 미국에서 K-POP 틀 안에서 취급됐다(지금의 BTS는 K-POP 틀 안에서 취급되지 않는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은 우리에게 엄청난 성과였고, 객관적으로도 엄청난 성과였다. 그래서 그 전보다 BTS에 대해서 좀 더 다뤄지긴 했지만, 아직 미국의 전반적인 여론에서 큰 이슈로 다뤄지진 않았다. 당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지난 지 5년 정도 됐을 시기로 K-POP은 미국 내에서 마니아층만 아는 서브컬쳐(subculture)였다.
이런 상황에서 BTS가 아미 혹은 K-POP 팬을 넘어 전 미국인들에게 각인된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다. BTS의 미국 진출 성공에 있어, 정말 중요한 순간들이다. 미국에서 사는 아미로서 내가 체감한 그 순간들을 말하고 싶다.
2017 빌보드 뮤직 어워즈(5월)가 끝나고 6개월 뒤, BTS는 미국 무대 데뷔를 하게 된다. 2017년 11월에 열린 AMA(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였다. 여기서 BTS는 미국에서의 첫 공연을 하며 방송을 탔다.
2017 AMA, BTS의 미국 데뷔 무대.
퍼포먼스가 어마어마한 팀답게 BTS의 무대는 충격적이었고, 현장에 온 아미들의 규모와 함성소리에 여러 스타들이 놀라기도 했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얘네 누군데, 이런 팬덤을 보유하고 있어?”
그 무대 이후, 그동안 BTS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내 주변 지인들이 BTS가 누구인지 찾아보고, 뮤직비디오를 보고 번역된 가사도 읽는 모습을 봤다. 팬덤이 한층 성장했었다.
하지만 아직 길거리에서 “Do you know BTS?”라 물어보면 10명 중에 1-2명 정도만 “Yes”라 할 정도였다(이 정도도 엄청난 성과이긴 했다).
그로부터 또 6개월 지난 뒤 열린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5월)에서 BTS는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Top Social Artist Award(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고, 신곡 <FAKE LOVE>를 최초 공개하며 무대를 장식했다.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한 BTS.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 당시
BTS 팬 규모에 놀라는 미국 스타들.
영상을 보면, 아미들의 함성 소리가 다른 스타들 팬의
함성 소리보다 훨씬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역시 갈고 닦은 퍼포먼스와 실력은 미국 대중들의 눈에 띄었다. <FAKE LOVE> 무대 이후로 또 팬덤이 커졌다. 시상식 방송을 본 후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BTS를 찾아봤다. 이젠 길거리에서 “Do you know BTS?”를 물어보면 3-4명 정도 “yes”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다 미국 내 전반적인 BTS의 인지도와 인기를 확 끌어올린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다. 나는 이때가 미국에서 BTS에게 제일 중요하고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2019년 4월 12일 BTS의 새 앨범 ‘맵 오브 더 소울: 페르소나’가 발매됐다. 그리고 다음 날 BTS는 처음으로 미국 방송에서 컴백 무대를 했다. 바로 ‘SNL(Saturday Night Live)’에서 말이다.
SNL은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가 있는 최고의 쇼다. 미국을 상징하는 쇼이며 라이브다. 웬만한 가수들은 나오고 싶어도 출연 기회를 못 얻거나 인기와 인지도가 있더라도 실력이 안 돼서도 못 나오는 쇼다. 기회를 얻어서 초청을 받았는데 무대를 잘못하면 커리어를 망친다. 무대를 망쳐 인기가 엄청 떨어진 사례들도 있다. 최고의 인기 쇼이기에 망친 무대가 거의 전 미국인에게 각인될 수 있다. 즉, 진정한 아티스트들만 출연하는 쇼다.
워낙 보수적인 쇼라 비영어권 가수가 출연하는 것도 드물다. 한국 아티스트로는 BTS가 최초 출연이었다. 뮤지컬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래서 BTS가 SNL에 출연한다고 예고편이 나왔을 때 주변에 친구들, 특히 백인 친구들이 엄청 놀랐다. 내가 평소 그렇게 BTS 얘기를 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던 지인들이 그때서야 “아 그래? 그럼 한번 보지” 했던 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SNL에 출연한 BTS. 호스트였던 배우 엠마 스톤과
코미디언 세실리 스트롱의 모습도 보인다.
엠마 스톤은 아미이기도 하다.
나는 당연 좋았지만, SNL 무대가 작은 걸로 유명해서 걱정했다.
“BTS는 7명이고 무대는 작고... 안무는 어떡하나... 만약 실수하면 어쩌나... 그럼 진짜 끝인데...”
드디어 토요일 밤, SNL이 시작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한국인 최초로 나온다고 해서 뉴스로만 BTS를 알고 계시던 부모님도 잠을 안 주무시고 같이 봤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무대를 정말 정말 잘했다. 심지어 주변 지인들로부터 밤새 나한테 문자가 올 정도였다.
“WOW” “who are they?” “THAT WAS SO GOOD” “I get it now”
(와우, 걔네 누구야? 정말 좋았어. 나 걔네 팬 됐어 등등의 반응들)
방송 이후, 주변 지인들은 얘네가 이렇게 잘했냐고 물어보고 방송 다음 달에 있는 콘서트 표를 찾기도 했다. 트위터에서도 몇 시간 동안 #BTSxSNL란 해시태그가 실트(실시간 트위터)를 장악했다. 수많은 한국계 미국인과 아시안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트윗을 했다.
SNL 방송 이후로 “Do you know BTS?” 물어보면 이젠 7-8명은 “yes”라 할 정도였다. 엄청난 파급력이 있었다.
인지도뿐 아니라 인식 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미국에서 K-POP 가수라 하면 ‘factory-made music(공장형 음악)’이나 ‘robot(로봇)’ 같다는 꼬리표가 있었다. 그러나 SNL에 출연하고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치며, BTS는 미국인들에게 아티스트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당시 SNL에서 BTS 공연들.
SNL 무대는 이만큼이나 중요한 순간이었다. BTS가 비주류에서 주류로 인식되며, 미국 주류 시장에 입성하는 순간이었다. 이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성공 신화가 펼쳐졌다.
말로 하니 참 간단한데 이 순간이 오기까지 BTS도, 아미도, 결코 간단치 않은 파도들을 거치며 거둔 성취였기에 더 감동적이고 드라마틱하게 다가왔다.
BTS와 아미가 부딪혀 온 파도들
K : 이쯤에서 미국만이 아닌 방탄과 아미가 부딪혀 온 파도가 무엇인지 전반적으로 언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구구절절 다 다루지는 못하더라도 팬으로서 가장 힘겨웠던 파도들을 몇 가지 이야기해 볼까 한다.
힙합 하는 아이돌. 힙합은 데뷔 때, 아니, 처음 기획될 때부터 BTS의 정체성이었다. 그러나 ‘아이돌’이라는 단어에 사람들은 편견을 가졌고, 흔히 말하는 '국힙러'들의 많은 질타를 받았다. 이에 BTS는 당당하게 맞서며 꾸준히 낸 음반 속 ‘음악과 가사’로 그들에게 답해왔다.
(BTS가 답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We Are Bulletproof pt.2 / We On / BTS Cypher Pt.1 / BTS Cypher Pt.2: Triptych / 힙합성애자 / BTS Cypher Pt.3: Killer 등을 들어보길 권한다)
연습생 당시엔 힙합에 문외한이었던 보컬 라인 멤버들도 래퍼 라인 멤버들의 조언 등을 통해 점차 힙합에 빠져들게 되었고 실력은 성장했다. 또한 멤버 전원이 힙합은 라이브라 여겼기에 퍼포먼스 그룹은 립싱크가 당연시되던 시기임에도 데뷔 무대부터 꾸준히 라이브로 무대에 임해왔다.
2013년 BTS 데뷔.
그러한 자세는 더 성장된 실력으로 이어졌다. 꾸준히 퍼포먼스를 하며 라이브를 하고 공연을 쌓아가니 투어 시작과 투어 마무리에서 볼 수 있는 발전이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됐다. 이미 세계적인 스타가 된 BTS지만, 그들이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 이유다.
오랜 시간 동안 BTS는 꾸준히 작곡, 프로듀싱, 래핑 실력으로 충분히 증명해냈다. 이제 BTS는 내로라하는 전 세계의 아티스트들에게 협업 러브콜을 받는다. 각종 유명 음악 전문 저널에서도 인상 깊게 다뤄진다.
여전히 일부 ‘국힙러’들은 BTS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BTS는 현재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이제 그들이 인정하고 말고 할 위치가 아니다. 그동안 BTS의 시간과 행적이 이미 BTS 스스로를 증명하고 있는 거다.
이 외에도 BTS에 닥친 시련들은 많았다. 그중 대표적인 하나가 ‘사재기’ 루머다.
BTS는 바닥부터 차곡차곡 성장해오며 꾸준히 인지도를 높여왔었기에 다음 음반이 발매될 때마다 이전 음반보다 2배씩 팔리는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럼에도 이 성장세를 무시하고 ‘사재기' 루머에 시달려야만 했다. 음악방송에서 첫 1위를 하던 2015년의 일이다.
그 이후로 루머와 악플의 연속이었다. SNS는 매일 매일이 부정적인, 그리고 악의적인 내용들로 도배되었다. 마치 매크로 같았던 수많은 악의적 내용들에 대항하기에는 당시 한국 내 아미는 그리 많지 않았다.
2015년 KBS<뮤직뱅크>에서 음악방송 첫 1위를 했다.
아미가 팬덤 싸움판에 뛰어들지 않은 이유
K : BTS는 말할 것도 없이 K-ARMY(한국 아미)들은 참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K-ARMY들은 새로운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바로 해외 아미(I-ARMY, International Army)들이었다.
그때가 U님이 말씀하신 2016년 BTS의 미국 성공기가 시작된 그즈음이었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한국 아미들과 여러 해외 아미들은 힘을 합쳐 끊임없이 루머를 생산하고 인터넷을 도배하던 안티들에 맞섰다. 그리고 서로에게 애칭까지 붙여주며 서로를, 스스로를 돌보기 시작했다.
여기서 안티들에 맞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예상되는 그림은 BTS와 아미를 공격한 팬덤과 그들의 아티스트를 물어뜯고 저주하며 싸우는 그림일 것이다. 이 판에선 보통 이런 그림들이 정상적(?)이고 빈번했으니까. 그런데 아미의 대처는 달랐다.
싸움판을 벌이지 않았다. 마이너스 플로우에 끌려다니지 않았다. 긍정적일 일을 했고, 생산적인 일을 했다. 그것만 해도 무척 바빴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음반, 무대, 자체 콘텐츠에 더불어 음반에 영향을 준 책을 읽는 일까지 해야 할 것이 넘쳐났다.
덕질은 직업이 아닌 취미생활이기에 각자 바쁜 ‘현생(실제 삶)' 속에서 떨어지는 ‘떡밥'만 줍기에도 시간이 모자랐다. BTS와 관련되어 봐야 할, 읽어야 할 신선한 콘텐츠가 매일 생성됐다.
싸움판을 벌이지 않은 이유가 이것뿐은 아니다. 더 궁극적이고 중요한 이유가 있다. BTS의 메시지에 ’싸움‘은 없었기 때문이다.
아미들은 BTS의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 속 그들의 메시지에 공감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물론 그것보다는 외적인 부분이나 자체 예능 속 모습이 매력적이어서 팬이 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무대 자체만을 보고 멋있어서 팬이 된 사람도 있을 테고.
그런데 스스로 ’아미‘라 여기며 지속적인 관심을 이어가는 이들은 BTS가 만들어 온 노래 속 가사와 BTS가 보여준 수많은 콘텐츠 속 모습들, BTS가 SNS로 공유하는 메시지 등에 감동하고 공감한 사람들이라고 단언한다. 그런 BTS의 메시지에 ‘싸움'은 없다.
BTS는 항상 이렇게 이야기 해왔다.
“두고 봐, 증명할게. 결국엔 결과가 말해줄 거야. 방탄과 아미, 우리 모두 행복해지자.”
그래서 아미들은 부정적인 이슈에 끌려다니지 않고 행복해지기 위해 힘을 모았고, 여러분이 있어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는 BTS의 말에 자랑스런 팬이 되고자 했다.
앞서 말한 내용이지만, 나는 BTS에 입덕하기 전에도 ’덕질‘은 해봤었다. 하지만, BTS에 입덕하며 태어나 처음으로 ’덕질‘하면서, 일방향이 아닌, 쌍방으로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느꼈다. 이것이 아미들이 다른 팬덤의 양상과는 다른, 개싸움판을 벌이지 않은 궁극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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