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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가 아닌 악의와의 싸움 

 

바람이 불면 제일 먼저 풀이 눕는다. 정권교체 후 ‘외람이’로 상징되는 언론의 행태는 ‘혹시나’가 ‘역시나’임을 증명한다. 조선일보의 발악도 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매곡동 사저 매매가와 김정숙 여사의 옷값, 청와대 부속실 6급 별정직 공무원의 국적도 도마에 올랐다. 사정기관의 움직임은 또 어떤가. 경찰은 김혜경의 법인카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경기도청을 압색했고, 검찰은 산업부의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뒤지겠다며 관련 기관을 털었다.

 

오미크론으로 확진자가 치솟자 ‘K-방역’의 성공을 부정하려는 노력들도 눈물겹다. CNN, WSJ 등 해외 유수 언론들은 ‘K-방역’의 성공적 수행을 극찬하는데 유독 일본 언론과 국내 언론만 도끼눈을 뜨고 깎아내리기 급급하다.

 

<기사실명제>를 연재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걸 하나만 꼽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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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쳐 출처: 중앙일보

 

교장선생님이 야구부 우승을 축하하고자 개최한 기념식에서 선수들을 단상 위로 불러 세우고 전교생을 상대로 학교의 위대함에 대해 일장연설을 했다 치자. 이걸 보고 누군가가 “뒷배경이 허전하자 야구 우승의 주역들을 병풍으로 동원했다"라고 주장한다면, 그 사람은 일반적인 사회생활이 힘든 사람으로 취급받을 게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선 전국 단위 유력 일간지의 지면을 채우는 기사가 된다.

 

솔직히 지친다. 이런 이슈들을 하나하나 짚어서 광화문 네거리에 효수한들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무슨 대단한 논리나 근거를 들어 논쟁할 일이 아니다. 일반상식에 대한 얘기다.

 

‘무지’가 아닌 ‘악의’와의 싸움이다. 

 

이래도 날 뽑을 텐가? ... 어...!? 

 

아무리 일 때문이라지만 ‘조중동’을 들여다보는 일이 일종의 ‘산업재해’에 해당됨을 절절히 느꼈다. 하루가 다르게 정신건강이 피폐해져 갔다. 뇌가 자기방어적 기제를 작동해 스스로를 보호하려 그랬는지, 평소보다 으흥(?!?)에 더 집착하게 됐고 그로 인해 육신마저 망가져갔다. 하지만 딴지 편집부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며 끊임없이 나를 사지로 내몰았을 뿐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늘 그랬듯 아침에 일어나 똥 싸면서 휴대폰으로 이러 저러한 뉴스를 읽다가 불현듯, 갑자기, 느닷없이, 무언가가 강렬하게 뒤통수를 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힘들었던 그 모든 모순과 수수께끼들이 한순간에 풀려버리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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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국회사진기자단(링크)

 

3월 10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윤석열이 당선된다. 일주일 후인 3월 1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식 출범한다. 인수위가 문을 열기도 전인 3월 15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계획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다. 그리고 3월 20일, 윤 당선자가 브리핑을 통해 용산 이전을 공식화한다.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든 울릉도로 옮기든 그건 윤석열이 알아서 할 일이다. 문제는, 하필이면 국방부로 이전해 국가 안보 공백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국민적 우려다. 수백, 수천, 수조원의 쌩돈을 처들여 옮기고 나면? 5년 후 차기 대통령은 또 어찌할 것인가. 신임 대통령이 취임할 때마다 대통령 집무실이 이사를 다닐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렇다면 개인 윤석열의 취향이 아닌 국가 백년지대계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일인 거다. 그럼에도 “여론보다 의지가 중요하다."라는 말로 밀어붙이고 있다.

 

윤 당선자는 이 기괴한 일을 무려 취임 일성으로 내놓은 꼴이 되었다. 자영업자 손실보상도 아니고, 거리 두기 방역 문제도 아니고, 북핵 문제도 아니고, 기름값 폭등도 아니고, 집무실 이전을 첫 번째 과업으로 던진 거다. 더불어 자연스럽게 윤 당선자의 향후 국정운영 전망은 ‘부정 전망’이 ‘긍정 전망’을 넘어서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이런 자책골이 터지자 국힘과 조선일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 달여 후면 물러나는 문재인과 청와대를 물어뜯어 자신들의 팀킬을 덮어야 했다. 이게 바로 우리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돌이켜 보면, 유사한 일은 선거 캠페인 내내 벌어졌었다.

 

-국힘 경북 선대위 발대식에서 “전두환 정권이 경제는 확실히 살렸다.”

-해당 발언이 비판받자 ‘개사과’ 사진을 게시

-최저임금보다 낮은 조건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 일 못하게 해선 안된다

-노동자가 일터에서 죽은 사건 현장에 가서 노동자 탓

-대학생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앱으로 구직하는 시대가 온다.”

-국힘 전남 선대위 발대식에서 “부득이하게 국힘에 입당하게 됐다.”

-120시간 노동 발언과 “없는 사람들은 부정식품 이하라도 선택할 수 있어야”

-국힘 경선 2차 토론회에서 “집 없어서 청약통장 만들어 본적 없다.”

 

대충 기억나는 것만 이렇다. 기차 좌석에 발 올리는 것 따위는 제외하고라도 말이다.

 

이건 누가 봐도 “이래도 날 뽑을 테냐”라는 태도가 아니고선 설명이 불가능하다. 윤석열은 단 한 번도 진심으로 대통령에 당선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적이 없었던 것이다. 유세 중 날렸던 수많은 어퍼컷은 “이래도?”라는 윤석열의 ‘싸인’이었던 거다.

 

보수 대궤멸의 역사적 사명 

 

물론 눈치챈 이들은 많았다. 그러니 세간에 이런 짤이 돌았던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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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아직도 신세계를 안 봤다면 

그건 니 잘못!  

 

그런데 덜컥 당선이 되어 버렸다. 0.73% 차이로.

 

하지만 문 대통령과 맺은 대한민국 보수 궤멸의 굳은 서약은 아직 잉크가 마르지도 않았다. 갑자기 내성발톱 핑계나 장염에 걸렸다며 대통령직을 사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윤 당선자는 생각했다.

 

“대선은 이렇게 됐지만, 지방선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여론 따윈 중요치 않다!” (어퍼컷 세리머니)

 

회심의 카드를 던진 거다.

 

호떡집에 불난 건, 국힘과 조선일보다. ‘쟤 대체 왜 저러지?’라고 궁리해봤자 소용 없다. 일단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한다. 물러나는 권력의 터럭이라도 털자. 씹어재끼는 코드는 그동안 가장 효과가 좋았던 ‘내로남불’이다. 하지만 의미 없다. 윤석열의 문재인을 향한 충성심은 태산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터...!!!

 

총리 인선으로 무난한 듯 페이크를 한번 줬지만 메인이벤트는 장관 인선이다. 6월 초 지방선거까진 이 코스로 간다. 걱정할 필요 없다. 윤석열에겐 앞으로 무궁무진한 카드가 있다. 북핵을 핑계로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행할 수도 있고 부동산, 기후 위기 대책 등 경제정책을 산으로 보내 국가 경제를 반 토막 낼 수도 있다.

 

나라를 거덜 낼 굵직한 이벤트가 한둘이 아니다. 소소하게 말아먹을 꺼리는 쌔고 쌨다. 조선일보가 그때도 이미 물러나 양산에서 멍멍이를 보살피고 있을 문재인 대통령 붙들고 옷값 타령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파괴왕 윤석열’의 진가는 아직 시작도 안한 것이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국힘, 조중동, 재벌 등등 대한민국 보수세력에게 이 대환란을 막을 방법이 딱 하나 있긴 하다. 윤석열 정부에게 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 말하고 잘못된 것은 따갑게 지적해야 한다. 아무리 대한민국 보수 대궤멸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문재인과 밀약을 맺은 윤석열이라 해도, 도저히 견딜 수 없도록 가열찬 감시와 견제를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자, 보라. 실상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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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금지된 도리도리 이미지 검색결과 

 

너희는 죽었다 깨어나도 문재인-윤석열의 굳은 의지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추신: 참고로 네이버에선 "도리도리 마약" 때문에 검색 금지어로 지정했다고 했지만 "도리도리 마약"은 검색이 되고 "도리도리"는 아직까지 검색이 금지되는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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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계일보 유투브 썸네일

 

 

뭐, 어떤 의미로 유해정보가 맞긴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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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면 찌른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