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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기사화 과정에서 텍스트로 보기 좋게 편집을 거쳤다. 내용은 같다. 

 

 

본 기사는 몽골 현지인의 시선으로 해당 국가의 모습을 말하고 알림이 취지다.

 

이번 편에선, 

 

"몽골(외몽골)과 내몽골의 관계는? 왜 몽골 민족은 분단되었을까? 내몽골이 중국의 자치구가 된 이유는? 내몽골인이 몽골에 가기 쉽지 않은 이유는? 서로에 대한 감정은? 왕래는 자유로울까?"

 

등에 대해 다룬다. 

 

에릭데네트.jpg

몽골 북부에 있는 몽골 제2의 도시 '에르데네트'.

독립국 중 인구 밀도가 가장 낮은 몽골답게

제2의 도시지만 인구는 10만 명 남짓이다.

인구가 150만 남짓한 수도 울란바토르와는

엄청난 격차가 있다.

 

기사에서 경향에 대해 말할 때는 ‘대체로 이런 경향이 짙다’는 일반적인 모습을 알기 쉽게 다룬 것이니, 모든 내용을 절대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지양하길 바란다. 같은 모습일지라도 누구를 통해 듣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대상자는 현지에서 약 20년간 거주한 교민이다. 몽골 관련 기사를 보도하는 교민 소식지 기자로 활동했으며 취재 경력이 풍부하고 현지에서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현재는 몽골에서 여행사(컬쳐노마드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DAUM)에서 몽골 관련 카페(링크)도 운영 중이다(딴게이로도 활동 중이라는데, 닉네임은 '하늘과구름'이다).

 

해당 기사는 여러 몽골 교민과의 부분적인 인터뷰를 취합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몽골에 관한 여러 공식적인 자료를 덧붙였으나 중심이 되는 내용은 '하늘과 구름'과의 인터뷰임을 밝힌다. 

 

자. 그럼, 6번째 여행을 떠나보자. 

 


 

 

Q56 : 여태까지 몽골과 미중러(미국, 중국, 러시아)의 관계를 알아봤다. 같은 민족인 내몽골과의 관계와 미중러 외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도 궁금하다.  

 

우선 몽골, 외몽골, 내몽골이 정확히 어디를 말하는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A : 칭기스칸이 1206년 몽골을 통일한 이래 하나의 민족 정체성을 가지며 살게 된 몽골인들은 20세기 초에 외몽골과 내몽골로 나누어진다. 외몽골은 현재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몽골’로 본 연재 기사 내내 말하고 있는 ‘몽골’ 국가를 말한다. 외몽골=몽골인 것이다. 내몽골은 중국의 한 자치구로 있는 내몽골 자치구이다.  

 

외몽골 내몽골.png

외몽골과 내몽골.

 

자치구사진.jpg

중국의 5개 자치구와 연변조선족자치주. 

자치주는 자치구보다 낮은 단계의 행정구역이다.

 

중국엔 5개의 자치구가 있는데, 

 

①광시 좡족 자치구 

②닝샤 후이족 자치구

③티베트 자치구 

④신장 위구르 자치구 

⑤내몽골 자치구 

 

이렇게 5개다. 이 중 하나의 자치구가 ‘내몽골 자치구’이다.

 

(본 기사에선 가독성을 위해 내몽골에 대한 언급이 있는 부분에선 몽골을 ‘외몽골’이라 칭한다)

 

Q57 : 이들은 왜 갈라졌나? 간략한 역사를 설명한다면?

 

A : 몽골인들은 부족 단위로 갈라져 살다가 1206년 칭기스칸에 의해 몽골 민족이라는 한 집단으로 통일되었다. 그 후 중국 대륙을 정복하며 원나라를 세웠다. 원나라는 약 100년간 중국 대륙을 지배했고 세가 약해지며 북쪽으로 밀려났다. 이후 중국에서의 영향력을 완전히 잃게 된다. 

 

원나라 영토.jpg

몽골제국 최대 영토(노란색+파란색)와 원나라(파란색) 

 

원나라가 물러간 중국 대륙엔 명나라가 세워졌고, 몽골인은 중국 북쪽의 원래 자신들이 살던 몽골 지역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몽골인들은 각 세력으로 분열됐다. 명나라가 건국된 지 약 300년 후 망하고, (만주족의) 청나라가 중국에 세워졌다. 

 

당시 몽골 세력은 분열되어 있었기 때문에 내몽골 지역의 몽골인들과 외몽골 지역의 몽골인들의 태도가 달랐다. 내몽골은 만주족이 정복 전쟁을 할 때부터 합류하여 청 태종(홍타이지)때 일찌감치 청나라에 일체화했고, 외몽골은 청나라에 대항하다 18세기 중반에서야 건륭제에 의해 청나라에 완전 복속되었다. 

 

청나라 치하에서 복속의 삶을 살던 몽골인들은 1911년 신해혁명이 일어나며 청나라 힘이 급격히 사라져갈 때, 독립을 선포했다. 몽골 민족 전체가 독립을 선포한 건 아니었다. 오직 외몽골만이 독립을 선포했고, 이전 편(링크)에서 말했듯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921년에서야 중국으로부터 온전히 독립하게 되었다.

 

담딘 수흐바타르.jpg

담딘 수흐바타르.

외몽골이 독립하는 데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외몽골인들이 근현대사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수흐바타르 광장.jpg

몽골 정부종합청사 앞 광장에 있는

칭기스칸과 수흐바타르 동상. 

왼쪽 동그라미가 수흐바타르 동상,

오른쪽이 칭기스칸 동상이다.

 

수흐바타르.PNG

수흐바타르 동상.

 

동상.PNG

칭기스칸 동상.

 

외몽골은 내몽골과 같이 독립하여 하나의 국가를 이루려 하였으나 내몽골은 그걸 원하지 않았다. 중국에 남기를 원했다. 외몽골과 내몽골 지도층의 뜻이 맞지 않았다. 내몽골이 중국에 남기로 했던 이유로는, 

 

첫째, 외몽골의 독립도 완전한 독립은 아니었다. 중국으로부터 독립할 때 소련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이후로 사실상 소련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관련 내용 이전 편 링크)

 

둘째, 더 중요한 이유인데, 내몽골 영주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다.

 

두 번째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중국에서 신해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청나라에 복속되었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몽골인들에겐 구심점이 되는 왕조(칸)가 없었다. 청나라에 복속되기 전부터 몽골 민족은 분열되어 있었기 때문에 각 지역마다 영주들이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외몽골 지역의 영주들은 뜻을 모아 티베트 출신 몽골 승려 복드 칸을 칸으로 옹립하며 독립을 추진했지만, 내몽골 지역의 (몽골인) 영주들은 독립된 새로운 몽골에서 자신들의 권력이 줄어들까 두려워 중국에 새롭게 건국된 중화민국으로부터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 대한 약속을 받고 중국에 남았다.  

 

복드칸.jpg

복드 칸.

 

이후 내몽골 영주들은 외몽골을 흡수하여 자신들을 중심으로 한 통일 몽골을 세우기 위해 중국의 국공합작 세력, 만주국을 세운 일본 등과 복잡한 연대를 했지만, 당시 혼란한 국제정세에 휩쓸려 시도는 번번이 좌절되고 현재의 내몽골자치구로 남게 되었다.     

 

Q58 : 그럼 현재 외몽골과 내몽골의 관계는 어떤가? 

 

A : 국가적으로 외몽골은 내몽골과 교류하지 않는다. 내몽골은 중국 안에 하나의 자치구이기 때문에 외몽골이 국가적으로 교류하는 건 중국이다. 때문에 외교적으로 어떤 관계냐 하는 건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국민 정서적인 부분이다. 외몽골인들과 내몽골인들은 서로 좋지 않은 감정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허나, 적대적 감정이 국민적으로 표면화되어있진 않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국민 전반적으로 일본에 대해서 적대적 감정이 확 드러나지 않나. 외몽골과 내몽골은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을지언정 그것을 국민적 감정으로써 겉으로 드러내진 않는다. 

 

Q59 : 우리나라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것과 비슷할까? 

 

A : 보통 한국 사람들과 몽골에 대해 이야기하면, 대체로 기자님과 비슷하게 생각한다. 같은 민족 정체성을 갖고 살다가 20세기 초에 다른 국적으로 갈라진 것이면, 우리가 북한에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외몽골에 약 20년간 살면서 느낀 바로는 우리가 조선족에게 느끼는 감정과 더 비슷하다. 내 생각엔 우리나라처럼 완전히 하나의 집단으로 살다가 갈라졌다기보다는 외몽골, 내몽골로 분열되기 전에 이미 일본의 전국시대처럼 각 지역에 영주들이 군림하며 세력이 분열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 사람을 보는 시선과는 다른 것이라 본다.   

 

그렇다고 우리가 조선족에게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대입하면 안 된다. 우리에겐 같은 민족이었다가 갈라져서 사는 집단이 북한과 조선족으로 두 집단이고 민족적 감정의 초점이 북한에게 가 있지만, 외몽골에겐 내몽골 하나뿐이라서 우리가 조선족에게 느끼는 감정과는 또 다른 면이 있다. 몽골인들의 상황은 우리랑 다른 부분도 많기 때문에, 단지 민족이 갈라졌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북한 혹은 조선족에게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대입하면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암튼, 처음에 말했듯이 많은 이들이 서로를 좋지 않게 보지만, 그래도 우리는 같은 민족이다. 니들도 그 뿌리는 잊지 마라. 이런 감정은 서로 갖고 있다.

 

Q60 : 우리와 북한처럼 현대에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것도 아니고 호의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이 부분은 어떤가? 

 

A : 물론이다. 서로를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더 많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시선도 많다. 예를 들면 외몽골 사람이 있는데, 친척 중 내몽골 사람이 있으면, 내몽골 사람들 좋아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또 내몽골에는 상대적으로 잘 사는 몽골인(정확히는 몽골계 중국인)들이 많은데, 이들이 외몽골에 투자하면, 외몽골 사람들이 굉장히 반긴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투자받거나 그로 인한 2차 이익을 얻게 되는 사람들은 내몽골 사람들 좋아한다.

 

정리해보자면, 비율로 따졌을 때, 곱지 않게 보는 시선 훨씬 많지만, 각자의 상황과 입장에 따라 좋게 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전체를 한 덩어리로 외몽골 사람들이 내몽골 사람들을 별로 안 좋게 본다라고 단정 지어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반대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 

 

후허하오터시의 거리.jpg

내몽골 자치구의 성도 '후허하오터'의 거리 모습.    

 

Q61 : 서로 왕래는 자유롭나? 많이 하나?

 

A : 왕래는 자유로우나 많이 한다고 볼 순 없다. 외몽골 사람들은 내몽골, 즉 중국에 무비자로 한 달까지 머무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인(내몽골인들도 당연히 중국인이다)이 외몽골을 방문하기 위해선 비자를 받아야 한다. 이 비자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 외몽골은 중국인들이 자기들 국가로 많이 넘어오는 걸 굉장히 경계하기 때문이다.   

 

내몽골인에게만 외몽골에 쉽게 입국할 수 있도록 할 순 없다. 그렇게 하면 중국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중국인, 그러니까 한족들이 대거로 몽골에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선 중국 국적인 내몽골인들에게도 똑같이 비자를 쉽게 내줘선 안 된다.

 

몽골의 외국인 관련 법안, 정책을 보면, 내몽골인에게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 전반적으로 폐쇄적이다. 영토(세계 18위)에 비해 인구(약 340만)가 별로 없음에도 이민의 문을 상당히 닫아놓고 있다. 중국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만약, 한족들이 쉽게 몽골에 입국할 수 있으면 몽골은 어느새 경제적으로 한족 관광객들에게 종속될 것이다. 외국인 이민의 문을 활짝 열면, 한족들이 우르르 이민 올 것이다. 그러면 지금 중국 자치구들의 대다수 인구가 한족이 된 것처럼 되어 나라를 뺏기는 것이다. 

 

Q62 : 내몽골에 있는 몽골족은 인구가 얼마 정도 되나?

 

A : 2019년 기준으로 내몽골 자치구의 인구가 약 2천 5백만 명이다. 그러나 중국의 한족 이주정책으로 인해 한족이 약 80%, 몽골족이 17%를 아주 약간 넘는다. 즉, 내몽골 내의 몽골족 인구는 약 430~440만 정도 된다. 인구로만 따지면 약 340만 명인 외몽골 인구보다 많다.

 

Q63 : 다음 국가로 넘어가겠다. 이제 중러 외에 제일 가까운 국가 카자흐스탄과의 관계와 일본, 독일, 기타 친분 관계의 국가에 대해 질문해보겠다. 물론, 한국과의 관계도 빼놓지 않을 것이다. 가수 서태지 씨가 한국과 몽골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들었는데,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계속>

 

 

 

※. 혹시나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정보를 공유한다. 

- "하늘과구름"님이 운영하는 몽골 현지 여행사: 컬쳐노마드 투어

- 운영 카페 주소 : https://cafe.daum.net/gomongol  

 

※. 독자 여러분들도 몽골에 관해 경험했거나 알고 있는 사실들을 댓글로 이야기해주시면, 기사의 내용 외에도 더욱 풍부하게 몽골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 언론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아 오해가 많은 다른 국가에 대해서도 계속 인터뷰 예정이다. 언론에서 현지 사정을 제대로 전하지 않아 불만이 많은 분들은 언제든 쪽지로 연락주시라. 검토 후 연락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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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