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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기사화 과정에서 텍스트로 보기 좋게 편집을 거쳤다. 내용은 같다. 

 

 

본 기사는 몽골 현지인의 시선으로 해당 국가의 모습을 말하고 알림이 취지다.

 

이번 편에선, 

 

“몽골인들은 어떤 스포츠를 즐길까? 몽골 메달리스트 연금은 얼마나? 몽골은 추석이 없다? 대신, 대국민 운동회가 있다고? 몽골인이 일본 스모계를 장악했다고?”

 

등에 대해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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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테를지 국립공원.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50-70km(공원이 크기 때문)에 위치한다.

자동차로 대략 1시간 30분 소요.

1년 내내 개방하는 국립공원으로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과 기암괴석, 숲, 초원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장관이다.

자연에서 승마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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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를지 국립공원에 위치한 아리야발 사원.

1810년에 몇 명의 몽골인과

티베트인 예술가들에 의해 지어졌다.

부처님이 타고 다닌 코끼리를 형상화한 사원이다.

 

기사에서 경향에 대해 말할 때는 ‘대체로 이런 경향이 짙다’는 일반적인 모습을 알기 쉽게 다룬 것이니, 모든 내용을 절대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지양하길 바란다. 같은 모습일지라도 누구를 통해 듣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대상자는 현지에서 약 20년간 거주한 교민이다. 몽골 관련 기사를 보도하는 교민 소식지 기자로 활동했으며 취재 경력이 풍부하고 현지에서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현재는 몽골에서 여행사(컬쳐노마드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DAUM)에서 몽골 관련 카페(링크)도 운영 중이다(딴게이로도 활동 중이라는데, 닉네임은 '하늘과구름'이다).

 

해당 연재 기사는 여러 몽골 교민&몽골 전문가들의 부분적인 인터뷰를 취합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몽골에 관한 여러 공식적인 자료를 덧붙였으나 중심이 되는 내용은 '하늘과 구름'과의 인터뷰임을 밝힌다. 

 

자. 그럼, 10번째 여행을 떠나보자. 

 


 

 

Q92 : 몽골인들은 (관람이든 직접 하는 것이든) 어떤 스포츠를 즐기는지 궁금하다. 우선 스포츠에서 경쟁자의 존재는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요건이지 않나. 우리나라가 국제경기에서 ‘일본에게만큼은 지면 안 된다’ 하는 것처럼, 몽골도 라이벌 의식을 갖는 나라가 있나?

 

A : 중국이다. 물론 우리나라랑 일본처럼 여러 종목에서 라이벌로 부딪힐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몽골 인구가 적다 보니 출전 종목의 다양성에서 많이 밀린다. 출전하는 종목에서도 실력적으로 밀리는 종목이 많다. 

 

그러다 보니 라이벌 의식은 특히, 몽골이 잘하는 종목에서 많이 발현된다. 레슬링, 유도, 권투 등 투기 종목이다.

 

예를 들어 몽골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투기 종목인 권투, 유도에서 금메달을 땄고, 거기에 사격까지 금메달이 더해져 사상 최초로 3개의 금메달을 땄었다. 당시 몽골 전역이 축제로 난리 났었다. 

 

작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총 4개의 메달을 땄는데, 모두 투기 종목이다. 

 

-유도 3개 (은 1개, 동 2개)

-레슬링 1개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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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유도 –81kg급 은메달을 획득한 몰라레이 사이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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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유도 –48kg 동메달을 획득한 뭉흐바트 오란체첵(좌)

남자 유도 –73kg 동메달을 획득한 첸드오치르 척트바타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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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자유형 레슬링 –53kg 동메달을 획득한

바트오치르 벌러르토야

 

상대적으로 잘하는 종목이다 보니 다른 종목보다 더 관심이 가고, 이 종목에서 중국이랑 붙게 되면 신경을 쓴다. 근데 다른 나라랑 붙을 때보다 좀 더 열기가 있는 정도다. 우리나라가 일본이랑 붙을 때처럼 ‘사즉생의 각오로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정도는 아니다. (당연히) 이기면 좋은 거고, 지면 분통 좀 터진다. 딱 그 정도다. 선수들한테 ‘어떻게 중국 놈들한테 지냐!’라며 비난하고 그러진 않는다.

 

한국 사람인 우리에겐 그 정도가 무슨 라이벌 의식을 가진 거냐고 할 수 있겠지만, 몽골인들에겐 우리가 일본과의 경기에서 갖는 그 정도의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나라는 없다. 다만, 상대적으로 그런 의식을 가장 많이 느끼는 나라를 꼽자면 ‘중국’이다.   

 

≫임권산의 코멘트

 

1. 몽골의 메달리스트 연금

 

몽골은 2013년부터 대통령령으로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몽골인에게 평생 매달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급 시기는 다음 해 1월 1일부터다.

 

①올림픽(하계 올림픽, 동계 올림픽, 장애인 올림픽)에서 매달을 딴 경우 

 

-금메달 : 매달 400만 투그릭 지급 (172만 원 / 현 환율 기준 1 투그릭=0.43원)

-은메달 : 매달 300만 투그릭 지급 (129만 원)

-동메달 : 매달 200만 투그릭 지급 (86만 원)

 

②세계 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경우

 

-금메달 : 매달 200만 투그릭 지급

-은메달 : 매달 100만 투그릭 지급

-동메달 : 매달 50만 투그릭 지급

 

몽골인 평균 월급이 130(55만 9천 원)-140만 투그릭(몽골 통계청 기준) 정도이고, 서민들의 경우 실질 급여는 60(25만 8천 원)-100만 투그릭 정도라 하니 연금의 액수가 상당한 셈이다.

 

2. 여담 : 이란 선수가 몽골로 귀화한 이유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몰라레이 사이예드(Mollaei Saeid)는 원래 이란 국적이었다가 2019년 몽골로 귀화했다. 이는 이란 정부의 정치적 방침과 마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몰라레이는 2019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IJF 유도세계선수권대회에서 계속 이겨 준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몰라레이에게 준결승에서 패배할 것을 요구했다.

 

왜 그랬을까?

 

이란 정부는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때문에 국제대회에서 이스라엘과의 경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 몰라레이가 준결승에서 이기면 이스라엘 선수와 결승에서 맞붙게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대결을 피하고자 이란 정부는 몰라레이에게 패배를 요구했던 것이다. 이는 몰라레이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적용되는 사항이었다.

 

암튼 이런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몰라레이는 독일에서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고, 신변의 위협에 대한 우려로 이란으로 돌아가지 않고 독일에서 난민 자격으로 체류했다. 그러다 2019년 당시 몽골 대통령 바톨가의 제안으로 몽골로 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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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레이(좌)와 바톨가 전 몽골 대통령(우)

 

Q93 : 보통 성적이 좋은 종목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인기가 더 많아지는 경향이 있지 않나. 몽골에서는 레슬링, 유도, 권투 같은 투기 종목 스포츠가 가장 인기가 많겠다? 

 

A : 경기가 있을 때, 다른 종목들보다 관심을 더 받는 건 맞다. 다른 나라와 국제경기가 있는 투기 종목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건 유도다. 바로 직전 대통령인 ‘할트마깅 바톨가’도 유도 국가대표를 하며 인기를 많이 얻었다(삼보 국가대표도 했다. / 바톨가에 대해 더 궁금한 분은 몽골 정치에 대해 다룬 3편을 추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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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대통령 ‘할트마깅 바톨가’ (2017.7.10.- 2021.6.25.)

몰라레이에게 귀화를 제안한 그 바톨가다.

 

그러나 유도는 국제경기가 있을 때, 다른 종목보다 더 관심을 받는 정도다. 인기가 제일 많은 건 따로 있다. ‘부흐’라고 불리는 몽골 전통 씨름(혹은 레슬링)이다. 국제대회가 있는 건 아니고 국내 스포츠지만, 가장 인기가 많다. 바톨가도 유도를 하기 전엔 부흐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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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흐 경기

 

부흐는 일 년에 대략 4-5회 정도 경기가 열리고, 우리나라의 씨름처럼 설 명절이나 ‘나담’ 축제 때는 무조건 경기가 열린다. 나담 축제란 매년 한 번씩 열리는 전국 규모의 몽골 최대 스포츠 축제다. 나담의 여러 종목 중 ‘부흐’가 제일 인기가 많다. 

 

설 명절이나 나담 때, 대대적으로 공중파 TV 방송을 하여 전 국민이 열광적으로 부흐 경기를 즐긴다. 그 외에 경기가 열릴 때도 인기가 많다. 경기장에 사람들도 많고, 스포츠를 다루는 유선 채널에서 방영도 하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시청한다. 근데 뭐니 뭐니 해도 나담 축제 때가 관심도나 인기가 압도적 최고다. 정말 어마어마하다. 

 

≫임권산의 코멘트

우리 설 명절의 의미를 아는 이들은 몽골도 설이 있다는 것에 의아할지 모르겠다. 우리의 설 명절은 한 해의 시작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지만, 농경 사회였던 만큼 농사 시작 전 “올 한 해 농사 잘 짓게 해주십시오” 하며 조상들께 차례를 지내는 의미가 있다. 반대로 추석은 “올 한 해도 무사히 농사 지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조상들께 차례를 지내는 의미다.

 

몽골은 유목 사회였던 만큼 설 명절은 ‘한 해를 무사히 보낼 수 있길’ 기원하는 의미만 있다. 몽골의 가장 큰 명절이다. 농사를 짓지 않았으니 추석은 따로 없다.  

 

Q94 : 나담 축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설명해줄 수 있나?

 

A : 1편 ‘몽골이 한국에 중요한 이유와 코로나(링크)’에서 잠깐 지나가듯이 나담 축제를 언급한 적이 있다. 몽골에는 우스갯소리로 ‘3대 명절’이라고 하는 날들이 있다. 몽골 사람들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날들인데, 이 중 2개가 설날과 나담절(나담 축제)로 국가적으로도 중요하게 취급하는 정식 공휴일이고, 나머지 하나 비공식 명절이 자기 생일이라고 했었다. 그만큼 몽골인들은 자기 생일을 엄청 챙긴다고 하면서 말이다. 

 

암튼, 나담 축제는 앞서 말했듯 전국적인 몽골 스포츠 축제로 매년 7월 11일 몽골 혁명(독립)기념일을 기념하며 5일 동안 열린다(몇 년 전까진 3일이었다). 세계 10대 축제 중 하나이며, 유목민으로서 몽골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축제로 인식되어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었다. 몽골 대국민 운동회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나담이라는 건 몽골말로 ‘겨루다, 승부하다’란 뜻이다. 

 

과거 유목 사회 때부터 있던 이벤트로, 지금은 전 국민을 단결시킨다는 정치적 의미와 함께 스포츠로만 즐기는 축제다. 유목 사회 시절엔 유목민의 삶에서 중요한 가축들의 성장과 풍요를 기원하는 종교적 의미와 힘과 기술을 겨루는 경기를 통해 병사를 모집하고 훈련시키는 군사적 의미를 지닌 행사였다.

 

대표적인 세 가지 종목으로 ①몽골식 씨름 ‘부흐’ ②말타기 ③활쏘기가 있다. 세 가지 모두 과거의 전쟁에서 필요한 능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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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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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담 축제는 경기 외에도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부흐는 우리의 씨름이나 일본의 스모처럼 경기장이 따로 있진 않다. 운동장(초원) 위에서 펼쳐진다. 나담 때는 올림픽의 유도처럼 여러 시합이 동시에 펼쳐진다. 부흐는 정해진 복장이 있는데, 가죽으로 만든 상의, 하의, 신발과 동물의 털로 만든 모자를 착용해야 한다. 물론 시합 때 모자는 벗는다. 옷을 잡거나 직접적으로 신체를 잡아서 상대를 제압해 상대의 무릎, 팔꿈치, 어깨 등을 땅에 닿게 하면 이기는 방식이다. 청동기 시대에 그려진 (몽골 내) 암각화에 등장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스포츠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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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흐 경기

출처-<몽골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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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담 축제에 참가한 부흐 선수들

 

세 종목 중 유일하게 남자만 출전할 수 있고, 체급과 나이의 구분이 없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엔 부족별로 독수리, 사자, 호랑이, 사슴 등을 흉내 내는 춤을 추며 열기를 고조시킨다. 승패가 결정되면, 승자만 춤을 춘다. 승자는 모자를 쓰고, 패자는 상의 끈을 풀고 복종의 뜻으로 승자가 벌리고 있는 (승자의) 팔 밑을 한 바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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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부흐 선수들

 

앞에서 말했듯, 부흐가 제일 인기 있으며, 우승하면 거의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나담이 전국 축제이다 보니 미리 지역 예선, 지역 본선을 거쳐 각 지역의 우승자를 뽑고, 나담 기간에 각 지역의 우승자들끼리 겨뤄 전국 우승자를 정한다. 말타기와 활쏘기도 같은 방식이다.  

 

부흐는 이긴 횟수에 따라 칭호가 부여되는데, 5라운드까지 올라간 이들부터 라운드가 올라가면서 매, 코끼리, 가루다, 사자, 거인이라는 칭호가 부여된다. 우승자의 칭호는 거인이며, 우승한 횟수에 따라서도 칭호가 달라진다. 5번 이상 우승할 경우 ‘무적 대거인’이란 뜻을 가진 ‘울신 다르한 아바르가(Улсын дархан аварга, Ulsiin Darhan Avraga)’로 불린다. 부흐에서 선수가 얻은 칭호는 평생 유지된다. 상당한 상금은 물론이다.

 

Q95 : 이야기를 듣고 보니, 예전 뉴스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나담 축제 때 말타기 같은 경우는 어린 아이들도 출전하는 걸 본 것 같은데?  

 

A : 맞다. 말타기, 즉 경마에는 어린아이들‘도’가 아니라 어린아이들‘만’ 출전할 수 있다. 남녀 구분 없이 보통 6세-13세 정도 아이들이 출전한다. 어린아이들만 출전할 수 있는 이유로는 몸무게가 가볍기 때문인데, 빠른 경주를 위해서라는 말도 있고, 긴 거리를 달려야 하는 말에게 부담을 덜 지우기 위해서라는 말도 있다. 아동 인권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최근에는 이에 대한 비판도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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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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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경기를 관람하는 관객들

출처-블로그<느티나무의 세상사는 이야기>

 

암튼, 경마도 인기가 엄청나다. 부흐처럼 설날과 나담 축제 같은 중요한 날에 빠지지 않고 경기가 열리는 종목이다. 대회 시작 출전하는 말은 약 3개월 전부터 전문 조련사에 의해 훈련에 돌입된다고 한다. 이 경마 경기에는 세 가지 특이한 점이 있는데, 

 

1. 말의 연령에 따라 주행거리가 다르게 구성된다.

2. 거세하지 않은 종마(수컷) 경기도 있다.

3. 우승자가 아닌 우승마에게 시상한다.

 

말의 연령에 따라 ‘2세는 15km, 3세는 20km, 4세는 25km, 5세는 28km, 7세 이상은 30km’를 달린다. 이 5개의 경기에 거세하지 않은 종마 경주까지 더해서 총 6개의 경기가 진행된다. 종마 경기는 28km 단일 경기다. 우승한 말에게는 아낌없는 축하를 보내며 말의 머리에 마유를 부어주고, ‘만 마리 중 최고’라는 뜻의 ‘투멩 에흐’ 칭호를 수여한다. 우승한 말은 몸값이 수십 배 상승한다. 대회 상금도 역시 상당하다.

 

우승한 말의 땀을 묻히면 한 해 행운이 깃들고 일이 잘 풀린다는 속설이 있어, 관중들은 우승한 말에 몰려들어 땀을 얻기 위해 빗으로 우승한 말을 빗겨주곤 한다.

 

Q96 : 활쏘기는 어떻게 하나?

 

A : 활쏘기는 11세기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전통 방식 그대로 이어져 왔다고 한다. 8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성인 기준으로 활쏘기 거리는 남자 75m, 여자 65m다. 8-14세 아이들은 남자의 경우, 나이에 4m를, 여자의 경우 3m를 곱한 거리에서 시합한다.

 

양의 창자를 엮어 만든 직경과 높이가 각각 8cm 정도 되는 원통을 쌓아 그것을 과녁으로 한다. 많게는 수백 개까지 쌓아놓는데, 경기가 진행될수록 원통의 수는 줄어든다. 표적이 멀고 낮기 때문에 활을 위로 하여 곡선을 그리면서 쏴야 표적을 맞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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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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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블로그<몽골로 Mongolro - МОНГОЛ PУУ>

 

활쏘기는 개인전과 단체전이 있다. 단체전이 있는 건, 과거 부족 단위로 생활할 때, 여럿이 함께 사냥하며 활을 쐈던 전통이 반영된 것이다. 과녁을 맞히더라도 범위에 따라 점수는 다르게 매겨진다. 선수가 과녁을 맞히면 과녁 옆에 서 있던 심판은 손을 크게 흔들며 만세라는 뜻의 ‘우하이(ухай, Uuhai)’를 외친다. 

 

우리가 흔히 보는 활쏘기 경기랑 다른 점은 몽골 전통 활로 경기를 하는 점도 그렇지만, 마지막 경기에서는 과녁을 등지고 있다가 활을 쏠 때 과녁을 향해 휙 뒤돌면서 쏜다는 점이다. 과거 전쟁에서는 뒤돌면서 활을 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전통이 이어져 온 것이다. 

 

활쏘기에서도 우승자는 칭호를 받는다. ‘메르겡(мэргэн, Mergen)’이란 칭호를 받는데, 메르겡은 활쏘기의 상징으로 전설 속 영웅의 이름이다. 활쏘기도 우승을 반복할수록 칭호가 달라지는데, 5번째 우승자에겐 ‘모든 사람이 기억할 만큼 뛰어난 명궁’이란 의미인 ‘다야르 도르사그다흐 메르겡(Даяр дуурсагдах мэргэн, Dayar Duursagdakh Mergen)’란 칭호가 주어진다.

 

약 2달 전에 열린 올해 나담 축제는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개최를 못하다 3년 만에 열려서 사람들이 더욱 즐거워했던 것 같다. 관광객들도 많이 왔었다.     

 

YTN에서 보도한 올해 나담 축제

 

Q97 : 다른 인기 있는 스포츠는?

 

A :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작년 도쿄 올림픽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3X3 농구나 축구가 인기가 있다. 3X3 농구는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다른 종목만큼 아직 세계적으로 리그가 활발한 건 아니라 주로 하는 걸 좋아한다. 축구는 주로 관람을 좋아하는 편인 듯하다. 몽골 프로팀(10팀이 있다) 경기도 좋아하지만, 유럽 리그를 많이 보는 편인 것 같다. 내가 스포츠 평론가도 아니고, 젊은층도 아니기 때문에 젊은층에서 인기 있는 종목들이 정확히 다 나열할 능력은 없다. 다만, 내가 몽골(울란바토르)에 있으면서 보는 주변 젊은층들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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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X3 농구는 우리가 흔히 아는 5X5 농구와는 달리

골대 1개만을 사용하는 반코트다.

아시안 게임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에서,

올림픽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전국민적으로 아직 ‘부흐’가 제일 인기 있는 스포츠지만, 젊은층에서는 그 인기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것이다. 경기 진행이 느린 점, 활동성이 떨어지는 점 등이 젊은층의 기호와는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부흐가 전통의 방식 그대로를 고수하는 하는 것도 좋지만, 시대와 기호가 변함에 따라 적절한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 아닐까 생각한다.

  

Q98 : 관람 말고 직접 하는 스포츠로는 어떤 걸 주로 하나?

 

A : 중장년층, 젊은층을 막론하고 대체로 실내 스포츠를 좋아한다. 50대 이상은 직접 즐기기보다는 주로 관람(부흐 같은 거)하며 즐기고, 40대까지는 풋볼, 배구, 농구(3X3 포함), 테니스, 배드민턴 등을 즐긴다. 아! 스포츠 댄스를 즐기는 사람도 많은데 20-50대까지 폭넓게 즐긴다.  

 

Q99 :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프로 축구, 농구, 야구, 배구, 격투기 등 나름 다양한 스포츠 리그들이 있어서,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관련 국내 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가 있지 않나. 몽골은 어떤가? 

 

축구는 프로 리그(10팀)가 있다고 했는데, 그 외 나담 축제와 부흐 그리고 유도는 프로 리그가 있어서 계속 경기가 열리는 게 아니지 않나.

 

A : 그런 건 별로 발달하지 않았다. 프로 리그라는 게 그만큼 경제력이 되고 구단, 스폰서가 있어야지 운영될 수 있지 않나. 몽골은 아직 다양한 프로 리그를 운영할 만큼 경제력이 되지 않는다. 구단과 스폰서 문제만이 아니라, 국민들도 입장권을 자주 살 재정이 되지 않는다. 

 

축구도 프로 리그가 있기는 하나, 관중들이 프로 축구에 돈과 시간을 쏟을 여유가 되지 않으니, 여러 문화가 만들어지지가 않는다. 예를 들면, 응원 문화라든지 하는 것들. 그런 것도 경기장을 자주 가야지 형성되는 것일 텐데, 그러질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각자 응원하는 팀을 정해서 열렬히 응원하고, 지면 분해하는 문화도 크게 없다. 그렇게 안 하는 게 아니라, 재정상 못하는 것이다. 때문에 유럽의 축구팬들이나 국내로 치면, 적극적 야구팬들 있지 않나.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몽골인들에게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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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울란바토르 시티 FC 선수들

출처-<울란바토르 시티 FC 페이스북> 

 

Q100 : 일본 스모 경기에서도 몽골인 선수들을 꽤나 본 것 같다. 많이 진출해 있는 것 같은데, 스모 관람을 즐기는 몽골인들도 나름 있나? 

 

A : 일본 스모 리그에 진출한 몽골인들이 많고, 굉장히 좋은 성적을 낸다. 그러나 해당 선수의 팬들은 관심 있겠지만, 그 외 사람들은 스모에 큰 관심이 없다. 즉, 몽골에서 전반적으로 인기 있진 않다는 말이다. 

 

≫임권산의 코멘트

일본 스모 리그에는 부흐 선수를 하던 선수들이 진출하는 경우가 꽤 된다. 일본에서 10대 때부터 발굴하여 일본으로 데려가 선수로 키우곤 한다. 아무래도 거기다 돈이 되니까,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현재 일본 스모 리그는 몽골인 선수들이 휩쓸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스모 리그는 1993년 하와이 출신의 ‘아케보노’가 처음 외국인 요코즈나가 된 후 총 9명의 요코즈나가 탄생했지만, 그중 7명이 외국인이고 그 7명 중 5명인 몽골인이다. 이 4명은 2003년 이후 잇따라 요코즈나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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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보노.

그는 스모 선수를 은퇴한 뒤,

K-1에 진출해 격투기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1996년 일본 국적으로 귀화했다.

 

요코즈나란 스모의 프로 리그 선수 중 서열에서 가장 높은 지위인데, 1603년부터 현재까지 74명 정도만 이 요코즈나란 지위에 올랐을 정도로 요코즈나가 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요코즈나는 요코즈나 다음가는 위치인 9단(段)에 해당하는 등급에 오른 선수가 스모 리그에서 2연속 우승에 준하는 탁월한 성적을 거두었을 때, ‘요코즈나 심의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오를 수 있는 지위이며, 일본에서 굉장히 명예와 존경을 받는 지위다. 2003년 이후 이런 요코즈나에 오른 몽골인이 5명이나 되는 것이다. 

 

그 중 ‘하쿠호(白鵬)’라는 몽골인은 통산 1,000회가 넘는 승리를 하여 역대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전설적인 요코즈나가 되었다. 2019년 몽골 국적을 소멸하고,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 일본에서는 스모 협회에 남아 지도자로 활동하기 위해선 일본 국적이어야만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고 알려져 있다. 작년 9월에 선수를 은퇴했다(한 번 요코즈나의 지위에 오른 선수는 평생 그 지위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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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호 쇼(白鵬 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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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싸다구 때리는 하쿠호

 

암튼, 스모 리그에서 몽골인들의 활약 덕분인지 일본인들의 활약이 점점 없어져, 일본 스모계가 걱정을 많이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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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으로 코로나 국면 후반부가 되고, 일상이 회복돼가며 하늘과구름이 야침차게 '몽골 힐링여행'을 기획했다고 한다. 관심 있는 분은 (링크)를 참조하길 바란다.   

 

※. 독자 여러분들도 몽골에 관해 경험했거나 알고 있는 사실들을 댓글로 이야기해주시면, 기사의 내용 외에도 더욱 풍부하게 몽골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 언론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아 오해가 많은 다른 국가에 대해서도 계속 인터뷰 예정이다. 언론에서 현지 사정을 제대로 전하지 않아 불만이 많은 분들은 언제든 쪽지로 연락주시라. 검토 후 연락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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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