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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시청역 앞 촛불집회에 참가한 인원, 경찰 추산 2만 5천 명, 주최 측 20만 명이다.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는 걸까. 집회의 시작점, 흥국생명 빌딩에서 집회 마지막 행렬까지의 거리는 446m, 횡단보도 기준 세종대로 폭은 평균 거리 45m다. 그럼 총면적은 20,070제곱미터.

 

해당 면적 안에 두 줄의 도보용 길을 냈으나 세종대로 위에 앉을 자리가 부족해 건물 앞이나 인도에 자리를 잡은 시민들이 많았다. 그 부분을 감안해 세종대로 면적으로 인원을 계산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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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제곱미터는 6,071평. 1평(가로, 세로 각 1.8m 정사각형)에 평균 9명이 앉았다. 앉아서 참가한 사람만 최소 54,639명이 된다. 서 있을 땐 더 적은 면적을 차지한다. 거기다 인도 위, 건물 계단 위, 주변 카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모든 상황을 종합했을 때, 경찰 추산 값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6만 명이 모인 지난 5일 촛불집회보다 2배 이상 많은 시민이 참가했다. 5년 만에 다시 서울 중심에 모였다. 늦은 저녁, 윤석열 퇴진을 염원하는 촛불이 시청을 뒤덮었다. 10.29. 참사, 외교 참사, 언론 탄압 등 윤석열 정부 6개월간의 행적을 꾸짖는 구호를 연호했다. 시민들의 마지막 요구는 그의 퇴진이었다.

 

시청 앞 광장이 울렸다. 함성을 질러 귀를 열라 했다. 촛불을 흔들어 우리를 보라 했다. 결국 시민들은 응답 없는 그를 직접 찾았다. 연대와 공연 시간이 끝나고 여섯 시 반, 삼각지역으로 향했다. 용산 집무실을 둘러싸고 외쳤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중고생 집회 참가자들은 이번에도 광화문역 2번 출구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이후 시청역 집회에 합류했다. 지난주, 학생들은 준비한 발언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폭우, 스피커 불량, 보수 집회의 소음이 원인이었다. 그래서 몇 학생들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새로 발언 신청을 한 학생도 있었다. 광화문역부터 시청역 집회에 합류하기까지, 학생들의 동선을 따라 이동했다. (지난 기사 링크)

 

수능 끝, 날씨 맑음, 기자 많음

 

11월 19일 토요일 날씨 맑음

 

광화문역에 내린 건 한 시 반. 제2차 중고생 촛불집회가 열리는 2번 출구로 향했다. 저번 주와 같은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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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아래, 보수 집회가 있다. 지난주보다 소음이 덜했다. 날씨가 맑아 소리가 가라앉지 않았다. 거기다 인원도 줄었다. 내가 보기엔 그랬다. 하지만 경찰 추산, 태극기 집회 참가자 3만 명. 촛불집회보다 5천 명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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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경찰이 배치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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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선 학생들의 집회 준비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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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게이 자원봉사단(이하 자봉단)이 도착했다. 이번 주도 학생들을 엄호하기 위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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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한 편에 딴지일보 글자가 눈에 띈다. 딴게에서 학생들을 위해 방석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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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 반경, 학생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올라오는 시민들에게 중고생 촛불집회를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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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보다 분위기가 활발해졌다. 말썽이던 스피커도 점검을 끝냈고, 날씨도 적당히 선선했다. 학생들은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카메라를 보며 밝게 웃는 모습도 보였다. 새로운 참가자가 보이면 달려가 안내했다. 이날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집회에 참여한 아버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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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 드디어 집회가 시작된다. 장난치던 학생들도 이내 허리를 곧게 펴고 진지하게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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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기자들은 사진을 찍고 현장에서 바로 기사를 올렸다. 일주일 만에 큰 변화가 생겼다. 중고생 촛불집회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학생들의 스피커가 조금 커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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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발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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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집회를 참가하기 전, 어른들이 중고생 집회를 응원하러 들렀다. 발언이 끝날 때마다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다. 집회는 순조로웠다. 스피커도 제 역할을 잘 해냈다. 학생들은 준비한 발언을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었다.

 

중고생 촛불집회는 규모가 작다. 이 정도 무대를 준비하는 데도 꽤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이날은 지난주보다 학생 수가 적었다. 학생의 절반 정도가 시청역 앞에서 후원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그 빈자리를 오늘은 어른들이 채웠다. 앞자리는 학생들이 자리 잡고 어른들은 뒤에서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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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구호를 마지막으로 제2차 중고생 촛불집회는 마무리됐다. 이제부터 기말고사 기간이 시작된다. 그래서 약 한 달간 집회가 유보될 예정이다. 다음 집회는 12월 17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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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박수

 

시청역으로 이동할 시간. 딴지 자봉단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교관 스앵님 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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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외국인이 행진 대기 중인 학생들을 보고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시티 투어 버스를 탄 관광객들도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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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장선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면 뒤에 선 어른들이 후창하는 시스템. 어른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으니 반대 집회 참가자들도 쉽게 건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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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자봉단이 길을 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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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를 따르는 1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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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길가로 들어섰을 때였다. 시민들이 학생 행진을 발견했다. 가던 길을 멈추고 그들을 지켜봤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잘한다!"

 

"파이팅!"

 

곳곳에서 응원의 말이 들렸다. 청년들은 휴대폰을 꺼내 영상을 찍었다. 어른들은 더욱 크게 환호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중고생 촛불집회를 지지했다. 시민들의 박수는 계속됐다.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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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하필 사거리에서 마주쳤다. 간간이 욕지거리가 들렸지만, 학생들은 연연해하지 않았다. 앞만 보고 걸었다. 시청역으로 이동하는 길, 구경하던 시민들이 합류하기 시작했다. 구호를 외치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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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어르신이 달려들었다. 자봉단이 재빠르게 막아선다. 꽹과리로 소음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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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으로 직진하지 않고 뒷길로 조금 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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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청 앞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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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점등식 행사가 시청 광장에서 열렸다. 학생과 시민들이 몰려오자 서둘러 자리를 뜨는 몇몇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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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위 행사는 성탄절을 축하하고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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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분위기

 

시청역에 도착했다. 소리가 심상치 않다. 군중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학생들도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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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6번 출구를 통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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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출구에 다다르자 경찰들이 보인다.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리는 그곳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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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보이는 개성 넘치는 집회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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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님이 많았다. 노란 리본을 단 시민도 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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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마다 자원봉사자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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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집회 포토 스폿. 요즘 인기 있는 그룹이라 사진 찍으려면 대기 줄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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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받습니다

 

애국 보수는 매주 의심한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사주받았다고.

 

돈을 받고 집회에 나왔다니, 그런 사람들은 가만히 둬선 안 된다. 그래서 찾아보기로 했다. 사주받은 촛불 시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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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찾았다. 혹시 발견한다면 꼭 제보 바람.

 

중고생의 합류

 

중고생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합류했다. 어른들이 내준 길을 따라 앞으로 이동한다. 그들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알리자 함성과 함께 박수를 보낸다. 자리에서 일어나 환영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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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잘 도착한 학생들을 뒤로하고 이젠 시민 속으로 들어간다.

 

깨시민 속으로

 

얼핏 봐도 굉장한 숫자다. 4시 반경에 도착했으니 시작한 지 30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많은 시민이 벌써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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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부터 시청역 6번 출구까지 행렬이 이어졌다. 2017년 이후 오랜만에 보는 광경. 촛불 시민이 다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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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선 도로가 꽉 찼다. 자리가 부족해 건물 앞 계단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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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촛불을 켜긴 이른 시간. 하지만 현장은 이미 열기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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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가 끊임없이 밀려들어 온다. 한꺼번에 사람이 몰리지 않도록 경찰은 횡단보도 신호를 자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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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골목은 꽤 한산한 편. 카페에 앉은 사람들의 가방에서도 촛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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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로 할 때

 

대통령을 아끼는 마음으로 시민들이 준비한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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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시민, 세종대로를 가득 매우다

 

여섯 시, 해가 지고 촛불을 켤 시간이 왔다.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모였다. 시민들이 다닐 길 한 줄을 제외하고 빽빽하게 찼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전수받은 대동여지도 전법으로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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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두 번째를 지나 세 번째 스크린이 설치된 곳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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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치 태평 빌딩 앞.

 

시작 점으로부터 235m, 시청역까지 절반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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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쭉-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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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도, 빈자리 없이 사람들이 꽉 채워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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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스크린이 보이는 지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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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7번 출구까지 426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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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도 뒤로 한참을 더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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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스크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행렬의 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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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5천 명은 거뜬히 넘는 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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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라인을 지키고 있던 경찰은 여섯 시 이십 분경, 인원이 더 늘어나자 펜스를 뒤로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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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창문을 열고

 

"파이팅!"

 

외치고 쿨하게 떠나는 시민들.

 

저질 체력인 관계로 행진은 함께 하지 못했다. 사진 정리하러 회사로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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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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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 시, 5호선을 타고 광화문역으로 이동하던 도중, 할아버지 한 분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 매고 있던 카메라 가방을 쳐다봤다. 기분이 찜찜했다. 그래서 일부러 조금 늦게 하차했다. 할아버지 배낭엔 태극기 2장이 돌돌 말려 있었다. 이럴 땐 눈치가 생명이다.

 

2017년 박근혜 탄핵 집회에서 태극기로 공격당한 적이 있다. 그때 배운 짬으로 살았다. 나는 2번 출구로, 할아버지는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다음에는 우리 2번 출구에서 만나요."

 

촛불로드 2탄, 오늘은 여기까지.

 

 

 

본지, 써먹어 주시라.

 

정부가 축소하고, 언론이 외면하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매주 수만의 시민이 추위를 견디며 서 있어도 대부분 그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건 무언가 잘못된 게 아닐까.

 

담아야 할 장면과 담아야 할 생각을 기존 언론에만 맡기기에 현 상황은 후짐의 극치다. 당신의 생각, 당신의 장면을 전하고 싶다면 시간, 장소, 연락처와 함께 사연을 메일로 보내주시라. 

 

매주 토요일, 본지가 찾아가겠다. 우린, 그러라고 있는 곳이니까.

 

금성무스케잌

제보 메일: jihyegong8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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