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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월드컵이 끝났다. 나는 이번 월드컵이 남아공 월드컵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둔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브라질전 리뷰와 함께, 차기 감독에 대해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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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링크)>

 

1. 브라질전, 스코어는 중요하지 않다

브라질전은 그저 안타까웠다. 전술적인 문제점을 지적할 수는 있으나, 오늘의 대표팀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강행군과 부상으로 체력과 멘탈 모두 엄청나게 떨어져 있었고, 모든 선수가 자신에게 부여된 롤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4:1, 축구에서는 대패의 스코어다. 그러나 그 내용은 네덜란드나 아르헨티나에게 무기력하게 털리던 지난 월드컵과는 사뭇 달랐다.

 

한국과 브라질의 차이는 모든 면에서 벌어졌다. 선수 간의 퀄리티 차이뿐 아니라, 스쿼드의 질에서도 차이가 벌어졌다. 우리는 김민재나 손흥민이 빠지면 제대로 경기할 수 없는 팀이다. 하지만 브라질은 로테이션을 돌려도 일정한 경기력을 거둘 수 있는 팀이다. 토너먼트 3연전에서 부상을 감수하면서도 모든 체력을 다 쓴 우리와 조별리그에서 로테이션을 돌린 브라질의 차이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벤투 감독은 이 경기에서도 멋진 선택을 했다. 내 의견으로는, 브라질전에서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했어도 좋은 결과를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4년 동안 지배형 축구를 했기 때문이다. 수비도 역습도 다 연습에서 성과를 얻는다. 비록 문제가 많았으나, 마지막까지 우리의 스타일을 시험해봤고, 귀중한 데이터를 얻었다.

 

성과도 있었다. 벤투는 후반전에 그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던 선수들 위주로 투입했다. 눈에 띄게 체력이 떨어진 김진수, 황인범을 빼고 홍철과 백승호를 투입한 건, 상대가 브라질임을 생각하면 대단한 선택이다. 이미 대량 실점이 벌어진 뒤였지만, 그동안 경기를 안 뛰던 선수들을 투입해서 더 큰 스코어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 덕분에 마지막까지 여러 좋은 장면을 보여줬다. 특히, 백승호처럼 앞으로도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들을 활용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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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백승호의 중거리슛.  

월드컵 데뷔전과 데뷔골을 동시에 이뤄냈다.

브라질을 상대로.

 

괜찮다. 강자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끝까지 만회골을 넣기 위해 라인을 올리고 최선을 다해 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거면 됐다. 상대방과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부터 성장은 시작된다. 오히려 우리는 이 차이를 좁히기 위해, 장기적으로 그들을 따라갈 수 있는 스타일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2. 차기 감독의 원칙 그리고 세계와의 격차를 줄였던 벤투 

한국 국대의 차기 감독은 누가 되어야 할까? 나는 세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 번째, 지난 4년의 방향성을 이어가면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감독이어야 한다. 우리가 세웠던 지배하고, 능동적인 축구라는 철학은 지난 4년간 때론 잘 구현됐고 때론 미흡했다. 벤투 감독의 4년은 파이널 서드까지 공을 전달하는 체제를 만드는 것까진 성공했지만, 파이널 서드에서 골을 만들어내는 세부적인 공격 아이디어가 부족하다. 여전히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은 카운터가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도 발견했다.

 

그럼에도 지배하고, 능동적인 축구의 방향은 이어가야 한다. 아시아 지역의 축구 수준은 점점 더 상승하고 있다. 한국이 당연히 월드컵에 나가던 때는 이제 옛말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아시아 축구의 퀄리티가 낮은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지역예선과 조별예선에서 만나는 팀들은 수비 라인을 깊게 내리고 한두 번의 패스로 골을 연결하는 방식을 구사한다. 특히, 중동 지역의 카운터 축구는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좋은 경기력을 펼쳤지만, 아시아 예선에서는 꽤 고전했다.

 

이런 스타일의 축구를 가장 잘하는 아시아 국가가 이란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이란전에서 내용과 결과 면에서 매우 좋은 우위를 점했다. 월드컵에서 우리는 최소 세 번, 많으면 네다섯 번의 경기를 치르지만, 아시아 예선에서는 10번이 넘는 경기를 치른다. 이 모든 경기를 압도적으로 승리함으로써, ‘지역의 패자위치를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배하고, 능동적인 축구를 한층 더 스텝업할 수 있는 감독이 절실하다.

 

월드컵은 그다음이다. 한국의 스타일은 우루과이와 호각을 겨뤘고, 한국의 정반대 스타일로 나온 가나에게는 아쉽게 졌다. 포르투갈과는 내용에서는 다소 밀렸으나 결과를 얻었고, 브라질에게는 대패했다. 긍정적인 부분도, 발전해야 할 부분도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하는 스타일을 원한 건 다름 아닌 선수들이다. 김판곤 위원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이 끝난 직후 선수들은 세계 레벨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감독을 원했다. 그렇게 선택된 감독이 벤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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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날아온 벤투...!

 

한 나라의 축구 DNA가 만들어지려면, 하나의 축구 스타일을 유소년 단계에서부터 각급 대표팀에게까지 일정히 유지해야 가능하다. 감독에 따라 전술은 다를 수 있으나, 큰 틀에서의 스타일은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당장 이 스타일의 축구에 투입해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수많은 대표팀 상비군이 만들어진다. 당장 우리가 강팀과 스쿼드에서의 질적 차이를 좁히기는 어렵지만, 꾸준히 스타일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적어도 양적 차이는 좁힐 수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왼쪽 풀백 자리에 꼭 김진수가 아니더라도, 대표팀의 스타일을 충분히 구현해낼 수 있는 여러 대안이 필요하다. 원정 16강이라는 어렵게 얻은 성과를 토대로, 우리는 이 스타일을 정교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감독이 절실하다.

 

물론, 나는 이 스타일이 진짜 축구라거나 옳은 축구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3번의 기사에서 벤투호의 스타일을 지지했지만, 나는 직선적이고 빠른 카운터 축구를 더 선호한다. 그렇지만 아시아의 패자이면서 동시에 월드컵의 약자인 한국이라는 팀에 맞는 스타일은 지배형이다. 우리가 품었던 건 그 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었고, 이번 월드컵은 그 의문에 대해 어느 정도의 해답을 주었다. 당연히 더 밀어붙여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때때로 시원스러운 역습 전개까지 고안해내는 감독이면 더욱 좋겠다.

 

3. 적어도 감독에겐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이유 

두 번째, 국대 감독의 역할에서 머물지 않고, 한국축구 전반에 걸쳐 시스템의 유지보수를 돕는 감독이 필요하다. 특히, 유럽의 정교한 훈련 프로그램을 전수할 수 있으면서, 유소년 축구에 있어서 많은 데이터와 경험을 쌓은 감독이 절실하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지도자 양성 코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선수 훈련을 위한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에서 경기를 못 뛰고 훈련만 하더라도 배울 게 많다.’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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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손흥민

<사진 출처(링크)>

 

손흥민의 예를 보자.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손흥민은 카운터형 축구에 최적화된 선수였다. 그런데 토트넘 이적 후 꾸준한 지도와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지배하는 스타일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특히, 볼 컨트롤, 시야, 위치 선정, 패스 능력까지 두 단계 스텝업하면서 비로소 월드클래스 선수가 됐다.

 

이렇듯, 선수들에게 훈련 프로그램은 매우 중요하다.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체계적이고 정교한 훈련 프로그램을 가진 지도자가 너무나 부족하다. 유럽의 선진적인 훈련법을 배우기 위한 기회가 극히 적다. 지도자를 해외로 보내면 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언어와 비용 문제뿐만 아니라, 지도자 양성 코스의 경쟁률을 뚫기조차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국대에서 톱 다운 방식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보급하는 방식을 이용해야 한다.

 

나는 전술적인 역량이나 경기 운영 능력에서 국내 감독과 유럽 감독이 큰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종종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감독도 있지만, 몇몇 국내 감독은 부족한 선수단을 가지고도 뛰어난 전술적 역량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감독도 있다. 하지만 훈련 프로그램만은 큰 차이가 있다. 아쉽게도, 현실이 그렇다.

 

나아가 유소년 양성에 깊은 관심을 가진다면 금상첨화겠다. 지난 2018년 감독 선정 당시, 김판곤 위원장은 유소년 양성까지도 지도해줄 수 있는 감독을 원했고, 후보 대부분이 난색을 표했다. 축구계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극히 비지니스적이다. 한 나라의 축구 문화에 깊게 개입하려는 감독이 드물다.

 

우리는 일본이나 중국처럼 막대한 자본을 축구에 투입할 수 없다. 돈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그래서 비록 감독의 연봉이 조금 비싸더라도, 한국축구 전반에 걸쳐 디렉터의 역할까지 하는 감독을 찾아, 최대로 뽑아 먹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내는 감독이 있다면, 비록 연봉이 조금 비싸더라도 전혀 아깝지 않을 것이다. 지도자 양성을 위해 수많은 유망 지도자를 유럽으로 보내는 비용이 더 막대할 테니까.

 

4. 가장 중요한, 선수가 믿는 감독

세 번째는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도 있다. 감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선, 가장 먼저 선수단의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 어떤 감독은 전술적인 역량으로, 어떤 감독은 섬세한 선수 지도로, 어떤 감독은 강렬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이끈다. 어떤 유형이든 좋다. 슈틸리케라는 대참사를 겪은 우리 선수들로서는, 자신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감독이 너무나 절실하다.

 

선수들도 사람이다. 자신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가 있다면, 자신이 가진 것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선수를 보호하고, 육성하며,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 그런 감독 밑에서 뛰면, 타 팀에서 거액의 오퍼가 들어와도 거절한다. 특히, 토너먼트 대회인 월드컵에서는 사소한 모든 결정이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친다. 선수들에게 믿음이 없다면, 선택의 결과는 대체로 좋지 않다.

 

다음 월드컵에서도 논란은 있을 것이다. 감독의 철학에 동의하지 않는 팬이 있을 것이고, 역적 찾기에 열을 올리는 기자도 있을 것이다. 일부 유튜버는 감독을 흔들어댈 것이고, 혹은 축협 내부에서 감독의 권한에 개입할 것이다. 그 모든 논란에 흔들리지 않고, 모든 논란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는 감독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우리가 이번 월드컵에서 봤던 것처럼, 선수단이 하나로 똘똘 뭉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보여줄 것이다. 그거야말로 우리가 축구에 기대하는 것 아닌가.

 

분명히, 최선은 벤투 재계약이다.

 

나는 벤투 감독이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앞서 말했듯, 파이널 서드에서의 공격 아이디어 부족, 그리고 선수 선발에 있어 부족한 유연성 등은 단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연히 이런 반문을 던져야 한다.

 

벤투보다 나은 감독을 찾을 수 있을까우리는 그런 감독을 영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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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현재 이런 기사가 쏟아지는 중이다...

 

 

 

5. 그리고 가장 중요한 투명성과 데이터 

어렵다. 위와 같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감독을 다시 구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벤투 감독 또한 중국에서의 경험이 없었다면, 한국 감독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감독으로 이만한 인물이 있는가? 지금 보도에서 김학범과 최용수가 흘러나오는데... 미안하지만 택도 없는 소리다.

 

두 감독 모두 나름의 성과도 있고, 능력도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두 사람 중 누가 감독이 되더라도 지난 4년간 벤투 감독이 받았던 비판과는 비교도 안 되는 비판이 가해질 것이다. 심지어 두 감독은 클럽팀에서 좋은 성과를 낼 때도 비판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국대라면? 두 감독이 가진 기본적인 역량조차 발휘하기 어려울 정도로 흔들릴 것이다. 신태용과 홍명보를 보자. 두 감독은 좋은 자질을 가진 감독이었음에도 탈탈 털렸다. 감독의 멘탈이 터지는데 선수들이라고 멀쩡할 리 있겠는가.

 

전술 스타일을 보더라도 그렇다. 김학범은 하고자 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알 수 없고, 최용수는 극단적인 수비 지향의 축구를 펼친다. 굳이 꼽자면 컬러가 선명한 최용수식 축구가 나은데, 최용수의 이진법 축구(노잼 경기를 이어가다가 1:0 스코어로 이기거나 지는 축구. 최용수의 이름을 따서 욘쓰볼이라고도 한다)를 과연 한국 팬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게다가 이런 유형의 감독을 선임한다면, 우리가 쌓았던 지난 4년의 성과가 무위로 돌아간다는 심각한 문제도 있다. 수비 지향의 축구가 나쁜 축구는 아니다. 그런 축구로 우리는 독일을 잡았으니까. 하지만 하나의 경기 결과보다 더 중요한 건 10년을 이어갈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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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걱정되는 건 축협의 행보다. 잘 돌아가는 조직이라면, 책임자가 곧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고 재계약이 불투명할 때, 당연히 대체 인력을 찾아볼 것이다. 잘 돌아가는 조직이라면, 최소한 전임자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능력을 가진 대체 인력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 축협이 그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가 국대 축구에 거는 기대치에 비해서, ‘진짜 전문가가 부족하다. 지금까지 축협을 지켜보면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프로세스로 일했던 사람은 김판곤과 홍명보 두 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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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와 김판곤> 

 

그러니까 우리에게 남은 최적의 대안은, 김판곤-벤투 체제를 부활하는 것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김판곤이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합리적인 프로세스로 일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인사의 영입이 우선이다. 모두가 다 납득할만한 원칙을 세워놓고, 그 과정을 축구팬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그런 위원장이 영입되어야 한다.

 

벤투 사단의 재계약도 더 적극적으로 시도해 봐야 한다. 벤투 사단은, 위에서 말한 조건에 대부분 부합한다. 가나전이 끝나자, 어떤 사람들은 벤투에게 경기 내용만 좋고 결과는 못 거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원정 16강이라는 결과를 거뒀다. 운도 따라줬고, 실력도 있었다. 그렇지만 모든 실패가 감독의 책임이듯, 모든 공도 감독의 성과다. 원정 16강을 거둔 감독을 잡지 않는다면, 앞뒤가 다른 것 아닌가. 그래도 벤투를 붙잡는 게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감독 선임 과정이 투명해야 하듯, 감독과 결별하는 과정도 투명해야 한다.

 

부디, 우리가 월드컵에서 얻은 성과를 이어갈 수 있는 감독이 선임되기를 바란다. 단적으로 말하면, 데이터다. 아시아 예선과 월드컵 본선을 거치면서 벤투호가 쌓아놓은 데이터야말로 원정 16강이라는 성과보다 더 귀중한 유산이다. 그 유산이 각급 대표팀과 K리그에 적극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2022년의 월드컵은 우리에게 축제였다. 월드컵이 절망이나 참사가 아니라 축제일 수 있게 해준 벤투와 대표팀에게 고맙다. 이제 공은 축협에게 돌아갔다. 4년 뒤의 대회도 축제일 수 있을 것인가. 상식적이고 투명한 프로세스, 다만 바라는 것은 그것뿐이다.

 

 

뱀발.

아침에 기사를 다 쓰고 벤투가 감독직을 떠난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잠이 와 이에 대해서는 따로 기사를 쓰겠습니다.

 

월드컵 때마다 열심히 기사를 쓰고 있지만, 저는 일개 축구팬입니다. 작가란 게 사실상 백수(...)라서 남들보다 해외축구와 국내축구를 많이 챙겨볼 뿐이지요. 이 기회를 빌어 제 전문인 조선사 관련 글뿐 아니라, 축구 글에도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냉철하게 의견을 교환해 주시는 딴지스 여러분께 깊은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더 축잘알필진이 등장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오랜 필진의 경험으로 말하자면 딴지는 연재처로서 훌륭한 곳입니다. 글쟁이들에게 몇 안남은 정당한 고료가 꾸준히 지급되는 곳이자 필진이 단발적인 글쓰기로 소모되지 않게 장기적으로 자신의 분야를 쌓아나가며 연재를 하고, 하나의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괴롭.... 아니, 서포트를 하는 곳이니까요.  

 

해서 저같은 사람도 딴지를 통해 데뷔를 하고 연재도 하며 책을 내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축잘알 고수님들은 마구 투고를 보내주셔서 이 빵꾼을 즈려 밟아주시길. 그리하여 4년 뒤에는, 저 말고 다른 사람이 새벽 2시에 죽지않는돌고래 편집장의 기사 독촉 전화를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 축구 보면서 흥분해 계속 문자 날리는 것도 대신 받아주고... (살려줘)

 

Profile
조선사 교양서를 쓰고 있는, 딴지가 배출한 또 하나의 잉여 작가
딴지의 조선사, 문화재, 불교, 축구 파트를 맡고 있슴다.
이 네 개 파트의 미래가 어둡다는 거지요.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신간(*´∪`)

https://www.instagram.com/ddirori0_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