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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심각한 우울과 무기력에 시달리고 있다. 연말을 맞이해 왜 그런지 마음을 들여다 본다.  

 

1. 직업 특성상 뉴스를 매일 봐야 한다

 

2. 윤석열 정부 뉴스를 봐야 한다

 

3. 앞으로 4년 정도 윤석열 정부 뉴스를 더 봐야 한다

 

스위스 출신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는, <죽음과 죽어감>이라는 책에서 사람은 죽음을 받아들이는데 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이라는 단계를 거친다고 했다. 만약 내가 죽어가고 있는 것이라면 분명 우울의 단계를 지나고 있다. 그리고 이젠 받아들여야 할 시기가 온 게 아닐까.

 

왜냐하면 2022년이 이렇게 끝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뭐라도 마무리해야 하고 지난날을 보내주려면 수용해야만 한다. 쿨하게 받아들여 보자. 나는 자상하신 아버지와 인자하신 어머니의 보살핌 밑에서 성장한 성숙한 사람이니까.

 

무엇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을까. 직면해 보도록 한다. 

 

도미노처럼 국가 예산이 사라진다. 왜?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었다.

 

“돈에 관심 없다는 사람은 돈에 미친 사람이다”

 

공정과 상식을 맨 앞에 내세우고 집권한 대통령과 정당은 불공정과 몰상식에 미친 자들이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이럴 예정이라는 것이다.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 청와대 이전 발표였다. 그 과정에 무슨 법사, 무슨 스승이 기존 청와대에는 귀신이 붙어 있어서 들어가지 말랬다나 어쨌다나, 그런 뜬 소문에 관해서는 하지 않기로 하자. 대통령 부부가 국방부 청사를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하겠다고 하면서 자리를 비켜준 국방부, 사이버사령부는 이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연쇄적으로 정부 청사들이 이전과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도미노처럼. 대통령 부부 단 두 사람이 벌인 고집에 유무형의 수많은 국가 비용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 비용은 대통령 임기 내내 계속 발생할 예정이다. 천문학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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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동해서 소통을 더 많이 하겠다며 야심 차게 도어스태핑을 시작했다. 이젠 그마저도 흐지부지해져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는다. 알다시피 출근길 문답은 질문을 하는 기자가 슬리퍼를 신고 있는 것이 매우 불량하고 예의가 없어서 받지 않기로 했다. 동방예의지국의 아름다운 예절 문화가 다시금 살아나고 있는 것일까. 대통령 집무실 이전 때문에 돈은 돈대로 쓰고 있으며, 모든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집무실 이전의 유탄을 맞게 됐다. 실질적으로 청와대에 있을 때랑 대체 뭐가 달라진 것인지 알 수 없다. 기자들이 못 본 척하고 있어서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던데, 외국 손님 맞을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결국 기존 청와대 영빈관을 다시 사용하고 있다.

 

 

대통령의 장모님은 나홀로 무죄? 

 

대통령의 장모님이 23억을 부정수급했다. 23만 원 말고 23억.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이 났다. 장모님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었는데 동업자 3명과 함께 요양병원을 개설, 운영하면서 전 국민의 피 같은 요양급여, 즉,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무려 22억 9420만 원을 부정 수급했다. 여기서 기막힌 점은 동업자 3명은 유죄를 때려 받았다. 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장모님 혼자 유유히 법정을 걸어 나왔다. 수렴청정 같은 건가? 중세 시대에도 재판 이렇게 안 했겠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은순 씨에 대해서 "(범행에 가담했다는 것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검사의 증명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한다"라고 밝혔다.

 

김정숙 여사 옷값 영수증 털고 법무부 장관 딸 표창장 뒤지면서 내로남불이라고 분통 터트리던 기자 선후배님들 다 어디서 뭐하고 누워계시는지 모르겠다. 휴가 내고 집에서 리니지 돌리시나.

 

영부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지금 영부인님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매우 중한 범죄로 여겨진다는 주가 조작을 일삼았는데 아직도 서면조사조차 받지 않고 있다. 심지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판에서 김건희 여사가 권오수 회장으로부터 도이치모터스 내부 정보를 수시로 공유 받았다는 녹취록이 공개됐음에도 말이다. 표창장이 혹시나 위조된 게 아니냐며 검찰 관계가 250명이 투입되고 압수수색을 70여 곳이나 하던 그 정의롭던 검사님들은 또 어디 간 건가. 기자들이랑 같이 리니지 공성전 하나. nc 소프트가 문제네 문제야.

 

생각해 보니 사라진 사람들이 또 있다. 고작 암호화폐 규제하겠다는 말에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송두리째 빼앗는다며 공정과 상식을 부르짖던 청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상한 아줌마들이 보험공단에서 수십억을 슈킹하고 주가 조작으로 또 수십억의 해먹고 있는 이 광경을 목도했을 텐데. 이건 공정하고 상식적으로 보이는 건가? 커서 훌륭한 슈킹맨이 되겠다는 꿈과 희망이라도 품나? 아님 젊은이들도 리니지? 아 뭐 뉴트로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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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과학 방역과 영부인의 친구 

 

중국 코로나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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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때 중국인 입국 금지하라고 난리를 치던 광화문의 흥선대원군들 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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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코로나 누적 사망자 수는 3만 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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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방역 독재’ 우려를 우려먹던 사람들은 또 다 어디 갔나.

 

문재인식 '정치 방역'을 종식하고 윤석열 식 '과학 방역'을 들고 나온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들고 있던 바이오주를 끝내 처분하지 않고 사임했다. 거 요즘 코스피 박살 나서 장도 안 좋던데... 부디 익절하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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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분의 동생은 질병관리청장을 누나로 뒀다며 자기소개서에 친절하게 밝히며 누나 찬스를 살뜰히 쓰기도 했었다. 요즘 공정과 상식의 기준이 바뀌어서 그런지, 요런 기사는 포털에 잘 안 뜬다. 딱 작년까지만 해도 '가족 찬스' 기사였으면 온 세상에 은하수처럼 수놓아졌을 텐데. 우리 사회 관용의 미덕이 급성장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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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석이 된 질병관리청장 후임은 대통령의 친구 와이프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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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후임 질병청장님께서 취임하셨으니, 아직까지 그 의미와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과학 방역의 과학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길 기대해 보자.

 

동네 호구라고 소문난 이후, 외교는? 

 

대통령이 공식 선상에서 화끈하게 미국 대통령과 의회를 험담 하다가 걸렸다. 애먼 MBC만 왜곡 보도했다고 그러더니 급기야 취재진을 비행기에 태워주지도 않는 섬세한 모습을 보여주셨다. 그래 놓고 또 와서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인형처럼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다닌다. 다채롭다. 대통령만 아니면 참 흥미로운 사람.

 

현실은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그건 미국에도 마찬가지. 동맹국 대통령 캐릭터가 예사롭지 않음을 마냥 흥미롭게만 지켜볼 그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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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때기에 호구가 앉았다는 소문은 동네에 금방 도는 법이다. 독도 인근 동해 해역에서 일본의 해상자위대가 욱일기를 휘날리며, 한미일 합동훈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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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방어훈련은 일본에서 혹시나 기분 나빠하실까 소규모, 비공개로 진행했다. 덕분에 일본 언론은 신났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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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경제는 어땠을까? 

 

누적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를 찍었고 코스피 지수는 G20 국가 중 사실상 꼴찌를 기록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도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수치란 수치는 모두 꼼꼼하게 박살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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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중에 개인의 건강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더불어 하위소득 구간에서 건강보험료는 올랐고 상위소득 구간은 건강보험료를 깎아줬지만, 건강보험 보장성은 깎아 병원비는 더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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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아프면 x된다.

 

아직 뒷목잡기 이르다. 전기, 가스, 교통비까지 모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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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기업의 법인세는 깎아야 제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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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유투버는 되고 유족은 안 되고 

 

10.29 참사 수습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의 행동은 참담했다. 희생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 2차 가해이며 심지어는 패륜이라고 근엄하게 꾸짖던 분들이 지금은 희생자 분향소 앞에서 극우단체가 면전에서 저지르고 있는 패륜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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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장관과 이상민 장관 등 참사 희생자 유가족의 2차 가해와 패륜에 대해 매우 엄격하시던 정부와 여당 인사들은 유가족들이 사람들 앞에 나서자, 어쩐 일인지 보이질 않으신다. 아 보이긴 하셨다. 한덕수 총리님께서 분향소를 직접 찾으셨다. 2차 가해와 패륜을 일삼는 극우 유튜버들에게 수고 많으시다고 악수하고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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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너무 사랑해서 아이만 보면 막 끌어안는 마음씨 착한 우리의 주가조작범영부인의 마음도 모른 채 남편은 보육예산을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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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아내 맘을 이렇게 몰라주면 쓰나. 진짜 너무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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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윤석열 나라의 우울한 보좌관

 

국회 생활 10년. 막내도 해보고, 선배도 해보고, 야당도 여당도 해봤지만, 이런 무기력한 한 해는 처음이었다. 항상 다투고 경쟁하는 게 일상이었지만, 정도라는 게 있었다. 경쟁자들과 생각과 입장이 달라도, 각자의 옳음을 위한 쟁취라는 동업자 의식이 있었다.

 

올해는 아니었다. 처음 겪는 일이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꼼꼼하게 엉망진창인 의제들이 날아다니는 올해 국회 생활은 모멸감 그 자체였다. 눈 떠보니 선진국의 국회 보좌관으로서 느꼈던 나의 직업적 자부심이 하루아침에 후져졌다.

 

4년 남았다. 꾸역꾸역 나의 우울한 국회 생활을 수용해봤다. 아무리 봐도, 올해 나를 우울하게 했던 것들은 전조증상에 불과해 보인다. 눈이 질끈 감기는 뉴스가 오늘도 터져 나오고 있다. 내년엔 좋아지겠지라고 대책 없는 희망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간신히 직면한 현실을 둘둘 말아 쥐고 내년으로 넘어가는 수밖에.

 

내년엔 분노를 협상하고 우울을 수용하고 있는 이딴 한심한 연말을 맞이하지 않길. 의원실 히터 바람에 건조하게 나부끼는 마지막 달력을 바라보며, 이를 꽉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