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고려 수도 개경)의 남대문
출처-<중부일보>
연재 목차
1. 이자겸 비긴즈 : 동생이 왕비가 됐는데... 바람을 폈다네?(feat.이자겸) - 링크
2. 훈요십조 코드 : 조선과는 게임의 룰이 다르다 - 링크
3. 고려판 왕좌의 게임 : 고려판 수양대군과 단종이 있었다 - 링크
4. 여진족 맞춤형 특수부대의 탄생과 척준경의 등장 - 링크
5. 피의 연회 : 칼 든 무사 한 명 따위... 가 척준경이라면?
6. 북방의 댑바람
7. 이자겸 라이즈
8. 이자겸 난의 전말
9. 왕의 반란
10. 묘청의 재림
11. 묘청의 난
<지난 편 역사 요약>
1. 고려 숙종은 집권 9년 차를 맞아 여진족이라는 위기를 맞이한다.
2. 임간, 윤관 등 고려 장군들이 여진족과의 전투에서 대패했다. 그나마 얻은 소득이라면 척준경이라는 걸출한 장수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3. 문무를 겸비한 윤관은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숙종과 함께 여진족 정벌을 위한 특수부대 별무반 창설을 주도한다.
4. 숙종은 별무반의 출정을 보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이로써 별무반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빠졌다.
5. 피의 연회 : 칼 든 무사 한 명 따위... 가 척준경이라면?
숙종이 갑작스럽게 서거하며, 그의 아들이 27살의 나이로 고려 16대 왕 예종으로 즉위한다. 예종은 선왕을 애도하며 조용한 즉위 초반을 보냈다. 여진 정벌을 위해 별무반을 준비한 윤관의 속은 타들어 갔고, 전쟁불가론을 주장하던 신하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출처-<KBS1>
“당분간은 폐하께서 이것저것 신경 쓰실 것이 많아 여진족은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이요. 우리는 이대로 폐하께서 여진족으로 눈을 돌리시지 못하도록 해야 하오. 별무반을 꾸려나가는데 돈이 한두 푼 드는 것도 아니고 말이오.”
“맞소이다. 이대로 여진 정벌이 흐지부지되면, 그때 가서 윤관을 처리합시다. 다시는 여진 정벌이 중요 안건이 못 되도록 말이오.”
하지만 상황은 이들의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얼마 후에 열린 어전 회의에서 북방으로부터 한 보고가 올라왔다.
“폐하, 여진 족장 하나가 여러 부족을 돌아다니며 무언가 논의하고 있다고 하옵니다.”
“그래? 군사적인 움직임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느냐?”
“네. 아직 그런 낌새는 없사옵니다.”
“폐하! 크게 염려하실 일은 아닌 줄로 아뢰옵니다. 여진족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게 하루 이틀의 일도 아니고, 괜히 먼저 건드려 우환을 키울 필요는 없다고 사료되옵니다.”
“알겠소. 그래도 혹여 다른 움직임이 없는지 잘 살피도록 하라.”
그날 밤, 예종은 별무반 총사령관 윤관을 은밀히 궁으로 불러들였다.
“폐하! 찾아 계시옵니까!”
“장군! 별무반은 요즘 어떻소이까?”
윤관은 예종의 느닷없는 물음에 쉬이 대답하지 못했다.

출처-<KBS1>
“왜 말이 없소? 경은 아바마마와 함께 꾼 꿈을 벌써 잊으신 거요?”
“폐하! 소신은 단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짐도 그렇소이다. 이제 아바마마의 소상을 마쳤으니 시작한 일의 매듭을 지읍시다.”
“폐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준비를 마치도록 하겠나이다. 다만, 본격적인 출정에 앞서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 일만 마치면 별무반 전군을 즉시 출정시키겠습니다.”
궁을 나선 윤관은 즉시 북방으로 말을 달렸고, 주요 장군들을 불러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요즘 여진족들의 동태는 어떠하냐?”
“부족 간 왕래가 잦은 것이 수상쩍긴 하나, 딱히 군사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 내 직접 가서 상황을 좀 살펴보고 와야겠다. 모든 부족 족장이 모이게 연락을 넣거라. 여진족 진영에 잡혀있는 포로 중에 왕실의 먼 일가친척이 계신다고 한다. 이번에 그분을 풀어주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여진족 포로를 내놓을 테니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전하거라. 또한 폐하께서 친히 준비하신 하사품도 있으니, 회동을 주선하도록 하라.”

당시 윤관의 나이는 60대 후반이었다
며칠 후, 윤관은 각 부족을 대표하는 족장들이 참석하는 연회를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상호 약조에 따라 대표와 최소한의 호위 병력만이 참가했다. 윤관은 칼도 차지 않은 채, 연회에 참석했고, 많은 군사를 배치하지도 않았다. 여진 족장들과 같은 수의 호위병만을 대동했다.
“잘들 지내셨소? 오랜만에 차가운 북방의 바람을 쐬니 기운이 납니다. 그려. 내 그동안 조정에 있느라 여러 족장님들에게 소원하였소. 내 다시 복귀한 것을 기념하여 대접하는 것이니 많이들 드시구려. 우리 또 싸울 때 싸우더라도, 오늘만은 기분 좋게 즐겨봅시다. 자! 어서들 드세요.”
윤관이 족장들을 일일이 찾아가 술을 권하고, 본인 또한 염려스러울 정도로 술을 마시니 여진 족장들도 긴장이 풀어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포로교환 문제도 적절한 합의점을 찾고 나니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연희의 흥은 더욱 높아졌고 이내 밤이 깊어져 족장들의 호위 병사들마저 일부 술에 취했을 때, 윤관이 누군가를 불렀다.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아주 취하는구나. 척준경! 척준경을 불러오너라. 여기 족장들에게 네 무예 솜씨를 보여주거라.”
어둠 속에서 척준경이 검을 차고 연회장의 가운데로 나오니, 족장들은 그가 곧 검무라도 출 것이라고 생각했다. 족장들은 마음 놓고 취해있었으나, 척준경이 나오자 취해있는 일부 호위 병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호위 병사들은 칼을 집어 들며 다시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 이런 호위 병사들을 향해 한 여진 족장이 말했다.
“너무 긴장할 것도 겁먹을 것도 없다. 여기에 있는 인원은 우리가 몇 배는 더 많다. 칼 든 무사 한 명 따윈 너무 걱정 안 해도...”
출처-<tvN>
그 순간, 척준경의 검이 여진 족장의 목을 향해 날아왔다. 순식간이었다. 여진 족장은 하던 말을 끝까지 마치지도 못한 채, 척준경에 의해 목이 날아갔다. 연회장은 순식간에 난리가 났다. 한 여진 족장의 목을 시작으로, 척준경의 검은 그야말로 피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 별무반이 총공격을 하기 전에, 윤관은 여진 족장들을 먼저 제거하기로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것이다. 연회장은 순식간에 피바다가 되었다. 척준경에게 맞서지 않고 줄행랑을 친 일부 족장들만 겨우 목숨을 건졌을 뿐이었다.
다음 날부터 혼란한 여진족을 향해 별무반은 총공세를 시작했다. 지휘부를 잃은 여진족은 속수무책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별무반은 며칠간 학살에 가까운 대승을 이어갔다. 윤관은 오연총과 함께 여진족 진영을 파죽지세로 헤집으며 전진해 갔고, 전쟁은 곧 끝날 듯싶었다.
“장군님! 너무 적진 깊숙이 들어온 듯합니다. 이 협곡은 적들이 매복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지금이라도 군사를...”
휘~익~
“윽!!”
오연총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오연총의 어깨에 화살이 꽂혔다. 여진족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별무반은 적의 매복 공격에 엄청난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 윤관은 적에게 포위되며 위험에 빠졌다. 이때, 그가 앞으로 나섰다. 임간 장군을 구했을 때처럼 말이다. 척준경이 결사대를 조직해 나선 것이다. 척준경의 동생 척준신도 이 전쟁에 참가했는데, 그는 동료가 아닌 형제로서 척준경을 만류했다.
“형님! 형님의 무예가 아무리 높다 해도 이번은 어렵습니다. 고향에 계신 어머님도 생각하시고, 형님의 앞날도 생각하십시오. 이번 결사대는 너무 무모합니다.”
척준경은 동생의 만류에도 검을 챙기며 말에 올랐다.
“준신아! 내가 매번 전투에서 어찌 살아남은 줄 아느냐? 검술이 뛰어나서도 운이 좋아서도 아니다. 마음가짐이 남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전투에 나올 때마다 이미 귀신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내가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이유다. 윤관 장군을 잃고 내가 살아 돌아간들 내 앞날이 보장될 성싶으냐? 우리 같이 천한 출신들은 전쟁터에서뿐만 아니라 사는 것이 전쟁이다. 오늘은 그저 조금 더 고된 하루 일뿐이다. 혹시라도 내가 죽는다면 너도 내 말을 명심하고 살아가거라.”
“가자, 이랴!”
출처-<tvN>
여러분의 예상대로 척준경은 또 한 번 귀신같은 칼 솜씨로 여진족 진영 한복판에서 윤관 장군을 구출해 냈다. 이후에도 전투마다 그의 활약이 이어지며 여진족에게는 악명을 떨쳤고, 우리 백성에게는 명성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게 된다. 윤관 또한 수 차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척준경을 아들처럼 대하게 된다.
윤관은 2대의 왕에 걸쳐 철저하게 준비한 여진족 정벌 임무를 완벽하게 성공했고, 21세기까지 정확한 위치에 대한 논란이 끓이지 않는 동북 9성을, 여진족 땅에 완공하게 되었다. 고려는 확장된 영토인 동북 9성에 절을 건립하고, 여진족 백성들을 흡수하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동북 9성 위치 추정도 (초록색 부분)
그러나 북방의 바람은 몹시도 차가웠다. 윤관과 척준경을 비롯한 별무반이 생과 사를 넘나들며 개척한 동북 9성에는 견디기 힘든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다.
<계속>
<오늘의 역사, 한 줄 요약>
1. 숙종의 뒤를 이어 고려 16대 왕으로 즉위한 예종은 숙종의 소상을 마치고, 윤관을 총사령관으로 별무반을 출정시켰다.
2. 윤관은 여진족 정벌 전, 여진 족장들을 먼저 제거했다.
3. 고려는 결국 여진족을 몰아내고 동북 9성을 얻는다. 그리고 윤관은 자신을 위기에서 여러 차례 구해준 척준경을 아들처럼 대한다.
4. 그러나 힘겹게 얻은 동북 9성에 매서운 겨울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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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팩토리공장장이 이제와서(?!?!) 유튜브를 시작한다.
기나긴 역사 중 흥미로운 주제를 집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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