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뉴스] '욱일기' 펄럭이며 부산 입항 _군국주의 눈 감나_ 반발 (2023.05.29_MBC뉴스) 0-6 screenshot.png](https://img-cdn.ddanzi.com/files/attach/images/977701/738/549/773/1c83d02c773f924b662ae48d92207226.png)
출처 - <MBC>
지난 5월 29일, 한국이 주관한 『아태순환훈련(Eastern Endeavor23)』에 참여하는 일본해상자위대 함정이 부산항에 입항했다. 그리고 곧바로 '욱일기 논란'이 터졌다(욱일기에 대해선 지난 기사<일본 관함식, 무엇이 문제인가(링크)>에서 한 번 다룬 적이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해당 기사를 참고하면 된다).
군함과 군함이 내건 깃발의 의미를 살펴보면,
1. 군함은 한 국가의 주권과 독립을 상징한다.
2. 군함이 다른 국가에 정박할 때 선수기(Jack : 배의 앞머리에 올리는 깃발. 소속 국가를 의미한다)와 함미기(Ensign : 함미 깃대에 게양하는 군함기)를 단다. 위 행위는 관례이자 상식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꼭 지켜야 하는 규약은 아니다.
3. 일본해상자위대의 ‘자위대기’는 창설 당시부터 ‘욱일기’이다. 그래서 일본해상자위대는 욱일기를 게양한다.

욱일기와 관련한 문제는 "욱일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법적 제한이 없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독일의 경우, 형법에 "위헌으로 선언된 정당 또는 그와 같은 정당의 대체 조직임이 확정된 정당이나 단체의 선전물"이라는 문구가 있다. 즉 선전물이나 표식의 반입, 반포, 사용 등에 대해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라 나치와 관련한 깃발, 휘장, 제복, 표어, 경례 등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가한다.
하지만 일본해상자위대의 욱일기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처럼 어떤 법적 제재를 받는 대상이 아니다. 일상에서 전범기라는 말을 쓰다 보니 일본의 욱일기가 문제 있는 깃발처럼 보이지만, 사실 전범기라는 단어 자체가 등장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욱일기 자체가 법적으로 어떤 제재를 받은 적도 없다.
국기에 대하여 경례

2022년 일본 관함식 현장
출처 - <MBC>
지난 기사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외교적으로 잠잠해지면 타협책이 나오고, 외교적으로 험악해지면 다시 으르렁거리면서 노려보며 윽박지르던 게 이 '깃발' 논쟁이다."
욱일기 논란의 핵심은 '관계'에서 비롯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일본과의 관계가 냉랭해지면서 욱일기 논란이 불거졌다. 반면 윤석열 정부가 들어와서 일본과의 관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22년 일본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관함식에 대한민국 함정을 파견하기까지 이르렀다.
2002년에는 광개토대왕, 2015년에는 대조영함을 보냈는데, 2022년에는 군수지원함(1만 1천 톤급 소양함)을 보냈다. 국방부도 고민했을 것이다. 전력 수요를 판단해 군수지원함을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투함이 대함 경례를 하는 것 보다 군수지원함이 대함 경례를 하는 게 모양새가 덜 나쁠 것이라는 정치적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
![[오늘 이 뉴스] '전범기'에 왜 경례를 합니까_ '욱일기' 두 동강 낸 전용기 (2022.11.07_MBC뉴스) 1-40 screenshot.png](https://img-cdn.ddanzi.com/files/attach/images/977701/738/549/773/cd2192e6b43366264a18e0d4ceaf37eb.png)
2022년 11월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출처 - <MBC>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발언이 논란이 되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용기 의원이 그에게 질의했다.
"우리는 36년간 치욕의 일제 치하에 있었고, 아직도 위안부, 강제노역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는데, 자위함기에 경례해도 되느냐?"
이어지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응답.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주변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해군의 이번 국제관함식 참가가 가지는 안보상의 함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부별 철학과 외교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으나, 이 대목에서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외교 방향성이 명확히 갈라졌다.

출처 - <KBS>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한일 외교 사건사고가 많았다.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광개토대왕함과 일본 초계기 문제)을 시작으로, 그동안 쌓아온 한일 관계상의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이 모든 게 결합하여 발생한 것이 2018년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민국 해군 국제 관함식 사건이다. 한국 해군은 참가국에 서한을 보냈다.
"이번 관함식에서는, 배에 니네 국기랑 주최국인 한국 태극기만 게양해 주라."
다시 말해, 일본해상자위대에 욱일기를 달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었다. 한국 해군의 서한을 받은 일본 외무성은 즉각 반발했고, 제주 관함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다. 이때 제주 관함식에 수자기가 등장했다. 일본 방위성 장관이 나서 수자기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등 깃발 하나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2018년, 관함식에 등장한 수자기
출처 - <연합뉴스>
일본해상자위대가 자신들의 깃발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지 않는 이상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이 사안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할지가 관건이다. 흔히 스윽 훑어 본다면 문재인 정부는 국가의 자존심을 선택했고, 윤석열 정부는 실리를 선택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이렇게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르면
5월 29일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의 호위함 하마기리가 입항했을 때, 하마기리의 함미에는 자위대기 즉, '욱일기'가 걸렸다. 국제법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이틀 뒤인 5월 31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상 차단 훈련을 마친 4개국 함정(한, 미, 일, 호주의 함정)의 해상 사열을 받기로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욱일기를 단 일본 호위함의 해상 사열을 받는다는 것.
국방부는 대책이 없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의 반응.
![[알고보니] 욱일기와 자위함기는 다르다_ (2023.05.30_뉴스데스크_MBC) 0-37 screenshot.png](https://img-cdn.ddanzi.com/files/attach/images/977701/738/549/773/38c2ed6e832345a86ba8fdae2d24d385.png)
출처 - <MBC>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조금의 차이는 있긴 하다."
히노마루가 정중앙에 있느냐 좌측으로 치우쳤냐를 두고 나온 말이다. 이 정도로 궁색한 변명을 내놓을 줄은 몰랐다. 문제는 이런 반응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일본의 국제 관함식에서도 국방부는,
"일본 자위함기는 욱일기와 형태가 좀 다르다. 형태가 아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는 자위함기라 생각한다."
라고 했다. 일본해상자위대 깃발인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다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출처 -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SNS>
놀랍게도 국방부의 주장은 이미 일본에 의해 이미 부정된 바 있다. 2019년, 일본 외무성은 “해상자위대의 해상자위대기와 육상자위대의 육상자위대기는 1954년에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에 의거해 욱일 모양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변명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31일 예정되어 있던 해상 사열은 공교롭게도 '기상 상황 악화'로 취소되었다. 국방부는 욱일기가 부담스러워 해상 사열을 취소한 것은 아니라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걸 곧이곧대로 믿어 버리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앞서 언급했듯, 욱일기는 외교적 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김대중 정부와 이명박 정부 당시 욱일기를 단 함정이 대한민국 국제관함식에 등장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위대기가 바뀌든가, 우리 국민이 욱일기를 납득하든가.
이 대목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방부의 대처는 너무나 안일했다. 한미일 공조 구도에서 일본에 손을 내밀고, 그들과의 연계를 시도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행보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 인정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불거질 "민족 감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뻔뻔하게 거짓말로 밀어붙였다. 다시 말하지만, 일본해상자위대가 욱일기를 달고 입항하는 건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욱일기를 단 함정은 한국에 들어왔다), 중요한 것은 대처 방법이다.
빨간 원의 위치가 다르다?
![[알고보니] 욱일기와 자위함기는 다르다_ (2023.05.30_뉴스데스크_MBC) 0-56 screenshot.png](https://img-cdn.ddanzi.com/files/attach/images/977701/738/549/773/08e4b5ec351ab4a179c79361ff54d1dc.png)
출처 - <MBC>
윤석열 정부의 국방부는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것도 잘 짜인 거짓말이 아니라 당장의 불리함을 모면하기 위한 뻔한 거짓말. 하루를 넘기지도 못할 서툰 거짓말 말이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이런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엔 국민을 우롱하는 정도가 지나치다.
국방부는 일본해상자위대 함정의 욱일기에 대해 정공으로 설명해야 한다. 언젠가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기 때문이다. 국제관례를 따진다면, 일본해상자위대가 욱일기를 내거는 행위는 '정당한 권리 행사'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욱일기에 대한 '국제적' 제재 여론을 만들어 욱일기 게양을 규제하는 방법밖에 없다. 눈치 보다가 이번 경우와 같이 어물쩍 시간만 넘기면 계속해서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차라리 모든 걸 시원하게 설명하고, 대한민국 정부만의 명확한 지침을 정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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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
윤석열 정부의 정책 판단에 따라 일본 호위함이 입항하고, 그들과 같이 훈련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복잡하고 살벌한 국제관계,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는 게 빈번한 상황 속에서 해야할 대처가 한 두가지인가. 다만, 그걸 설명하는 방식이 너무 "후지다"는 게 문제다. 거짓말을 하려면 잘 하려는 노력이라도 보여야 먹고 들어가지 않겠는가?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상황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다.
앞으로 일본해상자위대는 자주, 더 빈번하게 우리 바다에 들어올 것이다. 도망치는 방식의 해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사안을 마주할 용기도 없으면서 일본 함정을 한국에 들여보냈다는 건, 윤석열 정부의 구상이 결국 "그 정도 수준"이란 걸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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