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1. 부동산 뉴스 착시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으로 젊은 세대, 흔히 20·30세대 쪽에서 주택 구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례보금자리론, 생애 첫 주택구입 등 대출 기준이 완화되면서 비롯된 것인데,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30세대의 아파트 매수 비중은 1월 29.85%에서 2월 31.96%로 30%를 넘어섰습니다.

 

이에 따라 경제지나 전문가, 부동산 유튜버들도 조금씩이지만 하락장이 끝나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서울의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나타났다는 기사도 보입니다. 다만 신고가 거래에는 허점이 있습니다. 신고가로 거래를 신고한 후 등기까지 이루어지지 않은 허위거래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20230210051005205hjii.jpg

출처-<유튜브 '머니투데이 부릿지' 갈무리>

 

실제로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2021년 1월~2022년 12월 거래 중 계약 해지가 된 건들은 2021년 2만 8,238건, 2022년 1만 2,782건으로 총 4만 1,020건입니다. 이중 신고가 해제 건수는 7,280건으로 전체의 18%에 달합니다. 특히 서울은 2년 사이 총 2,099건 중 무려 44%인 918건이 계약해제 거래로 조사되면서 의도적인 시세조작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언론들이 이같이 부동산을 띄워보고자 하는 것은 곧 닥칠 큰 위기 전에 마지막 불꽃을 태워보고자 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쉽게 말해 마지막으로 호구를 찾는 것이죠.

 

20230210051006589chit.jpg

거래를 취소한 건이 전체 거래량의 약 4.4%

 

2020년 말부터 전국의 주택매매가격과 전셋값은 모두 상승하기 시작했고 2021년 6월부터 그 해 말까지는 역대 최고의 전세가 상승 기간이었습니다. 매매 상승률은 평균 1%가 안 되었지만 전세 상승률은 평균 1.5% 이상이었습니다. 바로 이 기간에 계약했던 전세매물들이 2023년 6월부터 시장에 풀립니다. 21년 서울을 기준으로 28만 건의 전세 거래가 있었습니다. 2년 계약 만기인 올 초부터 역전세대란과 깡통전세, 전세 사기 등 전세와 관련된 굵직한 사건들이 있었지요.

 

실제 전국의 전셋값은 2년 전인 2021년보다 11.8% 하락했습니다. 특히 세종(-28.5%), 대구(-26.5%)와 같이 1/4 가까이 하락한 곳도 있습니다. 울산(-18.9%), 인천(-17.1%), 대전(-15.1%), 경기(11.5%), 서울(-9.7%) 등 주요 도시들도 10%~20% 사이로 하락했습니다. 서울로만 좁혀봐도 모든 자치구가 하락했습니다. 강남(-13.2%), 동작(-12.9%), 강동(-11.8%), 서초(-11.4%) 등 10% 이상 하락한 곳들도 있습니다.

 

이런 전세매물들의 재계약과 보증금 반환이 6월부터 시작됩니다. 기존보다 10% 가까이 하락한 전세시장에서 당연히 임차인들은 계약연장을 하지 않거나, 재계약 시 오히려 시세만큼의 차액 반환을 요구할 수 있겠죠.

 

당연하게도 임대인들은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를 받기 위해 주택을 전세로 내놓지 않았습니다. 전세보증금으로 새로운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를 했습니다. 기존 임차인이 계약 만료일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때 새로운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이를 충당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새로운 임차인이 오더라도 기존 전세보증금만큼 보증금을 받을 수 없으니 차액만큼 임대인이 자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커지는 '깡통전세'·'역전세' 공포‥금융경제 수장들 대책 회의 (2023.06.06_뉴스데스크_MBC) 0-34 screenshot.png

깡통전세란 전세보증금이 집값을 초과해

경매로 매각해도 보증금을 잃게 되는 주택

출처-<mbc>

 

이 과정에서 임대인들의 선택은 많지 않습니다. 반환해야 할 보증금의 차액만큼 대출을 받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미 대부분 갭투자를 하기 위해 대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죠. 오히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 변동 없이 거주를 요청하거나 계약을 연장하면서 보증금 차액만큼을 월마다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경우까지 생겼습니다. 다만 임차인의 계약 해지 의사가 확실하면 임대인은 보유자산을 처분하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처분도 쉽지 않습니다. 2023년 6월에는 역대급 입주 물량이 쏟아집니다. 전국적으로 42,870가구, 그중에서 수도권에만 24,872가구의 신규 물량이 들어옵니다. 서울의 전세 매물은 작년 말 5만여 건 대비 줄어들긴 했지만 4만여 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매매물량은 오히려 늘어서 작년 말 5만여 건에서 6만여 건이 되었죠. 서울의 주택 적정수요는 대략 4천 건 정도이고 경기도는 6천 건이 조금 안 됩니다. 이 상황에서 계약이 만료되는 전세 매물과 신규 공급이 시장에 풀리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하락하리라 봅니다. 즉, 공급과잉으로 인해 자산의 가격도 내려가지만 처분 자체도 쉽지 않을 터이지요.

 

커지는 '깡통전세'·'역전세' 공포‥금융경제 수장들 대책 회의 (2023.06.06_뉴스데스크_MBC) 0-44 screenshot.png

역전세란 계약한 전세보증금보다

현 시세에 따른 전세가가 낮아지는 현상

 

이미 2023년 들어 부동산 경매의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2022년까지 2,000여 건이었던 경매는 올해 들어 3,600건까지 그 수가 증가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낙찰가율은 2022년 90% 수준에서 75% 수준으로, 낙찰률은 50% 수준에서 30% 수준으로 늘어나는 경매 건에 비해 낙찰가율도 낙찰률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낙찰가율과 낙찰률이 모두 줄었다는 건 경매에서 조차 부동산 심리가 매우 위축되었다는 것이고, 이는 일반 매매에도 영향을 주는 지표입니다.

 

2. 청년 실업률

 

또 다른 위험신호도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실업률은 2.9%로 수치만 놓고 보았을 때는 역대 가장 양호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업자의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층이었고 여성의 수가 많았습니다. 청년 실업률은 계속 증가하여 3월 기준 7.1%입니다.

 

대면 활동이 많아지고 민간 소비의 증가 영향으로 서비스, 숙박 음식 업종의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도소매업은 46개월 연속 감소 중입니다. 특히 급여가 높고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에서는 수출 부진의 영향이 겹치면서 1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4월에만 9만 7천 명이 감소했습니다.

 

20230508_ZRR2iB.jpg

출처-<KBS NEWS>

 

실업자가 많아진다는 건 소득의 감소, 최악의 경우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겠지요. 이들이 흔히 말하는 영끌까지는 아니어도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면 부실이 발생할 터입니다. 이런 주택은 급매로 나오거나 급매로도 처분이 안 되면 결국 경매로 이어질 것입니다.

 

3. 은행권 대출 연체율

 

은행권의 대출 연체가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카드사에서도 동일한 위험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카드론의 경우 지난해 말 33조 6,450원에서 3월 말 34조 1,210억 원으로 3개월 사이 5,000억 원이 증가했고 특히 리볼빙(결제 대금 중 일부만 내고 나머지는 다음달로 미루는 서비스) 잔액도 지난해 4월 대비 올해 4월, 1년 사이 6조 2,740억 원에서 7조 1,729억 원으로 1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f515db9cf93001967fe294b132937ae4.jpg

출처-<비즈워치>

 

카드사들의 연체율도 대부분 1%를 넘겼습니다. 카드사의 연체율은 카드 대금·할부금·리볼빙·카드론·신용대출 등 1개월 이상 연체했을 때를 뜻합니다. 2021년 1분기 코로나 발생기 이후 다시 1%가 넘어간 것입니다. 이는 금리상승과 경기침체로 카드 돌려막기가 발생했다는 것으로 채무자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물론 2002년 카드대란 때처럼 신용불량자가 발생하고 카드사가 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은행권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기에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4. 무역수지 악화, 공공요금 인상 등에 따른 하반기 경기 침체

 

문제는 하반기까지는 경기침체가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하반기 이후, 내년이라고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불투명합니다. 양질의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것입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를 포함해 지속적인 수출 감소가 예상됩니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 비중 2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고, 수출과 연계된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는 마땅한 대안조차 없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가 3월 1.6%로 낮췄습니다. IMF도 올해 1월 전망치 1.7%에서 지난달 1.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본격적인 경기 침체와 경제의 악순환이 이제 곧 시작될 것입니다. 게다가 전기, 가스비 인상 등 공공요금 인상과 지하철 요금도 인상을 앞두고 있습니다. 정부가 무리하게 부동산 시장을 띄우려 의도적으로 금리를 낮춰서 은행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주택 구입에 관한 대출 상품을 연계하더라도 전세 대란으로 시작되는 부동산 침체 2탄을 막기는 불가능할 것이고, 이 침체기는 생각보다 충격이 크고 길어질 것입니다.

 

l_2023052601001007000089811.jpg

출처-<경향신문>

 

KB국민은행과 현대경제연구원의 시나리오별 부동산 경기 향방의 경우 최소 2023년이 지나야 완만한 하락 및 유지의 연착륙 혹은 상승하는 회복의 단계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아무리 낙관적으로 검토해도 2023년 한해 부동산시장은 회복되지 않으리라 전망합니다.

 

잔인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한국의 부동산 불패 신화는 한번은 터져야 할 버블입니다. 그 과정에서 무리한 투자로 부동산에 투자한 분들은 큰 피해를 볼 수 있겠지만 산소호흡기로 연명해 봐야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면 오히려 고통의 연장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경제 전반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입니다. 정부와 언론에서 아직도 부동산시장에 대한 연착륙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전 정부 탓, 거대 야당 탓을 하는 동안 경제의 위험신호는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