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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기사화 과정에서 텍스트로 보기 좋게 편집을 거쳤다. 내용은 같다. 

 

 

본 기사는 몽골 현지인의 시선으로 해당 국가의 모습을 말하고 알림이 취지다.

 

이번 편에선 몽골의 노동 환경에 대해 디벼본다. 

 

“워라벨은 어떤가? 왜 대기업에서 임금체불이 일어나는가? 비정규직은 많은가? 노조 활동은 얼마나 활발하나? 직장 내 갑질(폭력)은?”

 

등에 대해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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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몽골의 모습

몽골의 여름은 수도 울란바토르를 기준으로

가장 더울 때도 최고 22℃, 최저 10℃ 정도로 시원하다. 

출처-<페이스북 오픈 사진, 하늘과구름>

 

기사에서 경향에 대해 말할 때는 ‘대체로 이런 경향이 짙다’는 일반적인 모습을 알기 쉽게 다룬 것이니, 모든 내용을 절대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지양하길 바란다. 같은 모습일지라도 누구를 통해 듣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대상자는 현지에서 약 20년간 거주한 교민이다. 몽골 관련 기사를 보도하는 교민 소식지 기자로 활동했으며 취재 경력이 풍부하고 현지에서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현재는 몽골에서 여행사(컬쳐노마드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DAUM)에서 몽골 관련 카페(링크)도 운영 중이다(딴게이로도 활동 중이라는데, 닉네임은 '하늘과구름'이다).

 

해당 연재 기사는 여러 몽골 교민&몽골 전문가들의 부분적인 인터뷰를 취합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몽골에 관한 여러 공식적인 자료를 덧붙였으나 중심이 되는 내용은 '하늘과 구름'과의 인터뷰임을 밝힌다. 

 

자. 그럼, 12번째 여행을 떠나보자. 

 

 


 

 

Q121 : 본 연재에서 베트남(링크)을 다룬 적이 있다. 그중 의외인 점은 베트남이 아직 개발도상국임에도 불구하고 노동 분야에서 워라벨, 복지 등이 괜찮았던 것이었다. 오히려 우리보다 잘 갖춰진 부분들도 꽤 있었다. 생각보다 베트남인들의 삶의 질이 괜찮았다.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에선 워라벨이 갖춰져 삶의 질이 보장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놀랐다. 한국이 현재 베트남 정도 국민소득일 때를 생각해 보면, 워라벨이 형편없었잖나. 그런데 베트남은 사회주의 체제 국가라서 그런가 의외로 노동 문제나 노동자 권리 등이 잘 보장되어 있었다.

 

몽골도 약 30년 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채택하며, 국가의 성격이 바뀌기 전까진 70여년 간 사회주의 국가였지 않나. 그래서 국민소득이 낮을지라도, 워라벨이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떤가?

 

A : 맞다. 워라벨 좋다. 야근 거의 없고, 대체로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다. 노동에 관한 법률도 잘 되어 있어서 노동자 권익 보호가 되는 부분이 많다. 몽골은 사회주의 시절부터 주 5일 했고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내가 몽골에 살기 시작한 20년 전에도 이미 토요일, 일요일 모두 쉬는 날이었다. 한국이 주 6일 하던 훨씬 이전부터 주 5일을 시행한 국가다. 이런 건 말씀하신 대로 과거 사회주의 국가였던 영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Q122 : 노동 복지는 어떤지 궁금하다. 고용보험, 산재보험은 있는지, 휴가 보장은 어떻게 되는지 말이다.

 

A : 한국에 있는 4대 보험(국민연금, 고용보험, 의료보험, 산재보험) 다 있다. 그런 건 몽골에서도 필수다. 휴가도 잘 되어 있다. 월차, 연차 다 지켜야 하고, 여성들의 경우는 임신 및 출산 휴가 등도 보장된다(남성의 경우는 배우자 출산 휴가). 육아휴직은 남녀 모두 쓸 수 있다.

 

근속연수 도표.PNG

몽골의 근속연수 도표

입사한지 11개월 이상이 되면

기본으로 연 15일의 연차가 생긴다. 

그 후 위 표에 적인 연차대로 추가 연차가 주어진다.

출처-<KOICA, KCOC 보고서> 링크

 

법만 잘 갖춰져 있는 거 아니냐. 실제로 그 법대로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거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다. 잘 지켜진다. 회사가 이런 노동법을 위배하여 노동부에 신고가 들어가면, 빠른 시일 내 조사가 나오고 죄가 밝혀지면 처벌이 이뤄진다.    

 

≫임권산의 코멘트 (출처-KOICA, KCOC 보고서/2004년 대한민국 노동부 보고서) 

몽골에선 여성이 임신 및 출산휴가로 120일의 휴가를 쓸 수 있다(몽골 교민들의 말에 의하면, 남성들은 아내가 출산한 이후 보통 2주 정도 배우자 출산휴가를 쓴다고 한다). 육아휴직은 유급으로 3개월, 무급으로는 최장 3년까지 쓸 수 있다. 육아휴직을 3년 꽉 채워 쓰는 경우가 많진 않으나 노동자 본인이 쓰고자 한다면 쓸 수 있다. 

 

몽골의 노동법은 꽤나 디테일한 부분이 많아서 아이를 입양한 경우에도 따로 규정해놨다. 입양도 마찬가지로 임신 및 출산 휴가, 육아 휴직 등 휴가를 줘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만, 입양은 직접 임신하고 출산한 건 아니기 때문에 임신 및 출산 휴가에서 약간의 기간 차이는 있다. 

 

그 외 몇 가지만 더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6개월 이하의 자녀(쌍둥이의 경우 1살 이하)를 둔 여성에게는 법정 휴식 시간 외에 추가 휴식 시간을 더 줘야 한다. 이 외에도 자녀가 아플 경우 등 필요한 경우에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여성에게 추가 휴식 시간을 줘야한다.

 

2. 임산부나 3살 이하의 자녀가 있는 여성은 회사가 폐업하거나 여성 본인이 심각한 비리를 저지르는 등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해고할 수 없다.

 

더 구체적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아래 캡처 내용을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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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근로기준법 제10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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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근로기준법 제100조

출처-<2004년 대한민국 노동부 ‘우리나라 기업 다수 진출 국가의 노무관리 법제 및 관행 조사’ 최종보고서>

 

일부만 소개했지만, 몽골은 이 외에도 다양한 노동 권리를 보장한다. 특히 임신 및 출산, 육아 정책에서의 디테일이 돋보이는데, 사회주의 시절부터 꾸준한 인구 증가 정책을 쓰고 있어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많이 보장하려 하기 때문이다.

 

몽골에선 아직 여성이 육아의 대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에 육아를 위한 노동법 조항에선 성별을 여성이라고 직접적으로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엄마 없이 아이를 키우는 아빠도 따로 지칭하며 같은 조건에서 같은 권리를 보장한다고 되어 있다.     

 

육아 관련 노동법 외에도 노동 여건을 보장하는 법이 많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근로기준법 제70조

 

1. 주 근무 시간은 최고 40시간이다.

2. 평일 근무 시간은 최고 8시간이다.

3. 이틀 연속 근무가 이어진다면 그 사이 휴식 시간은 12시간 이상이 되어야 한다.

 

몽골 은행인 모습 the world bank.PNG

몽골의 은행 직장인(은행원) 모습

출처-<THE WORLD BANK>

 

Q123 :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노동 문제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A : 맞다. 1992년 몽골이 자본주의로 경제체제가 바뀐 이후,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게 ‘임금 체불’이다. 특이한 점은 큰 기업일수록 임금체불이 더 흔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몽골은 대기업에서 임금 체불이 일어나는 경우를 꽤 볼 수 있다.

 

큰 기업일수록 임금체불이 더 흔하다는 건 회사가 파산 직전이라든지 임금을 줄 여건이 되지 않아 못 주는 경우가 아니라는 것이다. 줄 여건이 되는데 안 주는 것. 

 

모든 대기업에서 그런 건 아니다. 주로 건설사에서 그런 경우를 보는 것 같다. ‘보는 것 같다’라고 말한 이유는 이런 사건이 몽골 언론에 잘 보도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나도 과거 몽골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며, 지인을 통해서 이런 경우를 종종 보게 되었다. 그래서 ‘주로 건설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라는 것도 내가 본 케이스 중에 건설사 임금체불 비율이 높았던 거지, 실제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Q124 : 큰 기업일수록 임금체불이 흔한 이유는 뭔가?

 

A : 몽골의 정치·사회에 대해 다뤘던 지난 기사(몽골 3편 ‘기업을 운영하며 대통령을 하는 나라’ 링크)에서 언급했듯이, 몽골은 정경동체 사회다. 많은 대기업 총수나 언론사 사장이 정치권으로 진출하여 현재 몽골의 유력 정치인이 되었다. 즉, 정치권력과 경제&언론권력이 유착 정도가 아니라 ‘정치권력 = 경제&언론권력’으로 정경동체라는 것이다. 

 

이렇게 대기업 총수(+언론사 사주)가 정치인으로서 국가기관을 움직일 수 있는 권력도 갖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임금체불 사건이 일어나도 국가권력이 해당 기업에 공권력을 행사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언론에도 보도되지 않게 할 수 있으니 기업 입장에선 금상첨화다. 우리나라처럼 정경이 유착되어도 이 정도인데, 정경동체라면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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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직전 대통령(5대)이었던 ‘할트마깅 바톨가’도

대통령 하면서 호텔·요식 기업 회장직을 유지했다. 

 

여기서 이렇게 오해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겠다. 

 

“이런 상황이면 대기업에서 발생하는 노동 범죄는 다 묻히는 거 아니야? 그럼 앞서 말했던 것과는 달리 노동 착취 등 노동 범죄가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

 

그건 아니다. 과거 사회주의였던 영향과 더불어, 개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제 성장만 된다면 웬만한 노동 범죄는 허용된다’는 의식도 몽골에선 보기 힘들기 때문에 몽골에서는 아직(?) 심각한 노동 착취를 보기 힘들다. 그래서 앞서 말했듯 야근을 찾아보기 힘들며 워라벨도 좋다. 업무 강도도 세지 않다. 우리나라처럼 고강도 노동을 하는 국가의 기준에서 보자면 굉장히 자유롭게 일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다.

 

Q125 : 다른 건 괜찮은데 임금 체불 같은 문제만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는 건데, 이유가 뭔가? 

 

A : 다른 노동 문제는 명백하게 잘못이 드러날 수 있고, 드러났을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안전한 노동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서 사람이 죽었다든가 하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안 그래도 기득권들의 전유물이 된 몽골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부패 때문에 몽골 국민들이 정치권에 갖는 불만이 큰데, 어떤 정치인이 소유하고 있는 대기업에서 심각한 노동 문제가 터지면 그 정치인의 정치 인생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임금체불 문제는 정치인이 국가기관에 힘을 써서 형법이 아닌 민법의 영역으로 끌고 갈 수 있다. 

 

“임금을 정말 주고 싶은데, 회사가 지금 이러이러한 상황이라 줄 여건이 되지 않는다. 상황이 조금 나아지면 밀린 임금을 바로 지급하겠다.”

 

라는 식으로 핑계를 대며 문제를 계속 끌고 가는 것이다. 여건이 되는데도 안 주는 것이 아닌, 여건이 안 되어 못 주는 것으로 프레임을 짜서 밀고 나가면, 윤리적으로 문제를 크게 키우지 않으면서도 시간을 끌 수 있어 노동자들을 제풀에 지쳐 포기하게 만든다. 실제로 몽골인들은 어떻게든 밀린 임금을 받으려고 하기보다는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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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거리 위 사람들

출처-<CREDENDO>

 

Q126 : 밀린 임금 받는 걸 쉽게 포기하는 이유는 뭔가?

 

A : 밀린 임금을 받으려면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할 것 아닌가. 그럼 변호사를 사야 할 텐데, 몽골에선 대기업에 다녀도 평균 한 달 40~50만 원 정도 월급을 받는다. 게다가 법적 절차를 밟는데 우리나라보다 오래 걸린다. 법적 절차를 밟아 끝까지 갈 재정적, 시간적 힘이 몽골 일반 국민들에겐 없다. 

 

이런 경우 노조가 활발하다든지 노동자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해 줄 만한 곳이 많다면, 그나마 어떻게 해볼 방법이 있겠지만, 몽골의 상황은 그렇지도 않다. 반면, 대기업은 큰 부담 없이 소송을 끝까지 끌고 갈 힘이 있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몽골인들은 억울한 노동 문제를 겪었을 때 끝까지 맞서 싸우거나 사회 시스템을 비판하지 않는다. 

 

“에이~ 띠발! 억울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임금 받기도 힘들고 어쩔 수 없지.”

 

주로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 본인이 운이 없어서 억울한 일을 당했다며 그냥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특징 때문에 대기업처럼 국가기관에 영향을 미칠 힘이 없는 일반 중소기업에서 다른 부당한 일을 겪어도 대체로 그냥 넘어간다.

 

Q127 : 소규모 사업장에서 겪는 다른 부당한 일이라면 뭔가?

 

A : 헷갈릴 수도 있어, 질문에 답변하기 전 정리가 필요할 듯하다. 

 

대기업은 임금체불 문제 외 다른 노동착취는 흔치 않다. 임금체불이 일어나는 것도 모든 대기업이 아니라 일부 대기업이다. 일부 대기업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임금체불은 정경동체 사회인 몽골의 독특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이니만큼 다른 부분에서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앞서 말했듯, ‘임금체불’만은 대기업에서 민사의 영역으로 끌고 가서 큰 문제가 되지 않게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있다는 판단이 있기 때문에 유독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에서는 다른 노동착취가 흔한 건 아니다. 임금체불이 일부 대기업들에서 문제가 되긴 하지만, 몽골은 전반적으로 노동착취를 보기 힘들다. 

 

중소기업에선 대기업처럼 (고의적) 임금체불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대기업처럼 무마할 권력이 중소기업엔 없다. 대신, 대기업보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 안전 장비가 미흡하다든지, 정해진 시간 외 노동을 강요한다든지, 업무 외적인 일을 강요하는 등 대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노동착취 문제가 벌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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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소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출처-<IFC>

 

Q128 :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하면, 일부 문제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노동착취는 거의 없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정규직/비정규직의 문제는 어떤지 궁금하다. 한국은 심각하지 않나. 몽골은 어떤가?  

 

A : 몽골에선 보통 정규직, 비정규직이 따로 나뉘어 있진 않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대부분 비정규직이라고 볼 수 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부터 1년이든 2년이든 기간을 정해두고 계약하기 때문이다(월 단위 계약도 있다). 대기업에서조차 관리직 이상의 직급이 아닌 이상 대체로 그런 식으로 일한다. 이런 추세가 시간이 흐르며 더 짙어지고 있다. 공무원은 우리처럼 정규직 시스템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디테일한 부분이 떨어지다 보니 근로계약 할 때, 사업주에게 유리하게 노동자의 근무 기간을 설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노동자의 근무 계약기간이 끝나지도 않았고 합당한 이유가 없음에도 노동자를 해고하는 ‘부당해고’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흔한 경우는 아니다. 이런 경우도 개인이 재수 없는 차원으로 문제를 생각하는 몽골인들의 성향으로 인해 대체로 큰 문제 없이 유야무야 넘어간다.

 

≫임권산의 코멘트

몽골의 노동법은 꼼꼼하게 잘 되어있다. 하지만 꼼꼼한 법이라도 허점은 있는 법이다. 법은 잘 되어 있지만 ①법의 허점을 파고드는 기업, ②정치권력까지 가진 경제권력, ③현 상황에 불만이 크지 않은 국민들, 이 삼박자가 어우러져 지금의 ‘전 국민의 비정규직화’가 되었다.

 

Q129 : 몇 년마다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야 한다면,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하는 경우가 많진 않겠다?     

 

A : 맞다. 몽골에서는 평생 직장의 개념이 없어서 오래 근무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여기엔 회사의 의지, 노동자들의 의지가 전부 작용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다시 근로계약을 맺을 시기가 왔을 때, 노동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계약하지 않는다. 이런 시스템하에선 당연하겠지만. 중소기업 경우에는 회사의 재정적 사정으로 오래 다니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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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근로계약을 맺을 땐, 실적을 주로 평가한다. 임금은 큰 고려사항이 아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연차가 쌓이면 임금을 더 많이 줘야 하다 보니, 고년차 노동자를 내보내고 임금이 낮은 젊은 노동자로 대체하려는 경우가 있지 않나. 몽골에서는 그런 게 별로 없다. 몽골은 한국처럼 연차가 쌓일수록 어느 정도로 임금을 올려줘야 한다는 식의 시스템이 디테일하게 있지 않다. 그래서 노동자가 연차가 쌓여서 높은 임금 때문에 회사가 근로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일은 별로 없다.  

 

몽골은 실적 중심이다. 그래서 연차가 낮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능력 없고 연차 높은 사람보다 임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보통 연말이 되면, 회사에서 연말 파티를 하고 그때 우수 사원을 선정하여 선물을 주기도 하는데,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회사에서는 아파트 한 채 혹은 자동차 한 대 같이 통 큰 선물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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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입장에선 놀랄 수도 있겠다

 

노동자 입장에서도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가 ‘저임금’이다. 말했듯이 몽골에선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평균 월급이 한국 돈으로 40~50만 원 정도다. 그래서 기회만 있으면 외국으로 가고 싶은 사람들이 꽤 많다.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고 몽골 대기업 직장인, 교수, 공무원 등도 기회만 있다면 외국으로 나가고 싶어 한다.  

 

요즘엔 특히 한국이 인기가 좋다. 한국이 몽골에서 가장 호감 국가인 이유(관련 기사 ‘한국은 어떻게 최고 호감 국가가 되었나’ 링크)도 있지만, 한국 가서 일하면 임금을 제대로 못 받는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몽골인 기준에서 큰돈을 벌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장 혹은 농장에서 일하면 월급으로 150만 원 이상은 받을 텐데, 그 돈이면 몽골에서 300만 원 이상 가치를 가진 돈이다. 안 좋은 경우를 가정해도, 몽골 대기업 직장인의 6~7달 치 월급을 한 달에 번다. 

 

(일을 많이 하는 경우는 400만 원 이상, 기본적으로 200~250만 원 이상은 받기 때문에 한국에서 생활하며 꼭 사용해야 하는 돈을 쓴 나머지를 몽골로 보내도 굉장히 높은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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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불법체류까지 감행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2022년 6월 29일 뉴스>

 

Q130 : 몽골 임터뷰 2편(링크)에서도 일부 언급됐지만, 인터뷰하다 보니 몽골의 일자리 안정성이 굉장히 낮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로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고용 시스템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상당할 것 같은데?

 

A : 그렇진 않다. 의외로 고용 시스템을 향한 불만이 크지 않다. 

 

가장 우선으로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전 국민이 비정규직(?)이다 보니 이 시스템을 당연한 듯 생각한다는 것이다. 언론에서라도 기자, 지식인들이 이 문제를 짚고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도 아니고. 몽골 언론에선 비평, 분석은 보기 힘들고, 단순 사실 전달이 대부분이니 말이다(‘몽골 언론 현실에 관한 기사’ 링크).  

 

다른 이유로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많은 경우 직장을 잃으면 다른 직장을 얻긴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불만이 고조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한국의 경우는 직장을 잃으면 바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문제가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지 않나. 일부 다른 사례는 있겠지만, 많은 경우 몽골은 직장을 잃어도 큰 문제 없이 먹고 산다.

 

정부에서 실업급여, 식량 배급 등 여러 지원이 나오기도 하고, 각종 NGO 단체를 통해서도 도움받는다. 무엇보다 몽골은 우리나라 70~80년대처럼 주변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사는 문화가 활발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몽골은 육식을 주로 먹는다. 누가 먹고 살기 빡빡한 처지라고 하면 굶어 죽지 말라고 양 한 마리를 보내주는 식으로 친척이 지원해 주기도 하고, 주변 이웃들이 십시일반으로 이것저것 지원해 준다. 몽골은 고기가 싸니까 도와주는데 큰 부담이 되는 것도 아니다. 나도 내 몽골인 지인 중 직장이 계속 없어서 10년 동안 이것저것 지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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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몽 씨~ 맛있으면 자주 와서 먹으라구

 

물론 한국이었다면 최소한 충족되어야 하는 생활 수준이 (몽골에 비해) 높기 때문에 만족하며 살지 못할 수 있지만, 몽골인은 그렇지 않다. 이 정도 도움을 여기저기서 받으면서 살아가는데 생활 수준에 큰 불만이 없다. 그러다 보니 직장을 잃었을 때의 절박함이 한국보다 훨씬 적다.

 

여기에 더해 실업을 당했을 때, 사회 시스템의 문제 차원보다는 개인 차원에서 ‘억울하지만, 재수가 없어서’ 이런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몽골인들의 성향도 한몫한다. 오해 방지차 말하자면, 불만이 있는 사람도 당연히 있으나 국민 전반적으로 고용 시스템에 대해 불만 목소리가 고조에 달했을 정도로 팽배하진 않다는 말이다.

 

Q131 : 다음으로 ‘여성 노동’에 대한 질문이다. 여성이 임신·출산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건 알겠다. 근데 이것도 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법의 취지대로 행해지지 않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어떤가?

 

A : 그렇지 않다. 이건 실제로도 잘 보장되어 있는 편이다. 임신 및 출산, 육아 휴직 제도는 잘 지켜진다. 일자리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아 휴직 후 돌아올 자리가 없어질 순 있지만, 출산과 육아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경우는 별로 없다. (몽골 임터뷰 2편에서도 관련 내용 있음)

     

Q132 : 노조 활동은 활발한가? 

 

A : 그렇지 않다. 노조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다. 

 

한국의 경우 회사마다 노조가 있고, 한 회사 내 노조가 여럿 존재하는 회사도 있지 않나. 직군별 노조도 있고, 금속노조처럼 여러 직군이 모여 조직된 노조도 있다. 또 그 노조들이 더 모여서 조직된 민노총, 한국노총 등의 노조도 있고 말이다.

 

몽골도 노조가 있기는 하나 한국처럼 노조가 이곳저곳에 폭넓게 존재하지 않는다. 활동도 한국처럼 활발하지 않다. 기득권 권력이 강한 데다가 국민들이 노동 시스템에 대한 문제성을 크게 느끼지 않은 측면이 한몫한다고 본다.

 

내가 몽골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데, 한국에서처럼 노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걸 본 기억이 없다. 몽골에서 기자 생활까지 했는데 말이다. 노조가 활발하지 않으니, 국가적으로 법적 장치는 잘 갖춰져 있지만 그중 회사가 지키지 않는 것이 있을 때, 법을 지키고 처우를 개선하라며 압박하는 목소리가 부족한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처럼 어떤 사안에 대해 사측과 노조가 협상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때문에 사측과 노동자가 협상할 게 있다면, 사측은 노동자 개개인과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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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악덕한 회사 대표에 대해 시위하는 몽골 노동자들.

그러나 시위 규모는 20명 남짓으로 소규모이며,

언론에도 잘 보도되지 않는다.

몽골 내 대부분 노조의 현실이다.

출처-<Industri all>

   

Q133 : 다른 나라의 노조 활동 뉴스에 몽골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나? 예를 들면, 지금 미국 할리우드에서 작가노조 파업이 진행 중이잖나. 그런 것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A : 언급했듯 몽골 뉴스는 분석·평론이 별로 없다. 대체로 사실 전달만 한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파업이 진행 중이란 건 보도가 된다. 근데 “이런 일이 있단다.” 정도로 매우 간단하게 짚고 넘어간다. 그걸 보고 몽골인들이 “우리는 왜 저렇게 못 하지? 우리도 저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몽골인의 성향상 이런 반응이 대다수다.

 

“미국에서는 지금 저런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 근데 우리는 뭐 저렇게까지 할 필요 있겠나.”

 

정리하자면, 다른 국가의 노조 활동을 보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기 주관적 의견을 갖고 있지 않다. 자신과는 별로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노조 관련은 아니지만, 정치권의 부정부패에 대한 시위에는 반응이 다르다. 정치권의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몽골인들도 반감이 높아서 2016년 촛불혁명 뉴스 같은 걸 볼 때면 “저들은 저렇게 하는데 왜 우리는 저렇게 못 하냐.”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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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아시아기자협회> 링크

 

Q134 : 직장 내 갑질이나 괴롭힘 문제는 별로 없나?

 

A : 별로 없다. 얘기했듯 몽골의 업무 환경은 자유롭다. 업무 강도도 한국처럼 세지 않다. 그래서 일이 과부화되어, 환경적으로 다들 예민해지고 신경질적으로 되는 면이 거의 없다.  

 

또 몽골인 특징 중 하나인데, 괴롭힘을 가만히 참고 있지 않는다. 누군가 자신을 괴롭히면 술 한잔하면서 풀자고 하든가 싸워버린다. 그럼에도 괴롭힘이 지속되면 “아~ 씨, 더러워서 때려친다.”면서 차라리 회사를 때려치워 버리고 만다. 때려치워도 Q130에서 언급한 나름 사회적 안전장치(?)도 있고 말이다. 

 

가만히 참고만 있지 않는 이유에는 몽골인 특유의 성향과 함께, 우리와는 다른 수평적 문화가 있다. 몽골에 사업하는 한국 사람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자신의 사업체 내에서 수직적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몽골은 수평관계 문화로서 사장이면 사장, 임원이면 임원으로서 맡은 일이 각자 다른 것일 뿐이지, 나보다 윗사람이라서 내가 숙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상사가 어떤 지적을 한다 해도 그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 가만히 참고 있지 않는 성향이 있다. 괴롭힐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걸 언급하는 게 굉장히 조심스럽다. 자칫하면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피해자가 가만히 당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는 뉘앙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발언의 의도는 몽골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별로 없는 몇 가지 이유에 이런 특징이 있다는 거지, 괴롭힘의 원인이 피해자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괴롭힘 문제의 출처는 ‘가해자’라는 걸 분명히 밝힌다)

 

Q135 : 몽골의 중소기업을 보면,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회사가 많은 것 같다. 이유가 있나?   

 

A : 맞다. 일반 중소기업 중엔 가족회사 비율이 많은 편이다. 이유로는 사회적 신뢰도가 낮은 점을 꼽을 수 있겠다. 나도 경험을 좀 했는데, 다른 부분에선 정이 많은 몽골 사람들이지만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약속을 안 지키는 경우가 많다. 돈을 빌리고 계속 변명, 거짓말하며 안 갚는 경우도 많고.   

 

특히 돈과 얽힌 문제에서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중소 규모 회사에선 믿을 수 있는 가족끼리 회사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직원을 고용하더라도 회계같이 재무 관련 업무는 대체로 가족 구성원이 맡는다.   

 

<계속>

 

   

 

※. 혹시나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정보를 공유한다. 

- "하늘과구름"님이 운영하는 몽골 현지 여행사: 컬쳐노마드 투어

- 운영 카페 주소 : https://cafe.daum.net/gomongol  

 

※. 세계적으로 일상이 회복돼가며 하늘과구름이 야침차게 '몽골 힐링여행'을 기획했다고 한다. 관심 있는 분은 (링크)를 참조하길 바란다.   

 

※. 독자 여러분들도 몽골에 관해 경험했거나 알고 있는 사실들을 댓글로 이야기해주시면, 기사의 내용 외에도 더욱 풍부하게 몽골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 언론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아 오해가 많은 다른 국가에 대해서도 계속 인터뷰 예정이다. 언론에서 현지 사정을 제대로 전하지 않아 불만이 많은 분들은 언제든 쪽지로 연락주시라. 검토 후 연락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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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 임지현 / 딴지일보 기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국내외 정치를 필두로 다양한 이슈에 관심이 많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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