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없이 핵보유국과 싸운다는 것

출처 - <연합뉴스>
가정해 보자. 살얼음판인 현재의 국제관계, 그러니까 한미일 vs 북중러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다면?
만약 지금처럼 핵이 없는 상태로, 중국의 침공을 받는다면, 우리는 자유롭게 싸울 수 없다. 이때, 미국의 핵우산을 믿을 수 있을까? 당장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지원을 받을 자격인 '선량함'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이 러시아를 역침공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선언한 채 1년 넘게 싸우고 있다. 민간인 희생과 파괴는 오직 방어측인 우크라이나에만 강요된다. 더불어 (미국은 모르겠지만) 유럽은 우크라이나가 열받고 절박한 나머지, 제발 실수해 주기만을 눈에 불을 켜고 기다린다. 그래야 핑계가 생겨 손 뗄 수 있으니까.
우리와 국토 크기 차이 28배에 압도적인 인구의 중국을 상대한다면, 국내에 침입한 적만 상대하는 게 합리적인 일이며, 얼마나 가능한가? 가령 중국군이 수도 서울을 압박할 때, 압박을 분산시키기 위해 우리가 산둥반도 일부를 점령할 수도 있다고 해 보자.
이때도 핵 보복을 해 줄지는 미국 마음이다.
"우리 미국은 어디까지나 "정의"를 위해서 핵을 쏴주는 거라서 말이지. "정의"로운 조국 수호만 했다면 모를까... 너네도 쟤네 국경을 침범했네? 어떡하지? 우리는 "정의"만을 추구한 나머지 핵을 쏴주기 싫으네...."
이러면 어떡할 건가? 나는 이런 상황이 더 이상, 남일이 아니라 본다.
적국의 위협에 맞서는 기본 조건

MIRV(다탄두 독립목표물 재돌입체) 비행 과정
핵을 쏜다고 100%가 아니다. 킬체인과 같은 MD 시스템이 사력을 다해 막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을 막는 것도 100%는 아니다. 핵탄두 하나를 공중에서 요격하는 시스템의 성공 가능성이 80%라고 하자. 20%도 놔둘 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2차, 3차 요격시스템이 있다. 2차에서 96%, 3차에서 99.2%가 된다. 그럼, 탄두 하나가 성공적으로 적지에 안착할 확률은 0.8%이다.
그러므로 핵을 쏘는 쪽은 한 번에 최대한 많은 탄두를 적지에 보낸다. 지금의 트렌드는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적재한 다탄두탄도체(MIRV)이다. 대륙간탄도체의 MIRV는 성층권을 돌파한 후, 우주공간에서 분리된 채 성층권에 재진입하여 각각의 탄두가 각자 입력된 목표를 때리기 위해 고속으로 낙하한다. 물론 다탄두를 실은 미사일은 한 대뿐이 아니라, 적이 맞을 때까지 쏘아 올리는 게 기본이다.
이렇게 되면 공격자가 유리하다. 방어자는 핵을 얻어맞기 직전까지 모든 시스템을 짜내 허겁지겁 막아내야만 하지만, 공격자는 적이 맞을 때까지 쏘면 되기 때문이다. 방어자가 끝끝내 성공한다면? “아님 말고”다. 어차피 쏘는 비용보다 막아내는 비용이 더 든다. 플러스 마이너스 겐또 쳐봐도 결국 핵 없는 쪽이 더 손해다.
그러므로 핵을 막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니가 쏘면 나도 쏜다는 '사실'을 확인 받는 것이다. 그 '사실'은 “한국은 핵 보유국”이라는 것이 명제다. 이것이 우리가 다가올 신냉전에서 중국의 위협에 맞서는 기본 조건이다. 핵 보유는 시험을 잘 치르는 게 아니다. 응시 원서를 접수하는 일에 해당한다.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조건이다.
아무리 애국심이 넘치는 군인이라 한들 “우리가 이렇게 희생 해봐야 저쪽에서 핵 쏘면 다 끝나는 거 아니냐?” 생각을 하면서 피 흐르는 전쟁터를 100%의 정신력으로 누빌 수 없다.
윤석열이 내버린 협상 카드

지난 4월, 마드리드 이페마 회의장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출처 - <뉴시스>
핵 보유는 이승만 시절부터 추진된 민족의 숙원이며 생존권이다. 전두환은 부정하게 최고 권력자가 된 후 핵을 팔아 넘기고 미국의 승인을 얻었다. 이승만과 박정희는 그 '자의적 애국심'에 도저히 동의할 수 없을지언정, '나름의 애국심'이 있었다. 그들은 악인이지만 '나름의 진정성'만큼은 분명했다. 그러나 전두환은 애국자로 인정될 수 없다. 모든 핵 개발 기술과 자료를 미국에 넘긴 행위가 그 강력한 증거다.
그래서 윤석열과 전두환을 비교하자면 음… 그래도 전두환이 그리울 지경이다. 한국은 지금,
국익을 들쑤시고 핵 보유라는 숙원사업을 내팽개치고 중국과 러시아를 공식적인 적으로 돌린 채 미국에 확답을 듣지도 못했다.
초현실적인 일이다. 아닌 밤중에 한국의 협상 카드는 무료 배포되었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사태다.
국방부는 지속적으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무기 개발에 사력을 다해왔다. 중립일까, 아닐까, 미·중 양국을 긴장시키는 한국의 협상력이 점점 커져오고 있었다. 한국 기업들은 전쟁 후 러시아 땅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보고 있었다. 지금의 위기만 넘기면 한국의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기회가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한국이 드디어 핵 보유에 성공할 가능성이, 역사상 가장 커지는 시기였다.
그런데 어째서, 왜. 대체 무엇 때문에?
대통령이 포기해도 국민은 포기해선 안 된다

출처 - <MBC>
끝났다고 생각하면 정말 끝난다. 윤석열 때문에 핵 보유 선언 시 미국에 얻어맞을 제재의 강도와 시간이 대폭 늘어났을 수도 있고, 어떤 다른 고난을 기다리게 됐는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앞으로 조금이나마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순식간에 아득히 멀어졌지만, 힘내어 뛰어서 따라잡을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
세계는 고립주의로 나아가고 있고, 각국은 군사력 증강 악셀을 밟았다. 대통령이 국익을 망치고 있으면 대통령을 견뎌 내야지 어쩌겠나.
나는 앞으로릐 국제관계에서 한국의 가장 위험한 가상 적국은 (북한보다도)중국이며, 내가 죽기 전에 중국과의 전쟁을 경험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높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오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쟁이 어째 우리의 의지만으로 억제되던가. <2차대전(우리에겐 한국전쟁) 이후 세계 각국은 그 어느 때보다 전쟁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는 명제는 명확한 사실이다.
국운이 더욱 깊은 풍전등화 상태에 이르기 전에 어떤 일이든 시도하고, 일어나야 한다. 그게 무언지는 나도 당장은 모르겠다. 그래도 하나는 확실하게 다시 말한다.
핵 보유는 대한민국 미래의 '기본 전제'다.
이건 타협이 불가능한 명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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