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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는 2024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5% 인상한 시간당 9,860원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노동계 최초 제시안 12,210원과 경영계의 동결안 9,620원을 두고 '과연 10,000원을 넘을까?' 싶었는데 넘기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습니다.

 

2017년 대선공약으로 보수진영과 진보 진열할 것 없이 모두 최저임금 10,000원 공약을 걸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두 차례 최저임금 대폭 인상 이후 정부 차원에서 속도 조절을 이야기하였습니다 2020년에는 역대 최저인상 폭인 1.5%로 인상 폭을 줄이기도 하였지요.

 

[뉴스큐] 내년 최저임금 9,860원...노 _실질임금 삭감_ vs 사 _부담 가중_ _ YTN 2-39 screenshot.png

출처-<유튜브 채널 'YTN'>

 

1. 최저임금제도란 무엇인가

 

그 유명한 함무라비 법전에도 노동자를 고용할 때 얼마를 주어야 한다는 것을 강제했을 만큼 최저임금은 유서 깊은 개념입니다. 현대적인 의미의 최저임금 제도는 1894년이 되어서야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도입하였습니다. 19세기에 와서야 독특한 성격을 띤 노동시장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여 노동자를 보호하고 시장의 균형을 바로잡고자 시작한 것입니다.

 

노동시장에서 노동이라는 상품을 시장에 맡기면 수요자(사용자)의 가격결정력이 공급자(노동자)의 가격결정력을 압도합니다. 통상 상품 가격이 낮아지면 공급이 줄어야 하는데, 노동 시장은 반대로 움직입니다. 사람들은 줄어든 임금을 만회하고자 더 일하려고 하지요. 공급자는 시장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도 노동력을 제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영국의 산업혁명 시기를 비롯해 최저임금제도가 갖춰지지 않았던 시절이나 최저임금제도가 있음에도 고용주(사용자)들이 노동을 착취하던 때가 그 예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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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하종강(Labordream) 트위터 갈무리>

 

2. 최저임금 제도에 관한 찬반 의견 

 

최저임금제도 시행 여부에 관해서는 찬반 의견이 있습니다. 찬성 측은 노동시장의 균형과 인권 보장을 듭니다. 더불어 노동자에게 많은 임금을 주면 가처분 소득 증대로 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반대 측은 최저임금으로 인해 과도하게 물가가 상승하고 일자리가 감소한다고 합니다. 노동시간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소득이 감소하게 되고,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와 영세자영업자 간의 갈등을 부추긴다고 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상품가격을 올리는 기업들로 인해 임금인상 효과도 미미하다고 봅니다. 또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보다 최저임금을 미준수하는 사업장이 없도록 관리·감독에 더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도 이야기합니다.

 

경제학계에서도 최저임금과 물가상승률, 고용률 등 최저임금이 경제에 끼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정치 연구 학회에서는 2010년에 '영국의 지난 30년간 정책 중 가장 성공한 것은 최저임금제도'라고 하였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이 10% 증가할 때 물가 상승률은 0.2~0.4 %가 오르는 수준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다양한 국가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감소를 초래하지 않고 오히려 고용을 늘린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표결 끝 최저임금 9,860원‥'1만 원' 무산 (2023.07.19_뉴스투데이_MBC) 0-49 screenshot.png

출처-<유튜브 채널 'MBCNEWS'>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은 한쪽으로 치우치기엔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 최저임금 혜택을 직접 받는 집단에서는 최저임금이 오르고 소득이 증대되는 것에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 비정규 비숙련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이 증가하기도 합니다. 또한 최저임금제도와 전혀 관계없이 높은 임금을 받는 집단에서는 오히려 이로 인한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임금인상을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영세 자영업자 또한 매출 대비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운영이 어려워 반기지 않을 것입니다. 고용을 축소하게 되며 최악의 경우 사업을 접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고용된 노동자는 직업을 잃게 되고 자영업자 중에서도 고용시장에 나오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3. 해외사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최저임금제도가 존재합니다. 주휴수당이나 휴일과 같은 세부적인 내용에서 차이점은 있을지언정 노동자의 최소한 임금을 법으로 통제하는 장치는 많은 국가가 두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기조가 나타났습니다. 독일은 2021년 시간당 9.6유로였던 최저임금이 2022년 10월에 25% 오른 시간당 12유로가 되었습니다. 물가와 금리가 급등하며 실질임금이 감소하자 불평등과 빈곤 감소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 기조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국 바이든 정부도 시간당 7.25달러였던 최저임금을 2025년까지 15달러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한 터입니다.

 

다만 유럽에서 이탈리아·오스트리아·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덴마크·아이슬란드 등에는 최저임금제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노동조합과 강력한 복지제도가 결합하여 노사 간에 자율적으로 임금을 정합니다. 이렇게 노사 간에 정해진 시간당 평균임금은 웬만한 국가들 최저임금의 몇 배에 달합니다. 2018년 기준 스웨덴은 시간당 약 4만 8천 원, 덴마크는 약 5만 7천 원, 노르웨이는 약 6만 6천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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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표결 결과

출처-<연합뉴스>

 

미국 뉴욕은 우버 기사와 같은 플랫폼 노동자들도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안을 마련했습니다. 우리나라도 근로기준법 제5조 3항에 도급제 노동자 임금에 관해 규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례가 없기에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인 터입니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배달앱 기사와 같은 플랫폼 노동자의 최저임금에 관해서도 이야기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노동환경은 아직 그들까지 아우르지 못했습니다.

 

4. 물가상승에 최저임금 상승이 얼마나 영향을 끼칠까

 

매년 최저임금 결정 시기가 다가오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임금인상으로 인한 물가상승을 걱정합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 요인을 단순히 임금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전반적인 경기 상황과 환율에도 영향을 받으며 원자잿값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또한 자영업자 수가 6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매우 많습니다. 프랜차이즈 창업률이 전체 자영업자의 20% 정도를 차지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가맹비와 로열티, 필수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본사 제품 등의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5인 이하 영세자영업자도 많습니다. 공공요금과 임대료 등 전반적인 산업과 경제구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물가에 영향을 주는 경제적 요인은 방대합니다. 이 모든 것을 단순히 최저임금이 올랐기 때문으로 치부하는 것은 편협한 시각이고 의도가 있는 주장일 뿐입니다.

 

한편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할 최소 임금'을 의미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저임금을 시장 임금처럼 인식합니다. 특히 편의점·피시방·카페 등 비숙련 노동자를 고용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일 8시간 주 40시간 이상 노동을 시키면서 임금을 최저임금으로 맞춰서 주는 때가 많습니다. 주휴수당 때문에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지 않게끔 직원을 채용하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1명을 고용해도 될 사업장에 다수를 고용합니다. 노동자는 생활에 필요한 임금을 벌고자 여러 사업장을 이동해야 하기에 시간과 임금 등에 불만을 느끼는 사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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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 채널 'MBCNEWS'>

 

매년 최저임금을 논의할 때 경영계는 전체 임금노동자 중 시간당 임금이 최저임금 미만인 노동자들의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율'을 이유로 최저임금 속도 조절을 말합니다. 경제활동인구를 기준으로 한 미만율은 15%가량 되고, 고용 형태별 기준으로는 4%가량으로 둘 사이에 차이가 있습니다. 경제활동인구 기준은 실업자도 포함되기에 수치가 부풀려진다는 단점이 있고, 고용 형태별 기준은 포함되지 못하는 노동자가 200만여 명이 있습니다. 둘 사이의 적정선을 고려하면 수치는 10% 정도이리라 봅니다.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있다는 것은 지급 능력이 없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뿐 아니라 고용노동부의 관리·감독에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5. 복지 사각지대를 아우르는 묘책

 

임금이라는 것은 결국 고용을 전제로 합니다. 일자리가 없거나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 자영업자 등 사회의 모두를 포괄하지 못합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세상에서 최저임금 제도 자체의 효용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AI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경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기본소득이라는 제도를 논의해 봐야 합니다.

 

기본소득은 재산이나 소득의 유무, 고용 여부 등과 관계없이 사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지급하는 보편적인 현금 수당입니다. 불가능한 제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는 이미 코로나19 시절에 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기본소득과 유사한 것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기본소득제를 시행하여 전 국민에게 매달 100만 원씩을 지급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기본소득이란 것이 마치 사회주의의 배급인양 막연히 거부감을 느끼고 바라볼 것이 아니며, SF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마냥 불가능한 일도 아니란 것이지요. 오히려 이제 한계에 부닥쳐 가는 자본주의라는 제도 속에서 다음 세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검토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뉴스큐] 내년 최저임금 9,860원...노 _실질임금 삭감_ vs 사 _부담 가중_ _ YTN 8-38 screenshot.png

출처-<유튜브 채널 'YTN'>

 

몇 해 전 스위스에서 매달 2500 스위스 프랑에 해당하는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내용을 헌법에 담을지 묻는 국민투표가 있었습니다. 투표 결과 76.9% 반대로 부결되었지만 스위스 국민들은 기본소득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소득을 위한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법이 불투명했기 때문이며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핀란드는 1987년부터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이와 관련된 실험이 2017년 시행되었습니다. 엄밀히 기본소득 실험은 아니었으나 장기 실업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고, 실업자에게 일정 소득을 보장해 주면 더 빨리 취업하게 되어 취업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로 시작한 실험이었습니다. 2년여 기간 실험 결과, 취업률 상승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핀란드 정부는 이 실험을 실패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실험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행했고, 그 결과를 얻은 것 자체가 큰 성과라는 것이죠. 그리고 실험 결과 얻은 것은 참가자들이 느끼는 정신적 안정이었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지만, 실험 참가자들은 기본소득을 통해 직장을 얻는 데 실패했지만 스트레스와 우울증, 외로움 등 정신건강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사회에 대한 신뢰와 자기 주도적 삶이 가능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핀란드 외에 미국 알래스카·캐나다·스페인 바르셀로나·케냐·네덜란드 등에서 실시한 기본소득 실험을 통해 얻은 결론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소득을 통해 고용 창출이나 경제성장 같은 가시적인 성과보다 수혜자의 심리적 안정과 정신건강의 개선을 확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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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머니투데이>

 

결국 기본소득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눈앞에 보이는 숫자보다 '인간다운 삶'인 것이며, 최저임금을 비롯해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6. 답은 최저임금 인상과 기본소득으로 수렴한다

 

최저임금이란 노동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 임금입니다. 2024년 최저임금인 9,860원으로 주 40시간 한 달 근무할 때 월급은 2,060,740원입니다. 세금을 제외한 180여 만 원 정도 임금으로 '인간다운 삶' 또는 '미래를 준비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요?

 

2023년 한국노총이 발표한 노동자 가구 표준생계비는 단신 가구가 월 약 260만 원, 2인 가구가 약 450만 원, 3인 가구 약 560만 원이며 4인 가구는 자녀 연령에 따라 약 700~830만 원입니다. 한국노총은 표준생계비가 ‘노동자 가구가 건강하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생활비'라고 일컫습니다.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에서는 표준생계비에 미치지 못합니다. 더불어 전체의 약 20% 정도는 월 소득이 200만 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특정 산업과 일부 대기업에 부를 몰아주고 이들이 투자를 통해 부를 재분배한다는, 불균형 성장을 통한 낙수효과를 노리는 경제구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구조는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고 OECD와 IMF 등 국제기구에서 여러 차례 보고한 바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증가하면 구매력이 증가합니다. 이를 통해 생산과 투자, 고용이 증가하는 소득주도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부의 재분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IMF의 '소득 불균형의 원인과 결과'라는 보고서에는 하위 20%의 소득 비중이 1% 증가하면 경제는 0.38% 성장한다고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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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책 읽어 드립니다> '노동의 종말' 편

출처-<tvN 화면 갈무리>

 

자본주의의 한계라고 할 정도로 더 이상 세계 경제는 과거의 방식으로 성장하는데 한계에 달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구조도 더 이상 특정 기업의 성과로 성장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기존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의 경제구조를 택해야 할 때입니다. 그 방향은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기본소득 지급이라 여깁니다. 낙수효과의 허구가 입증된 현재,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 개인 생활 수준 향상과 나라 경제 활성화 모두를 고려하기에 최저임금 상승과 기본소득이 긴요할 것입니다.

 

기본소득에 관해서는 추후에 다른 글에서 더 깊숙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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