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에게 찾아온 기회, 러-우 전쟁

출처-<CNN>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처음엔 전쟁이 얼마 가지 않을 거라 예측했다. 길어봐야 1~2주 안에 전쟁이 결판 날 것이라 믿었다. 사람들은 러시아를 욕하기 바빴고, 서방세계는 우크라이나의 ‘간’을 보며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버틸까?”
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두뇌 풀 가동 상황!!
러-우 전쟁이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건 우크라이나가 초반 얼마간, 그러니까 서방 세계가 간을 보는 시기를 버텨냈기에 가능했던 거다.
모두 다 간을 보던 시기, 튀르키예는 어땠을까?
튀르키예는 양쪽 모두에게 장사(?)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침공은 정당하지 않으며, 불법적인 군사행동이다. (이 군사행동은) 역내 및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튀르키예의 반응은 지극히 상식적이었다. NATO 회원국답게 러시아를 욕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뉘앙스였다.
실제로 튀르키예와 우크라이나는 각별해 보였다. 전쟁 전부터 거의 10년 가까이 이어져 오던 돈바스 전쟁(친러 반군과 우크라이나군 사이의 전쟁)에서는 튀르키예산 드론이 사용되고 있었고, 러-우 전쟁 직전에는 튀르키예의 드론을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게 해줬다.

우크라이나 내 돈바스 지역
출처-<위키피디아>
이에 화답하듯 에르도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러시아 침공은)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국제법 위반이다!”
라면서 립서비스를 아낌없이 날려줬다.
자, 문제는 말과 행동이 같냐는 거다. 당장 걸리는 게 몽트뢰 협약(Montreux Convention)이다. 이 협약은 튀르키예의 지정학적 위치를 단적으로 설명해 주는 조약인데, 바로 다르다넬스(Dardanelles)와 보스포루스(Bosphorus)가 걸려 있는 이야기다.

초록색 동그라미가 ‘다르다넬스 해협’,
빨간색 동그라미가 ‘보스포루스 해협’
간단히 말해서,
“어 전쟁 났어? 그럼 군함은 다르다넬스, 보스포루스 해협 통과 못 해.”
(튀르키예가 교전국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제3자의 입장이라면, 튀르키예는 몽트뢰 조약 제10조 18항에 의거하여 교전국 군함의 흑해 진입을 막을 수 있다)
이게 몽트뢰 협약의 주요 내용이다. 이건 누가 봐도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협약이라 할 수 있다. 러시아가 바다로 나오려면, 이 좁은 해협을 건너야 하는데 튀르키예(정확히 말하면 NATO를 포함한 서방 세력이)가 여길 막아버리면? 러시아의 발목을 잡는 거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나기 바로 직전인 2월 23일 밤에 튀르키예 정부에 정식으로 몽트뢰 협약의 발동을 요청했다(러시아의 침공은 2월 24일).
당시 주튀르키예 우크라이나 대사는,
“전쟁 날 거 같다! 러시아 군함의 흑해 접근을 막아달라!”
라고 요청했지만, 튀르키예는 묵묵부답이었다. 그 사이에 튀르키예는 양쪽에서 줄타기? 아니, 오락가락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러시아를 규탄하던 튀르키예였지만, 은근슬쩍
“응 지금 상황은 전쟁이 아니야.”

자자, 침착해~ 침착해~ 아직 아니야
출처-<AP>
라는 발언을 하게 된다. 무려 NATO 회원국이 한 말이다. 그 사이에 공식, 비공식 라인으로 튀르키예 정부에 엄청난 압박이 들어가게 된다.
“야! 몽트뢰 협약 어따 팔아먹었어? 니들 해협 봉쇄해야 하는 거 아냐?”
“니들 해협 봉쇄 안 하려고 일부러 전쟁 아니라고 말했지? 니들 지금 간 보는 거지?”
“야, 니들 NATO야! 바르샤바 조약군 아니라고! 걔들은 이미 다 해체됐어!”
튀르키예는 계속 몽트뢰 협약의 발동을 미룬다. 이때부터 분위기 심상찮았다. 분명 NATO인데, 어딘지 NATO 같지 않은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거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버틸 수만은 없는 상황. 2월 27일 튀르키예 정부는 결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으로 규정한다고 발표한다.
뒤이어 2월 28일 에르도안은,
“교전국의 군함이 흑해 진입로인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몽트뢰 협약을 발동하겠다.”
전쟁이 발발하고 나서 5일이나 걸린 거였다. 이 당시 미국 분위기는 묘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보장하려는 튀르키예의 움직임을 환영한다.』
-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 중 발췌-

네드 프라이스
출처-<PBS>
말은 이렇게 하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진짜 문제는 이 몽트뢰 협약이 실효성이 있냐는 거다. 뭐 별 실효성은 없다. 해협 봉쇄를 할 수는 있지만, 만약 러시아 군함이
“우리 귀항하는 건데?”
라고 말하면, 이걸 막아설 명분이 없다는 거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건 튀르키예... 아니, 에르도안이 꽤 머리를 굴렸고, 간을 봤다는 거다.
2022년 2월 27일 이전까지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을 전쟁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그대로다. 전쟁이면, 몽트뢰 협약에 의거해 튀르키예가 러시아 군함을 막아서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튀르키예는,

“왜 전쟁이라고 말을 못 해? 이 충돌은 전쟁이다. 그래서 몽트뢰 협약을 발동하겠다고, 왜 말을 못 하냐고!”
란 소리를 듣게 된 거다.
사정을 들어보면, 이해되는 튀르키예의 입장
몽트뢰 협약을 둘러싼 튀르키예의 ‘간보기’가 이번 러-우 전쟁에 있어서 튀르키예의 포지션이다.
바이락타르
출처-<AA>
당장 우크라이나가 사 들고 간 바이락타르(튀르키예산 무인기)가 러시아 탱크를 때려 부쉈다. 그리고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에 여러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튀르키예는 서방 세계의 경제제재로 수출입이 어려워진 러시아의 숨통을 열어줬다. 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 동참 안 한 정도가 아니라 러시아 편에 한없이 가까워 보였다.
러시아의 결제 시스템인 MIR에 가입하거나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이건 NATO가 아니라 레드팀의 일원이 된 거 같아 보였다. (MIR(미르)는 러시아의 금융결제 시스템으로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내 친구 푸틴~
출처-<게티 이미지>
알맹이를 들여다보면, 튀르키예 입장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야, 이 코쟁이 쉐끼들아! 니들이라면 사람 취급 안 하는 니깟 놈들(서방)한테 의리 지키겠다고 밥줄을 끊겠냐?”
이건 잘 생각해 봐야 하는데, 튀르키예는 자원의 상당수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한다. 그 종류도 다종다양한데,
철, 천연가스 등 주요 자원&에너지와 식량
을 이 두 나라에 의지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들으면 좀 놀랄 거다.
당장 천연가스 소비량의 4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튀르키예 전력 발전량 중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이 33.2%로 전략 발전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식량으로 들어가면, 더 심각하다. 전체 밀 수입의 69.3%를 러시아에서 들여온다. 2위를 차지한 게 우크라이나인데 17.3%에 달한다. 보리는 러시아가 44.4%, 우크라이나가 35.1%를 차지한다. 즉, 주식인 밀과 보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아니면, 튀르키예는 ‘끝장’이란 이야기다. 그 외에 콩이나 해바라기 씨앗 수입도 상당하다.
식량 문제는 튀르키예의 문제만이 아니다. 전 세계가 끝장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합치면 전 세계 밀 생산량의 1/3을 차지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게 ‘흑해곡물협정’이다. 세계의 빵바구니라 불리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휩싸이자,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수입하던 많은 나라들이 식량 부족 사태에 빠지게 되었다(정확히 말하면 식량 가격이 폭등한 것).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 규모는 30%나 줄어들었다. 식량도 적게 생산되는데, 그 외에 수출할 항구도 없었다. 당장 우크라이나는 해군이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를 차단하고 있었던 상황. 전 세계가 식량 폭등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튀르키예가 나섰다. 튀르키예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중재했던 거다.
“야야, 싸우는 건 싸우는 거고, 쌀... 아니, 밀은 팔아야 할 거 아냐! 애들 손가락 빨게 할래?”
당장 튀르키예도 우크라이나의 곡물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튀르키예가 다급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지난 2022년 7월 22일 ‘흑해곡물협정’이란 게 탄생한다.
협정 내용은 간단한데, 화물선이 흑해를 통해 오데사, 유즈네(피브데니), 초르노모르스크 항구를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게 하자는 거다. 즉, 수출길이 열린 거다. 다만, 무기 반입을 하는 건 아닌지 러시아가 화물선을 검사할 권리를 가졌고, 러시아는 이 ‘권리’를 충실하게, 그리고 꼼꼼하게 활용하고 있다(일부러 검사를 지연시켜서 대기 선박 숫자를 늘리고 있다).
출처-<아시아경제>
문제는 그나마의 흑해곡물협정이 지금 파행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선, 충분히 화낼만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가 밀 팔아먹고, 해바라기씨 팔아먹으면... 우리도 밀 팔고, 보리 팔고 할래! 당장 우리 농산물이랑 비료는 경제 제재 대상에서 빼줘!”
러시아 곡물에 대한 제재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우크라이나는 흑해 대신 다뉴브강을 이용해 수출하는 방법을 고민할 정도로 식량 수출에 대한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 이 문제는 심각한 문제다(우리나라만 해도 당장 빵값이 또 오를 수 있다).
출처-<중앙일보>
자, 여기서 늘 활약하는 게 바로 튀르키예다. 최초 흑해곡물협정이란 걸 중재한 것도 튀르키예이고(UN도 껴 있지만), 실제로 그 혜택을 본 것도 사실이다.
중재는 이뿐만 아니었다. 지난 1년 반 동안 튀르키예는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전쟁 포로들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중재도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름 깊숙이 전쟁에 개입하고 있었다. 이러다 보니 러시아로서는 튀르키예가 나름 믿을만한 나라라는 생각을 했을 거다.
에르도안이 러시아에 등 돌린 이유
그런데 이때 에르도안이 뒤통수를 치기 시작했다는 거다.
이유가 뭘까?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출처-<REUTERS>
첫째, 배고프다.
둘째, 왕 노릇 하기 힘들어졌다.
튀르키예 경제는 지금 막장 상태이다. 물가상승률이 60%에 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고, 2023년에만 리라화 가치는 30%나 떨어졌다. 이 상황에서 필요한 건 경기부양과 경제발전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서방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지난 1년간 달러 대비 리라화 환율 변화
출처-<Investing.com>
“러시아 저놈들은 제 앞가림하기도 바쁜데, 경제원조 같은 건... 아예 생각도 말자! 죽으나 사나 미국이랑 유럽에 붙어야 해! 걔들이 돈 많아!”
이런 계산이 선거다. 여기에 튀르키예의 위기의식이 더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를 가르는 호르무즈 해협이란 곳이 있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1/3이 여길 지나간다. 그런데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전통적 앙숙 관계(였)다(핵문제부터 시작해서 얼킨 현안만 해도 수십가지나 된다). 서로 수니파(사우디)와 시아파(이란)의 맹주로서 으르렁거렸다.
이 두 나라는 2016년 아예 외교 관계를 단절하기도 했는데, 생뚱맞게 이 나라가 두 나라 사이에 끼어든다.

끼어든 주인공은 나야 나~ 나야 나~
출처-<REUTERS>
“얘들아, 언제까지 싸우기만 할 거냐해~? 이거 다 미국 좋은 일만 시켜주는거라해. 서로 악수하고, 사이좋게 지내기로 하자해~ 응?”
2023년 3월 베이징에서 이란, 사우디, 중국의 외교책임자가 모여서 서로 악수를 했다. 정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을 떼기 힘든 상황이다.

(왼쪽부터)무사드 빈 무함마드 알아이반 사우디아라비아 국가안보보좌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출처-<REUTERS>
이렇게 되면, 그동안 지역 맹주 역할을 하려던 튀르키예의 입지가 줄어든다. 왜?
“사우디아라비아의 ‘돈’, 이란의 ‘군사력’... 이거 둘 다 상대하기엔 역부족인데... 이러다 나 밀려나는 거 아냐?”
이런 상황에서 튀르키예 눈에 들어온 게 ‘미국’이었다. 미국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이란과 사이가 안 좋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친했는데, 사우디와 최근 몇 년 사이 상당히 불편해졌다. 대놓고 말하면, 서로 침 튀기며 쌍욕 하는 사이라고 보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를 두고,
“저 백정 새끼 저거 사람을 회치고 말야. 사우디아라비아 저 색희들은 왕따 시켜야 해!”
이렇게 말했던 거다. 왜 그런 걸까?
바로 그 유명한 카슈끄지 살해 사건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전근대적인’ 행태를 비난하면서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왕따 시켜야 한다고 열을 올렸었다. 빈 살만은 이걸 어떻게 생각했을까?

반정부 성향의 사우디인으로
미국에서 활동했던 언론인 ‘카슈끄지’
2018년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 방문했다가
사우디 정보 요원들에게 살해당했다.
출처-<AP>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됐고, 석유값이 폭등했다. 이때 입장 난처해 진 게 바이든이었다. 당장 석유값이 오르니, 석유값에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아쉬운 처지가 되었다.

출처-<AP>
“내 친구 살만 왕세자야~ 니들 여유 좀 되지? 이참에 증산 좀 하자.”
“내가 왜?”
“국제사회를 위해서...”
출처-<AFP>
“국제사회에서 왕따 시켜야 한다면서? 왕따 시킬 땐 언제고 급하니까 석유 증산? X까는 소리 하고 있네!”
이런 상황에서 신난 건 중국이었다. 적의 적은 친구라고 하지 않았나? 시진핑은 부리나케 사우디아라비아 찾아서 빈 살만이랑 악수하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시진핑에게 전투기 에스코트부터 해서 어마어마하게 대접 해줬다).

내 친구 살만~
출처-<Los Angels Times>
나비효과라고 해야 할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가 요동치게 된 거다. 이런 상황에서 튀르키예도 살길을 도모해야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중국이 크로스 했으면, 미국도 지금 난감할 거야. 그래, 죽으나 사나 쟤들도 이쪽 땅에서 파트너 찾아야 하잖아. 오케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어. 쟤들도 여기서 사람 행세하려면 이쪽 사람 필요할 거고, 우리도 우리 자리 지키려면, 싫든 좋든 뒷배가 필요하니까... 그래 다시 붙자!”
이렇게 된 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정말 여러 사람 복잡하게 만든 거다.
외교 천재 에르도안, 그리고...
그나마 튀르키예에는 에르도안이 있어서 여기까지 갈 수 있었던 거다. 끊임없이 간을 보고, 눈치 보며, 어디가 가장 안전한 자리인지, 어디에 다리를 뻗을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찾아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 그게 지금 에르도안이 보여주고 있는 튀르키예의 외교 행보이다.
누가 보기엔 줏대 없는 행동, 간사한 행동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에르도안은 치밀한 계산 끝에 ‘가능성이 있는 곳’에 베팅을 걸고 있는 거였다.

훗~!
출처-<AP>
이렇게 가다간 국제사회에서 튀르키예가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이제껏 보여준 에르도안과 튀르키예의 행보는 국제사회가 납득할 만한 것들이었다. 명분이니, 도의니 따지지만, 국제정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서로 간의 이익이다. 이 이익이 합치되면 동맹이 되는 것이고, 아니면 100년 혈맹도 갈라서는 거다. 지금 에르도안은 서방세계와 튀르키예의 이익을 합치시키려 하고 있는 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던진 파장인 거다.
안타까운 건, 우리나라는 이 스펙타클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냐는 거다.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준 외교 행보는 그냥 일본, 미국에 대한 올인이다. 하나를 줬으면, 하나를 받아내든가. 받은 건 사인한 기타나, 오므라이스뿐인데... 뭔가 이상한 짓을 계속 벌이고 있다. 훗날 내가 모르는 어떤 ‘사정’이 공개돼 지금의 외교 행보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에르도안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자기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이해만이라도 하길 바랄 뿐이다.

대한민국 외교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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