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11.jpg

<출처 - 링크>

 

 

1. 

잼버리 참사는 왜 일어났을까. 검신정권의 특성 때문이다. 할 이야기를 미리 하자면, 이 정권은 끔찍하게 무능하다는 얘기다. 검찰은 가치를 생산하는 집단이 아니다. 생산품을 검수하는 이들이다.

 

가치는 정치적 결단이든, 고뇌든, 국가의 미래에 대한 걱정에 의해서든, 희망하고 우려하고 제시하고 실행하는 '일'에 의해 만들어진다. 윤석열과 휘하 검사 출신들이 국가를 책임지게 됐을 땐, 그들이 하던 '일'의 성격도 바뀌었어야 한다. 불량품을 검수하는 게 아니라, 불량품이 섞여있을지도 모르는 가치를 생산하는 '일'로 말이다.

 

검신정권을 구성하는 이들은, 정권 수립 이전까지 생산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살았다. 그들의 '일'은 알아서 쏟아져 나오는 생산품을 문제 삼는 거였다. 그런데 그 '일'의 태도를 국정에 갖고 오면 안 된다. 이건 도대체 양심 문제인지 지능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외교를 보자. 외교는 그냥 이루어지고 유지되는 게 아니다. 국가적 이익이라는 '생산'을 위해 타협하고 계산하고 숨겨야 하는 노동이다. 외교라는 공장의 생산라인이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미국이 우방이니까 미국만 믿겠다, 일본이 동맹이니까 일본에 통 크게 퍼주고 나서 통 큰 반응을 기다리겠단다. 외교는 내가 먼저 쏘면 다음엔 쟤가 카드 긁는 술자리 모임이 아니다. 생산은 전혀 하지 않고, 기대하는 결과만 기다리겠다는 거다. '일'을 하지 않는 거다.

 

33.png

 

<출처 - 링크>

 

잼버리도 마찬가지다. 국제적 행사는 이제 선진국이 된 한국 땅이라고 해서 그냥, 저절로, 아무 문제 없이 이뤄지는 게 아니다. 그 뒤에는 치열하게 노동하는 생산자들이 있다. 이번 참사의 경우엔 누군가 '안전'을 생산했어야 하는데 아무도 하지 않았다. 국민은 이태원 참사의 결과에 빡치지 않았다. 결과에 대한 너희의 태도에 빡쳤다. 너희가 참사의 구경꾼이나 비평가가 아니라 책임자라는 사실을 몰라서.

 

2. 

나는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지하철과 버스는 원래 세상에 그냥 있는 건 줄 알았다. 하지만 중학교에 가서는 5호선 건설 현장의 소음과 먼지, 교통체증을 견디며 3년간 등하교 해야 했다. 무엇보다 지옥 같은 현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아저씨들을 보며 다녔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의 생산 현장과 생산자들을 본 것이다.

 

군대에 가서는 시멘트와 모래와 물을 개서 위병 초소 같은 구조물을 만들면서 비로소, 당연한 자연환경 같았던 도로와 배수로 같은 인프라가 인간의 땀을 얼마나 많이 잡아먹었는지 알게 됐다. 군대에 가서 정신을 차려보니 군시설을 내가 만들고 있었다. 왜? 내가 아니면 누가 하나. 군인이 군시설을 생산 유지 보수하지 않으면 누가 하나?

 

asfsadf.JPG

미국, 영국 등이 잼버리에서 조기 퇴소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즈 기사

 

<출처 - 링크>

 

마찬가지다. 잼버리가 됐든 뭐가 됐든, 그냥 생기고 진행되고 종료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준비하고 일하고 마무리 지어야 한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다. 안전을 생산하는 '일'은 검신정권 너님들의 몫인 것이다. 세상은 그냥 돌아가지 않는다. 돌아간 세상을 검수하는 건 이제 당신들의 일이 아니다. 당신들의 일은, 세상을 돌리는 것이다. 작년부터 이대로는 큰일 난다고 말이 나왔는데 왜 웃으며 무시했나.

 

그건 당신들의 정신이 아직도 아파트 단지 입주민의 중학생 자녀이기 때문이라서다. 아파트 단지에 사는 중학생한테 너가 똑바로 하지 못하면 아파트가 무너지거나, 내일부터 수도에서 녹물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런 일이 생길 리가"

 

"그렇다 하더라도 그걸 왜 나한테..."

 

그런데 바로 당신들이 생산자다. 관리인이라고. 도로와 아파트와 수도가 그냥 있고 그냥 기능하는 것처럼 잼버리도 그냥 지나갈 것처럼 생각하면 지금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생산자가 손을 놨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노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에 '저절로'라는 건 없기 때문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봐라. 2018년 평창 올림픽은 무수히 많은 허점이 눈에 보이는 탓에 세계적으로 걱정이 많았다. 그럴만한 게 당시 한국의 정치적 상황 탓에 박근혜 정부도, 갑자기 대선을 빨리 치러 당선된 문재인 정부도 글로벌한 행사를 준비할 시간이 압도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이 '무당(?)'에게 의지해 탄핵을 당하고 부랴부랴 정권이 바뀌었는데 제대로 될 거라 생각하는 게 큰 기대일 수 있겠다.   

 

허나 문재인 정권은 그 짧은 시간 동안, 강신술(?)을 써서 평창을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이라도 살아서 움직이는 좀비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문 정권은 박근혜를 탓하지 않았다. 그냥 일을 했다. 

 

 

66.jpg

 

윤석열 정부는 일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걸 멈추고, 진짜 일을 해라. 너네가 생산자이며 책임자다. 책임을 추궁하는 자리에서 너희는 스스로 벗어났고, 생산자의 자리를 쟁취했다. 

 

77.png

<출처 - 링크>

 

 

그럼 일을 해라.

 

제발, 그냥 일이나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