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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바야흐로 혼이 비정상인 사람들이 다시금 판치는 세상이다.

 

일찍이 공주님께서는 "자기 나라의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라는 불세출의 명언을 남기셨으며, 마침내 혼이 비정상인 사람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 몸소 행함으로써 한국 현대사의 큰 획을 그으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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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겨레> 링크

 

공주님께서 옥고를 치르시며 온몸으로 전파하셨던 업적을 기억하는가. 건국절이니, 교과서 국정화니, 근현대사 왜곡이니... 이딴 걸 밀어붙이며 차곡차곡 스탯을 쌓으면 탄핵 열차 1등 칸에 탑승하게 된다는 역사적 귀감을 남기신 바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게 훗날 일본이 부둥부둥해주고 검찰이 우쭈쭈해주는 금쪽이 대통령 윤카를 위한 훈요십조 같은 게 아니었나 싶다.

 

 

윤카 정부의 '홍범도 죽이기' 작전

 

그러나 통탄스럽게도, 윤카는 그 창대한 뜻을 알지 못하고 환단고기도 울고 갈 새로운 역사서 집필에 심혈을 기울이고 계신다. 국방부와 보훈부에는 육사에 세워진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백선엽, 맥아더, 밴플리트 등의 흉상을 세우는 수행평가를 던져주셨다. 해병대 채 일병의 안타까운 사고와 관련해 대통령으로부터 날마다 쪼인트 까이고 있는 국방부는 또 오지게 욕을 먹자 “공산주의 경력을 가진 홍범도 장군만 이전하겠다.”라며, 눈물의 똥꼬쇼를 벌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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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이에 국방부 출입기자들마저, 대변인에게 직접 이런 말을 했다.

 

“일단 국민들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자꾸 국방부발로 이렇게 국가안보도 도움 안 되고 국민 통합에 도움 안 되는 기사들이 지금 한 달 넘게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참 안타깝습니다. 또 국방부 출입 기자로서 '우리 국방부 인문학적 소양이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안타깝습니다.”

 

상고해 보면, 홍범도 장군께, 그리고 모든 독립운동가들께 빚을 진 후손이라면 차마 할 수 없는 대역무도한 온갖 비방들은 지난 2021년 홍범도 장군의 유해 반환 때부터 시작됐다. 혼이 비정상이기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애국 호소인 윤서인은,

 

“홍범도는 공산주의 투사 아니냐. 대한민국 건국을 위해 한 일이 도대체 뭔데. 평생 공산주의밖에 모르던 소련 공산당원을 대전 현충원에다 묻는 문씨 미쳤네.”

 

라며 진상을 피웠다(출처 링크). 지금 국방부와 보훈부가 벌이고 있는 홍범도 장군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 촉발된 건 윤서인의 이 발언부터였다.

 

아마 같은 파평윤씨 삼촌뻘인 윤카는 이 발언을 보고 술잔을 들이키며

 

“새키... 좀 치네?”

 

라고 호호탕탕하게 웃었을 것이다.

 

윤석열 좀 치네 사진111.jpg

캬하핫~!

 

좌우간, 윤서인의 이 발언은 크게 두 가지 쟁점을 담고 있다. 

 

첫 번째로, 독립군 활동은 대한민국 건국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것. 근데 이 말을 대놓고 하면 누구든 좌우합작으로 뚜드려 맞을 수밖에 없다. 공주님께서 건국절 드립을 치시면서 정부 역량을 오지고 조지게 들이부었음에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었다. 아무리 애국 호소인으로 호소해도 씨알도 안 먹힐 소리다. 누구보다 조회수에 미쳐 사는 지들도 그걸 안다. 

 

그래서 두 번째로,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경력을 주로 문제 삼는다. 공산주의 진영과 대결한 대한민국에서 공산주의자를 기리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것. 그런데 이 논리도 영 시원치 않다. 보통은 학계가 학문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이에 대해 반박해야 하는데,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이 논문을 찾아보면서 이러한 쉴드를 친다.

 

“제국주의가 팽배해 있던 당시 상황에서, 식민지 편을 들어주었던 유일한 강대국은 소련이었다. 좌파 계열 독립주의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이 결론은, 여전한 이념대결의 장에서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들이 ‘공산당 딱지’가 붙은 독립운동가들을 당시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스스로 찾아보고 노력해서 얻은 소중한 결론이다. 더구나 홍범도 장군은 생계형 공산주의자이자 나이롱 당원이었다는 것도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이다.

 

이 두 가지 비방이 씨알도 먹히지 않자, 세 번째 비방이 나왔다. 일명 ‘홍범도 죽이기 3단계 작전’. 즉, ‘자유시 참변 가짜뉴스’였다. 홍범도 장군이 자유시 참변 당시 독립군을 학살하는 데 앞장섰다는 것이다. 이를 전파하는 대표적 불나방들이 ‘팬앤드마이크’라는 윤카 친위 언론과 ‘크리스천투데이’라는 기독교계 친윤카 언론이다. ‘홍범도는 자유시 참변에 가담하지 않았다.’라는 학계의 오랜 검증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비겁하게 ‘팩트’로 승부하지 말라는 스탠스를 고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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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교정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출처-<경향신문>

 

3단계 작전마저 씨알도 안 먹히자, 이를 지켜보던 윤카 정부는 자유민주주의·한미동맹 어쩌구하는 명분을 내세우며 홍범도 장군이 포함된 육군사관학교 독립운동가 5인 흉상을 전부 막무가내로 철거하려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잘 안되자, 윤서인 같은 무논리 극우들의 주장을 그대로 가져다 쓰며 홍범도 장군만 철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좁혔다. 결국, 처음에 내세웠던 자유민주주의·한미동맹 어쩌구했던 명분은 헌신짝 내버리듯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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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방부 대변인 브리핑 中

흰색은 국방부 대변인의 답변

노란색은 국방부 출입기자들의 질문

 

역시 윤카 정부의 국방부 대변인일까. 기자들이 계속 추궁하자, 그는 잘못 말했다며 ‘홍범도 장군이 자유시 참변에 가담했다는 문서가 존재한다’고 했던 자신의 말을 우디르급으로 바꿨다. 또한 홍범도 장군과 자유시 참변의 연관성 관련하여 학계의 여러 의견이 있다며, 군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학계의 여러 의견이 뭔지 정확한 실체는 밝히지 않고 있다. 99.99%의 확률로 추측건대, 국방부 대변인이 말하는 그 학계란 아마 이들이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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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인

출처-<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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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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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

 

  

윤카 정부에 맞는 새로운 5인을 추천한다

 

윤카 정부가 출범한지 1년하고 4개월 정도 지났다.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윤카의 국정 철학에서 2가지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하나, 윤서인 같은 무논리 극우들과 결을 같이 한다.

둘, 국민들과 맞짱을 뜨려 한다.

 

윤서인 SNS.PNG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국정운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에 대한 증거 발언이,

 

“지지율 1%가 되어도 할 일 하겠다.”

 

라고 했던 윤카의 발언 되시겠다(출처 링크). 공주님께서 자리에서 끌려내려 오실 당시, 지지율이 약 4% 정도 됐다. 그때 맹활약했던 이가 윤카다. 당시 국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강했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도 이런 발언을 했다는 건, 국민과 맞짱 떠보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확고하다는 것 외에는 해석되지 않는다.

 

‘빵꾼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이토록 의지가 확고하니 돕고자 하는 마음이 물씬 생긴다. 그래서 두 가지 정책 기조를 확실하게 챙길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려 한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또다시 말을 뒤집어 정부 원안대로 5인의 흉상을 모두 이전할 것을 촉구한다. 맨날 뒤집는 말 한 번 더 뒤집는 거 어려운 거 아니잖나. 5명 중 한 명은 백선엽으로 정해졌으니, 나머지 4명 추천 들어가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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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단, 맥아더나 밴플리트는 아무래도 좀 에바 아닌가. 다른 마땅한 인물들을 추천해 보겠다. 지지율 1% 가즈아~!

 

먼저, 홍사익(洪思翊)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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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익

 

실력으로 일본군 장성에 오른 유일한 조선인으로서, 친일파였지만 동시에 조선인이라는 자각을 잃지 않던 그는 내선일체의 완전판이었다. 1941년, 그는 육군 소장으로 진급해 중국 팔로군 제18전방총사령부와 발생한 여러 차례의 전투를 지휘한다. 특히, 1941년 12월 윤세주가 지휘하는 조선의용대와 교전하는데, 홍사익이 직접 지휘하여 조선의용대 대원 여럿을 사살한다. 이때, 조선의용대의 이론가이자 김원봉의 절친이었던 윤세주 또한 전사한다. 백선엽이 독립군을 때려잡았다는 명망이 있지만, 최고 지휘관을 전사시킨 홍사익에 비하면 한참 급이 아래다. 홍사익 정도는 넣어줘야 마땅하다.

 

다음은 이정(李楨)이다. 

 

청산리 전투에 지휘한 김좌진 장군의 최측근이었던 그는 북로군정서 내부 동향을 빠짐없이 적은 귀중한 사료 『진중일지』를 남겼다. 청산리 전투가 끝나고 4년 뒤, 그는 독립군 간부의 인상착의와 앞으로의 독립운동 계획 등을 일본에 밀고한다. 특히, 군자금 모집 계획을 완벽하게 밀고함으로써 대한독립군단의 활동 기반을 무너뜨렸다. 이정이 밀고하고 한 달 뒤, 독립군 자금 모집책인 이홍래 선생이 바로 붙잡힌다. 독립군 몇 명을 사살한 것보다 독립군 활동 자체를 파훼한 이정이야말로 흉상 리셋 이념에 최적화된 인물이라 본다.

 

노덕술(盧德述), 창씨명 마쓰우라 히로도 빠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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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덕술

 

그의 화려한 업적을 보자. 1927년 신간회 간부 고문, 1928년 부산동맹휴교 사건 주동자 고문, 1929년 조선인 일본 유학생 강연회 강연자 고문, 1929년 광주학생항일운동 참가자 고문, 1938년 혜산 사건 독립운동가 고문, 1940년 최후의 국내 항일조직인 경성콤그룹 조직원 고문 등 ‘독립운동을 빙자한 빨갱이’를 때려잡는 데 혁혁한 전공을 세운다. 

 

해방 이후에도 화려하다. 1945년 이후 반이승만 세력과 좌익분자를 수없이 잡아 고문하였으며, 미군정의 조작 사건인 위조지폐 사건에서도 독립운동가 이관술을 다시 체포해 모진 고문을 가했다. 

 

제5대 육군사관학교 교장 김백일(金白一)도 빠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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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일

 

박정희, 백선엽처럼 간도특설대 출신으로서 독립군들을 때려잡던 화려한 전공을 지녔다. 평생 반공에 목숨을 바치겠다는 의미로 이름까지 ‘백일’로 고친 그의 반공 이념이야말로 윤카 정부에 딱 맞는 게 아닌가. 백선엽은 간도특설대 끝물 무렵인 1943년에 배치됐지만, 이 양반은 1938년 간도특설대 창설 멤버다. 흥남철수 작전에 공이 있다는 것까지 포함하면, 백선엽처럼 명과 암이 뚜렷한 사람이다. 게다가 육사 교장 출신이니, 친일이나 독립군 사살 경력이 오히려 훌륭한 커리어가 되던 이승만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 아니겠는가.

 

어떤가. 구미가 당기는가. 이런 혁혁한 전과를 남긴 인물들의 흉상을 세우는 것은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 있으나, 윤카가 하던 대로 쪼인트까다보면 안 될 게 없을 것이다. 어차피 다 읽히는 속마음 애써 숨기지 말고, 시원하게 오픈해서 국민과 맞짱 한번 거나하게 떠보자.

 

윤카의 혼이 비정상인지, 국민들의 혼이 비정상인지는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추신

 

빵꾼, 인사드립니다. 딴지스 여러분 덕분에, 

 

1.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2.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에 이어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을 내놓았습니다.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은 조선의 복지 정책을 이야기하며 그 정책들이 백성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그로 인해 어떠한 사회 단면을 만들었는지를 야무지게 담아놓은 책입니다. 빛과 그림자를 모두 담아내고자 시도했습니다.  

 

매번 책 소개를 드리기가 죄송하고 쑥스러워 이번에는 책 발간을 비밀로 하려 했으나, 딴지 편집부에서 귀신같이 알고 책 관련 원고를 써오라고 협박해서 기사로도 책 속 「가장 낮은 곳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 최약 계층 지원 정책」(링크) 챕터 일부 이야기를 소개했었습니다.

 

조선의 복지정책에 대해 다방면으로 열심히 담아놓은 책이니, 자신만만하게 말하겠습니다.

 

관심 있는 형님, 누님, 동생 여러분! 책 한 권 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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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조선사 교양서를 쓰고 있는, 딴지가 배출한 또 하나의 잉여 작가
딴지의 조선사, 문화재, 불교, 축구 파트를 맡고 있슴다.
이 네 개 파트의 미래가 어둡다는 거지요.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신간(*´∪`)

https://www.instagram.com/ddirori0_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