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16강 진출! 그러나...

2010-06-23 17:12

작은글씨이미지
큰글씨이미지
필독 추천0 비추천0

2010.06.23.수요일


필독


 


 


0


 


우리 대표팀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새벽 다섯 시 반. 홍대앞 막걸리집 창너머 푸르스름히 동이 터오는 그때 나는 너부리 편집장님의 얼굴을 바라보며 기분은 좋은데 무작정 좋지는 않은 애매한 심정으로 말했다.


 


"어떻게 쓰죠...?"


 


 


1


 


훌륭한 그리스전과 최악의 졸전을 펼친 아르헨티나전. 그리고 마지막 나이지리아전. 허정무가 허갈량이 되느냐 허접무가 되느냐는 이 경기에 달려있었다. B조 마지막 시합이 끝나기 무섭게 언론이 쏟아내는 "명장", "허정무의 승리 공식", "믿음의 리더십" 따위의 정형화된 수사는 이제 권태로울 정도로 뻔하다. 이런 기사들의 작성자는 어차피 한국이 예선탈락하는 상황에 대비해 다른 기사를 미리 써놓았을 것이다.


 


결론은 애매하다. 허정무는 허갈량도 허접무도 되지 않고 둘 사이에 애매하게 서 있게 됐다. 최소한 26일 토요일 우루과이전이 끝날 때까지는.


 


 


2


 


경기 초반은 잘 풀어갔다. 이미 예고된 측면공격은 효과적이었으며 약속된 공격 진행은 나이지리아의 중원과 수비진을 훌륭하게 압박했다. 전반 12분까지는 그랬다. 축구는 단 한 번의 '사건'이 경기의 흐름을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뒤집어놓는 스포츠다. 어이없이 내준 선취골은 애초에 쉽게 풀어가게 돼 있었던 경기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다.


 



박지성의 봉산탈춤에 도전하는 칼루 우체. 이 찐따 세레모니와 함께 경기 초반 한국 대표팀이 붙잡고 있던 흐름은 증발해 버렸다.



결국 큰 틀에서 보면 이번 시합의 주제는 흐름이다. 흐름을 어떻게 유지하는가. 어떻게 대처하는가.


 


차범근의 말대로 차두리는 '사람을 놓쳤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안일하게 플레이하거나, 간단히 말해 '방심'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돈과 명예를 위해 뛰는 프로선수들은 월드컵은 물론이고 훨씬 작은 무대에서도 맥시멈으로 뛴다. 최선을 다해 몸 안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게다가 상대는 나이지리아다. '슬로우스타터'인 아프리카 팀 답게 1, 2차전에서 헤맸다고는 하지만 썩어도 준치다. 플레이가 해이해진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결국은 못 본 거다. 차두리는 시야를 놓쳤다. 사실 차두리는 감독이 잘 풀어놓고, 좋은 조건에서 시동이 걸리면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다. 그리스전이 좋은 예다. 그러나 시합의 흐름을 한 번 놓치면 장님이 되어버린다. '뒷눈'이 없다는 건데 이 끔찍하게 좁은 시야는 그를 나이지리아전 최악의 플레이어로 만들었다.


 


차두리는 나이지리아전에서 눈에 뛸 만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정쩡하게 서 있거나 느리게 뛰는 장면이 많았다. 게을러서? 그럴 리가. 자신이 있어야 할 지점과 재빨리 감지하지 못해서다. 동작에 렉이 걸리니 주변이 당연히 구멍이 된다. 주변 공간이 아니라 차두리 자신은? 역시 구멍이다. 차두리는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템포에 완전히 말렸다. 


 


아프리카 선수들의 움직임엔 특유의 템포와 리듬이 있다. 공격진행이 느려보이면서도 사실은 빠른 가나가 제일 고약한데, 나이지리아는 가나보다는 낫다. 다만 역습 상황에서 <나 지금 공격 들어가서 골 넣을 거야>라는 의지를 우스울만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이게 통하는 이유는 다리의 근력이 좋기 때문이다.


 


아주 약간의 근력차로 단 2m의 거리만 벌 수 있어도 아직 진열을 완전히 갖추지 못한 상대 수비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축구경기를 가까이서 보면 당연한 듯이 매번 행해지는 커버플레이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타이밍으로 성사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근력차를 보통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탄력'이라고 하는데, 애매한 표현이다. 아마 흑인의 몸이 풍기는 신비한 이미지 때문인 듯한데, 결국은 힘과 속도의 문제다.


 


어쨌든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움직임은 약간 빠른 엇박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렇게 안 느끼면 되는데, 상대의 속도를 자신의 활동량으로 틀어막고 약속된 플레이를 펼치면 되는데, 차두리는 그 맥을 놓쳐버린 것이다. 차두리는 공이 자신에게 왔을 때 동료에게 서둘러 패스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을 자신으로부터 멀리 떨어뜨려 놓는 것이 제1과제인 것마냥.


 


문제는 두 가지. 첫째 허정무는 차두리를 끝까지 방치했다. 후반전에 그가 또 한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고, 나이지리아의 라거백 감독이 선수들에게 차두리를 가리키며 저 구멍을 공략하라고 그렇게 성화를 부렸는데도 말이다. 하긴 반대편엔 이영표가 버티고 있었으니 나이지리아 공격수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는 뻔했다.


 


둘. 차두리의 대안이 오범석이라는 거다.


 


 



" ... "


 



3


 


조별예선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가 한국을 상대로 넣은 4골을 과정부터 추적해보면, 그 진원지는 모두 오범석이었다. 차두리와 오범석, 오범석과 차두리... 서로가 서로의 대체카드인 두 사람을 비교해보면, 오범석은 비교적 대인마크에 능하며 모기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상대 공격수를 괴롭히다가 기회를 잡으면 공격하고, 공격이 좌절되면 빠르게 표적에 달라붙는다. 즉 '공수전환'이 전공이다. 이에 반해 차두리가 오범석보다 뛰어난 점은 모두가 알다시피 피지컬과 체력이다.


 


오범석은 상대 수비수를 몰고 다니기 좋아하는 '메시 자석'에 가장 먼저 달라붙었고, 거의 메시의 악세서리나 다름 없었다. 한편 무식한 등빨축구로 승부를 보려 한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차두리는 빛을 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대다수 네티즌들의 주장대로 아르헨티나전에서 차두리를 썼으면 과연 오범석보다 나았을지는 의문이다. 메시에게 차두리를 털어내는 건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자동문,아니 '차동문'이 열리고 메시 앞에 문전이 개방되었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더 끔찍해질 수 있었다.


 


오범석 대신 차두리가 나오니 어떻게 되던가. 이길 경기를 천신만고끝에 비겼다. 물론 이 모든 게 차두리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아슬아슬 턱걸이 16강 진출 드라마는 차두리의 구멍에서 시작된 게 사실이다.


 


만약 전반이 시작되자마자 기회를 잡은 이청용의 슛이 나이지리아의 골네트를 갈랐다면, 경기는 우리가 소유했을 것이다. 나이지리아는 대량실점하며 무너질 수도 있었다. 반면 전반 35분에 나온 우체의 중거리슛이 골대에 맞지 않고 골로 연결되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Vice versa. 역도 역시 참이다. 한마디로 끝장났을 거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대신 3분후 이정수의 동점골이 터졌다.


 


 


<동방예의지국 슛 by 체육불패 Schizo . jpg>


 
한국은 나락으로 빠질 뻔했던 전반전을 가까스로 건져냈다. 후반 4분, 박주영의 프리킥이 역전골로 연결되면서 게임은 다시 한국의 것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4


 


한국은 수비가 자동문 모드로 바뀌면서 경기 주도권을 나이지리아와 나눠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한 번의 스루패스, 특히 좌측면과 우측면에서 대각선으로 찔러오는 패스에 서너명의 수비라인이 그림같이 뚫려버리는 장면은 내 수명을 다섯 시간 정도는 줄이기에 충분했다. 


 


사실 조용형과 김정우 등 우리의 수비 멤버들을 살펴보면 모두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개개인은 그렇다. 그러나 이들이 협력해 형성해 놓는 수비 조직은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수비라인의 구멍이다. 이게 머릿수로 해결되는 거면 어설픈 카테나치오를 들고 나선 아르헨티나전에서 네 골이나 내주진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공수전환시, 수비라인이 공격에서 수비로 되돌아올때 그 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것이다. 느린 이유는 정확한 지점을 빠르게 캐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당연히 위치선정의 정확도와도 연결된다. 결국 약속된 플레이가 정교하지 못하거나, 약속된 플레이를 구현하는 방식이 정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이 코앞이다. 어차피 몸에 입력시키는 훈련은 물건너갔다. 영상분석을 통해 수비라인이 어떻게 털렸나 열심히 연구하는 수밖에 없다(사실 상대 공격의 흐름을 틀어잡는 절대적인 사령관이 있다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긴 하다. 아직도 홍명보가 떠난 자리가 공백으로 남아있다는 얘기다.).


 


어차피 이기고 있겠다, 수비가 불안하겠다... 허정무는 잠그고 보자는 결론을 내린다. 김남일이 출격했다.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크게 한 건 했다.


 


 


5


 


김남일은 필드를 밟기가 무섭게 통렬한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주었다. 참으로 통 큰 한 방이었다. 이렇게 심판의 입장에서 일고의 고민도 없이 자신있게 페널티킥을 선언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애초에 재빨리 걷어내지 못한 게 실수였다. 사실 이 사태의 원인은 김남일이라는 선수의 정체성에 있다.


 


다시 아르헨티나전으로 돌아가보면, 메시는 우리 수비수들을 자석처럼 달고 다나면서 해트트릭을 주워먹은 이과인의 주변을 텅 비웠었다. 김남일은 필드에 들어오자마자 N극이 S극을 만난 듯 '메시 자석'에 찰떡쿵 달라붙었다. 김남일의 별명은 '진공청소기'. 훌륭한 별명이지만, 그의 한계도 보여준다. 전공이 대인마크란 얘기다. 그의 몸은 오랜 시간 입력된 청소본능에 따라 메시 청소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청소를 하기는커녕 메시에게 정리당했다.


 


이번 시합의 경우, 페널티 에이리어 안에 있던 김남일의 몸은 본능적으로 공을 걷어내는 동작을 펼친 것 같다. 사실 반칙을 범한 장면을 가만히 보면, 공을 걷어내거나 상대 선수를 '스윕(sweep)'할 때 김남일이 애용하는 동작이다. 불행한 사건이긴 했지만, 이 실수까지 허정무의 용병술 실패로 몰아갈 수는 없다. 문제는 허정무가 시합의 흐름을 죽였다는 데 있다.


 


 



실패할 뻔했던 감독과 역적이 될 뻔했던 선수가 뜨겁게 포옹하는 이 장면은 보기 드문 코미디였다. 뭐, 어쨌든 둘 다 살아남았으니...


 


돌발적으로 터져나오는 나이지리아의 공격이 매섭다고는 해도, 어쨌든 시합의 주도권은 우리 쪽에 더 있었다. 주도권의 일부를 양도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후반전이 반 이상 남았던 시점이고, 우리 쪽의 흐름이 살아나고 있었다. 2:1의 스코어를 끝까지 지키기 위해 일부러 흐름을 죽인 것이다.


 


두 점차 이상이 아니라면 안심할 수 없는 시간대였다. 아르헨티나가 절대적으로 강하다고 하지만, 아르헨티나-그리스전도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건 우리가 개입할 수 없는 경기다. 한국은 한국의 경기만 만들어나갈 수 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가정하고, 거기에 더해 무조건 한 골을 지킬 수 있음을 가정하고 이른 시간에 노장 수비수를 투입한다? 이건 너무 소극적인 용병술이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실패했고.


 


결국 우리는 주심의 종료 휘슬이 어서 빨리 울리기만을 기다리며 경기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허정무의 결정으로 한국 대표팀은 결정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다.


 


수비라인의 구멍은 야쿠부와 마르틴스에게 골이나 다름없는 상황을 내주었다. 두 사람은 중학교 축구부 멤버도 입에 아이스크림 물고 성공시킬 수 있는 골을 놓치면서 한국에 기적적인 16강 진출을 안겨주었다. 고맙다, 두 선수. 그리고 특히 나이지리아의 라거백 감독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라거백 감독은 그리스의 오토 레하겔 감독의 실패를 뻔히 목격하고서도, 한국 수비진을 피지컬로 압도하려고 했다. 이 두 감독은 같은 실수를 쌍둥이처럼 연출했다. 레하겔은 살핑기디스를 빨리 필드에 풀어놨어야 했다. 등빨은 다른 동료들만 못하지만 주력과 감각이 좋은 살핑기디스는 우리에게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미 늦은 타이밍이었다.


 


라거백 감독은 '덩어리' 야쿠부로 승부를 보려 했다. 한국 대표팀은 전통적으로 개인기 싸움보다는 몸싸움에 능하다. 야쿠부는 우리에게 좋은 카드였다. 아마 발군의 주력과 신속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마르틴스가 선발로 기용됐거나 미리 교체되었다면 이미 약점을 드러낸 한국 수비진은 멋들어지게 털렸을 지도 모른다. 결정적인 한 번의 기회를 놓친 마르틴스지만, 찬스가 계속되다보면 한 번은 얻어걸리는 법이다. 라거백 감독이 너무 늦게까지 야쿠부를 고집한 것은 정말 감사할 만한 일이다.


 




감독님 감사합니다.
 


 


6


 


허정무는 대중의 생각보다 좋은 감독이다. 정말이다. 물론 '명장' 소리를 들을 만한 인물은 아니다. 그래도 지금 정도면 준수한 편에 속한다. 물론 아르헨티나전과 나이지리아전에서 허정무의 용병술은 정말 별로였다. 큰 틀에서 보면 상식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타이밍은 좋지 않았다.


 


허정무의 장점은 '세팅'에 있다. 그는 히딩크같은 육성가가 아니라 콜렉터에 속한다. 선수 보는 눈 하나는 인정받는다고 하는데, 그럴 만한 자격이 없지 않다. 적절한 포지션에 적절한 선수들을 배치해놓고 적절한 역할을 부여할 줄 아는 게 그의 장점이다. 자기가 설정한 디폴트 상태로 선수들을 필드에 풀어놓는다는 얘기다.


 


사실 초반 세팅은 훌륭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리스한테는 제대로 먹혔고, 나이지리아를 상대로도 초반에는 먹혀들어갔다(한편 세팅에 실패하면 강건너 내집 불구경이 된다. 아르헨티나전처럼.). 이정수의 첫 번째, 두 번째 골도 그렇다. 허정무는 세트피스 상황을 많이 연습했다고 밝혔는데, 당연히 박지성과 이영표의 기량을 염두에 둔 훈련이다. 이정수는 두 번 모두 똑같이 뒤에서 치고나왔다. 상대의 입장에서는 허를 찔리는 상황이다.


 


좌측면 이영표의 오버래핑, 기성용의 크로스, 마지막으로 이정수의 골. 이 판에 박은 듯한 데자뷰. 이거 연습 한 거 맞다. 세팅을 그렇게 해서 내보낸 거다. 이 디폴트 설정, 인정받을 만한 자격 있다.


 


반면 허정무는 역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경기의 흐름을 잡아내는 덴 취약한 것 같다. 이러한 감독의 성향은 팀에도 그대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 한국 대표팀은 조별예선에서 5골이나 넣었다. 그런데 이중 3골이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박지성과 이청용의 멋진 골도 필드 플레이를 통해 '만들어 먹는'골이 아니라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따먹는' 골이었다. 유동적인 상황에 약하다는 뜻이다. 이것이 한국의 첫 번째 약점이다.


 


두 번째는 수비의 구멍이다. 이 구멍의 핵에 차두리와 오범석 듀오가 있고.


 


 


7


 


우루과이의 감독과 선수들이 바보거나 vtr도 구할 수 없는 거지가 아니라면 오범석-차두리 구멍을 확실하게 인지했을 것이다. 이 구멍을 집요하게 공략할 것이다. 게다가 김남일은 나이지리아전 뿐 아니라 아르헨티나전에 나와서도 결과적으로는 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제 상대 공격수들은 김남일이 나왔을 때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차두리가 오범석으로, 오범석이 차두리로 교체된다면? 역시 주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것은 큰 핸디캡이다. 운이 없었다. 한국은 우여곡절 끝에 16강에 진출했지만, 그 과정에서 차두리-오범석의 자리가 상대의 플레이에 따라 시원하게 뚫리는 구멍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노출시키고 말았다. 우루과이는 남미의 강호인데다가, 한국 대표팀은 남미 축구에 유난히 약하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언론에 비치기에는 좋아라 하고 있지만, 사실 허정무의 머리는 복잡할 것이다. 구멍 수리와 세팅 때문에 말이다.


 


 


8


 


사실 한국에서, 이렇게 감독의 역할이 주목받지 않는 월드컵도 없었던 것 같다. 허정무는 그게 불만인지 모르겠으나, 사실 그의 성향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적어도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이번 월드컵은 감독이 아닌 선수들의 대회가 될 전망이다.


 


허정무는 8강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했다. 허정무다운 말이다. 세팅이 통할 지 안 통할 지는 자신도 모른다. 다만 최선이라 생각하는 세팅을 구축할 뿐이다. 그 디폴트 상태가 어떻게 구동되고 승패에 적용될지 묻는데, '반반' 이외에는 할 말이 없는 게 당연하다.


 


16강에 진출했다는 것만으로 박수받지는 못할 분위기다. 자격있는 8강 진출팀이 되거나, 명예롭게 져야 한다. 한국대표팀은 1승 1무 1패로 16강에 진출했다. 운이 좋았다. 하지만 기적과 운빨은 다르다. 기적은 필드 안에서 일어나는 법이다. 


 




찌라시들의 16강 기적 드립


 


 


16강 올라가서 정말 좋다. 행복하다. 하지만 진짜 기적을 만들려면, 더 진화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대표팀의 광팬으로서 진정 바라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