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06. 24. 목요일
아홉친구
한국이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우리는 강팀이다’라고 외쳐도 필자는 안 믿을란다. 솔직히 운빨 강했다.

중국 반응 = 하오하이동 칼럼이 되어버린 듯한 요즘이다. 뻔한 축하 인사는 재미없으니, 그나마 독설을 날리는 하오하이동이 오히려 기다려졌다. 역시 하오 선생은 예상대로 신랄하게 소금을 뿌려주셨다. 근거 없는 말만은 아니어서 걱정이지만.
하오하이동 : 한국의 운좋은 진출, 그러나 거기서 끝 2010년 6월 23일 시나체육 http://2010.sina.com.cn/m/kor/2010-06-23/114742556.shtml 결과만 놓고 봤을 때, 한국의 16강 진출은 아시아 축구에 매우 좋은 일일 것이다. 만약 일본도 순조롭게 진출할 수 있다면, 한국 일본은 8년전 함께 2라운드에 진출한 감격을 재현하게 되며, 이는 세계 축구계에서 줄곧 약세였던 아시아 축구의 입장에선, 굉장한 도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한국 일본의 경기력은 향후 월드컵 티켓 배당에도 영향을 미쳐, 최소한 현재 아시아에 배당된 4.5장 티켓을 FIFA가 삭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력을 놓고 말한다면, 나이지리아는 한국보다 강했고, 경기 과정 역시 쌍방의 실력 차이를 드러냈다. 한국의 진출은 운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내가 말했듯이, 그들의 차이는 브라질과 북한처럼 역전 불가능한 그런 차이는 아니다. 나이지리아는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그것도 많은 골을 넣어야 출전 가능성이 있었을 정도로 상황이 급박했다. 반면 한국은 비기면 거의 출전이 확보되는 상황이었는데, 아르헨티나가 주전을 모조리 뺀다고 해도 그리스 정도는 이길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한국은 시작하면서 편안하게 수비 후 역습을 펼칠 수 있었는데, 이 전술은 아주 적합했고 또한 아프리카 선수의 심리적 약점을 건드렸다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나이지리아가 골문 바로 앞의 기회를 매번 날려먹고 난 다음엔, 한국의 운 좋은 진출도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16강 상대는 우루과이다. 한국은 다시 기적을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개인 기량과 팀 전체의 실력 어느 면에서도 우루과이는 한국보다 월등히 강하다. 포를란, 수아레스의 기회 포착 능력은 나이지리아 공격수와 같은 레벨이 아니다. 또한 우루과이는 반드시 몇 골 차로 이겨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없으므로 인내심을 갖고 볼을 돌릴 수 있다. 전체적인 실력의 우세에다가 스타 플레이어의 컨디션마저 좋다고 하면, 한국이 우루과이를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경기는 말할만한 게 없다. 쌍방의 실력 차는 너무 크다. 마라도나 입장에서 이 경기는, 보다 많은 선수들에게 월드컵 분위기를 느껴보게 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16강 상대 멕시코와는 절대로 가볍게 경기할 수 없다. 스타일 면에서 아르헨티나는, 자신과 비슷하게 디테일한 기술에 강점을 지닌 멕시코에 확연한 우위를 가지지 못하며, 심지어 이런 상대를 두려워한다. 이 경기의 결과는 정말로 예측할 수 없다. A, B 두 조의 마지막 경기들을 보면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번 월드컵에선 대충 넘기는 시합이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상 진출이 결정됐던) 우루과이와 멕시코는 루즈한 경기가 되리란 소문이 있었지만 그렇게 무승부를 만들지는 않았다. 또 마라도나도 메시를 풀 타임 출장시키면서 자신의 필승 신념을 보여주었다. 모든 팀들은 승리함으로써 자신의 명예를 얻고 싶어한다. 이것이야말로 월드컵의 최대 매력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
중국 프로 리그에서 명장으로 손꼽히는 이장수 감독의 평가도 한번 들어보시라. 이장수 감독은 현재 광저우 헝다(廣州 恒大) 팀의 감독직을 맡고 있다.
이장수 : 한국 공격이 나는 만족스럽지 않다 2010년 6월 23일 축구-경체육 http://2010.sina.com.cn/m/kor/2010-06-23/095842403.shtml 2대2로 나이지리아에 비기면서 한국은 이번 대회 16강에 진출한 첫 번째 아시아 팀이 되었다. 기쁘고 축하할 일이다. 이는 한국이 외국에서 이뤄낸 첫 번째 16강 진출이다. 한국 팀은 그럴만한 실력을 갖췄다.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를 나는 좀 걱정했었다. 나이지리아는 그 이전의 두 경기에서 한번은 좋았지만 그 다음은 심했다. 마치 서로 다른 두 팀을 보는 듯 했다. 이것은 전형적인 ‘아프리카병’이다. 그들은 심리적 요소로 인해 경기력의 기복이 심하다. 그들의 실력이 평범하지 않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문제는 결심과 전의다. 그들은 퇴로가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나은 실력을 발휘한다. 이건 한국 입장에선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 역시나, 이 경기의 나이지리아는 이전 두 경기보다는 나아 보였다. 그리고 카누의 선발출장은 특히나 한국의 의표를 찔렀다. 카누가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그의 볼 키핑 능력은 나이지리아 공격의 키 포인트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나이지리아는 빠른 시간에 골을 넣었다. 나이지리아의 볼 배급이 달라지자 한국은 경기 초반 대단히 고전했다. 다행히 한국의 혼란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월드컵 개막 전, 나는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낼 거라고 말했는데, 이는 현재 유럽에서 뛰는 한국 선수가 많고, 그들의 큰 대회 경험과 심리적 요소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한국이 난국에서 벗어난 건 이런 선수들에 의해서였다. 이영표가 만들어 낸 프리킥으로 기성용이 어시스트해 이정수가 골을 넣은 장면처럼 말이다. 박주영의 골이 나오기 이전에 한국 팀의 세 라인을 비교해보자면, 내 생각엔 2선이 가장 나았다. 3선 수비라인이 그 다음이다. 반면 공격라인의 경기력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전의 두 경기에서 공격수들은 골을 넣지 못했다. 나이지리아 경기에서도 두 공격수는 평범했다. 하지만 박주영이 프리킥 찬스에서 아주 중요한 골을 넣었다. 그 골이 들어간 다음엔, 내 느낌으론 두 공격수가 마음의 짐을 조금 덜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이 2대1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64분경 김남일을 염기훈 대신 넣었는데, 이게 공격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한국이 이후 30분을 고전한 원인이 되었다. 나이지리아는 골을 넣었을 뿐 아니라 수많은 기회를 얻어냈다. 만약 그들이 찬스를 살렸다면 16강 티켓은 그들의 몫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이른 시간에 수비로 물러선 건, 아무리 봐도 너무 일렀다. |
시나닷컴 필자들의 경기 전 ‘웨이버’ 반응. 다들 자기 일인 것처럼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중국 축구계 인사들은 아시아 출전티켓 축소 움직임에 아주 예민해 있었는데, 한국의 16강 진출로 그럴 확률이 적어졌다. 그리하여 상대적으로 중국이 반사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화색이 도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웨이버 반응 - 동로 : 한국 대신 나갈 자격은 다른 팀에 없다 2010년 6월 23일 시나체육 http://2010.sina.com.cn/r/2010-06-23/044741674.shtml
Wei_Hang : 이번 시합에서 나이지리아가 노장 카누를 출장시킬 것 같다는데. 1976년 생이고, 1996년 올림픽에서 우승했던 그 노장이. 예전엔 인테르밀란에서 뛰었지. 선천성 심장병이 있어 축구 못한다고 하던데, 지금까지도 은퇴를 안했어. 컨디션도 좋아. 한국에겐 의외의 무기겠어. 석술사 : 한국이 꼭 나가야 돼. 아시아의 유일한 희망이라구. 차망여암 : 한국은 아시아를 위해 싸워라. 월드컵을 아메리카컵으로 만들어선 안돼. 시합 중 DJ당수열 : 이번 월드컵에서 제일 눈을 사로잡은 선수는 박지성이 아니라 이청룡이야. 곧 트레이드될 것 같은데. 아주 잘해. 오책력 : 허정무는 너무 재수가 없네. 첫번째 그리스전에서 차두리가 오른쪽 풀백으로 잘했지. 그런데 다음 경기엔 오범석이 뛰었어. 오범석은 경기 초반 아르헨티나에 두 번 파울을 범했고, 그 프리킥이 전부 골로 들어갔지. 이번엔 다시 차두리를 넣었는데… 저 볼 빠뜨린 거 봐봐. 차두리가 정신이 나갔어… 남비전방양범 : 공평하게 말하자. 한국을 좋아하든 아니든, 한국 축구 팬의 열정과 질서는 알아줘야 해. 사람들이 이렇게나 왔어. 스탠드 여러 곳에 분산돼서는, 자기 목소리와 북으로 부부젤라와 맞서고 있구만. 단합이 정말 잘되고 있어. 대충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남비전방양범 : 한국이 1대1로 쫓아갔다. 계속 소리질러주던 팬들에게 최고의 보답을 해준 건, 또다시 이정수야. 리웨이펑이 수원으로 간 게 바로 이정수의 포지션을 메우러 간 거였지. 조설송 : 한국은 인정할만 해. 자기 노력으로 주도권을 뺏기지 않고 있어. 후반에는 더 잘하길 바란다~~ 남비전방우항 : 박주영, 바로 그거야! 5년 전에 아시아청소년 최고선수상 받았을 때부터 내가 알아봤다니까. 아감 : 한국은 확실히 유럽에서도 세컨드 레벨 정도는 돼. 인정하지 않을 순 없어. 남비전방양범 : 박주영이 넣은 이 프리킥 골이 한국에 월드컵 기록을 가져다 주겠다. 이전까지 한국이 월드컵 단일 대회에서 넣은 최대 골이 4개야. 이번엔 세 경기만에 태극호가 5골을 넣었어. DJ당수예 : 이놈의 김남일! 허정무는 경기를 안정시키려고 그를 들여보냈는데, 그리스와 아르헨티나 경기 때도 그랬지. 근데 뒤통수를 치는군. 그 나이 먹고 저런 아마추어 같은 실수를 하다니. 만약에 한국이 여기서 탈락하면 김남일의 경력도 끝이겠는걸. 남비전방양범 : 귀마개를 해야 할까봐. 나이지리아 팬들은 부부젤라, 한국 팬들은 북소리… 오늘 장난 아니군… 시합 후 황지엔샹 : 아시아를 대표하여 16강에 진출한 한국팀에 축하! FIFA가 아시아 출전 티켓 축소하려던 건 이제 어렵겠군. 중국은 수혜자야. 동로 : 한국이 16강 진출했다. 7회 연속 월드컵에 나가더니 확실히 경기를 여유있게 운영하게 됐어. 우세한 경기는 아니었고 운도 꽤 따랐지만, 그리스든 나이지리아든 한국 대신 나갔어야 할만한 이유는 전혀 없었지. |
한국 얘기와는 아무 상관 없지만, 한국에 살았다면 분명히 딴지일보 독자가 됐으리라 여기는 한 중국인의 미담(?)을 소개한다. 사실 이걸 보도하고 인터뷰까지 한 기자도 아주 딴지스럽긴 하다.
청두의 축구 팬, 중국 국대를 기소 2010년 6월 23일 경화시보 http://2010.sina.com.cn/f/2010-06-23/102242464.shtml 청두(成都)의 축구팬 첸(陳)선생이란 사람이 중국 남자축구대표팀을 기소했다. 국가대표팀의 경기에 실망한 첸 선생은 법원에 청구소송을 내면서 축구 국가대표가 월드컵 8강에 진출하도록 명령할 것을 요구했다. 첸 선생은 이미 우편으로 기소장을 법원에 보냈다. 법원은 접수 후 7일 내에 수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중략) 기자 : 기소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첸 선생 : 이건 내가 중국 축구를 사랑하는 나름의 방식입니다. 나는 기소를 통해 언론과 수많은 축구 팬 및 중국 축구협회가 뭔가를 생각해보기를 바랍니다. 축구 팬들은 이미 국대에 신뢰를 잃었습니다. 나는 팬들과 국대의 건전한 상호작용이 다시금 조성되길 바랍니다. 기자 : 법원이 수리할 거라고 생각합니까? 첸 선생 : 이 사안은 소송주체와 소송청구 면에서 문제가 있으니까 법원이 아마 수리하지 않겠죠. 무엇보다도 국대는 독립적인 법인이 아니잖아요. 그러니 화해 권고 정도나 나오지 않을까요. 기자 : 자기 PR하려 나선 거라고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을까요? 첸 선생 : 자기 PR이나 이름 한번 날리려 그런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요. 그보다는 지지를 얻고 싶었습니다. 나는 담담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대하려 합니다. 그래야 중국 축구도 희망이 있고, 축구 팬들도 뭔가 기대를 갖지 않겠어요. 베이징대 법학교수 저우준예(周俊業)의 말로는, 이 사안은 법원이 수리하기 힘들다고 한다. 계약법 상으로 쌍방은 서면이나 구두로 어떤 합의 관계에 있지 않다. 민사소송 주체에 있어서 피고는 민사책임을 담당할 수 있는 법인이나 자연인이어야 하고, 원고는 이 사안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어 피해를 보았어야 한다. 그러나 축구 팬은 법률적 개념이 아니고, 국가대표와 직접적 이해관계에 놓여있지 않다. 국대의 월드컵 진출을 명령하라는 청구소송에 대해 저우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법원은 그럴 권한이 없다. 농담하는 거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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