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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안나 까레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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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열린책들>

 

 

‘스캔들은 명성이다’ 1870년대 러시아 귀족 사회

 

19세기 중엽 이후, 러시아 제국의 자본주의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농노제가 여전히 유지되고는 있었지만, 공업 생산력이 두드러지게 증가하는 추세였고, 급속한 철도의 건설과 은행의 설립과 파산 등이 사회적 화제가 되곤 했다. 그러나 갑자기 증가한 물질적 풍요는 온전히 러시아 귀족들에게 집중되었다. 그리고 이 러시아 귀족사회는 타락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브론스끼의 모친은 아들의 연애 소식을 알게 되자, 처음에는 흡족해했다. 그녀의 관념상 전도유망한 청년에게 있어 사교계에서 연애만큼 그의 빛나는 이미지를 근사하게 완성시켜 주는 건 없기 때문이요......

 

사교계는 청년 귀족들이 자신의 욕정을 채우기 위한 사냥터였다. 그것은 일종의 화류계 같은 곳이었다. 상류층 청년과 유부녀의 가벼운 불륜은 ‘스캔들’이 아니라 ‘명성’이었다. 스캔들이 많다는 것은 곧 남자에게 인기의 척도였다. 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아내는 남편의 외도를 눈감아 주었다. 1870년대 러시아 상류층의 풍토는 마치 로마 제국 말기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타락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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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후반

러시아 제국 수도였던

뻬쩨르부르끄 모습

출처-<위키피디아>

 

“좌우간 이해가 안 돼. 그건 마치 내가 여기서 실컷 배부르게 음식을 먹고 나갔는데 곧바로 빵집을 지나치면서 빵을 훔치는 격이잖나.” 

 

스쩨판 아르까지치의 두 눈이 평소보다 더 반짝였다.

 

“왜 이해가 안 되지? 흰 빵은 때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걸.”

 

불륜, 러시아 귀족들에게 그것은 배가 불러도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과 같은 것이었다. 가볍고 일시적인 것이라면 말이다.

 

 

불행에 잠긴 가정과 안나의 무도회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으로 불행하다.

 

아이들의 입주 가정교사였던 프랑스 여자와 바람을 피운 것을 아내 ‘돌리’에게 들킨 이후 ‘스쩨빤 아르까지치(스찌바)’의 가정은 불행해졌다. 돌리는 집안일에 손을 놓았고 요리사는 다른 때도 아닌 식사 시간에 일을 그만두었으며 식모와 마부 역시 임금 정산을 요구했다. 아이들은 버림받은 애들처럼 집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스찌바는 후회를 했으나 뉘우치지는 않았다. 그는 자기보다 한 살 어린, 다섯 아이의 엄마이자 이제는 늙고 추해진 아내를 사랑할 수는 없었다. 그가 후회한 것은 아내에게 자신의 외도를 더 철저히 숨기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뻬쩨르부르끄’에 사는 여동생 ‘안나 아르까지예브나 까레니나(안나)’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그녀에게 자신과 아내의 화해를 부탁했다.

 

그는 실례를 표하고 차량 안으로 들어갔지만, 그녀를 한 번 더 쳐다봐야 할 것만 같았다.

 

‘모스크바역’으로 자신의 어머니인 ‘브론스까야 백작 부인’을 마중 나간 ‘브론스끼’는 객실 출입문 앞에서 한 귀부인을 마주쳤다. 최상류층으로 보이는 그녀는 사랑스러운 얼굴에 짙은 속눈썹과 빛나는 잿빛 눈동자를 가진 귀부인이었다. 진홍빛 입술을 빙긋이 끌어당기는 희미한 미소에는 생기가 있었고, 그 미소 속에서 눈빛은 반짝이고 있었다. 귀족 지주이자 청년 장교인 브론스끼는 경쾌하면서도 우아한 발걸음으로 플랫폼으로 나가는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안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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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영화 ‘안나 카레니나(2012)’>

 

이제 그녀는 안나가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을 리가 없다는 것을, 그녀의 매력은 옷차림을 뛰어넘어 존재한다는 것을, 그녀에게 걸쳐지면 어떤 옷도 돋보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돌리’의 여동생이자 브론스키의 연인인 ‘키티’는 무도회를 사로잡는 안나의 모습에 흠뻑 빠져버렸다. 안나는 키티가 원했던 연보라색 드레스 대신에 가슴팍이 깊이 파인 검정색 벨벳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늙은 코끼리의 상아 조각처럼 윤곽이 뚜렷하고 풍만한 가슴과 둥그스름한 두 팔, 가늘고 조그만 손이 훤히 드러나는 드레스였다. 키티는 검은 드레스 차림의 안나를 보며 자신이 그녀의 매력을 미처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무도회에 안나를 초대한 것은 키티 자신이었다. 키티는 이 무도회에서 브론스끼가 자신에게 청혼할 것이라 생각했다. 안나를 보자마자 그녀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키티는 뻬쩨르부르끄 사교계의 귀부인인 안나가 이 무도회를 빛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브론스끼와 춤을 추며 흥분한 기색을 보이는, 브론스끼가 말을 건넬 때마다 눈에서 기쁨의 빛을 보이고 진홍빛 입술에 행복한 미소를 떠올리는 안나를 보는 순간 자신에게 불행이 닥쳤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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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지켜볼수록 자신에게 불행이 닥쳤음을 그녀는 더욱더 확신하게 되었다. 그녀가 보기에, 사람들로 꽉 찬 이 홀에서 그 두 사람은 마치 단둘만 있는 듯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언제나 그토록 굳세고 당당했던 브론스끼의 얼굴에 드리운 순종적이고 쩔쩔매는 표정에 그녀는 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영리한 개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짓는 표정과도 같았다.

 

 

안나의 내밀한 관계 

 

뻬쩨르부르끄에 도착하여 기차에서 내린 순간, 안나는 자신을 마중 나온 남편, ‘까레닌(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을 보며 무언가 불쾌한 감정이 드는 것을 느꼈다. 나이 많은 남편의, 완고하고 피곤해 보이는 얼굴과 습관처럼 비웃는 듯한 미소 앞에서 그녀는 오래되고 익숙한 가식으로 대응했다. 집에 들어서자,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어린 아들 ‘세료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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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점 인물 관계도

 

안나는 인품이 고매한 벗들은 피하는 대신 브론스끼의 사촌 누이 ‘벳시’가 주도하는 뻬쩨르부르끄 사교계 출입을 시작했다. 거기서 그녀는 브론스끼와 만나곤 했고, 그때마다 격정적인 환희를 맛보았다. 그리고 어느덧 안나와 브론스끼는 사교계의 귀족 부인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하느님! 저를 용서하세요!” 그의 두 손을 자신의 가슴에 갖다 대면서 그녀는 흐느껴 울었다.

 

드디어 안나에게는 실현 불가능하고도 지독한, 더더구나 매혹적인 행복의 꿈이었던 것, 바로 그 욕망이 충족되었다. 그러나 육체관계가 끝나자마자 안나에게 죄책감과 수치심이 밀려왔다. 벌거벗은 영혼이 마주한 수치심이 그녀를 짓눌렀고, 그것은 브론스끼에게 옮아갔다. 안나는 흐느꼈고, 브론스끼는 그녀의 얼굴과 어깨에 입맞춤의 세례를 퍼부었다. 안나는 가까스로 스스로를 다잡고 브론스끼에게 말했다. 이제 자신에게는 그밖에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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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스끼의 내면적 삶은 온통 정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안나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 자신의 출세에 매우 중요한 직책을 제안받았으나 안나를 계속 만나기 위해 거절하고 연대에 남았다. 이런 그를 어머니인 브론스까야 백작 부인은 못마땅해했다. 그것은 형인 ‘알렉산드르’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도 유부남이면서 무희를 애인으로 두고 있는 터라 이런 일에 관대했지만, 동생이 연애 때문에 잘 보여야 할 사람들을 소홀히 하는 것에 찬동할 수 없었다.

 

 

안나의 임신에 대한 남편과 애인의 선택

 

장교들의 장애물 승마 대회 출전을 앞두고 브론스키는 안나의 집을 방문했다. 그는 시합 전 꼭 그녀를 만나고 싶었다. 안나와의 관계가 시작된 이래 그는 가끔씩 솟구치는 혐오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이 자신을 향한 것인지 까레닌을 향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이 지긋지긋한 허위를 반드시 끝장내야 하고 그 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안나는 혼자 있었다. 그의 눈에 테라스 한구석 화초들 뒤에 앉아 있는 안나가 들어왔다. 

 

“제발 부탁이에요!”

 

그가 그녀의 손을 잡고서 다시금 채근했다.

 

“얘기하란 말인가요?”

 

“그래요, 자, 어서......”

 

“나 임신했어요......” 

 

그녀가 나직한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그녀의 손에서 이파리가 더욱 심하게 떨렸다.

 

그녀의 흥분이 브론스끼에게로 옮아 왔다. 그는 이제 이 부자연스러운 상황을 청산하는 것이 불가피함을 깨달았다. 그는 안나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남편과 헤어지고 우리의 삶을 살자고. 

 

그러나 브론스끼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아들이었다. 안나는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를 버린 어머니를 어떻게 대할지를 생각하며 두려움에 떨었다. 안나는 끝까지 브론스끼 요구에 대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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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들의 장애물 승마 대회는 격렬했다. 전체 열일곱 명의 참가자 가운데 반 이상이 낙마하여 부상을 입었다. 브론스끼도 낙마하였으나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문제는 안나의 태도였다. 승마 대회를 관람하러 모인 사교계 인사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녀는 분별없이 행동했다. 브론스끼의 낙마에 비명을 질렀으며 옆의 남편 시선도 무시하며 쌍안경으로 낙마 장소만 바라보았다. 

 

기수인 브론스끼가 다치지 않았다는 한 장교의 말을 듣자마자 안나는 자리에 주저앉아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그것은 가슴을 들썩이는 통곡에 가까웠다. 까레닌은 그런 자신의 아내를 몸으로 가리며 정숙하지 못한 아내의 행동을 지적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까레닌은 겨우 안나를 자신의 마차에 태울 수 있었다.

 

“나는 절망했고, 그러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나는 당신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이 생각을 해요. 그이를 사랑해요. 나는 그이의 정부에요. ”

 

까레닌은 자신의 지적 앞에서 브론스끼와의 사랑을 고백하며, 마차 구석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껴 우는 안나를 꼼짝도 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죽은 사람처럼 장엄하게 굳어 있었고, 그 표정은 마차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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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여 아내를 마차에서 내려준 까레닌은 오히려 앓던 이를 뽑은 느낌이었다. 그가 품고 있던 최악의 의혹이 사실임을 확인해 준 안나의 말에 그간 자신을 괴롭혀 온 질투의 고통에서 해방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까레닌은 이러한 자신에게 스스로 놀랐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가장 근사하고 고상한 방법으로, 그녀의 타락한 생활 때문에 자신에게 묻은 더러운 진창을 털어내고, 명예롭고 유익한 사회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내가 원하는 건 여기서 그 인간과 마주치지 않는 것, 당신이 사교계나 하인들로부터 비난받지 않도록 처신하는 것...... 그리고 당신이 그 작자와 만나지 않는 것이오. 이게 많은 요구는 아닐테지. 그 대가로 당신은 아내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도 정숙한 아내에게 주어지는 모든 권리를 누리게 될 것이오. 내가 하려던 얘긴 이게 다요. 이제 나가 봐야겠소. 식사는 집에서 하지 않을 거요.”

 

현상 유지야말로 아내의 징벌과 자신의 체면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까레닌이 내린 결론이었다. 

 

 

세 사람의 고통과 남편의 결심

 

까레닌 부부는 남편과 아내로서 계속해서 한집에 살면서 매일같이 마주치고 있었지만 사실상 서로가 완전히 남남이었다.

 

브론스끼는 까레닌의 집에 일체 발을 들여놓지 않았지만, 안나는 집 밖에서 그를 만났고 남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세 사람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안나였다. 안나는 이 모든 게 곧 끝장나고 결판이 나리라는 기대와 확신으로 이 상태를 견뎌 나갔다.

 

출산이 임박할수록 안나는 점점 변해갔다. 그녀는 자주 브론스끼를 의심하고 질투했다. 브론스끼는 그녀의 질투가 자신에 대한 사랑 때문임을 알면서도 그녀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식어갔다. 안나는 그가 처음 보았을 때의 모습과 달라져 갔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나쁜 쪽으로 변해갔다. 몸매는 전체적으로 펑퍼짐해졌고 다른 여자에 관해 말할 때는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그러나 브론스끼는 지금에 와서 안나와의 관계를 끊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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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바로 그 문가에서 브론스끼는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까레닌)와 정면으로 부딪칠 뻔했다. 원추형의 가스등 불빛이 검은 모자 밑의 창백하고 해쓱한 얼굴과 비버 털가죽 외투 깃 사이로 반짝이는 하얀 넥타이를 곧장 비추었다. 까레닌의 흔들림 없는 흐릿한 시선이 브론스끼의 얼굴에 내리꽂혔다.

 

이민족 위원회의 일로 지방 감찰을 가게 된 까레닌은 모스크바에 들렀다. 떠나기 전 그는 페쩨르부르끄의 저명한 변호사를 만났다. 안나와 이혼할 것을 결심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집 앞에서 브론스끼와 마주친 순간 그의 분노는 극한에 달했다. 안나는 정부를 집에 들이지 말라는 자신의 마지막 요구까지 어긴 것이었다. 그는 고통을 끝내기로 결심했다. 까레닌이 모스크바의 쓸쓸한 호텔방에 들어왔을 때, 호텔 시종이 그에게 전보를 건넸다. 안나가 보낸 것이었다.

 

나는 죽어가고 있어요. 제발 부탁이에요, 돌아와 주세요. 용서를 받으면 더 편하게 눈감을 수 있을 거에요.

 

까레닌은 고민했다. 그리고 고민 끝에 뻬쩨르부르끄로 가 안나를 한번 만나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의 병이 속임수라면 조용히 경멸을 표하고 다시 떠날 것이고, 정말로 그녀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라면 그녀를 용서하기로 했다. 만약 자신이 도착하기 전 그녀가 죽는다면 영결식에라도 참석할 작정이었다. 

 

 

남편의 관용과 애인의 수치심 

 

“내 청을 거절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나는 잊을 테고, 그이는 용서해 줄 거에요...... 그런데 왜 안 오는 거죠? 그이는 착한 사람이에요, 자기가 얼마나 착한지 그이 자신이 모를 뿐이죠. 아아, 하느님, 너무나 갑갑해요!”

 

뻬쩨르부르끄의 집으로 돌아온 까레닌 앞에는 딸아이의 출산과 동시에 죽어가는 안나의 모습과 그 앞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울고 있는 브론스끼, 그리고 얼음을 가져오라고 명령하는 의사의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안나는 까레닌을 찾으며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뺨은 홍조를 띠었고 하얗고 조그마한 손은 장난치듯 이불 귀퉁이를 돌돌 말고 있었다. 안나는 까레닌이 앞에 있는 데도 계속 까레닌을 찾았다. 그녀는 계속 용서를 빌고 있었다.

 

의사는 이것이 산욕열이며 1백 명 중 아흔아홉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 말했다. 까레닌은 울고 있는 브론스끼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에게 안나를 용서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이혼 절차를 밟고 있으며 브론스끼와 안나에게 복수하기를 원했지만, 이제는 용서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하는 까레닌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브론스끼는 그런 까레닌을 보며 왠지 모를 주눅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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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집으로 돌아온 브론스끼는 수치심과 굴욕감, 그리고 죄의식에 시달려야 했다. 까레닌은 비애 속에서도 관대했고, 자신은 저열하고 치졸했다. 자신이 부당하게 경멸했던 인간 앞에서 스스로의 저열함을 자각한다는 것은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브론스끼는 자신이 안나를 사랑한 적도 없었던 것 같았다. 지금 그는 그녀 앞에서 굴욕을 겪었고 그녀에게 자신에 대한 수치스러운 기억 하나만을 남긴 채 그녀를 영원히 잃고 만 것이었다. 브론스끼는 책상으로 가 리볼버를 꺼내 들어 살핀 다음 생각에 잠겼다.

 

그는 리볼버를 왼쪽 가슴에 겨누고는 갑자기 주먹을 쥐려는 듯 손 전체에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다가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발사되는 소리는 듣지 못했으나, 가슴에 가해진 강한 일격에 그는 넘어지고 말았다.

 

 

안나의 선택과 남편의 정신적 공황

 

까레닌의 실수는 그가 안나를 용서했을 때, 그녀가 죽지 않고 사는 경우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두 달에 걸친 까레닌의 극진한 간호 속에서 안나는 회생했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까레닌을 두려워했고 혐오하기 시작했다. 브론스끼는 가슴에 큰 부상을 입었으나 총알이 심장을 비껴나 살아날 수 있었다. 안나는 브론스끼에 대한 감정으로 애를 태웠다. 까레닌은 다시 이혼을 결심했다. 그는 이제 안나와의 인연을 끝내기로 했다. 거기에 엮인 추억도 함께.

 

그러자 그녀 또한, 그의 말이 아니라 사랑에 빠진 그의 눈동자에 미소로써 화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집어다가 자신의 차가워진 두 뺨과 짧게 깎은 머리털을 쓰다듬었다.

 

브론스끼는 쇠약해진 모습으로 자신 앞에서 울고 있는 안나를 보며 퇴역을 결심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안나는 브론스끼에게 까레닌의 관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아들에 대한 까레닌의 결정도 걱정된다고 말하며 이혼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시 만난 이 자리에서 이런 말을 그녀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브론스끼는 그녀와 함께 하기로 했다. 한 달 뒤, 까레닌은 아들과 함께 집에 남았고 안나와 브론스끼는 딸만 데리고 유럽으로 떠났다. 이혼을 거부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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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얼마 전에 베풀었던 용서와 자비, 병든 아내와 남의 자식에게 베풀었던 그 사랑을 지금의 상태, 즉 그 모든 것에 대한 포상인 양 주어진 것과 도무지 융화시킬 수가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는 아무에게도 쓸모없는 인간으로서 모두에게 멸시당한 채 홀로 남겨져 있었던 것이다.

 

남겨진 까레닌은 자신이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는 정신적 공황에 빠졌다. 그는 이 불공평한 싸움을 계속할 힘도 없었다. 자기만의 비애와 전적으로 자신이 혼자라는 자각은 그의 절망을 더욱 강화시켰다. 까레닌은 자신이 겪은 바를 털어놓을 사람, 고위 관료나 사교계의 일원으로서가 아닌 단지 고통받는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가엾게 여길 단 한 사람도 찾지 못했다. 그럴 사람은 뻬쩨르부르끄에만 없는 게 아니었고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아들에 대한 사랑과 안나의 결심

  

이탈리아 소도시의 생활에 싫증 난 안나와 브론스끼는 다시 뻬쩨르부르끄로 돌아왔다. 안나는 무엇보다 아들 세료자에 대한 그리움을 견딜 수 없었다. 안나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칠 때마다 아이를 다시 만나면 할 말을 떠올리곤 했다. 안나는 아이가 네 살 때 떠났고 아홉 살 때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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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료자! 사랑스러운 내 아들!”

 

그녀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들의 토실토실한 몸을 두 팔로 끌어안았다.

 

“엄마!” 

 

세료자가 외쳤다. 아이는 몸의 구석구석 어머니의 손이 닿도록 그녀의 팔 안에서 이리저리 옴지락거렸다.

 

아들과의 만남은 안나에게 생각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안나는 쓸쓸한 호텔 방에서 자기가 왜 여기 있는지 한참 동안 납득할 수 없었다. 아들과 만남은 그것이 마지막이었고, 이제 안나의 유일한 삶의 목적은 브론스끼가 되었다. 뻬쩨르부르끄의 귀부인들은 안나를 멸시로 맞이했다. 그녀들은 안나를 타락한 여자로 취급했다. 브론스끼는 다시 뻬쩨르부르끄를 떠나기로 했다. 그는 안나를 데리고 자신의 시골 영지로 떠났다. 

 

브론스끼와 안나는 이혼을 성사시키기 위한 그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영지 생활을 이어나갔다. 겉보기에 둘의 삶은 부족한 것이 없었다. 둘은 풍족했고 아이도 있었으며 소일거리도 있었다. 그러나 브론스끼에 대한 안나의 집착은 갈수록 심해졌다. 브론스끼가 지주 총회나 여러 활동을 위해 영지를 떠날 때마다 안나는 못 견뎌 했다. 그녀는 브론스끼가 다른 여자를 만날까 봐 노심초사했고 의심했다. 그럴 때마다 둘은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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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시에 그는 자신을 휘감는 사랑의 그물에 압박감을 느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이 그 그물에 감겨 있는 게 더 자주 느껴질수록, 그것에서 벗어나고 싶다기보다는 그 그물이 자신의 자유를 방해하는 건 아닌지 확인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 들었다.

 

브론스끼는 새 귀족 단장의 선거 때문에 ‘까신현’으로 가야 할 일이 생겼다. 안나는 의외로 순순히 다녀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그녀의 반응에 오히려 불안해야 했다. 선거에서 브론스끼가 지지한 인물이 승리했고, 브론스끼는 축하를 위해 하루 더 머물러야 했다. 그런 그에게 안나가 보낸 전갈이 도착했다. 편지는 브론스끼가 예상 그대로였다. 아이가 아프다는 것이었다. 선거를 통해 만끽하는 즐거움과 그것을 포기하고 돌아가야 하는 암울하고 힘겨운 사랑, 브론스끼는 그날 밤 가장 일찍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영지로 떠났다. 그러나 아이는 아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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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스끄바에 간다면 나도 갈 거예요. 여기 혼자 남지 않겠어요. 헤어지든지, 아니면 함께 살아야만 해요.”

 

“그게 바로 내 유일한 바람인 걸 알고 있잖아요.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이혼해야 한다고요? 그 사람한테 편지를 쓰겠어요. 이렇게는 살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어쨌든 난 당신과 함께 모스끄바에 갈 거예요.”

 

브론스끼는 안나에게 자신 역시 절대로 그녀와 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나는 이 달콤한 말을 하는 브론스끼의 눈에서 냉담함과 부당하게 추궁당하여 악에 받친 자의 적의 어린 눈빛을 보았다. 안나는 그 눈빛이 뜻하는 바를 정확하게 알아차렸다. 안나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청하는 편지를 썼다. 그리고 브론스끼와 함께 모스크바로 거처를 옮겼다. 

 

 

끝난 사랑과 안나의 마지막 선택

 

가정생활에서 뭔가 실행되려면 부부 관계가 완전히 파탄에 이르든지, 그게 아니면 사랑으로 화합을 이뤄야만 한다. 부부 관계가 애매하거나 이도 저도 아니라면 아무 일에도 착수할 수 없는 법이다.

 

브론스끼와 안나, 둘은 의견 일치가 이루어지는 일이 없었다. 둘에게 모스끄바의 생활은 고역이었다. 둘 사이가 벌어지는 이유는 안나 입장에서는 브론스끼의 식어가는 사랑에서 비롯한 것이고 브론스끼의 입장에서는 안나를 궁지로 몰아간 것에 대한 후회에서 비롯한 내적 자극이었다. 안나는 독신 신분인 브론스끼가 만나는 다른 여자들을 질투하며 까레닌의 답장이 오기를 힘겹게 기다렸다. 그녀는 삶은 점점 고립되어 갔다.

 

브론스끼가 하루 종일 집을 비운 날, 안나는 너무나 외로웠다. 안나는 브론스끼와 화해하고 시골로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시골에서 까레닌의 이혼 결정을 기다리기로 했다. 브론스끼가 돌아왔을 때, 안나는 짐짓 쾌활한 표정으로 그를 맞이하며 자신의 결정을 알렸다. 

 

브론스끼는 불안한 마음으로 안나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나 어머니를 만난 후 떠나겠다는 브론스끼의 말에 둘은 다시 격렬하게 맞섰다. 브론스끼의 어머니 브론스까야 백작 부인은 ‘소로끼나 공작 영애’를 곁에 두고 있었는데, 그녀는 백작 부인이 브론스끼의 배우자로 점지한 터였다.

 

“날 버려요, 버리라고요!”

 

그녀는 흐느껴 울었다.

 

“난 내일 떠날 거예요...... 더한 일도 할 수 있어요. 내가 누군데요? 난 타락한 여자에요. 난 당신한테 매달린 돌에 불과해요. 당신을 괴롭히고 싶지 않아요, 그러고 싶지 않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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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스끼가 화를 내며 어머니에게로 떠난 후 안나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그녀는 편지를 썼다. 자신이 잘못했으니 돌아와 달라고 썼다. 그러나 그 편지는 전달되지 못했다. 브론스끼가 이미 떠난 후였기 때문이다. 안나는 하인에게 백작 부인이 계신 시골로 직접 가서 전달하라고 말하고는 전보를 썼다. 꼭 할 얘기가 있으니 돌아와 달라고.

 

내 사랑은 점점 더 열정적으로,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해 가는데, 그의 사랑은 점점 더 식어 갔어.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멀어진 거야.

 

안나는 홀로 여러 상상에 시달렸다. 그 상상 속에는 브론스끼가 그의 어머니와 담소를 나누며 자신의 고통에 쾌재를 부르는 모습도 있었다. 그녀는 솟구치는 분노와 복수심을 느끼며 자신이 직접 브론스끼를 찾아가 담판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속히 가야해. 그녀는 기차역으로 향했다. 그러나 막상 승강장에서 그녀는 자신이 여길 왜 왔으며 뭘 하려고 했는지를 기억하려 애써야 했다.

 

안나는 브론스끼와 처음 만났던 날의 기차역을 떠 올렸다.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그녀는 차량의 그림자와 침목에 흩뿌려진 석탄 섞인 모래를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그를 벌주고, 모두로부터, 나 자신으로부터 해방되는 거야. 주여, 저의 모든 것을 용서하소서.

 

바퀴들 사이의 중간 지점이 앞으로 다가온 순간, 그녀는 빨간 손가방을 내던지며 고개를 어깨 밑에 파묻은 채 파양 밑으로 뛰어들었고, 두 손을 딛고 일어설 채비를 하듯 가벼운 동작으로 무릎을 꿇었다. 바로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짓에 경악했다. ‘내가 어디 있는 거지? 내가 뭘 하고 있는 것지? 왜 이러는 거지?’ 그녀는 몸을 일으켜 뒤로 젖히려 했다. 그러나 무언가 거대한 것이 가차없이 그녀의 머리를 떠밀더니 등을 끌고 갔다.

 

 

‘안나 까레니나 법칙’과 행복한 인생의 조건

 

‘이 법칙을 확대하면 결혼 생활뿐 아니라 인생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는 흔히 성공에 대해 한 가지 요소만으로 할 수 있는 간단한 설명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중요한 일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수많은 실패 원인들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은 인류사에서 지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균쇠’ 중에서 -

 

이 인용문은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자신의 명저 ‘총균쇠’에서 특정 지역에서 가축이 출현한 것에 대해 ‘안나 까레리나 법칙’을 적용하여 설명한 부분입니다. 이 법칙은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으로 불행하다.’라는 ‘안나 까레니나’의 전설적인 첫 문장으로부터 유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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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칙이 뜻하는 바는 성공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고, 만약 하나의 조건이라도 충족되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즉 무엇인가에 성공하고 싶다면 성공 요소를 찾는 것보다 실패 요소를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는 것이며, 따라서 우리 인생의 목적이 행복에 있다고 할 때, 이 법칙은 중요한 시사점을 가집니다. 그것은 나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탐색하고 그것을 가지려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나를 불행하게 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 그것을 피하는 것이 행복을 위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에 비해 복잡한 욕망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생존과 번식’이라는 DNA에 각인된 생물학적 욕망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욕망은 성취, 정복, 매력, 권력, 창작, 사회적 인정 등 수많은 분야에 걸쳐 있습니다. 그래서 욕망과 욕망의 추구는 긍정적인 것이고 권장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욕망의 성취는 곧 자아실현이고, 그것이 나와 인간의 삶을 변화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리고 욕망의 성취가 우리 인생을 행복하게 해 줍니다. 그래서 ‘합리적 인간’이란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과 같은 뜻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대단히 위험한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비교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명은 인류의 생활 양식을 ‘고립과 단절’에서 ‘개방과 소통’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특히나 IT 기술의 발달이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클릭이나 터치 한 번으로 급여 노동자가 재벌의 일상을 알 수 있으며, 평범한 사람들이 화려한 스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여러 SNS와 수많은 커뮤니티, 유튜브 등을 통해 타인의 삶을 알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을 때조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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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링크>

 

관찰은 필연적으로 자신과의 비교로 귀결됩니다. 이것은 앞서 말했듯이 인간이 욕망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타인에게는 있지만 나에게는 없는 것. 타인은 누리고 있지만 나는 누리지 못하는 것.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것이 훨씬 더 자극적입니다. 강한 자극에는 강한 호기심과 강한 반응이 따릅니다. 이것이 우리가 ‘비교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이유입니다.

 

비교의 결과는 결핍의 발견입니다. 그리고 결핍을 채우기 위해 애를 씁니다. 결핍이 나를 힘들게 하고 내 인생을 불행하다고 느끼게 합니다. ‘안나 까레니나의 법칙’을 적용해 보면 행복을 위해 피해야 할 요소가 오히려 성공의 요소로 둔갑하는 것입니다. 귀족들의 전성시대에 귀족으로 태어났으며, 그중에서도 특별히 아름다운 용모를 지녔던 ‘안나 까레니나’가 기차 바퀴에 뛰어드는 것으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비극의 이유가 이것입니다.

 

‘사람은 욕망이 충족될수록 더 큰 욕망을 갖는 유일한 동물이며,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 유일한 동물이다.’           

 

- 헨리 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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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저 ‘진보와 빈곤’을 저술한

미국의 경제학자, 기자, 정치가였던

헨리 조지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서 오는 열등감을 내가 가진 것에 대한 자존감으로 바꾸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남의 인생에 대한 관찰보다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늘려야 하겠습니다.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조건보다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들을 찾아보고 그것을 피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 ‘달콤한 인생’의 명대사로 오늘의 인생탐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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