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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라인의 네이버 지분을 정리하라고(손정의의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자유주의에 입각한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국주의, 전체주의, 국가주의, 파시즘, 공산주의, 일인 혹은 일당 독재 국가가 아니라면 국가나 정부가 나서 사기업의 지분 구조에 감 놔라 대추 놔라 하지 않는다.

 

한때 세계 2위의 경제 대국 일본이 21세기 대명천지에도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이유는 19세기 메이지 유신 당시 일본이 탈아입구의 열망으로 일본 열도와 식민지에 이식한 서구 자본주의가 돌연변이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일본 제국주의가 키운 자본주의는 유럽이나 영미의 자본주의와 다르다. 필자는 일제의 자본주의를 ‘반자이1) 자본주의 (Banzai Capitalism)‘라고 서구 자본주의와 구분하여 부른다.

 

1. 하나님 대신 천황, 천황을 위해 반자이!

 

근면과 노동을 통해 신앙심과 구원을 거듭 확인하려는 프로테스탄티즘이 서구 자본주의가 뿌리내리는데 강력한 동인이 되었다면 사무라이 정신은 자본주의가 일본에 뿌리내리는데 강력한 동인이 되었다. 프로테스탄티즘으로 뿌리를 내린 서구 자본주의는 자유주의로 만개했다. 서구 열강들은 식민지 확장으로 자원과 노동력을 헐값에 투입하는 산업혁명에 불을 붙이고 비종교화로 희석된 프로테스탄티즘 대신 사유 재산을 신봉하는 자유주의를 주입하며 자본주의의 힘과 몸집을 맹렬히 키웠다.

 

반면 일본은 사무라이 정신을 버리지 않고 시대착오와 문화지체의 역한 냄새를 풍기며 여전히 반자이 자본주의의 핵심 요소이자 이념적 동력2)으로 삼고 있다. 사무라이 정신의 기본 구조는 천황이라는 종교적 권위에 대한 무조건적 복속과 자기 명예를 자기 생명과 교환해서 증명하는, 동서고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의 보편적 사고 구조다. 서양의 기사도와 비견할 수 있다. 종교적 복속과 자기 명예를 생물학적 생명과 등가로 놓는 가치관은 오랜 세월 인간 역사에서 권력 투쟁이 본업인 지배 계급의 전유물이기도 한데 자기 죽음이 더욱 신성하고 숭고하게 보이도록 죽는 과정을 고도로 의식화(儀式化)하곤 했다. 메이지 유신 과정에서 사유제를 도입한 법과 사회 체계로 일견 자유주의를 온전히 받아들인 듯 보이지만 일본 열도에서는 필요하다면 천황 마음대로 신민의 권리를 억제하고 재산을 취할 수 있는, 천황의 절대적 권위에 예속된 유사 자유주의였다.

 

라인의 세계 각국에서의 시장점유율.jpg

출처-<이투데이>

 

자유주의 기반 서구 자본주의는 반자이 자본주의와 달리 국가 정치권력이 사유재산권을 자의적으로 침해하지 않는다.3) 전시 같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나 정해진 합당한 절차를 거쳐 체제적 수단을 통해 개인의 재산과 자유를 일시적으로 제한할 뿐이다. 2차 세계 대전에서 영국이 그랬던 것처럼 국가를 총동원 체제로 전환해서 민간 소유를 망라한 국가의 모든 자원을 일률적이고 강제적으로 통제한다. 그래야 전쟁에 지지 않고 시민의 희생도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시에도 사유재산권을 통제하는 경우가 있긴 한데, 자본주의 꽃이라 여기는 기업이 시장 독점으로 공동체의 이익뿐만 아니라 자유주의에 기반한 사유(私有)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경우다. 이럴 때 서구 자본주의 체제는 기업 집단을 해체하거나 기업을 제품별 혹은 지역별로 쪼갰다. 필요하다면 특정 개인의 과중한 지분도 공개 시장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내놓아 낮추도록 명령했다.

 

과거 미국에서 있었던 록펠러의 스탠다드 오일이나 AT&T의 강제분할,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시장 독점 문제로 서비스별로 회사가 강제 분할될 뻔한 사건이 좋은 예다. 최근 구글도 시장 독점 때문에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강제 분할 위기에 몰려 있다. 서구 자본주의 국가에서 정치권력이 자유주의와 공리주의에 입각한 개인의 기본권을 자의적으로 침해하거나 탈취하지 않는다. 만약 그런 국가 권력의 개입이 필요하다면 공론장을 통해 민의를 수렴하고 입법 절차를 거쳐 합당한 법률적 절차를 마련하고 집행한다.

 

_출처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png

일본 외에 태국 5500만명, 타이완 2200만명 등이 

라인(LINE)을 이용하고 있다

출처-<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하지만 일본에서는 다르다. 라인 사태에서 보듯 전쟁도 아니고 공익을 해치는 독과점 문제가 아니어도 욕심이 나거나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지분을 넘기라 협박하고 야쿠자처럼 권력 기관을 동원해서 폭력적으로 기업을 뺏으려 한다. 기술적 조치로도 충분하고 이미 해결한 보안 문제로 덜미를 잡아 네이버에 지분을 내놓으라며 협박하는 것은 일본이 여전히 메이지 유신 당시 만든 반자이 자본주의 체제에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실 이런 일은 이전에도 있었다.

 

2. 악기 상자에 숨어 탈출한 세계적 기업 회장

 

2018년 레바논에서 전용기 트랩에서 내리는 르노-닛산 그룹의 회장 카를로스 곤을 일본 검찰이 구속 체포했다.4) 죄명은 거액의 회계 부정과 배임. 이 죄명들은 서구 사회에서는 징벌적 처벌인 종신형을 받는 중대 범죄다. 곤을 구속한 일본 검찰과 르노-닛산 연합의 닛산 측 경영진은 대대적인 언론 플레이를 한다. 그가 엄청난 회계 부정을 저질렀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배임했고 그 금액도 천문학적이라며 계속 여론을 들쑤셨다.

 

몇 번의 검찰 수사를 받던 곤은 자신의 여생을 일본 감옥에서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지 악기 상자에 몸을 숨겨 영화보다 더 극적인 탈출을 시도해 어머니의 고향인 레바논으로 가는 데 성공한다. 곤은 프랑스에서 태어나 브라질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레바논계 브라질인이다. 또한 프랑스에서 대학 교육을 받고 프랑스 기업인 미쉐린에서 경영인으로 잔뼈가 굵은 프랑스인이기도 했는데 흥미롭게도 곤이 일본에서 체포될 당시, 프랑스에서도 그는 기업 간 불법 거래와 개인 착복 문제로 수사 대상에 올라와 있는 상태였다. 이 때문에 곤은 일본에서 탈출해 프랑스가 아닌 레바논으로 향했고 지금도 레바논에 머물고 있다.

 

카를로스 곤_출처 넷플릭스.jpg

무려 다큐로도 나온 그의 일본 탈출기

출처-<넷플릭스>

 

곤이 하루아침에 범법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 배경에는 현 프랑스 대통령인 마크롱이 재무장관으로 있던 올랑드 정부 시절 제정된 플로랑지 법(Florange law)이 있다. 이 법의 목적은 프랑스 기업 경영에서 거대 자본이 노동자의 권익을 쉽게 침해하지 못하게 하고 지분이 적더라도 장기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회를 보장하려는 것이었다. 플랑루즈 법은 프랑스 기업에 2년 이상 투자한 이들이 가진 지분의 의결권을 2배로 늘려 준다. 덕분에 르노-닛산 연합의 의결권 구조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물론 프랑스 기업은 이 법을 거부할 권리가 함께 보장되어 있었다. 르노는 애당초 이 법을 거부하고 원래의 의결권 구조를 유지하려 했지만 프랑스 정부가 르노 지분을 더 확보해 르노의 이런 시도를 무력화했다.

 

르노의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의 지분에는 의결권이 있었지만 닛산의 지분에는 의결권이 없었다. 반면 르노가 가진 닛산의 지분에는 의결권이 있었다. 플로랑지 법으로 르노 지배력이 2배가 된 프랑스 정부는 결과적으로 르노를 통해 닛산 지배력을 높이는 효과도 누린다. 정말 웃긴 건, 르노-닛산 연합의 매출과 영업 실적에서 닛산 자동차 모델의 기여도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곰은 재주가 넘고 돈은 왕서방이 벌고 판에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이 덮친 것이다. 일본이 우리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너무 고소해서 희색을 감출 수 없지만 닛산 입장에서, 설사 일본 극우가 아니더라도 일본인 입장에서는 정말 열 받는 상황인 거 맞다.

 

카를로스 곤의 르노·닛산 이력_출처 서울경제.jpg

출처-<서울경제(2018)>

 

이런 판에 곤의 기회주의적이고 이기적인 행보가 기름을 부었다. 곤의 일본 내 평판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그는 닛산 구조조정에 나서며 2만여 명이 넘는 직원을 단칼에 자르고 300여 개소에 이르는 사업장 문을 닫았다. 덕분에 적자에 허덕이던 닛산이 수익성을 회복하고 회생의 전기를 마련하긴 했지만 곤을 보는 일본인의 눈이 고울 리 없었다. 곤은 내친 김에 미쓰비시 자동차도 르노-닛산 연합에 흡수해 전 세계 4위의 자동차 기업진단을 만들었다. 일본인 사이에서 곤은 일본 기업을 살린 구원자보다는 간판 일본 기업을 야금야금 먹어가는 서구 침략자의 이미지가 더 강해지기 시작했다. 19세기 흑선을 타고 요코하마에 들어와 개항을 요구했던 페리 제독의 모습이 중첩되었을 수도 있다.

 

일본 내에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곤이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대규모 현지 투자를 약속하는 등 프랑스에서 보인 그의 행각은 일본들의 반감에 기름을 부어 활활 타오르게 했다. 닛산의 일본인 경영진들은 곤을 쫓아내기로 하고 사무라이처럼 칼을 뽑아 곤의 등에 깊숙이 찔러 넣었다.

 

2018년 11월 카를로스 곤과 마크롱_출처 EPA연합뉴스.jpg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과 카를로스 곤(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2018년 11월 프랑스 르노 공장에서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출처-<EPA연합뉴스>).

 

여기까지 보면 르노-닛산 연합의 곤 사태는 라인 사태와 달라 보인다. 무턱대고 곤이나 르노를 탈취하는 모양새는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의 억울함 때문에 일말의 동정심이 생길 기미도 느껴진다. 하지만 그 이후 닛산 측 경영진, 일본 정부, 그 하수인인 일본 검찰의 행각을 보면 그런 마음이 싹 가신다.

 

더구나 곤을 다룬 일본 검찰의 행태는 조폭의 행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가만 보다 보면 이재명 대표와 조국을 위시한 문재인 정부의 인사들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자의적으로 남용하는 윤석열의 검찰 독재 정권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하는 짓이 거의 판박이다. 범죄 사실에 다툼의 여지가 충분하지만 수사를 핑계로 피의자를 무한정 구속하고 보석 신청을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한다. 주변 인물들에게도 저인망 수사를 하는 등 현재 대한민국 특수부 출신 검사들이 하는 행패를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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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비디오머그>

 

곤은 자긴 결백하고 이 사건은 일본 닛산 경영진, 일본 정부가 의도한 정치적 사건이라고 주장한다. 잭 웰치 이후 이만한 스타성을 가진 입지전적 경영자는 없었기에 넷플릭스나 애플TV 같은 OTT에서는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다큐멘터리가 만들어 방영 중이다.

 

그의 주장처럼 그가 결백한지 프랑스 정부와 일본 정부가 일합을 겨룬 정치적 사건의 희생양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를 향했던 일본 정부와 검찰의 칼날은 현대 법률의 법도(法刀)가 아니라 과거 천황 만세를 부르며 휘두르던 사무라이의 닛폰도(日本刀)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 사건에서도 반자이 자본주의의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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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그는 왜 도망자가 되었나(2023)'

출처-<Apple TV+>

 

3. 孫正義, 손마사요시? 아니면 손정의?

 

여기서 꼭 집고 넘어가야 하는 인물은 손정의다. 한국 매스컴은 소프트뱅크의 사주, 孫正義를 ‘손정의’라는 한국 이름처럼 표기하지만 일본 매체나 해외 매체는 성만 손(Son)으로 한국어 발음처럼 표기하고5) 이름은 ‘Masayoshi’ 일본어 발음으로 표기한다. 그의 국적은 일본인이고 그가 롤모델로 삼는 인물은 메이지 유신의 초석을 놓은 사무라이자 풍운아인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다.

 

우리는 그가 한국계라는 이유로 그를 한국인 취급하지만, 그는 일본인이다. 정확히 하자면 한국계 일본인 되겠다. 그의 사업 기반, 소프트뱅크는 일본에 있고 일본 증시에 상장한 일본 회사이고 반자이 자본주의하에서 일본 정부의 비호를 받으며 사업한다. 그는 성공한 다른 일본인 경영자처럼 일본 정부의 의도를 민감하게 감지하려고 노력하고 일본의 국익과 자신의 사익이 만나는 접점을 찾기 위해 민첩하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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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경제(2019)>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비즈니스를 하니 합리적인 코스모폴리탄이고 거액을 복지 사업에 희사하는 박애주의자이지만 그 전에 그는 사익과 대자본을 추구하는 사업가다. 그런 그의 사업 스타일을 보면 자연스럽게 사무라이가 떠오른다. 재빠르게 검을 빼 일격으로 적을 제압하는 라이도(居合道)를 쓰는 사무라이 말이다. 민첩하지만 과격하다.

 

들을 때마다, ‘미친!’을 뱉어 내지만 엘리베이터 안의 짧은 만남으로 천문학적 금액의 투자를 결정한다는 그의 일화는 너무 유명하다. 그는 70%의 승률의 사업에만 승부수를 던진다고도 한다. 물론 그의 지난 투자 궤적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70%의 승률을 좇았음에도 파산 지경에 몰렸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최근에는 부동산 임대 플랫폼 위워크에 물린 투자 때문에 개인 재산을 다 날릴 지경에 몰렸었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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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김지영[머니투데이(2020)]>

 

이런 그의 투자 방식이나 삶을 보면서 사무라이가 떠오르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아마 라인 사태에서 그의 역할이 작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 정부가 시켜서 마지못해 한 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가 늘 일본 국익과 사익의 접점을 찾는 일본인 사업가라는 점은 분명하고 자기 이익과 일본 국익을 위해 니혼도(日本刀)를 칼집에서 뺄 기회만 노리고 있을 것도 분명하다. 이미 뽑았는지도 모른다.

 

4. 이 와중에 반자이를 외치는 윤 정부

 

이런 손 마사요시와 네이버가 손을 잡았다. 카카오톡 대항마로 키우고 싶었던 라인이 국내에서 힘을 쓰지 못하자 네이버는 국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그 첫 번째 시장이 일본 시장이었다. 카카오톡 같은 인터넷 기반 메신저 경쟁 서비스가 없었던 일본 시장에서 라인은 성공적이었다. 한국이 아닌 일본 회사로 설립했으니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결국 일본 증시에 상장했다.

 

일본 증시 상장으로 탄탄한 자본력까지 갖추자 보다 적극적인 세계 시장을 공략에 나섰다. 중국 위챗이나 미국의 왓츠앱보다 사용자 수가 적긴 하지만 나름대로 동남아시아와 남미를 상대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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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을 닫은 라인프렌즈 도쿄 하라주쿠 매장

출처-<오울매거진>

 

소프트뱅크는 동남아 시장에서 차량 임대 플랫폼 서비스인 우버와 그랩의 대주주로 나름 이름값을 하고 있었다. 우버의 적자가 개선될 여지가 없자 그랩으로 우버의 영업권을 넘기는 등 경영 성과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동남아시아에서 손 마사요시와 소프트뱅크의 이름값과 영업력은 있었다. 일본 시장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는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손잡는 것을 절호의 기회로 여겼을 것이다.

 

라인과 야후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를 만들고 라인에 속한 모든 자회사를 지주회사 아래 계열화했다. 50:50이라는 지분율이 일반적인 것은 아니지만 소프트뱅크와 합작한 네이버의 행보는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경영 전략이다. 네이버가 놓친 것이 있다면 일제 반자이 자본주의에 숨은 닌자의 그림자이다. 그걸 왜 몰랐냐, 네이버를 비난할 수 없다. 그 닌자의 칼은 등에 꽂히기 전까지는 어지간해선 감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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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윤선정 디자인 기자(머니투데이)>

 

'라인야후'는 동남아 진출 교두보…경영권 내줄 경우 아시아 전체 '빨간불' _ SBS _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2-43 screenshot.png

나라마다 플랫폼·데이터를 두고 각개전투 중

출처-<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그럼에도 한국 언론의 기조는 이번 사태를 네이버라는 일개 기업의 패착이나 실수로 몰아 가는 분위기다. 네이버가 손 마사요시와 손을 잡지 말았어야 했다, 지분율이 그게 뭐냐, 이사회 구성은 왜 그 따위냐 식의 네이버를 때리기 식의 보도가 꼬리를 물고 있다. 네이버를 향한 칼날은 이렇게 매서운데 일본 부를 옹호하며 반자이를 외치는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는 변변한 기사 하나가 없다. 김어준만 입이 아프게 떠들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토착 왜구는 용산 대통령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언론계에도 암약하는 것이 틀림없다. 하기야 국회에도 재계에도 눈에 띈다.

 

윤 정권의 끝이 언제 올지 모르지만, 다음 국회가 시작되면 신발 끈을 동여매고 이승만의 농간으로 실패했던 반민특위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대한민국 땅에서 일본 국익에 복무하는 밀정과 토착 왜구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1) 반자이(萬歲, 만세)는 아시아 문화권, 특히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과 같은 한자 문화권에서 황제의 만수무강과 영광을 기릴 때 하는 외침이다. 대한제국이 무너지고 ‘3.1 만세 운동을 거치며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격려하고 번영을 기리기 위해 ‘만세’를 사용하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천황을 위해 사용한다.

2) 1940년 태평양 전쟁에서 전세를 역전하려는 일제는 더욱 천황을 더욱 신격화하며 신정일치의 이념을 개발하는 데 혈안이 되었다. 이때 나온 것이 천황은 천하를 집으로 삼는다는 의미의 팔굉일우(八紘一宇)와 같은 이론이다.

3) 19세기 이후 미국이 자신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벌였던 행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정부의 관료 집단의 권력 전횡은 히틀러의 독일제국이나 천황의 일제만큼이나 독선적이다. 나치즘이 유대인을 학살하며 신봉했던 인종적 우월성의 과학적 근거라 여겼던 우생학도 그 시작은 미국이었다. 나치즘과 이탈리아의 파시즘을 보며 미국은 한때 전체주의에 경도되었는데 1940년대 매카시 선풍도 그 연장선 위에 있다. 중국을 대했던 트럼프의 공화당이나 중국을 인권 문제로 압박하는 바이든의 민주당이나 이 연장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세계 근현대사를 보면 국민의힘 전신인 민자당의 박희태가 골프장에서 캐디를 농락하다 들켜서 했다는 말, 내로남불은 세상 어디에서나 통하는 보편 명제인 듯하다.

4) 카를로스 곤은 일본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수사망에도 포착된 상태였다. 프랑스에서 죄명은 개인 착복과 기업 간 불법 거래였다. 프랑스의 수사가 일본 정부와 공조를 하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카를로스 곤은 프랑스 국적과 함께 브라질 국적도 갖고 있는 레바논계 브라질인이자 프랑스인이다. 그럼에도 프랑스로 귀국하지 않고 레바논에 체류하는 것은 프랑스의 수사 때문이다. 일본과 프랑스가 공조하지 않았다면 곤은 그렇게 신의의 의무를 다한 경영자로 보이진 않는다.

5) 필자가 ‘한국어 발음처럼’이라고 표현한 것은 손의 영문 표기가 ‘Son’이기 때문이다. Son이라는 표기는 서양인들에게 낯설지 않은 표기이고 특별히 동양인인 일본인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표기이다. 일본인으로 귀화한 그가 성의 발음을 일본식으로 바꾸지 않고 굳이 son이라고 발음하고 표기하는 것이 한국인의 정체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하려는 야망가로서 서양인들이 쉽게 자기 이름을 부르게 하려는 생각이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6) 설사 코로나 사태가 없었더라도 빚을 내 부동산 자산을 사들여 자기 자본 삼은 위워크는 금리가 치솟고 부동산 가치가 곤두박질치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된다. 이런 상황은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부동산 불패의 신화는 없다는 걸 이미 경험했다. 비슷한 플랫폼 기업이면서도 에어비앤비가 코로나 시기에도 안정적인 영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빚을 내어 부동산 자산을 갖지 않아 전통적인 호텔 관광업이 갖는 경영상의 거의 모든 위험을 외주화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