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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함장, 최원일

 

[Full] 천안함 생존자의 증언 _MBC 2021년 6월 15일 방송 2-57 screenshot.png

출처 - (링크)

 

김영수 소령이 <PD수첩>에 나온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또 다른 해사 45기의 이름이 신문 헤드라인과 메인 뉴스 첫 꼭지... 아니, ‘긴급 속보’ 첫머리에 나온다. 바로 천안함 함장 최원일이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천안함 피격 당시인 2010년 3월 26일 전후로 이곳저곳에서 연락이 왔다. 그중에는 <PD수첩>의 PD도 있었다. 천안함에 대한 기본적인 재원에 대해 알려줬던 기억이 난다. 2010년 내내 나는 천안함 관련으로 국방부와 평택2함대사를 뛰어다녔다.

 

최원일 함장은 45기의 에이스였다. 중령까지 모든 계급을 1차 진급한 인물이다. 동기 중 가장 먼저 함장이 됐고, 그 배가 천안함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최원일 중령은 해군 역사기록관리단 연구위원 같은 한직만 계속 돌다가 10년 만에 전역하게 된다. 10년 동안 계속 중령 계급이었다.

 

즉, 10년 동안 진급을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전역 당일 대령으로 명예 진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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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황선우 중장, 김성학 소장, 황정오 소장

 

그의 동기인 황선우가 최원일 중령이 전역하던 해 제3함대 사령관(당시 계급 소장)이었고, 김성학이 제1함대 사령관(당시 계급 소장), 황정오가 제2함대 사령관(당시 계급 소장)이었던 걸 생각하면, 최원일 함장이 진급에서 빗겨난 존재라는 걸 실감할 수 있다. 그는 군 생활 중 절반을 중령 계급으로 살았다.

 

참고로, 최원일 전 함장의 원래 꿈은 기자였다고 한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 환경과 아버지의 소망 때문에 진로를 바꿔 해군사관학교를 선택했다(참고 글: 최원일 함장의 블로그(링크)).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국민적 논란이 크다. 오늘은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다 떠나서 명확히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최원일 함장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 천안함 생존자들을 패잔병으로 보는 시각은 분명 잘못되었다는 것.

 

천안함은 대잠수함 작전을 할 능력이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격을 맞았다. 이를 두고, 최원일 함장을 욕하거나 생존자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참고로,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여러 설이 있지만, 어뢰 아니면 답이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어쨌든, 2021년에 최원일 함장은 전역하고, 전역 후 민간인 신분이 되자마자 <PD수첩>에 출연했다. 2021년 6월 15일에 방영된 <천안함 생존자의 증언> 편이다.

 

[Full] 천안함 생존자의 증언 _MBC 2021년 6월 15일 방송 43-18 screenshot.png

출처 - (링크)

 

위 영상에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2010년 4월 7일에 있었던 기자회견이다. 생존 장병들은 모두 환자복을 입고, 최원일 함장만이 군복을 입은 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최원일 함장의 증언에 따르면, 환자복과 군복을 다섯 번이나 갈아입혔다가 최종적으로 자신만 군복, 생존 장병들은 환자복을 입혔다고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천안함 생존자들은 패잔병, 자신은 이 사건의 수괴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주장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당시 청와대 안보정책담당관(행정관)으로 근무하며, 천안함 피격 사건을 수습한 게 이종섭 전 장관이다. 최원일 함장은 이종섭 장관을 에둘러 비판했다.

 

“전장에서 돌아온 군인들에게 환자복을 입히고, 함장은 전투복을 입게 함으로 모든 책임의 당사자로 인식하게 한 것 같다. (중략) 음모론을 양산하고 신봉하는 사람들도 나쁘지만, 지금까지 음모론에 시달리게 한 단초를 제공했던 사람들은 뭐 하는지 모르겠다.”

 

세상 참 좁다. 아니, 이건 윤석열 유니버스인 걸까?

 

어쨌든, 천안함 함장인 최원일 중령 역시 해사 45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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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 현장

출처 - <대통령실 제공>

 

마지막(?) 출연자, 45기 임성근

 

[PD수첩] 故 채 상병 사망 책임과 외압 의혹 - 진실은 무엇인가_ - 2024년 4월 23일 밤 9시 39-1 screenshot.png

출처 - (링크)

 

2024년 4월 23일 <PD수첩>은 <故 채 상병 사망 책임과 외압 의혹 - 진실은 무엇인가?> 편을 방영했다. 45기생의 세 번째 <PD수첩> 출연자, 바로 임성근 사단장이다.

 

앞의 두 동기생은 <PD수첩>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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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해군 납품 비리를 고발한 김영수 소령

 

“저희 사관생도 훈에 보면 그런 말이 있습니다. 귀관이 정의를 행함에 있어 닥쳐오는 고난을 감내할 수 있는가 (중략) 제가 3년 반을 이 사건을 거치고 투쟁하면서 느낀 것은, 군 자체적으로 정화시스템이 중지됐다는 것입니다. 물론, 역사라는 것은 순차적으로 자연스럽게 개혁이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어떠한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계기에는 항상 희생이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엘리트 장교가 왜 이렇게 고난의 길을 자초하냐는 PD의 질문에 대한 김영수 소령의 답변

 

[Full] 천안함 생존자의 증언 _MBC 2021년 6월 15일 방송 42-33 screenshot.png

출처 - (링크)

 

“저는 부하를 46명이나 잃었지 않습니까. 저는 무한책임이 있기 때문에 전사한 전우들에 대해서 정말 안타깝고 책임감을 느끼는데, 이런 혐의를 받았다는 건 저는 이해를 할 수 없는 거고...”

 

-군이 최원일 함장을 전투준비 태만 등의 이유로 입건한 사실에 대한 최원일 함장의 답변

 

그리고 마지막(?) 45기생 출연자인 임성근 사단장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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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링크)

 

“저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기본권이 있잖아요.”

 

-뻗치기 중인 <PD수첩> PD를 마주한 임성근 사단장의 반응

 

앞선 두 명의 45기생은 각자의 할 말을 전하기 위해 자진해서 <PD수첩>을 찾아갔다. 그리고 임성근 사단장은 PD가 쫓아간 경우이기에 앞의 경우와 다를 수 있다. 아니,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게 지극히 당연할 것이다. 준비된 스튜디오에서 할 말을 정리하고, 생각을 가다듬은 후 나오는 인터뷰와 동일 선상에서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다만, 안타까운 건 같은 프로그램에 각기 다른 시기에 출연한 세 동기생이 저마다 다른 ‘시대의 아픔’으로 자기를 대변했다는 점이다.

 

진해 앞바다에서 뒹굴며, 고락을 같이 한 세 명의 동기생이 저마다의 사연으로 <PD수첩>에 출연했다. 군인 신분으로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 나와, 순탄치 않은 군 생활을 반증했다. 한 기수에 무려 세 사람이나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다니 운명의 장난같다. 

 

해군사관학교 45기 같이 뛰어난 기수를 ‘비운(?)의 기수’라 불러서 섭섭할진 모르겠다. 허나 순탄치 못한 기수임은 틀림없다. 

 

 

추신: 죽지않는돌고래 편집장으로부터 이 기사가 해사 45기 단톡방에도 올라간다는 소리를 들었고, 따로 연락도 받았다고 들었다. 군방쪽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고, 분야 특성상 이해도가 높아야 하는데 쏟아지는 한심한 기사들에 답답함을 많이 느꼈을 게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싶다면 언제든 연락주시라. 나 역시, 해사 45기, 무엇보다 임성근 사단장의 이야기가 듣고싶다. 늦어지면 오히려 모두가 괴롭다. 

 

ddanzi.master@gmail.com